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yers of Land

박형렬展 / BAKHYONGRYOL / 朴亨烈 / photography.video   2018_0601 ▶ 2018_0625

박형렬_Figure Project_Earth#75-2(from Cracks of stones from the 37°11'34.2N 126°39'37.3E)_피그먼트 프린트_180×144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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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렬 홈페이지_www.bakhr.com

초대일시 / 2018_0601_금요일_06:00pm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서울특별시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8:00pm

KT&G 상상마당 갤러리 KT&G SANGSANGMADANG GALLERY 서울 마포구 어울마당로 65(서교동 367-5번지) Tel. +82.(0)2.330.6229 www.sangsangmadang.com

Deep Skin ● 박형렬 작가의 작업 이미지 안에서 여러 기호들이 혼재한다. 이 혼재로부터 '도상적 지표(Iconic Index)', '지표의 도상화(Iconicity of Index)'라는 감흥들이 생겨나고 예술로써의 '풍경'을 상상한다. 사진 속 날씨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만들어진 땅의 형태들, 지층의 깊이 차에 따른 외형 변화, 강제적인 힘으로 만들어진 크랙으로부터 인지되는 변화의 흔적들은 지표적으로 관객들에게 여러 알레고리로 나아가게 한다. 사진으로써 피사체에 대한 진실의 신뢰를 기저에 놓고, 통념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믿어왔던 또 다른 대상들로 관객들은 연상한다. 또 하나, 작가가 인위적으로 만들고 있는 기본 도형의 조형성, 부감의 시선으로부터 관객은 도상적으로 유사한 이미지들을 연상하는 벡터(방향성)를 갖는다. 과거 벤야민(Walter Benjamin)의 언급과 같이 카메라의 프레임으로 만들어지는 인공적 시선처럼 이는 대상을 또 다른 의미작동을 일으키는 시각적 메커니즘을 보여줄 따름이다. 가령 과거 예술작업들의 표면적 모습들과 형태적으로 접합하여 평면의 회화적 이미지로 보이든, 퍼포먼스의 기록사진으로 보이든지 간에 이미지의 이러한 도상적 유사성은 아이콘 적으로 자명한 연상들을 일으키는 장치를 소환한다.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작가의 인위적인 변형과 자연적인 땅과의 공존은 도상적인 유사성에 대한 선명한 인식을 의심하게 하는데, 쉽게 말해 원을 원으로 생각하게 하는 메커니즘, 그 지각자체를 가리킴으로써 오히려 도상적인 유사성에 대한 불안전성을 신뢰하게 한다.

박형렬_Figure Project_Earth#75-2(from Cracks of stones from the 37°11'34.2N 126°39'37.3E)_피그먼트 프린트_180×144cm_2018

간척지에서 발견되는 땅의 층위들이 보여주는 지질학적 혹은 사회적인 것과, 인위적 접근 속에서 만들어내는 인공의 의미작용 프레임을 가리키는 수행적 맥락들이 시각적 이미지 안에서 여러 레이어의 요소들로 자리 잡게 되는 작가의 작업은 예술로서 사회로서의 모습을 오롯이 이미지에 새기는 예술생산으로 이해된다. ● 「Figure Project」를 중점적으로 선보이는 『Layers of Land』展을 감상하기 앞서 작가의 두 개의 큰 프로젝트에서 드러나는 차이점들에 호기심이 생긴다. 각기 작업이 갖는 특징들에 주목이 간다. 단편적으로 말해보자면, 「The Captured Nature」(2010-2012)에서 나타나는 고발, 비판의 태도가 일종의 퍼포먼스와 자연의 풍경이 서로 조우를 이루는 형태의 수행적인 사진 작업, 이미지로 출력되었다라고 한다면, 「Figure Project」(2013- )에서는 하나의 프레임 안에서 발휘되는 조형성, 타블로(Tableau)적 연출*로 만들어진 이미지, 다시 말해 온전히 시각적 차원으로 자신의 작업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전의 「The Captured Nature」작업들은 인물의 행위나 모습으로부터 읽혀지는 사건들, 이야기, 내러티브가 상상되는 '몽타주이미지'적인 측면이 있었다면, 이번 전시의 「Figure Project」작업들은 표면적인, 그리고 이미지의 외양이라는 시각적 측면에 집중시킨다. 이는 이미지에 기반한 인지가 만연해진, 필수불가결한 오늘날에, 이미지의 '표면'과 이로부터 발흥하는 '불투명한' 시각적 접근을 도출하게 한다는 점에서 「Figure Project」만의 흥미와 설득력을 갖게 한다.

박형렬_Figure Project_Earth#68_피그먼트 프린트_150×120cm_2017

「Figure Project」의 새로운 연작에서의 평면적 이미지는 회화매체에서 발휘된 규범의 기준을 선제적으로 보여준다. 벽에 걸려 감상하는 형태, 이미지 자체의 균일한 크기, 가로와 세로의 비율은 캔버스로부터 발휘된 통념으로부터 계산된 것으로 인식되기 마련이다. 더불어 기본도형으로부터 도출되는 이미지들은 예술사적 맥락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Figure Project_Earth#69」(2017), 「Figure Project_Earth#71」(2017)에서는 수학적 수열로, 「Figure Project_Earth#70」(2017)은 디자인적 형태로 유추되거나 지각되기도 한다.(지적하고 싶은 점은 학습된 이미지들로 읽히고 있다는 점.) 이러한 시각적, 인식적 차원들로 작가의 작업이미지들은 선명하게 읽히고 거리낌 없이 감상하고 지나가게 마련이다. 즉 인공적인 '풍경'들은 날 것의 실재적인 모습을 지나치고 투과하게 하는 필터를 일으키고 단순한 기하학적 이미지로써만 인지하게 한다. 흥미로운 점은 작가의 작업이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닌, 이러한 선명하고 자명해진 표면 이미지의 회화적 감상으로부터 이미지내의 사진이라는 매체가 실제 존재하는 사실로써의 모습(증거들)을 사회적, 실재적 알레고리들로 환기시키며 이 둘을 양가적으로 혼재하게 하는 지점이다. ● 작가는 "조각적 방식으로 구현하는 기하학적인 추상의 공간과 땅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살결의 모습을 동시에 드러내면서 또 다른 풍경의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고 언급한다. 본래 작가가 표현하고 있는 이미지는 선제되는 자연의 이미지로부터 혹은 이 두 개(인공과 자연)의 공존으로 만들어진다. 어떤 균열의 모습으로부터 이미지의 형태를 구상한다던가, 지층의 차이로부터 색면화의 모습들을 구현한다. 또한 그림자로부터 양각, 음각의 모습들을 재현한다. 물론 기본적으로 땅의 형태나 재질, 다양한 살결의 모습은 텍스처로 깔려 있다.

박형렬_Figure Project_Earth#71_피그먼트 프린트_150×120cm_2017
박형렬_Figure Project_Earth#73_피그먼트 프린트_150×120cm_2017

이러한 '거기 있던(having been there)' 지층의 모습들과 작가가 조각한 인위적인 개입의 중첩은 기존의 모노크롬적인, 혹은 추상적 조형 이미지가 간척지의 풍경으로 전이되려 하는, 혹은 그 반대로 작동하려는 찰나의 그 '중간 지점'을 재현한다. 작가가 출력해내는 지층의 표면들은 현실로의 통로와 지각으로의 통로를 포괄하는 양가적인 시각적이고도(도상적) 매체적인(지표적) 감흥을 일으키는 사이의 지점을 담아낸다. 프레임에 담긴 검은색 그림자는 하나의 색면이라는, 그림자로서의 검은 띠라는 '사이존재'로 불투명해지고, 기하학적 형태뿐 아니라 배경으로 인지되는 땅의 표면 역시 '도상적 지표'의 혼재된 레이어로써의 시각적 풍경으로 작동한다. 이미지 표면에서의 불투명함을 만드는 작가의 단독성(Singularity)이 이 지점에서 발생하고 있다. ● 경험한 것들로부터 어떤 실재의 지점을 재현하려는 예술실천에서, 어떻게 그 경험을 시각화 할 수 있을까. 박형렬 작가는 자연과 인간사이의 관계로부터 발생하는 현상들, 이들이 빚어내는 '관계의 체계', 확장된 개념으로써의 자연을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자신만의 언어로 시각화하려 한다. 판타지적인 환상의 차원에서 존재하던 풍경이 현실로 뚫고 나오는 그 발화지점을 출력해내려 한다.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타블로로써의 사진작업뿐 아니라 설치, 영상과 같은 다른 장르와의 확장 내지 교감의 미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으며 시각적 이미지와 실제 체험한 과정 사이에서의 실재적 구상을 위한 여러 더미들을 제시한다. ■ 최형우

* 필자가 말하는 타블로적 연출은 장-프랑수아 쉐브리에(Jean-François Chevrier)가 1989년 쓴 논문 「사진의 역사에서 타블로 형식의 모험(Les aventurs de la forme tableau dans l'historie de laphotographie)」에서 언급한 타블로 형식(Tableau form)과 같은 맥락에서 사용하였다. 쉐브리에는 타블로를 '이미지-오브제(image-object)'로 규정하며, 회화와 사진 사이에 존재하는 구조적 관계성을 '타블로 형식'이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사진적 타블로는 "벽을 위해 디자인되고 제작되었고, 이것은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사진의 대형 크기 때문에 작품과 대치되어 대면적(confrantational) 경험을 느끼게 한다."고 언급한다. 자율적인 이미지로써 한손으로 잡히는 일반 사진과는 전혀 다른 물리적 실체를 지니며 단순한 대형 이미지로 간주하는 것이 아닌 사건 혹은 경험 모델로 기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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