건조장이 보이는 풍경(경북 영양군) The landscape with curing house

이인학展 / LEEINHAK / 李仁學 / photography   2018_0410 ▶ 2018_0423 / 주말 휴관

이인학_건조장이 보이는 풍경 #0473(경북 영양군 영양읍 상원리640)_ 광택지에 잉크젯 프린트_40×50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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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8_0410_화요일_06:30pm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주말 휴관

영양문화원 경북 영양군 영양읍 군민회관길 7 (서부리 2-15번지) 2층 갤러리 Tel. +82.(0)54.682.1378 www.yycc.or.kr

이 인학은 전작, 「순연한 마음의 풍경」에서 한국의 원형의 공간을 점묘화처럼 보여줬다. 맑고 그윽하게 펼쳐진 농촌의 풍경들은 동근 곡선들을 이루며 온유한 미적 감응으로 전달되기에 충분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건조장이 보이는 풍경」에서도 작가는 순연한 마음의 풍경을 이어간다. 수많은 점들로 이뤄진 빛깔의 덩이들은 따뜻한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색조를 형성하며 이제 그의 사진에서 고유한 형식이 되었다. 풍경/대상을 바라보는 사진가의 시각도 깊고 유연해졌다. 다만 전작과는 달리, 이번엔 특정한 건물들이 중심에 부각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담배를 건조하기 위해 지어진 '건조장'이 매 사진마다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거의 사라진, 남아 있더라도 깊은 두메산골이나 인적이 끊긴 길 끝에 무너질 듯 자리하고 있기에 쉽게 발견할 수 없는 건축물이다. 왜 건조장일까. 사연을 들어보니, 담배 농사를 지었던 작가의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 농촌에서 한 때 담배 농사가 성업이었을 때, 잎담배를 건조하기 위해 흙벽돌을 높게 쌓아 올린 건조장은 방앗간처럼 흔하게 볼 수 있는 건축물이었다. 지금은 공동 건조장에서 현대식 전기 건조기를 사용하기에 집마다 딸려 있는 황토 건조장을 거의 볼 수 없지만 말이다.

이인학_건조장이 보이는 풍경 #0461(경북 영양군 수비면 계리711)_ 광택지에 잉크젯 프린트_40×50cm_2014
이인학_건조장이 보이는 풍경 #0535(경북 영양군 청기면 무진리680)_ 광택지에 잉크젯 프린트_40×50cm_2017
이인학_건조장이 보이는 풍경 #0543(경북 영양군 청기면 산운리366)_ 광택지에 잉크젯 프린트_40×50cm_2017

때때로 한 사진가의 사진적 궤적을 따라가다, 사진가의 생의 내용을 이루는 존재적 위치를 발견하곤 한다. 사진이미지의 의미가 분출하는 지점을 찾는 일이 사진 존재의 층위를 탐구하는 것이고, 그것이 인간학적으로 휘어 있다면 사진가의 자리를 탐색하는 여정이 되기도 한다. 이 인학의 새 작업, 「건조장이 보이는 풍경」은 작가의 삶의 자리, 사진의 자리, 기억의 공간이기도 하다. 닿을 수 없는 풍경이나 잃어버린 시간, 혹은 떠나 온 고향 등 사라진 것들을 되찾고 싶은 것은 사진하는 이들의 공통된 욕망이다. 하지만 그것을 (그림이 아니라) 사진으로 촬영하는 것은 허공으로 흩어지는 담배연기를 주워 담는 일만큼 불가능하다. 이미 없어지고 지금은 실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는 기억의 풍경을 재현하기 위해 점을 찍듯이 시간의 선과 공간의 면을 결합시키며 꿈꾸듯이 색을 만들어간다. 멀어져가는 빛은 다시 모아 가깝고 선명하게, 가까이 있는 것은 멀리 보내는 방법을 수차례 반복하며 초점거리를 와해시켜 기억을 재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기억예술인 사진은 우리의 기억을 강화시키기도 하지만, 변형시키기도 한다. 아니면 초점거리에 따라 순차적으로 떠오르게 하거나, 잊은 줄 알았는데 두터운 층을 이루기도 한다. 렌즈의 초점거리에 따라 대상을 향한 심도가 제각각이듯이, 이 인학이 기억을 환기하는 방식은 끝내 놓을 수 없는 아름다움을 향한 욕망으로 반추상화처럼 번져있다. 그의 풍경이 아련하지만 가깝게 공통감을 형성하는 이유이다.

이인학_건조장이 보이는 풍경 #0510(경북 영양군 입암면 산해리1318)_ 광택지에 잉크젯 프린트_40×50cm_2015
이인학_건조장이 보이는 풍경 #0537(경북 영양군 청기면 산운리255-2)_ 광택지에 잉크젯 프린트_40×50cm_2015
이인학_건조장이 보이는 풍경 #0482(경북 영양군 영양읍 현리513-6)_ 광택지에 잉크젯 프린트_40×50cm_2015

그런데 아련하면서 가까운 기억은 대체 어디에서 발원하는 것일까. 시간상으로는 멀리 있지만, 오감이 통째로 일어나는 공감각은 기억의 자장을 더욱 견고하게 한다. 여름 날 담뱃잎을 따는 작업은 새벽부터 시작하여 해가 중천에 오기 전에 끝내야 한다. 담배 밭의 후끈한 열기와 지독한 냄새로 오랫동안 작업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내 키보다 컸던 담뱃잎 사이를 겨우 걸으며 후끈하게 뻗은 이파리를 딴 후 가려움으로 시달렸던 기억은 멀리 있지만 나에게도 아주 생생하다. 이 인학이 담배 건조장을 촬영할 때, 그 파사드를 정확하게 나열하듯 촬영하기보다, 불확실하고 희미하게 표상한 것은 바로 그 기억의 자리가 후각과 촉각이 뒤엉킨 담배 밭 한가운데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에 비해 건조장은 곧장 수확의 기쁨으로 연결되는 부모님의 높고 따스한 마음의 원형이기에 흐린 이미지로 남아있을 것이다. 수확한 담뱃잎을 잎사귀 그대로 말리는 장소인 건조장이, 작가에게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물기를 가득 품은 푸른 잎사귀로, 멀리서 가까이에서 진동하는 것이 이 인학의 신작, 「건조장이 보이는 풍경」이다. ■ 최연하

이인학_건조장이 보이는 풍경 #0550(경북 영양군 청기면 청기리731-1)_ 광택지에 잉크젯 프린트_40×50cm_2017
이인학_건조장이 보이는 풍경 #0497(경북 영양군 일월면 오리리156)_ 광택지에 잉크젯 프린트_40×50cm_2015

Distant but close scene in the memory ● Inhak Lee showed the original form of Korea in 「the scene in the pure mind」, his previous work, as if it was depicted in pointillism. He showed the rural landscape purely and quietly in circular curve and tender, aesthetic emotion was delivered in it. He keeps this style in 「the landscape with curing house」, his new photography. Lump of colors with countless dots makes warm pastel tones, which is now the characteristic style of his photography. His perspective on scene or object became deep and flexible. What is different from his previous work is specific structures are on centre, and 'the curing house' built to dry tobacco is shown in each photography. This structure is nearly disappearing and extremely hard to find because it might be in remote countryside or secluded village having its poor and insecure state. Why does he pick curing house? This is related to his childhood when he helped cultivating tobacco plants. We had times when cultivating tobacco plants was booming in farming villages, and curing houses built high with dried mud bricks to dry leaf tobacco were very common structures like mill at that time. Since people use modern electric dryer instead of curing house, it is extremely hard to find the curing house made out of red clay, attached to each house. ● While we trace works of a photographer, we would sometimes find significant location important to the life story of a photographer. Finding the starting point in the meanings photographies have is investigating into various layers of photographies, and it would be a journey to know about photographer if the layers reflect his or her life story. 「the landscape with curing house」, the new work of Inhak Lee is the site of photographer's life story, photography itself and his memory. It's photographers' common desire to recover something disappeared such as some places they can't reach, lost time or hometown they left. However, it is so impossible to keep it in a photography, (not a drawing) as to collect smoke dispersing in the air. It's because it has disappeared and does not exist. He is creating colors dreamily by combining the lines of time and the faces of space like putting dots to reproduce the scene in his memory. He regathers the retreating lights, makes them close and clear, and sends close light away. He repeats this process numerous times and disrupts focal distance, and eventually he is reproducing his memory. Photography, the art of memory enhances our memory, but also modifies it. Otherwise, it brings our memory out gradually by the focal distance or it makes a think layer of memory that we thought we've forgotten. Just like the depth on objects are all different by the focal distance of lens, his way of recalling the memory is like the desire for a beauty that can never be given up, and it is spread in his work like a semi abstract painting. This is the reason his landscape is dim and vague, but at the same time it brings close and familiar emotion. ● Then, where is this vague and clear memory originated? Even if it is far way in time line, the synesthesia that five senses are all happening together strengthens a magnetic field of the memory. Picking tobacco leaves in summer time should be started in dawn and completed in the morning. It's because people can not work long for painful heat and horrible smell of tobacco plantation. I am far way from the memory of suffering from itch after picking tobacco leaves while managing to walk through tobacco leaves that were taller than my height, but I can feel this clearly in his photography. The reason that Inhak Lee expressed it dimly and unclearly rather than showing the facade clearly when he photographed the curing house might be the site in his memory was at the centre of tobacco plantation where sense of smell and touch were tangled up. On the contrary, the curing house might remain vague and dim because it directly represented the original form of generosity and warm heart of his parents who could enjoy the happiness of harvest. The curing house, the site to dry the tobacco leaves just as they are harvested, is trembling closely and far away just like moist green leaves that are about to fall. This is the new work of Inhak Lee, 「the landscape with curing house」. ■ Yeonha Choi

Vol.20180410b | 이인학展 / LEEINHAK / 李仁學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