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이 間

김덕용展 / KIMDUCKYONG / 金德龍 / painting   2018_0526 ▶︎ 2018_0727 / 월요일 휴관

김덕용_결-심현의 공간_나무에 자개, 혼합기법_122×180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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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용 홈페이지_www.kimduckyong.com

초대일시 / 2018_0526_토요일_03:00pm

관람시간 / 10:30am~07:00pm / 주말_11:00am~05:00pm / 월요일 휴관

소울아트스페이스 SOUL ART SPACE 부산시 해운대구 해운대 해변로 30 Tel. +82.(0)51.731.5878 www.soulartspace.com blog.naver.com/soulartspace

시간의 흐름과 공간을 나뭇결에 담아내는 김덕용의 작품에는 자연의 섭리 속에서 변화하는 계절의 오묘하고도 신비로운 순환의 모습들이 따뜻하게 묻어난다. 한 해의 24절기를 지내면서 선조들이 순리대로 수행했던 섬세한 삶의 형태가 그의 작업 속에서 고즈넉하고 아련하게 그려지고 있다. ● 봄의 시작을 알리는 산수유가 흐드러지게 펼쳐지고, 홍매화는 화엄사 기왓장 뒤로 고귀한 자태를 뽐내며 만개했다.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개화한 꽃, 그리고 달과 별무리 등의 소재는 모두 김덕용이 가시화하려는 계절, 즉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생멸하는 세계의 영속을 드러낸다. 자개로 빛나는 바다풍경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물결의 색을 담아내 작품마다 서로 다른 분위기와 정취를 선사한다.

김덕용_차경-흐르다_나무에 자개, 혼합기법_160×140cm_2018

흘러가는 시간의 간극을 묘사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했던 그가 장지나 캔버스 대신 나무를 선택하게 된 것은 필연적 결과인지도 모른다.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나무를 직접 수집하여 문지르고 새기며 그을리기를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작가의 시간 또한 작품에 깊이 스며든다. 아스라한 질감을 지닌 작품 앞에서 누구든 차분하고 포근한 감정의 누그러짐을 경험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덕용_창-입동_나무에 단청기법_112×148cm_2015

시간과 함께 그의 풍경에서 심화되어 나타나는 주제는 공간이다. 그윽하고 묘하게 발하는 자개로 심연의 바다를 표현한 작업 중 「차경」시리즈는 감상자의 위치를 임의의 공간에 옮겨놓으며 말 그대로 좋은 경치를 빌려서 바라보는 느낌을 충만하게 만든다. 그의 나무가 어떠한 작품보다 한국적으로 느껴지는 데에는 한옥의 미학을 고스란히 담아낸 데에 있을 것이다. 한옥에서 창은 창문의 역할과 더불어 풍경을 담아내는 하나의 프레임으로 존재한다. 유난히 많은 창과 문이 있는 한옥의 특징으로 우리 선조들은 창을 액자삼아 때마다 변화되는 경치를 내 집에서 즐길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김덕용의 작품은 마치 일정한 시간과 공간에서 행해지는 무대예술을 보는 듯 정지된 평면의 화면 안에서도 시·공간적 환영을 불러일으킨다.

김덕용_결-심현의 공간_나무에 자개, 혼합재료_110×120cm_2018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김덕용의 신작 「결-심현의 공간」은 누구나 별을 보면서 꿈과 이상을 좇았던 어린 시절을 회상한 시리즈이다. 작가는 그 시절 꿈을 가지고 살았으며, 꿈은 곧 별과 같았다고 말한다. 깨달음의 경지를 도형화한 만다라의 문양처럼 원형의 결을 파내어 완성된 작업은 현재와 이상 사이의 공간, 그 틈과 경계에서 가졌던 바람과 옛 기억들이 별무리처럼 가슴으로 밀려들게 한다. 깊은 어둠 속에서 잔잔하게 발하는 빛의 동심원은 우리들에게 희망으로 비춰진다. 밤하늘의 별무리는 작가의 이상과 꿈, 희망을 은유한 소재로서 그가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주제 안에서 또 하나의 풍경으로 안착했다.

김덕용_창-관해음_자개에 혼합재료_60×110cm_2018

한편 다양한 소재를 담은 소품들은 김덕용이 추구하는 단아하고 소박한 한국의 미와 정서가 한껏 느껴진다. 작품을 들어다보면 그 형태가 과반 또는 책의 형상으로 제작된 것을 알 수 있다. 과반은 과실을 담는 용도이자 계절의 수확을 의미하며, 책 또한 같은 맥락에서 지식과 사상, 정보와 이야기를 담아내는 하나의 공간으로 또 다른 의미의 결실을 나타내고 있다.

김덕용_옛날의 그집_나무에 단청_98×138cm_2017
김덕용_창-봄의 시작_나무에 단청_98×137cm_2018

둔중하게 표현된 듯하나 그의 감각은 기민하고 정교하다. 시·공간 속에 존재하는 자연과 인간, 삶에 관한 변치 않는 진리, 또 그것을 대하는 김덕용만의 철학과 가치는 그가 갈고 닦으며 붙이고 채색하여 완성한 나무에, 또 감상자의 눈과 마음에 굳게 아로새겨지고 있다. 계절과 계절 사이, 드넓은 하늘과 바다 사이에 존재하는 바람소리와 훈훈한 감정, 과거의 향수를 불러들이는 김덕용의 견실한 작품은 공간에 담긴 시간의 결 그 자체로 고유하게 빛난다. ■ 소울아트스페이스

Vol.20180526d | 김덕용展 / KIMDUCKYONG / 金德龍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