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T, CUT, CUT

김봄展 / KIMBOM / 金봄 / painting   2018_0528 ▶ 2018_0916

김봄_2804 L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90.9cm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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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봄 홈페이지_www.bombomkim.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서민정

관람시간 / 10:30am~10:00pm

커피리브레+오월의 종 Café Libre+Maybell Bakery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 15(영등포동4가 442번지) 영등포 타임스퀘어 내 Tel. +82.(0)2.2635.0615 www.coffeelibre.kr

작가 김봄의 회화작품은 실재의 시공간에 대한 감각적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 작가가 자신이 '직접' 경험한 시공간을 작품의 소재로 삼는 것은 일견 보편적이며 일반적인 방식인 듯 보이나 동시대 작가들의 작업과정 및 환경 등을 고려해 볼 때 반드시 그러하지는 않다. 동시대의 많은 회화작품들의 시작과 출처, 혹은 소재들은 작가의 직접적 경험, 다시 말해 물리적 몸을 통한 외부 세계의 감각적 수용을 필요조건으 로 하지 않는다. 다양한 예술 장르, 특히 회화는 사진의 등장으로 인해 일대의 예술사적 격변을 겪어왔다. 외부세계의 재현이라는 견지에서, 사진이라는 우월한 매체의 등장은 많은 예술가들로 하여금 열등감을 표출케 하였으며, 자신의 작품들에 대한 존재론적 성찰에 골몰케 하였다. 재현의 포기와 추상의 수용, 외 부세계가 아닌 작가 자신의 내면과 예술작품 자체의 조건에 대한 탐색 등을 특징으로 하는 모더니즘 회 화는 그러한 예술가들의 불안과 고민의 결과라 하겠다. 또한, 매스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의 발달로 인해 작가들은 몸을 통한 직접적 경험을 우회하여 보다 풍요로우며 유연한 방식의 '간접적' 경험을 토대로 작 품활동을 해오고 있다. 김봄은 이러한 동시대 예술의 흐름에 역행하며 여전히 자신의 몸을 통한 직접적 경험을 작업의 필수 과정이자 작가로서의 숙련 과정으로 여기고 있다. 새로운 장소로의 움직임과 그곳에 서의 머무름을 통해 객관적 시공간에 대해 경험적으로 탐색하고, 그렇게 얻어진 경험적 편린들을 내면에 서 숙성하여 주체적으로 캔버스에 옮겨내는 과정을 통해 작가 김봄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이 루어 오고 있다. 그녀에게 있어 미지의 공간으로의 모든 이동이 온전히 작업을 위해 수행되는 것이 아니 라 할지라도 항상 작업을 위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봄의 회화들은 캔버스 앞에서의 작가의 움직임 뿐만 아니라 캔버스에 이르는 작가의 몸과 마음의 오랜 움직임을 담지하고 있는 듯 하다.

김봄_CUT, CUT, CUT展_커피리브레+오월의 종_2018

직접적인 움직임과 머무름을 통한 작업 방식은 김봄의 근작 시리즈 「어떤, 그 곳」 뿐만 아니라, 2007년 갤러리 스페이스 아침의 개인전에서 시작된 '조립된 산수'라는 대표적 작업 형식과도 맞물린다. '조립된 산수'라고 작가가 명명한 시리즈의 제목은 풍경을 재현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의 과정이자 결과다.

김봄_2701 L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1×61cm_2015
김봄_2807 B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60cm_2016

"나의 작업은 사람들이 풍경을 보는 다양한 시점, 관점에서부터 시작된다. 사람들은 자연 앞에 섰을 때, 같은 공간, 풍경 속에서 각기 다른 각도로 풍경을 해석해 나간다....여러 각도(부감법)에서 보여진 부분들을 조각내어 개별적이고도 조직적으로 배치, 재조립하고 실재하는 지형(탑골공원, 종묘, 여의도공원)에 그곳을 상징하는 구조물들을 자연의 구조물들과 혼합한 뒤 균등하게 나열하여 '조립된 산수'를 만든다." (2008년 작가노트 중) ● 작가의 이 말은 작품을 만들어 내는 방식에 관한 고민과 대상에 관한 자신만의 해석법을 안내해주고 있 으나, 동시에 이 말을 통해 우리는 작가의 움직이는 발, 장소를 향해 돌리는 몸, 분주하거나 혹은 오래도 록 머무르는 시선의 동적인 상태를 상상할 수도 있다. 조립된 것은 그녀가 감각적 경험을 통해 수용했던 대상임과 동시에 작가 자신의 이동과정 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작가는 공시적으로 획득된 전체의 상을 분할하고 통시적인 이동과정을 분해하여 수많은 편린들을 쏟아내고, 그 중 스스로에게 유의미하며 인상 적인 것들을 취하여 개별적이지만 조직적으로 배치, 재조립함으로서 자신만의 새로운 시공간을 창조하 였다. 결국 작가에게 경험을 통해 획득된 공간과 시간의 무수한 컷들 중 작업으로 떠올려진 소재들은 객 관적 대상이나 사건들이 아니라 작가 개인의 인상과 감흥을 통해 분할되고 재조립된 발현의 상징물들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몸으로 겪어 채집한 것들로 이루어진 '조립된 산수'는 작가 자신의 경험을 통한 개인의 감각과 시각이 어떻게 타인의 경험과 기억을 상기시키고 작품을 통해 또 다른 경험을 가능케 하는지 질문하고 연구하는 과정이라 하겠다.

김봄_CUT, CUT, CUT展_커피리브레+오월의 종_2018
김봄_CUT, CUT, CUT展_커피리브레+오월의 종_2018

김봄 개인전 『CUT, CUT, CUT』은 오월의 종+커피리브레의 2018년 두 번 째 기획전이다. 전시는 두 공 간으로 나누어진 전시장의 물리적 특징을 고려하여 제작기간과 형식적 변화를 바탕으로 두 덩어리의 시 리즈로 구성되었다. 제1아트홀에서는 2015-2016년 제작된 '어떤, 그 곳'시리즈 중 10점을, 제2아트홀 에서는 2010-2014년에 걸쳐 제작된 '조립된 산수' 시리즈 중 8점을 선보인다. 특히 제1아트홀의 근작 들은 런던, 이스트본, 에딘버러, 더블린, 프라하와 같이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던 공간을 마주하면서 시도 한 작법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들은 상상의 공간, 추상적 공간, 즉 미정의 공간으로써의 '어떤 곳'과 자신의 경험을 통해 '그 곳'으로 지정된 공간 사이의 경계 만들기와 허물기를 전작(조립된 산수)과 달리 한 화면에 가득찬 이미지들의 중첩, 변형, 나열 등의 방식으로 연구하고 있다.

김봄_백령도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0.3×100cm_2012
김봄_백령도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1cm_2012

지명으로 구분 된 하나의 공간 속에 수없이 분할 가능한 작은 컷, 연속적인 시간의 일부를 떼어낸 한 순간 의 컷, 파편화되고 조립된 모든 컷들을 통해 우리는 익숙하거나 혹은 낯선 장면들을 새로이 경험할 수 있다. ■ 서민정_김진우

Vol.20180528g | 김봄展 / KIMBOM / 金봄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