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작가회고

문종옥_정은기 2인展   2018_0503 ▶ 2018_0603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8_0503_목요일_06:00pm

미술관으로 간 음악회-작가와의 만남 2018_0512_토요일_07:00pm 2018_0519_토요일_07:00pm

관람시간 / 10:00am~08:00pm / 월요일 휴관

대구문화예술회관 DAEGU ARTS CENTER 대구시 달서구 공원순환로 201 Tel. +82.(0)53.606.6114 artcenter.daegu.go.kr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최현묵)은 문종옥, 정은기 작가의 원로작가회고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서양화가 문종옥(1941생), 조각가 정은기(1941생) 선생의 전 시기의 작품세계를 주요 시기별로 조명하고, 5월 3일부터 6월 3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미술관 1~5실에서 열린다. ● 이번 전시에는 문종옥 작가의 1975년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영(影) 시리즈와 1980년대 후반이후 운(韻) 시리즈, 2000년대 원 형태의 운(韻) 시리즈 회화 80여점이 전시된다. 정은기 작가는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목조와 도자기, 회화 등 다양한 장르를 보여주고,자연석, 오석, 대리석 등 석조 작업과 일상과 예술을 조화시킨 분수와 테이블 형태의 조각 60여점이 전시된다.

문종옥_영_캔버스에 유채_117×91cm_1975
문종옥_영_캔버스에 유채_100×100cm_1979

문종옥 선생은 1941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고등학교를 대구와 성주에서 다녔다. 그는 계성중학교 시절 정점식 선생에게 수업을 받으면서 미술과 조형에 관한 명제에 큰 자극받았다. 그리고 운명같은 계기로 미술에 입문하여 서울대학교에 입학하였고, 미술대학에서 당대 미술을 경험한 여러 교수들로부터 추상 미술과 미술인으로서 자세를 수학하였다. 1978년 대구로 내려와 영남대학교에서 재직하면서 많은 미술계 제자를 양성하였고, 1970년대부터 신조회와 창작미술협회 회원으로 오랜 기간 활동하였다. ● 그의 초기 활동은 1960년대 엥포르멜 유행과 함께 진행된 추상 영(影) 시리즈와 1980년대 후반이후 지금까지 운(韻) 시리즈로 크게 나뉜다. 영(影) 시리즈는 '그림은 대상의 그림자이다'라는 생각에서 출발하여 형상을 그렸다가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앙상한 골조만을 남기거나 절제된 선묘로 표현된 추상작업을 보여주었다. 운(韻) 시리즈에서는'은근하게 전달하는 메시지'라는 의미로 초기에는 소리로 깨달음을 전달하는 범종의 이미지가 나타난다. 2000년대에 들어 운(韻)시리즈는 원(員)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절제된 원의 형태 안에서 작가의 감정, 메시지를 담은 다양한 변용을 보여준다.

문종옥_운_캔버스에 유채_128×98cm_1988
문종옥_운_캔버스에 유채_100×100cm_2006

문종옥은 '영(影)'이라는 언어를 통해 화면을 두껍게 구축해가는 앵포르멜의 경향에서 벗어나, 형상을 선묘로 요약하는 생략적이고 단순한 언어의 구축을 시도하면서 동시에 회화자체가 환영의 구축이라는 존재론적 운명을 드러내고자 한다. ● 1975년 즈음에 제작된 영(影) 시리즈의 화면을 보면, 실제 앵포르멜식의 쌓기와는 정 반대의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음이 역력하다. 부정형(不定形)의 색면이 충돌하고는 있지만 이 충돌은 화면에 놓인 물감이 제거되면서 남긴 흔적들이며, 이 흔적은 바탕 면과 하나가 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즉 색면 자체가 바탕의 구조가 되는 것이다. 나이프로 화면을 긁어낸 것처럼, 넓은 면으로 화면을 긁어내면서 색을 제거하고 이로 인해 생긴 우연적인 색의 충돌이 화면 바탕을 만드는 것인데 그 우연적인 조형미가 특징이다. ● 197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영(影)시리즈에서는 색 테이프 같은 굵은 선묘를 통해 화면을 통제하기 시작한다. 즉 화면 전체에 걸친 전면적인 컴포지션 탐색인데, 이것이 바탕과 선묘와의 긴장 관계로 나타난다. 이 점이 작가가 말하는 '형상을 선묘로 요약한다'는 회화 언어의 방법론적인 탐구라 생각한다. ● 198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운(韻)시리즈는 영(影)시리즈에서 보이던 엄격한 구성에서 풀려 나 탄력이 넘치는 화면으로 나타난다. 영(影)에서 운(韻)으로의 전개는 생략과 구축이라는 방법에서 유연한 은유의 세계로 전환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고 이는 생략에서 확장으로 추상 언어를 구축하는 방법의 전환을 보여준다. ● 작가는 '여운(餘韻)이라는 운'자로 이 '운(韻)'은 '은근하게 전달되는' 의미로 사용한다. 직접적이고 생략적인 언어보다는 간접 지시로 인해 생기는 의미의 여백을 작품 속에 끌어 들임으로써 우아한 은유와 같은 화면을 구성하고 있다. ● 2000년대 들어서 전개된 운(韻)시리즈에 원(圓)은 무한성 등, 통상의 기존의 여러 이해를 갖고 있으나 문화백은 자신을 원(圓)에 빗대어 인생의 희로애락을 원(圓)에 담아 스스로 작품 속에 들어간다. 원 도상이 등장하면서 문종옥 화백의 운(韻)시리즈는 은근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고자하는 심상(心想)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 남인숙

정은기_Xoana_나무_145×40×20cm, 70×40.5×16cm_1968
정은기_Luna(月)_익산대리석_42×14×13cm_1981

정은기 선생은 1941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일찍 미술에 관심을 두어 학창시절에 조수호, 김수명, 이귀향, 박인채 등을 사사하였다. 그리고 홍익대학교 회화과에 입학해 김환기 선생을 만나 예술가로서의 태도와 예술적 심상을 발현하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 그는 다양한 재료에 대한 호기심으로 조각으로 전향하였고, 도자기, 목조, 석조, 브론즈 등의 다양한 재료와 도구를 연구하였고, 전통 문화와 정신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1967년부터 대구대 부설 여자초급대학(영남대학교의 전신)과 영남대학교에 재직하면서 대구 미술계 후학을 양성하였다. ● 작가는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목조각 시리즈에서 반닫이, 소반과 같은 민구(民具)와 농기구에서 장인의 손길과 숨결에서 조형적 토대를 발견하였다. 그의 작품 전반의 조형적 원형인 루나(Luna) 시리즈는 전통과 신화의 달에서 착안해 시작되었고, 생명을 상징하는 태(胎), 알, 그리고 태몽(胎夢) 등의 연작으로 이어진다. 또한 그는 자연과 인공, 일상과 예술의 조화를 추구하였다. 분수 조각이나 테이블 형식 등에서는 예술을 경외의 대상으로 구분하지 않고 일상과 예술을 잇는 시도를 보여주었다. 최근 작가는 나무에서 새의 형상을 재현한 설치작품 '하늘놀이'에서 순수하고 무한한 자유로움과 즐거움을 표현하고자 한다.

정은기_Luna_자연석_30×45×20cm_1986
정은기_Luna_오석_49.5×113.5×80cm_1991

작가는 처음 나무를 재료로 목조작업을 할 때부터 농기구의 결구(結構)에 관심을 보였다. 1980년대 돌을 재료로 석조작업에 몰입할 때에도 결구와 결합을 통해 구조관련을 탐구하였다. 거기서 모티프의 단순화와 원형적 형태를 일관성 있게 추구하고 있었지만 동시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했다. 그 후 주된 모티프가 루나 즉 달이었고 단순하고 둥근 형태는 알과 연결되었으며 생명의 잉태와 성에 대한 관념이 그 중심에 있었다. ● 그의 큰 주제는 어린 시절 추억과 경험 속에서 길어낸 전통사회의 정서가 녹아든 모티프들과 관련을 맺고 있다. 각각의 관념적 상징들을 재료의 성질에 맞는 개별 작품으로 창작해내는데 뛰어난 상상력과 창조적 재능을 발휘한다는 평을 들은 바 있다. 1977년 개인전 팸플릿 서문에서 맥타가트 박사는 정은기 예술의 소재에 대해 한국의 전통으로부터 가져오고 있지만 단순히 시각적 외양에서뿐만 아니라 청각적 촉각적 문학적 기술적인 다양한 측면에서 전통을 해석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종국에 그는 새의 이미지를 붙잡고 다시 초월과 영원성과 본향의 개념을 탐색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재료에 대한 것으로서 흙과 돌 나무를 사용하되 각각의 물성을 주제나 모티프의 적용에 맞게 통찰하고 해석하는 것, 그것은 재료를 존중하고 적합한 조형방법을 찾는 현대 예술가의 특징이다. 특별히 친근한 정서를 느낄 수 있는 대상, 그것을 상징할 수 있는 재료, 거기에 부여된 도구와 손의 감각과 상상력이 하나로 만나는 것 그것이 이 작가에게서 발견되는 창작의 본질이다. 무엇보다 순수한 정신의 밑바닥에서 작동하는 감각적 본능이 적용되는 유희적 측면을 강조하는 정은기의 예술관은 최근의 새 조각에서 현저하게 드러나며 유년시절의 그 감수성을 견지해가려는 증거이기도 하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작가정신, 순정적이고 탈권위적인 소탈한 성격은 작품에서 진면목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그의 교육관에서도 투철하게 관철되어왔다. 어디서든 그런 눈으로 재료 속에서 모티프를 발견하는데 지금의 '새' 작업에서 그 전형을 본다. ■ 김영동

Vol.20180505f | 원로작가회고-문종옥_정은기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