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밭 Bean Field: 콩 한 쪽은 너나 먹어, 내 마음은 콩밭에 가 있을테니

노세환展 / ROHSEAN / 盧世桓 / mixed media   2018_0410 ▶ 2018_0527

노세환_콩밭展_63 아트 미술관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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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63아트 미술관 46회 MINI exhibition

입장료 / 어른 13,000원 / 청소년(만13~18세) 12,000원 어린이(36개월~만12세 이하) 11,000원

관람시간 / 10:00am~10:00pm / 입장마감_09:30pm

63 아트 미술관 63 ART MUSEUM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0번지 63빌딩 60층 Tel. +82.(0)2.789.5663 www.63art.co.kr

63아트 미술관에서는 4월 10일부터 5월 27일까지 노세환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작가 노세환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상을 사진이라는 작업을 통해 회화적인 이미지로 보여주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이전 작업에서 소재로 주로 사용한 이미지는 과일, 채소들인데 사진 속의 사물들은 줄줄이 흘러내리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 대상들은 '녹는(melting)' 것이 아니라 흘러내리면서 '굳는' 과정 중에 있다. Meltdown 시리즈는 일반적으로 고정된 인식을 정반대의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하려는 의도로 제작된 것으로 작가는 작품의 소재를 페인트에 담궜다가 건져 흘러내리는 순간을 포착하여 촬영한다. 관람객들은 이러한 작품이 어떠한 조작이나 기술을 통해 제작하였다고 생각하겠지만 이것은 조작된 것이 아니다. 관람객들은 조작된 것처럼 보이는 조작 없는 사진을 보고 작가가 이야기하는 실제와 조작이라는 관점을 읽을 수 있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콩을 주제로 '콩 한 쪽도 나눠 먹어라', '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 와 같이 콩에 관련된 2가지 우리 속담에서 작업을 시작하였다. 전시장 내에서 직접 콩을 심고 키우고 수확하는 과정을 통해서 콩에 대한 속담이 오랫동안 가진 본 의미와 현대에서의 의미 사이의 차이를 생각해 보고자 하는 전시이다. ■ 63아트 미술관

노세환_콩밭展_63 아트 미술관_2018
노세환_콩_피그먼트 프린트_18×13cm×30_2018

속담 비틀기 ● '옛말 틀린 것 하나 없다.'는 말은 불편하다. 일단,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는 단정적인 말투가 불편하고, 이 말을 할 때 말하는 사람이 자신의 주장에 대한 책임을 과거의 불특정 누군가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 같기 때문에 불편하다. 이처럼 어딘가 여러 불편하게 느껴지는 속담은 어린 시절 가정 교육에서부터 주입되어 이후 다양한 교육을 받아오면서 훈련되었고, 결국 성인이 되어서도 그다지 의심하지 않고 당연한 듯 익숙하게 사용한다. 하지만 속담이라고 하는 것은 특정 상황과 그러한 상황에 맞는 어구가 사용될 때 올바르게 작동하는 것인데, 대체로 이런 상황이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해야 한다는 점은 고려되고 있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노세환_콩_화분, 흙, 콩_가변설치_2018
노세환_콩밭_2018

'콩 한 쪽도 나눠 먹어라' ● 이 속담은 과거 농경사회에서 어려운 시기가 닥쳐오더라도 서로 돕고 양보하면서 어려움을 이겨내라는 의미에서 사용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양보는 마냥 아름다운 미덕으로만 바라보긴 어렵다. 무엇보다 사회구조가 변하면서 함께 하는 공동작업 보다는 개인적인 업무가 지배적인 환경이 되었고, 단체나 집단에 대한 평가보다는 개인에 대한 평가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양보라는 미덕을 마냥 긍정적인 것으로만 보기는 어렵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당의 이름이 주장하듯이 '더불어 함께 민주적으로 살아야' 하는 세상에서 '양보'는 여전히 중요한 가치로 강조되고 있다. '양보, 넓게는 착하게 산다는 것' 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양보하며 착하게 산다는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이분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어느 유명인사가 큰 금액을 기부했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존경하거나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주변의 지인이 작은 봉사를 하는 것에는 '오지랖'이고 폄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세환_콩밭_2018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 ●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라는 말은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곳에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마음이 다른 곳도 아닌 콩 밭에 있을까? 전해지는 이야기로 이 말은 비둘기가 콩을 좋아해서 몸이 다른데 있어도 마음은 항상 콩밭으로 가고 싶어하고, 틈만 나면 콩밭으로 날아가 콩을 먹는 것을 보고 '비둘기 마음은 콩밭에 있다'라는 말에서 비롯되었다는 설도 있고, 조선시대 가난한 백성들이 논두렁이나 밭두렁에 심은 콩은 소작료를 내지 않아도 되었기에 어디 자투리 땅이라도 있으면 콩을 심었었다고 한다. 그런데, 소작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콩을 누가 서리라도 하면 큰일이기에 마음은 항상 콩을 심은 콩밭에 가있다는 설도 있다. 그런데 왠지 좀 더 로맨틱한 이유에서 비롯된 말일 수도 있지 않을까? 콩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다른 농작물에 비해 비교적 손이 덜 가는 농작물이니 콩밭은 상대적으로 인적이 드물지 않았을까? 옛날에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결혼이 이루어졌으니 아마도 그 콩밭에는 사랑하는 연인이 숨어 기다리고 있지 않았을까?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것은 아마도 사랑하는 누군가에 대한 생각을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닐까? 혹은 최소한 나의 마음이 지금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어떤 현실적 상황을 벗어나 좀 더 낭만적이고 희망적인 곳에 가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본다.

노세환_콩밭_2018

그러니, 콩 한쪽은 너나 먹어, ● 내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으니... "콩 한쪽은 너나 먹어 내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으니" 라는 부제는 이상적이라 생각되는 사회의 모습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과 그것들이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여기에 덧붙여 현실과 이상의 간극에서 오는 양보의 문제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에 대한 개인적인 심상을 표현하고 싶었다. 더불어 도시 사람의 텃밭이라 불리는 화분을 전시장 안에 두고, 그것을 콩밭으로 일구어내는 일련의 과정들을 전시라는 형태로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착하게 사는 것' 이 과연 어떤 삶이고,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고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보고자 했다. ■ 노세환

Vol.20180410h | 노세환展 / ROHSEAN / 盧世桓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