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minism Fnositicism

이피展 / LEEFI / 李徽 / mixed media   2018_0601 ▶︎ 2018_0707 / 일요일 휴관

이피_내 몸을 바꾸기 위한 신체 진열대_장지에 먹, 금분, 수채_223×566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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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8_0601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토_11: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아트플레이스 ARTPLACE 서울 용산구 신흥로 89 B1 Tel. +82.(0)2.567.6070 www.artplace.co.kr

이피가 인식하는 사물, 현상, 세계는 오직 하나의 유기체가 아니다. 이피는 피부로 둘러싸인 신체의 모든 기관들도 각각 나름의 방식으로 생존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여성의 몸에 대한 생각은 그의 작품에서 예전부터 지속되는 화두인데, 여성의 몸의 안팎을 뒤집어 본다든지, 분열시켜 본다든지 , 같은 몸을 수없이 나열해 본다든지 함으로서 여성의 몸에 대한 미술적 사유를 도모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신작들로 구성된 본 전시에는 페인팅, 드로잉, 조각을 포함한 30여점을 선보인다.

이피_모든 종교의 천사_장지에 먹, 금분, 수채_191×123.55cm_2017

전시의 제목인 "Fiminism Fnosticism"는 작가의 이름인 이피(Lee Fi Jae)의 Fi와 Feminism, Gnosticism을 연결해 작가가 만든 조어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의 작품들을 제작하고 난 뒤 '그 동안 조상을 향한 제사에서는 남성들만이 참여하여 여성의 참여는 늘 제한되어 왔는데, 나는 여성만을 위한 제사 및 제단을 설치하려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피는 '나의 제단은 불교식, 힌두식, 서양 종교식도 아닌 나만의 그노시스를 품고 있다. 만약 페미니즘이 미술이라는 형식과 결합한다면 그 스펙트럼은 너무도 다양한 모양이어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서도 각각 비밀스러움을 간직하게 될 것이다. 물론 나의 이 여성들의 제단(작품) 위에도 나의 여성성과 존재성과 인식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는 매일매일 드로잉을 하며 그 드로잉들로 단편소설을 쓰듯 작품을 제작한다. 드로잉이 주축이 되어 큰 그림이 완성된다. 그날, 그날의 여러 사건과 기분을 각기 다르게 묘사하며 에너지 넘치는 필법으로 변형시킨다. 베이스는 작은 그림에서 시작되었지만, 이피의 작품에서 내용과 현상들이 품은 에너지는 차고도 넘친다. ●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2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품고, 우리 곁에서 사라진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제단화와 같은 작품들을 출품했는데 출품작 중 주요한 신작을 3점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이 작품들에서 우리는 여성의 몸에 붙은 서사들을 읽을 수 있고, 그것을 걷어내려는 작가의 안간힘을 느낄 수 있다.

이피_촛불을 든 백만 개의 손을 위한 만달라 프로젝트_장지에 먹, 금분, 수채_190×124cm_2017

'내 회화 작품들은 고려불화의 선과 색채를 원용하는데 나는 이 기법으로 서양 회화의 등장인물인 '천사'를 그려보고 싶었다. 천사를 그리는 것은 일종의 메신저, 심부름꾼, 징조를 그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또한 천사들을 자신의 몸처럼 사용하는 '신'보다 심부름꾼의 몸을 중앙에 놓아드리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천사를 불러옴으로써 우리나라에서 죽어간 많은 영혼들을 위로해 드리고 싶었다. 죽음 소식을 들으면 몸이 떨렸다. 분노와 슬픔이 복합된 감정이 치솟았다. 나는 제단화를 구상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제단화엔 신이 가운데 좌정하고, 천사는 위나 뒤로 밀린다. 그와 반대로 나는 천사를 가운데 배치하고, 동서양의 신들은 천사 날개의 품에, 폭탄과 화살들을 사방에 배치했다. 천사는 하늘과 땅, 삶과 죽음, 이승과 저승, 명사와 다른 품사들 사이의 조사나 전치사처럼 사이에 사는 메신저이다. "모든 종교의 천사"는 주객전도, 색채와 내용을 전도시켜 본 것이다.'라고''모든 종교의 천사"에 대해 작가는 말했다. ● "내 몸을 바꾸기 위한 신체 진열대"에 대해서는 '여성의 몸이라는 것을 벗고 입을 수 있는 것이라면 하고 상상해 보았다. 마치 한 생 안에서 윤회를 거듭하는 우리처럼 말이다. 나는 내 한 몸이지만 여러 몸들인 진열장을 상상해 보았다. 8쪽의 그림으로 제작했다. 8쪽의 몸들을 걸어두는 공간을 상상하자 병풍이 되었다. 나는 병풍 안에 내 몸 8개를 걸어놓고 날마다 바꿔 입는 상상을 했다. 누가 나를 다치게 하면 나는 또 다른 몸을 입을 수 있었다. 라고 말했다.

이피_난 자의 난자_장지에 먹, 금분, 수채_191.5×389.5cm_2018

"난 자의 난자"에 대해서는 ' 이 그림은 '서양의 제단화처럼 3폭의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운데 여성의 몸이 있고, 양쪽에 그 여성의 알들이 배치되어 있다. 여성의 '알' 속엔 여성이 키우지 못한 무수한 생명들이 들어 있다. 여성의 몸에 가해진 시선들, 금들, 억울한 누명들, 폭력들, 폭언들과 마음을 다치게 하는 무수한 차별들이 여성으로 하여금 제 알의 보따리들을 열어보지도 못하게 하지 않은가. 나는 그렇게 떠나보낸 무수한 알들을 여자인 나의 제단에 평등하게 배치하고 싶었다." 라고 말했다. (작업노트 중) ● 이피의 작품은 하나의 전체로서도 완결성을 가지고 있지만 부분으로서도 몇 백, 몇 천 개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 부분도 독립된 하나이지만 전체도 하나다. 이피는 불화의 선과 색채로 지금 여기의 우리를 신화의 자리에 올려놓고 있다. 제단에는 신들이 좌정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사사로움이, 그리고 우리 곁을 떠난 형상들이 좌정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이피가 소환하는 세계는 사건들이지만 신화가 되는 어떤 작용의 세계다. 이피의 독특한 예술관, 예술세계로 들어가, 작가가 스스로를 위해 만든 제단(작품) 에서 그가 선사하는 제례를 경험을 해보고, 우리가 지나온 시간들이 여성의 제단에 모셔지는 경험을 해보기를 바란다. ■ 문예슬

Vol.20180603b | 이피展 / LEEFI / 李徽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