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의 경계에서

김준형展 / KIMJUNHYUNG / 金俊亨 / painting   2018_0501 ▶ 2018_0531 / 토,일요일 휴관

김준형_살아있는 조각들_장지에 먹, 목탄, 분채_162.2×130.3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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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8_0504_금요일

관람시간 / 월~금요일_10:00am~05:00pm / 토,일요일 휴관 수,토,일요일_연락 후 관람 가능

셀로아트 Seloarts & C. 서울 강남구 청담동 118-17번지 네이처포엠빌딩 B110 Tel. +82.(0)2.545.9060 www.seloarts.com

'완벽한 우리'란 가능한가? 에서 시작된 물음은 집단과 개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개인이 모여 무리가 형성되고 그것은 본인의 선택과 무관하기도 하다. 그 울타리 안에서 겉도는 느낌에 염증을 느껴도,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아 점차 그곳에 순응하게 되고 심지어 안정감도 느낀다. 하지만 혼자 있을 때보다 오히려 더 쓸쓸할 때가 있다. 최근 장례식장을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그곳에서 사용되는 물건들을 소재로 이를 풀어내고자 한다.

김준형_붙여진 순간_장지에 먹, 목탄, 분채_116.8×181.8cm_2018
김준형_흔한 뒤섞임_장지에 목탄, 분채_100×69.8cm_2018
김준형_흔한 뒤섞임_장지에 먹, 목탄, 분채_116.7×90.9cm_2018
김준형_임시고정_장지에 먹, 목탄, 분채_145.5×111.8cm_2018

조문객들은 짧게는 몇 분, 길게는 몇 시간 머물다가 떠난다. 그들이 오가고 남은 자리에는 술잔, 국그릇 등의 일회용품이 남아 있고, 근조화환은 사람들이 뜸해도 식 내내 즐비해있다. 하지만 빈소를 가득 채운 장례용품은 일정이 끝나면 버려질 것들이기 때문에 빈소를 더 공허한 느낌이 들게 한다. 한번 사용하고 버리는 물건의 용도보다, 그러한 행위가 반복되는 상황에 주목하였다.

김준형_변하지 않는 것_장지에 목탄, 분채_33×21cm_2018
김준형_우리의 초상_장지에 목탄_30×30cm_2018

일시성을 띠는 소재는 조각나고 어긋나서, 하나인 듯 여럿인 상태로 평면에 표현된다. 화판과 장지에 남아있는 작업 과정의 흔적은 분리된 조각들이 하나의 형상을 이루어 가는 절차이자 작품 안에서 서로 연결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동시에, 덧붙일수록 조각들 사이의 경계는 뚜렷해지며 본래의 형상은 더 일그러진다. 이는 집단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나고 싶지 않은 나의 모순된 마음을 대변하며 언제라도 이곳, 저곳으로 흩어질 수 있는 소속감에 대한 불안의 표현이다.

김준형_부스러기_장지에 목탄_35×35cm_2018
김준형_부스러기_장지에 목탄_35×35cm_2018

식장에서 마주친 사람들은 친인척이 대부분이나, 자주 보지 못하는 이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례식이라는 공통된 공간에서 깊은 유대를 느꼈고, 이는 비슷한 감정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사라질 것 같아서 두렵고 어느 한곳에 마음 두지 못하고 분열했던 마음은 짧은 시간이지만 감정의 공유로 인해 잠시나마 누그러졌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반복될 흔들림은 그 자체의 모습으로 또 다른 흔들림과 만나 흔들리지 않길 바라본다. ■ 김준형

Vol.20180505a | 김준형展 / KIMJUNHYUNG / 金俊亨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