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반짝이는 것들에 눈을 돌릴 때

김란희展 / KIMRANHEE / 金卵熹 / painting   2018_0501 ▶ 2018_0530 / 주말,공휴일 휴관

김란희_向_7_천에 한지콜라주_146×89.5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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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이랜드문화재단 8기 공모작가展

관람시간 / 08:00am~05:00pm / 주말,공휴일 휴관

이랜드 스페이스 E-LAND SPACE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159 (가산동 371-12번지) 이랜드빌딩 Tel. +82.(0)2.2029.9885 www.elandspace.co.kr

곁눈질 ● 우리는 수많은 규칙과 암묵적인 규정 속에 놓여있다. 억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내면의 욕망과 그리할 수 없는 현실의 괴리에서 예술이라는 도피처에 기대곤 한다. 그렇기에 예로부터 수많은 작품에서 '욕망'은 그 주제가 되어왔다. 대부분의 욕망을 다룬 작품들은 강렬하고, 자극적인 경우들이 많다. 그러나 김란희의 욕망은 클리쉐(cliché)에서 벗어나 유쾌하고 따뜻하다. 한지에 분채를 발라 건조한 뒤 그것을 손으로 찢어 붙여 형상을 만들어낸 작업 방식이 동양적인 느낌과 더불어 따스함을 불어 넣었다.

김란희_向_3_천에 한지콜라주_116.8×72.7cm_2017
김란희_向_1_천에 한지콜라주_80.3×100cm_2017
김란희_向_2_천에 한지콜라주_90.9×72.7cm_2017

이번 전시는 「Peeping life」와 「向」의 연작들로 나누어 감상할 수 있다. 동양화를 전공한 김란희 작가는 행렬도에서 영감을 받아 「向」시리즈를 그만의 언어로 구현하였다. 군집이 있는 이 작품은 특정 인물보다는 욕망하고 있는 불특정 다수가 담겨있다. 그들은 제각각 이름이 있지만, 그들 개개인의 욕망이 무엇인가 보다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는 사람들의 행위에 초점을 맞췄다.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이루기위한 움직임이 욕망에서 비롯된 행위로 느껴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작가는 우리의 일상의 모든 행위들은 모두 욕망에서 시작되어 행동까지 연결된다는 생각을 작업으로 옮겨 보여준다. 반면 훔쳐 보다라는 뜻의 peeping 시리즈의 작품들 속에는 곁눈질을 통해 욕망의 순간을 표현하는 인물들의 형상들을 기하학적인 형태들로 보여준다. 작가는 욕망을 가장 분명하고 갑작스럽게 보일 수 있는 행위가 곁눈질이라고 생각했다. 욕망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가 관객들에게 재미있고 유쾌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화면 구성을 톡톡 튀는 원색을 사용하여 추상화된 인물들의 모습으로 표현한다. 작품 속 곁눈질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때론 자신의 진심을 숨기고 포장하여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 욕망을 품고 사는 우리들의 모습을 형형색색의 형태들에 빗대어 표현한 김란희 작가의 작품을 통해 유쾌한 시간을 갖길 기대한다. ■ 김지연

김란희_peeping life_15,_천에 한지콜라주_38.3×45.6cm_2017
김란희_向_4_천에 한지콜라주_72.7×72.7×4.5cm_2017
김란희_peeping life_21_천에 한지콜라주_22.6×22.6cm_2018
김란희_peeping life_25_천에 금박, 한지콜라주_91×116.8cm_2017

우리는 돈과 시간을 들여 물건을 만들고 반대로 그 물건들을 사기 위해 돈과 시간을 들인다. 인간人間이기에 대립하고 화합하며 더불어 사회를 꾸린다. 이로써 시간은 정체되지 않고 역사로 향한다. 욕망은 우리의 시간과 역사의 중앙에서 삶에 관여한다. 그럼에도 욕망은 떠올리는 것 만으로 왜인지 불온하고 건전하지 못한 사람이 되는 것만 같은 느낌이다. ● 「Peeping life」 연작에서는 곁눈질하는 인물군상이 반복하여 등장한다. 곁눈질은 내가 갖지 못한 어떤 것을 가진 누군가 혹은 무언가에 의해 나의 상태가 결핍으로 정의되었을 때, 감추어둔 욕망의 부분이 나의 외면으로 솟아오르는 순간이다.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곁눈질은 난처하게 불쑥 나온 욕망을 마주하는 순간인 동시에 불완전하고 나약한 '욕망하는 인간'의 표식이다.

김란희_向_10_천에 한지콜라주_25×160cm_2018
김란희_向_8_천에 한지콜라주_25×160cm_2018

각 군상은 분채를 바른 한지를 손으로 찢어 붙이고 조합해 화판에 붙이는 과정을 되풀이하며 만들어진다. 원색으로 채색한 한지에 마른 풀과 나무들을 엮어 만든 붓으로 점을 찍고 선을 그려 붙이는 과정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곁눈질하는 인물을 형상화한 군상들은 군집을 이룬다. 무작위로 찢은 색지가 얼굴의 부분으로 완성되어가고 엮어 만든 풀과 나무가 화지에 닿아 점과 선을 이루는 작업의 과정은 모른 체 하던 결핍이 순식간에 곁눈질의 순간으로 튀어오르는 것과 닮아있다. ● 나는 곁눈질을 통해 난데없이 찾아드는 욕망의 순간을 그린다. 욕망은 우리의 삶을 변화로 이끄는 동력이며, 동력은 분명 그 힘이 어디에서 오는지 알 때 발견되며 제어 할 수 있다. 삶의 동력이 욕망이라면 욕망의 동력은 각자의 결핍이다. 결핍을 충족하기 위해 욕망하고 있는 자신을 의식하고 외면 하지 않을 때 우리는 욕망과 온건하게 공존할 수 있다. 나는 욕망하는 인간으로서 결핍을 인정하고, 삶의 동력으로 욕망을 인정하기로 하고 그 의지를 그림으로 새긴다. ■ 김란희

Vol.20180502c | 김란희展 / KIMRANHEE / 金卵熹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