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지럼 태우기와 휘젓기와 때리기와 반전시키기 Tickling, Stirring, Hitting, and Twisting

전주연展 / JEONJUYEON / 全珠延 / mixed media   2018_0515 ▶ 2018_0531 / 월요일 휴관

전주연_간지럼 태우기_각목, 연필, 모터, 깃털_160×180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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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8_0515_화요일_05:00pm

2018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777레지던스 릴레이 개인展

주최 / 양주시 주관 /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777레지던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입장마감_05:00pm / 월요일 휴관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777레지던스 777 RESIDENCE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03-1 Tel. +82.(0)31.829.3777 changucchin.yangju.go.kr www.facebook.com/777yangju

작가 전주연은 어린 시절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언어의 장벽에 부딪힌 경험이 있다. 타국어의 견고한 벽은 단순히 언어의 장벽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언어의 벽은 삶을 전방위적으로 조여오기 마련이다. 소통의 수단인 언어가 하나의 거대한 벽으로 느껴진다는 것의 궁극적인 의미를 소급해보면 결국 인간의 쾌고감수를 가능케 하는 타자들과 단절 되어있다는 사실로 귀결된다. 모든 종류의 쾌락과 고통은 타자가 선사하는 것이다. 타자들과의 소통에 기본적인 요건인 언어가 작가에게 커다란 벽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은 작가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작가는 과거의 이러한 경험을 부정하고, 타협하고, 껴안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언어를 마주하며 느낀 지난 시간들의 질곡을 메우고자 한다.

전주연_간지럼 태우기_각목, 연필, 모터, 깃털_160×180cm_2018_부분
전주연_휘젓기_각목, 연필, 모터, 노란 시폰 천_160×180cm_2018_부분

이번 전시 『간지럼 태우기와 휘젓기와 때리기와 반전시키기』에서 작가는 부정어법을 사용한다. 간지럼 태우기와 휘젓기와 때리기와 반전시키는 전략은 모두 대상을 교묘히 괴롭히고, 흠집을 내며, 부정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작가가 부정하는 대상은 부정한다는 특성을 지닌 문자의 세계이다. 이미지는 긍정하고 문자는 부정한다. 이미지에는 문자의 아니오(No)와 같은 부정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부정할 줄 안다는 것이 문자가 지닌 힘이다. 이 힘은 자신의 부정을 통해 인격의 성숙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러나 문자의 힘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자발적 성장을 더디게 하는 폭력이 되기도 한다. 문자의 폭력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작가는 부정을 부정하는 방식으로 아직은 도래하지 않은 긍정을 선취하려 한다. 그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긍정하기 위해, 세계를 뒤덮고 있던 부정어들을 각양각색의 방법을 동원하여 희롱한다. 작가의 퍼포먼스 영상 「Hitting」에서 펜싱대결을 펼치는 상대는 기다림을 모르는, 섣부르게 존재에 흠집을 내고, 의미의 닻을 내리고, 이 세계를 현재화하는 문자다. 작가는 이 빼곡한 세계에 하나의 구멍을 내고자 한다.

전주연_때리기_퍼포먼스 영상_00:15:00_2018
전주연_때리기_각목, 연필_200×160×5cm_2018
전주연_때리기_각목, 연필_200×160×5cm_2018_부분

작가의 최근 전시들은 저마다 겉보기는 달라도 모두 언어에 대한 그의 애증의 정서와 고민을 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번 전시도 언뜻 보기엔 이전 전시들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번 전시에는 이전의 전시들과는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하나있다. 그의 이전 전시들에 등장하는 문자는 이미지에 가까웠다. 의미를 지칭하기 위한 문자 본연의 목적성을 가리기 위해 문자의 크기를 지나치게 줄인다든지, 약간의 왜곡을 가미한다든지 하는 방법을 동원해 의미를 희석하는데 골몰해왔다. 그래서 문자가 더 이상 문자 아닌 한 점의 드로잉으로 환치된다는 것이 그의 이전 작품들에서 드러난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그런데 그의 이번 전시에는 의미를 파악 할 수 있는 단어와 문장들이 대거 등장한다. 문자가 문자 본연의 목적대로 작용하는 모습을 숨김없이 드러낸 것이다. 오랜 기간 문자언어의 장벽을 실감하며, 가장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에 문자의 폭력성을 몸소 겪은 작가가 문자의 특성에 천착한 작업을 하는 것에서 분명한 의미를 담지하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작가는 문자를 못살게 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것이 작가의 작업 세계에 하나의 변곡점이 온 것으로 파악한다.

전주연_우 ← 좌_퍼포먼스 영상_00:06:54_2018
전주연_We Can Never Put Enough Distance Between Here and Here_ 카메라 렌즈, LED, 철_가변설치_2018

그가 모든 것을 부정하고 남은 자리에는 어떤 존재의 부재, 빈 곳이 감지되는데, 이 여백이 우리로 하여금 오직 미래시제에만 존재하는 타자를 기다리게 한다. 이번 전시 이전에 소개된 작가의 작품에서는 타자들에게 말을 건네지 못한 채 의미를 알 수 없는 중얼거림과 망설임으로 소통과 단절이라는 양가감정을 드러냈다면,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언어의 무상함을 여실히 깨달은 채 언어를 언어 본연의 모습대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 저 먼 미래에서 이름 모를 누군가가 터벅터벅 걸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늘 벽 뒤에서 망설이던 작가가 이번에는 환하게 마중 나갈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모든 게 무너진 자리에서 꽃이 피어날 것이다. ■ 김혜정

전주연_반전시키기_각목, 비닐_가변설치_2018
전주연_반전시키기_각목, 비닐_가변설치_2018_부분

Juyeon Jeon has lived in a foreign country in her childhood and experienced a language barrier. The solid wall of the foreign language did not simply mean language difficulty. It must have tightened her life in all directions. Tracing the meaning of the wall that she has felt, it comes to the result that she was disconnected from the others which allows for the basic instinct of pleasure and pain. All kinds of pleasure and pain are provided by the other. The fact that the language, which is a basic requirement for communication with other people, has existed as a great wall for herself, would have had a great impact on the artist's life. Through the process of denying, compromising, and embracing her past, the artist wants to fill the void of the past that she felt while confronting the world of language. ● In this exhibition 『Tickling, Stirring, Hitting, and Twisting』, the artist uses negative words. Her actions to tickle, stir, hit, and twist texts are the strategies to harass, blemish, and deny objects. But paradoxically, the object denied by the artist is the text that is with the characteristic of denial itself. The image is not able to make a negative sign on its surface, but the text or language can. There is not a means of deny such as "no or not" in the image. Denying is the specific capability that only fits in with languages. This negative nature of language sometimes creates the maturity of the person through denying him or herself. However, it is like a double-edged sword. It could be violence that slows spontaneous growth of him or herself. The artist who has experienced this violence of the language intends to grab the positive nature of language, in a way of denying the denial. In order to affirm the world as it is, she uses various methods to harass the language or so to speak "negation" that has been covering the whole world. In the performance video 「Hitting」 of the artist, the opponent that the artist confronts with is a piece of text who does not know the wait, hurts the existence, anchors the meaning, and makes this world flat present. The writer intends to make a hole in this world. ● The previous exhibitions of the artist showed her love and hatred toward languages. 『Tickling, Stirring, Hitting, and Twisting』 seems similar to those. However, I have noticed a slight difference from them. The text she used in the earlier works was almost like an image. In order to conceal the intrinsic purpose of the text depicting meanings, she has reduced the shape of the letter in an illegible size or added a little distortion. It was a prominent feature of her earlier works that the text was to be replaced into a piece of drawing, which becomes no longer a character. Finally, in this exhibition, we can see legible words and sentences that can grasp meaning. The text is working properly now with its original purpose that captures and delivers meaning. At the age of the most sensitive, the artist who has experienced the violence of the language began to use text in a sense of true meaning. I still can not deny that the artist wants to harass them, but nonetheless, I see that this is a turning point in her history of works. ● After she denies text, the absence of an existence is detected in her works. It allows us to wait for the other who exists only in the future tense. The artist 's work introduced before this exhibition reveals the ambivalence of communication and disconnection. In this exhibition, she began to use the language as the language itself. ● In the distant future, I hear someone stepping toward her. The artist who is always hesitating behind the wall now shows herself in front of it. The flower will bloom from the place where everything is broken.  ■ Hye Jeong Kim

Vol.20180515a | 전주연展 / JEONJUYEON / 全珠延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