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칼 퓨처 하우스 Tropical Future House

신익균展 / SHINIKKYUN / 申翼均 / installation   2018_0518 ▶︎ 2018_0608 / 월요일 휴관

신익균_녹는 것의 균형_초, 타다 만 목재, 기계장치_280×160×160cm, 가변크기_2018 당기는 것으로, 타는 것으로, 날아가 버리는 것으로, 녹는 것으로 겨우 붙잡은 균형

초대일시 / 2018_0518_금요일_05:00pm

대안공간 아트포럼리 레지던시 결과보고展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_디포그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대안공간 아트포럼리 ALTERNATIVE SPACE ARTFORUM RHEE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조마루로105번길 8-73(상동 567-9번지) Tel. +82.(0)32.666.5858 artforum.co.kr

'흔들'리는 세계'흔들'리는 생각 딴생각은 우주의 복잡계 만큼이나 방향성이 없어 보이곤 한다. 딴생각이 시작되는 때와 종료되는 때를 알기도 어렵다. 신익균 작가는 그의 개인전 『트로피칼 퓨처 하우스』를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기계장치, 인공물, 자연물 등을 이용하여 '규칙과 무질서, 정형과 비대칭, 질서와 비정형 등이 뒤섞인 여러 움직임을 만들고 왜 이러한 것들을 만들고 싶었는지 또다시 생각해보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이다." ● 그는 평소 딴생각을 자주 했으며, 그동안 쌓인 딴생각 메모들을 살펴보니 '무질서한 움직임'이라는 하나의 맥락을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 '딴생각'은 이번 전시의 단초이자 전시 그 자체가 되었다. ● 그러나 '딴생각'이라는 단어의 무게감과는 별개로 신익균의 단상은 세계의 원리와 실존의 감각을 넘나든다. 신익균이 언급하는 '딴생각'이란 일종의 '힘'으로 보인다. 힘이란 물체의 운동, 방향 또는 구조를 변화시키는 원인이다. 힘은 그 자체로 방향과 크기를 모두 가진 벡터량이다. 그는 그의 노트에서 '규칙을 잘 어기지 않는 편'이라고 했는데, 이는 달리 말해 미술의 문법과 미술의 언어를 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익균의 작업은 그가 이미 충분히 숙지한 미술의 언어와 문법으로 말했다기보다, 다른 분야의 언어를 전유해 일종의 크레올화creolization (서로 다른 두 분야가 상호 작용해 새로운 혼성 영역을 만들어내는 의미로 사용된다.)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전유는 여느 예술가들이 흔히 쓰는 표현 방식이지만 신익균이 크레올화를 통해 시각화 시킨 것들은 '흔들' 그 자체를 창조하는 것 외에 어떠한 주장을 하려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분히 시적이며, 미학적이다. 제자가 스승에게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것입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것입니까?'라고 묻자 '무릇 흔들리는 것은 나뭇가지도 바람도 아니요, 네 마음이다'라고 했다던 선문답과 마찬가지로 이번 전시의 '흔들'은 세계라는 영원한 과제를 읽어내는 일에 모종의 단초를 제공한다.

신익균_검은 거의 타원_목재, 기계장치_가변설치_2018 완벽하게 그리지 못했고, 완벽하게 자르지 못했던 원들이 모여서 추는 춤

'흔들'리는 세계 ● 전시장을 가로지르는 길고 얇은 나무판이 흔들린다. 판의 한 쪽 끝에는 산의 등고선이 수직으로 늘어났다 수축했다 하는 일을 반복한다. 나무판은 몇 개의 각목 다리를 갖고 있다. 다리는 플라스틱 병에 둘러싸여 수조 안에 떠있다. 나무판 밑 어느 구석에 체인과 고무줄로 이루어진 줄로 연결된 돌공(「돌공」(2016-))이 놓여있다. 체인의 장력과 고무줄의 장력이 나무판을 당기면서 동시에 풀어준다. 나무판의 어딘가에는 식물의 잎이 빼꼼하게 솟아나 있고, 그 잎을 꽂은 얇은 나뭇가지가 전시장의 바닥과 접촉하며 위태롭게 지지대의 역할을 하고 있다. ● 앞선 문장은 「흔들」(2016-2018)의 보이는 표면을 언급했을 뿐이다. 「흔들」(2016-2018)은 다시 이렇게 쓸 수 있다. 산의 무게가 오르락내리락하며 땅을 누른다. 사실 산은 나뭇가지의 이파리 하나가 흔들리는 힘이 모여 움직인다. 그 힘들은 제멋대로의 방향을 지녔지만, 결국 나뭇잎이 산을 끌고 내린다. 땅 밑에서 서서히 부풀려진 암석들 역시 땅을 부여잡는다. 사실 산을 이고 있는 땅은 떠 있다. 모든 것이 다른 모든 것의 힘으로 인해 움직인다. 방향, 무게, 속도가 다른 힘들이 서로를 흔든다. 방향, 무게, 속도가 다른 '딴생각들'이 세계를 흔든다. 눈치 채지 못 하는 사이에 구조가 바뀐다. ● 까맣게 그을린 목재가 열십자 형태로 기울어진 채 천정에 매달려 회전하고 있다. 목재의 네 꼭지 끝에는 양초가 하나씩 붙어있다. 불 붙여진 양초는 스스로를 태우며 촛농을 떨어뜨린다. 각자의 속도로 타들어가며, 각각의 다른 양으로 떨어지는 촛농은 바닥에 원을 그린다. 원은 열십자의 '흔들 흔적'이다. 사실 목재를 매단 천장에 미러볼 회전 장치를 연결해 놓았기 때문에 회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 매끈한 회전이 남기는 흔적이란 에두른 원이라는 것 외에 두께도 간격도 일정치 않다. 천천히 회전하는 '흔들'로 인해 다시 양초의 촛불은 더욱 활활 타오르고, 다시 촛농을 만들고, 흔적을 남긴다. 무엇이 먼저인지 알 수 없지만 동시에 발생하는 모든 상황이 서로에게 힘으로 작용한다. 「녹는 것의 균형」(2018)에서 계속 변해가며 '유동하는 균형'을 만들어내는 이 메커니즘은 하나의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으로 환원된다.

신익균_하부의 세 그루_목재, 인조 식물, 기계장치, 베터리_35×80×70cm, 가변크기_2018 자연의 형태를 모방했으나 대량으로 복제된 것들을 분해, 재결합의 과정을 거쳐 좀 더 자연스럽게 배열한 후 제각각 규칙적인 속도와 방향으로 움직임을 추가한다. 다시 이것들이 모였을 때 일어나는 일.

'흔들'리는 결함 ● 컴퍼스를 쓰지 않고 그려진 원, 그래서 원이라기에는 울퉁불퉁하게 굴곡진 잘못 만들어진 원형의 목재가 움직인다. 전진과 후진을 하는듯하더니 얼마 못 가 제자리에서 회전한다. 방향이 다른 힘들, 짝힘 때문이다. 「검은 거의 타원」(2018)은 전시장 바닥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애매하게 움직인다. 그럴싸한 기계장치가 들어있는데도 어째서인지 움직임이 매끄럽지 못하다. 매끈하고 정밀한 기계장치라는 것은 철저하게 변수를 통제했다는 뜻이다. 오로지 의도한 바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힘 외에 다른 힘은 상쇄시켜 버렸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작가는 기계장치의 매끈한 용도를 배반한다. 대신 변수를 늘리거나 통용되는 원리를 반대 방향으로 이용한다. ● 신익균은 수 년 전에 동네에 버려진 의자를 보자마자 걷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사로잡혔던 적이 있다고 했다.(「의자」(2010-)) 다리도 하나 부러지고, 상판도 없던 의자를 의자로 고치지 않았다. 의자가 걸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크랭크 장치의 원리를 역으로 사용했다. 의자는 '그 친구'로 불렸다. 이따금 어딘가에 출연시키기도 했다. 작가는 의자의 매니저가 되었다. '그 친구'가 더 나은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몇 번의 수술도 더 해 다양한 연기를 선보일 수 있었다. 의자는 움직임을 부여받은 사물에서 벗어나 움직이는 사물로, '흔들'을 주도적으로 사용하는 주체가 되었다. 신익균에게 '인간적인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던 적이 있다. 그는 '자연과 순수 사이의 사회화된 무엇'이라고 답했다. 무릇 사회화되었다는 것은 결함을 지녔다는 뜻과 상통한다. 의자는 사회화 되었다. ● 사회화된 것은 또 있다. 작가가 다이소에 갔을 때 진열된 공산품들이 일제히 당당하게 정렬된 모습으로 공산품임을 드러내고 있는 와중에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인조 식물이었다. 어째서인지 이 '공산 식물'만큼은 최대한 자연스러워 보이고자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작가는 이 애처로운 공산품에 다시 '흔들'을 부여했다. 무풍의 공간에서 '공산 식물'이 흔들릴 수 있도록 장치를 고안했다. 「흔들」(2018)에서 볼 수 있는 이 식물은 다시 기계장치에 의존에 인공적으로, 규칙적으로 흔들렸다. 애초에 '자연스럽기'는 글렀지만 '결함 있는 흔들림'이라는 사회화를 통해 세계의 규칙을 거스르지 않는 모습을 겨우 가질 수 있었다.

신익균_파도파도파도파도_거울, 영상_00:59:00, 가변설치_2018 파도는 정말 완전한 비정형이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출발한 작업이며, 불규칙한 것들에 규칙을 가하기 위해 고안한 방법들 중 한 가지인 '복사 붙이기'를 이용했다.

'흔들'리는 예술 ● 신익균은 이번 전시에서 '흔들'의 과정과 작동의 메커니즘을 가감없이 노출시켰다. 이를테면 「하부의 세 그루」(2018)에서는 마치 세 그루의 나무가 있는 세계의 뒷면을 보여주듯 모터를 모두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나는 철저한 투명성 앞에서 입이 막혔다. 요컨대 무한한 '흔들'의 복합체가 바로 세계이기 때문이다. 신익균의 '흔들'에 표류하는 젊은 세대의 불안이라던가, 액체성을 띤 유동하는 근대라던가, 여러 힘들에 치여 떨리는 인간 존재의 연약함이라던가 하는 '해석 깔때기'를 접목해볼 수도 있겠지만, 어째서인지 대단한 실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앞섰다. 오히려 그의 '흔들'은 그가 세계를 받아들이는 그만의 철학적 관점에 가까워 보인다. 누군가의 철학을 사회 현상의 파편으로, 텍스트에 헌사하는 주석으로 만드는 일은 얼마나 비루한가. ● 신익균은 이번 전시 『트로피칼 퓨처 하우스』에서 짝힘을, 변수를, 무질서를, 딴생각을, 결함 있는 움직임을, 부유하는 세계를 보여주었다. 사실 땅 외에도 지상의 것들은 인간의 아둔한 감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끊임없이 유동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세계의 유동성이란 그 자체로 고체성을 띤 고정적 진리다. 더불어 신익균의 '흔들'이 처음부터 한결같이 제시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예술가의 행위는 일종의 벡터량이다. 물체의 운동, 방향 또는 구조를 변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그런 면에서 온갖 복잡한 기계장치와 치밀한 물리학이 결국에는 신문지 한 장을 넘기기 위한 것이었던 '쓸데없는 고퀄리티'의 골드버그 장치는 일각 예술가의 행위와 흡사하다. 결국 각각의 원리가 더해져 지금의 상태를 만들어낸다. 나아가 쓸데없어 보이는 힘(딴생각)이 결국에는 구조를 바꾼다. 흔들리는 세계의 흔들거리는 구조를. ■ 박수지

신익균_흔들_목재, 플라스틱 병, 기계장치 등_가변설치_2016~8 크고 훌륭한 흔들림을 만들어내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필요하며, 이것들이 서로 더 짙은 관계를 바탕으로 간섭해야 한다는 것들 알게 되었다.
신익균_흔들_인조식물, 목재, 기계장치_가변설치_2018 가능한 자연스럽게 만들려 노력한 것이 인공적, 규칙적으로 흔들리는 중

기계장치, 인공물, 자연물 등을 이용하여 규칙과 무질서, 정형과 비대칭, 질서와 비정형 등이 뒤섞인 여러 움직임을 만들고 왜 이러한 것들을 만들고 싶었는지 또 다시 생각해보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이다. ● 아무래도 함께 사는 세상에서는 규칙을 어기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피해를 입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훈훈한 대접을 받는다. 나는 남 혹은 나를 위해서 무언가를 제작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쓰는 편인데, 치수는 밀리미터라던가, 중간중간 휴식, 기한엄수, 줄자는 한 종류만 사용.. 이 밖에도 '일의 효율'을 높여줄 많은 규칙들이 보다 나은 보상을 위해 정해지고 지키려 노력된다. 운전자가 되었고, 세입자가 되었고, 멤버가 되었다. 규칙이 늘어난다. 나는 잘 어기지 않는 편인 듯하다. ● 언제부터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딴생각을 자주 한다. 사람이 많고 말이 많은 자리에 있을 때, 책을 읽을 때, 누워서 공상을 할 때도 딴생각을 한다. 딴생각 중에도 딴생각을 하는 것 같다. 무언가를 만드는 시간이 많다보니 만드는 중에도 딴생각을 한다. 주된 것들과 맥락상 연관이 적어서 금새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휴대폰의 메모기능을 애용하면서부터는 이것들을 기록해 두었다. 꽤나 쌓였던 메모를 뒤져보니 '무질서한 움직임'에 관한 상상이 많았고, 이를 인식한 후에는 무질서하고 불규칙한 움직임에 관한 상상이 더 많아졌다. 딴생각답지 않게 되어버렸다. ● 라디오에서 복귀앨범의 홍보를 위해 출연한 가수가 새로 시도하는 음악을 소개했다. '트로피칼 퓨처 하우스'라는 것인데, 일레트로닉 댄스 뮤직의 하위 장르인 '트로피칼 댄스 뮤직'과 '하우스 뮤직'을 혼합한 '트로피칼 하우스' 그리고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탄생한 '퓨처 하우스'를 혼합한 새로운 장르라며, 일레트로닉 댄스 뮤직은 원래 혼합을 거듭하는 것이라고 말해줬다. 섞은걸 또 섞어서 '열대 미래 가옥'이라니.. 웃기다고 생각한 것이 얼마 전 기억이 나서 검색해 보았다. 그의 말대로 '트로피칼 하우스'와 '퓨처 하우스'라는 장르는 있었지만, 아직까지 '트로피칼 퓨처 하우스'라는 것은 찾지 못했다. 웃기다고 생각했다. ■ 신익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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