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기 그리기 지우기

김영진_이명미_최병소展   2018_0605 ▶︎ 2018_0720 / 월,공휴일 휴관

비우기 그리기 지우기展_현대미술연구소&아트스페이스 펄_2018

초대일시 / 2018_0605_화요일_06:00pm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기획 / 현대미술연구소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공휴일 휴관

현대미술연구소&아트스페이스 펄 Contemporary art institute & Artspace Purl 대구시 중구 명덕로35길 26(남산동 2113-5번지) 2층 Tel. +82.(0)53.651.6958 www.artspacepurl.com

전시개요 ● 2018년 아트스페이스펄 특별기획전은 1970년대 이후 꾸준히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세분의 작가를 초대해 현재라는 시간 속에서 과거와 미래의 미술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40~50년의 세월 속에서 세분의 작가는 같지만 다르고 다르지만 같은 감성의 결이 담긴 작품을 발표해 왔다. 이번 전시의 주제로 내세운 '비우기, 그리기, 지우기'는 창작의 태도와 과정에서 세분의 작가가 가진 제작방식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다. ● 김영진 이명미 최병소의 작업은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화가인 아버지거나 엄마인 화가로 호흡한 숨소리였고 말의 벗이자 생각의 표정이었다. 그 표정에는 깊이를 알지 못하는 푸른 바다의 표면이거나, 뒷마당에 핀 맨드라미의 검붉은 닭의 볏이기도 하고, 창공을 나는 새처럼 삶의 무게를 자유롭게 하는 하얗고 파란 빛으로 그만의 직관과 자의식이 발현된 흔적들이다. 그 흔적은 삶의 무게만큼 깊고 넓으며 풍부한 색과 형과 선으로 새겨져 있다. 그곳에 가닿는 '비우기 그리기 지우기'는 같지만 다른 체화된 손맛이 주는 묵직한 감촉이 담겨있다. ● 아트스페이스펄의 특별초대전인 '비우기 그리기 지우기'는 삶과 예술의 변곡점에서 취할 수 있는 개인적인 사유가 어떻게 미술로 녹아드는지,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이다. 무엇보다 이번 '3인의 전시'에는 신작과 구작을 함께 볼 수 있다. 김영진의 이번 전시작은 신체의 부분을 재료의 특성에 맞게 찍어 내 듯 오목한 형으로 공간을 비우는 음각 작품과 신체의 부분을 양각의 부조로 표현하고, 그 위에 푸른색을 뿌려 블루라이트로 빛을 발하는 작품도 전시한다. 이명미의 작품은 1992년의 작품인 「여인좌(左)상」으로 이번에 처음 전시되는 작품이다. 이명미의 작품은 작가특유의 위트가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선과 색, 색과 형 그리고 문자의 울림으로 언어의 의미가 결합하는 지점에서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시·지각의 장이다. 최병소의 구작과 신작은 신문지와 판화지라는 재료뿐 아니라, 설치작과 연필에서 실크스크린으로 제작한 작품도 볼 수 있다. 신문지의 활자를 지우고 긋는 행위에서 신문의 원지인 백지에 실크스크린 프린팅을 했다. 이 작품은 검은 색 실크스크린 사이 공간을 비우고, 비워둔 공간에 긋는 행위가 만들어 내는 2차원의 평면성은 3차원의 공간성으로 확장한 작품이 전시된다.

김영진(아래), 이명미(좌)_비우기 그리기 지우기展_현대미술연구소&아트스페이스 펄_2018

지우기 그리기 비우기 ● '지우기 그리기 비우기'는 한 작가의 작품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방법적인 요소가 있지만, 세작가의 작품은 같지만 다르고 다르지만 같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 이번 전시 주제의 의미는 어쩌면 미술에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동시에 심오한 철학적 의미가 만들어 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처럼 '지우기 그리기 비우기'는 미술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자신의 예술세계를 깊고 쉽게 혹은 풍부하면서 구체적으로 끌어내 그만의 행위를 통해 형과 색이 발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 의미는 하나인 다수 또는 다수인 하나의 삶과 예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몸과 정신의 관계 속에서 상호작용하는 것에 있다.

김영진_2018-18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8

김영진작가의 작품은 종이나 캔버스가 아닌, 입체와 설치를 기본으로 한다. "내가 하는 작업 속에는 음(⍽)이 들어가 있다. 어떤 면에선 이 작업은 나의 마지막 블랙홀이고 또 마지막으로 인간이 가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나의 작업의 기본은 음과 양에 관한 것이다." 김영진은 확실히 음각을 시도하는 인물 조각이나 설치 작품이 다수를 차지한다. 왕성하게 작업하고 있는 경주 작업실을 찾았다. 100평 남짓해 보이는 창고형 작업실도 비좁을 만큼 이전 작품과 현재 진행 중인 작업들로 가득하다. ● 작업실의 바닥에 펼쳐진 해골이 빛을 발하고 있다. 금색 은색 녹색 그리고 빨갛고 파란 81개의 해골이 「색·시·날·빛」이라는 이름으로 조명을 품고 온 오프를 반복하며 빛을 뿜어내고 있다. 가로와 세로줄로 아홉 개씩(9×9) 설치된 해골이 천부경 81자를 떠올리게 한다. 작업실 곳곳에 자리한 작품의 존재감이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져 놓고 있다. 부처의 형상을 작가적인 시각에서 바라는 보는 것, 반가사유상 앞에 기대어 쉬고 있는 전신상은 사유하는 몸과 인간적인 몸을 결합해 놓았다. ● 작업실 벽에는 크고 작은 사진작업도 걸려있다. 자연을 배경으로 빛이 만드는 길게 늘어진 인체의 형상이 그림자처럼 서 있는 사진이다. 역시 음과 양을 강조한 사진이다. 해가 서쪽으로 기우는 시간, 인체를 비추는 빛은 긴 그림자를 만든다. 인체가 길게 왜곡되는 그림자를 포착한 사진이다. 이 역시 김영진의 시선이 가 닿는 곳, 대지의 숨결이 호흡하는 공간, 조각적 여백을 지향하는 작가적 시선이 담겨있다. ● 이번 아트스페이스펄에 전시할 작품은 작업실 벽면에 설치된 손이나 바닥에 놓인 팔 그리고 방석처럼 생긴 석고에 인체의 형상이 새겨져있는 작품이다. 신체의 부분이 방석에 닿아서 생기는 무게감이 흔적으로 남아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 역시 방석에 앉을 때 생기는 흔적, 부재를 통해 존재를 지각하는 방식, 음각이 전제된 작품이다.

김영진_2000-3_석고_가변설치_2000
김영진_2018-55_혼합재료_80×80×9cm_2018

김영진의 시선은 조각적 공간이거나 회화적 공간에서 실체와 실체 사이 혹은 실체를 전제한 그림자가 자리하는 곳, '사이-공간'에 가닿는다. 그리고 이 시선이 멈춘 곳에서 작가의 작업이 만들어 진다. 지난 부산비엔날레 전시되었던 사진과 선반에 놓여있던 석고 「1978-10-2」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소장했다. 선반에 놓였던 작은 입체물이 바로 '사이-공간'을 석고조각으로 만든 작품이다. 몸과 몸 사이에 생기는 공간을 석고로 채워 하나의 조각적 형태로 만든 작품, 그 형태는 몸의 부분들에서 생기는 공간, 움푹한 곳을 채웠던 흔적이다. 움푹 들어간 공간은 공기와 바람이 통하고 숨을 쉬는 공간이다. 김영진의 시선이 가닿는 곳, 바로 빈 공간을 보는 시선이다. ● "나는 현대미술이 할 수 있는 실험성이라는 것이 더 이상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한다. 이미 뒤샹이라는 작가가 실험을 다 했다. 나도 젊을 때 작업을 하면서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다. 지금 내가 하는 작업의 실험성도 이미 있는 것을 내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다. 다만 '지금여기'라는 시간과 장소에서 존재하고 그러한 상황에서 나의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의 작업은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호기심은 진화를 끌어온 지남철 같은 혹은 무지개 같은 것, 꿈을 꾸는 것이다. 호기심은 악마의 필연이 뒤를 쫒아오는 것일 지라도..."(인터뷰) ● 김영진은 그간에 해 왔던 작업도 그렇지만 지금 하는 작업을 통해서도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어떤 재료실험과 장르를 시도한다고 하더라도 그의 작업은 자신의 창작태도를 투영한 그만의 창작물일 것이다. 예술에 대한 김영진의 태도는 다만 인식에만 머물지 않고 온몸으로 과감하게 실험하면서 새로운 감각을 발견해 가려는 노력에 있다.

이명미_A woMa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30.3cm_1992

이명미작가의 전시작은 「여인左상」이다. 작품의 제목이 '여인坐상'이 아니고 '여인左상'이라는 부분은 작가의 위트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명미의 그리기는 선과 색 그리고 색의 면을 조율해 가는 과정에서 그만의 감각 작용, 보는 것에서 읽는 것을 겹쳐 놓아 의미의 확장을 시도한다. 그리기에 읽기가 결합된 언어적 의미는 선과 색에서 느끼는 시각적 강렬함에 위트와 유머를 담아 존재에 대한 무게와 깊이를 경쾌하게 풀어내는 것에 있다. ● 밝고 화려한 색채의 이면에는 작가의 회화적 역설이 담겨있다. 이러한 역설은 삶이 주는 내면세계의 고통, 그 허무한 심연의 슬픔과 부조리조차 밝고 강렬한 색으로 녹여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은 색의 면, 선의 윤곽, 선의 색 그리고 문자의 선, 윤곽이면서 색이기도 한 선들이 작가의 시선이 가 닿는 곳, 순색의 붓 터치로 화폭을 가득 채우는 색의 면, 그 울림은 절망적인 시간조차 삶의 환희로 바꾸어 놓는다. 색과 색이 포개지고 다시 그 사이를 선과 형 문자로 이어가는 화폭의 울림, 선과 색으로 넘치는 풍요, 그 속에 문자의 수사학이 자리한다. ● 60년대 신소설을 읽으며 청소년을 보낸 작가의 감성에는 앙티로망(반소설)이 강하게 인식되었다. 전통적인 형식이나 관습을 탈피하려는 부정의 정서가 싹튼 것은 당연한 시대적 감성이기도 했을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감성을 고스란히 품고 있지만, 그 감성에 머물지 않는 작가가 바로 이명미다. 1968년 대학을 입학하고 70년대 작가활동을 하면서 고도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그리기'에 나선 사람, 바로 이명미스타일이다. '그리기'는 '기다리기'를 앞선다. 그래서 부조리조차 강렬한 색과 색 사이에 녹아들게 하는 이명미의 '그리기'는 채도가 높은 순색이 화면 가득 펼쳐진다. 순색위에 순색으로 만들어 가는 형과 색의 조화는 색을 통해 색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역설이 자리한다. 이러한 역설에는 색의 파괴를 통한 자유로운 색의 구사라는 이명미의 '그리기'가 가진 연금술이 작동한다. ● 그리기에 더해진 '읽기'라는 수사학은 색의 부재를 형으로 또 형의 부재를 문자로 채우며 색과 형과 언어의 연쇄 속에서 부조리와 대립을 지운다. 선과 색으로 지운 다시 그리기는 그만의 조형언어로 「놀이」연작에 투영되어 있다. 예컨대 「놀이-모자그리기」는 핑크빛 배경에 붉은 색의 강한 터치 그리고 하얀색 선의 빠른 필치가 모자에서 연상되는 알파벳 H로 시작해 대문자와 소문자의 배열로 선과 색이 된다. 작가는 사물을 형상화하는 최소 단위만으로 형상 너머의 형상을 불러와 그것을 지우고 다시 그리는 이미지와 문자간의 관계를 재설정한다. 이러한 관계설정은 「동물 그리기」, 「마셔버리자」, 「말 탄 여자」로 이어진다. 2014년 작인 「아버지」는 색과 형이 문자에 포개지고 문자는 다시 일상의 이미지가 되어 문자를 지운다.

이명미_Face_혼합재료_34.5×26.8cm_2017

이처럼 이명미의 선과 색과 문자의 수사학은 그리기와 말하기, 바라보기와 읽기라는 대립을 놀이로 지운다. 다시 '그리기'라는 수행을 통해 고양된 순수한 색은 화폭에서 선과 색이라는 존재감을 획득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이루는 이명미의 '그리기'는 일상의 경험을 강렬한 원색으로 칠하고 그리는 방식, 흘리거나 또 오려서 붙이기도 하는 다양한 기법으로 화면의 변화를 이끈다. ● "나는 누구를 닮은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다. 나만의 색을 만들어 가는 작업을 하고자 한다. 나의 그림에서 화면을 구성하는 방식은 말 할 때와 침묵할 때처럼 일상의 리듬에 따른다. 나는 일관된 철학을 가지고 있기보다 그리기에 몰입 하다보면 나의 방식으로 그리게 된다. 내가 그림을 통해 확장을 시도하는 것은 예측 불가능한 그림, 예상을 할 수 없는 지점으로 변화해 가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작업에서 언어가 등장하는 방식은 대중적인 내용도 있지만 추억이나 삶에 대한 암호이기도 하다. 나는 단순 명쾌한 시를 좋아 한다." 이명미의 '그리기'가 단순 명쾌한 시가 되는 전시를 곧 보게 될 것 같다.

최병소_무제_신문에 연필, 볼펜_54×81.5cm_2018

최병소작가의 신작은 신문지외 판화지(cotton paper)위에 연필로 상하의 방향으로 반복해 그은 선이 순차적으로 겹치며 검은색의 선이 되기도 하고, 선을 긋는 손의 힘과 연필심의 흔적이 부드러운 코튼지를 파고들 듯 겹쳐지는 곳에서는 시선과 빛의 방향에 따라 창백한 은빛선율이 된다. 그리고 신문이 인쇄되기 전의 백지에 실크스크린을 한 작품은 최근에 시도하는 신작으로 면과 면 사이, 면이면서 동시에 선이기도 한 공간을 통해 2차원의 평면성을 3차원의 공간성으로 확장해 놓는다. 이 확장된 공간은 기존의 연필로 반복된 긋기와 달리 면과 선 그리고 앞면과 뒷면의 관계를 열어 놓는 공간개념이다. ● 작가의 신문지 작업은 얇은 인쇄면에 무한 반복을 통한 선긋기, 그것은 2차원의 회화가 가진 착시(illusion)를 거부한 행위의 반복이다. 신문지는 작가에게 있어 삶과 예술, 현실과 미술을 잇는 '레디메이드 오브제'다. 이 신문지 오브제에 반복된 긋기와 지우기를 통한 행위과정은 신문지와 몸 그리고 정신이 하나가 되어 물아일체가 되는 그 과정에서 헤어지고 찢어진 구멍이 생긴다. 이처럼 재료와 행위의 반복 속에서 필연적으로 3차원의 공간이 생겨났다. 이 지점에서 찢겨져 구멍이 난 것은 작가의 행위의 소산에서 생긴 우연성의 공간개념이었다. ● 신문의 원지인 백지에 실크스크린을 한 작업은 2차원의 면과 면 사이를 마치 하나의 단선이나 면으로 남겨놓고, 그 남겨진 선이나 면을 3차원의 공간개념으로 인식하는 지점을 시도한다. 이 지점은 작가의 의도가 담긴 필연적인 공간개념이다. 우연적 공간개념이 창작의 과정을 통해 필연적인 공간개념으로 변화를 시도한 신작이 전시된다. 이러한 변화는 체화된 작업과정을 통해 자의식을 일깨우는 지점이다.

최병소_윷_혼합재료_가변설치_1974

"신문지라는 「존재론적 조건」에서 출발한 나의 작업은 「바탕과 표면」, 「지지체와 안료」라는 이원의 구조를 하나로 「일체화」시키는데 집중되었으며, 서로 흡수되고 침투하며 지우고 칠하며 부딪치고 격렬하게 접촉되어 찢어지고, 충격과 마찰의 물리적 과정에서 몸(행위)의 「살아있음」은 감각의 부활과 함께 「의식의 연금鍊金」으로 이행되고, 신문지는 「하나의 숭엄한 순수물질」로 화化하게 되어 완전히 변용되어 버린다."(작가노트) ● 최병소의 실크스크린을 시도한 신작은 신문지를 연필로 긋거나 지우면서 생기는 구멍, 즉 헤지거나 찢어져서 생기는 공간개념의 우연성을 필연성으로 만들어 가는 지점에 있다. 이 지점은 이탈리아 작가인 루치오 폰타나(Lucio Fontana)가 캔버스를 날카로운 칼로 잘라 놓거나 송곳으로 구멍을 뚫어 놓고 회화라는 2차원의 프레임에서 3차원인 조각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공간개념으로 새롭게 정의했던 지점을 떠올리게 한다. 1950~60년대 폰타나는 회화라는 프레임을 벗어나 새로운 공간개념을 발견 했다. 폰타나의 발견은 착시를 위한 캔버스를 새로운 물성과 공간성으로 인식했다는 점이다. ● 최병소의 작업은 애초에 캔버스라는 화구를 사용하지 않고 신문지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틀을 버리고 출발했다. "비움과 채움, 의식과 무의식, 육체와 정신, 고통과 희열, 침묵과 절규, 삶과 죽음, 주체와 객체, 질서와 무질서, 의미와 무의미, 논리와 비논리 등 대립된 개념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열려진 생성」의 마당으로 나아가게 되며, 나는 재료 속에 스며들고, 스스로 프로메테우스의 불이됨으로서, 순수한 인식의 주체인 「분명한 세계의 눈」으로 남고 싶다."는 작가의 말처럼, 연필로 선을 긋거나 지우는 반복 행위는 얇은 신문지가 검은 흑연이 된, 그것은 더 이상 신문이 아니라 새로운 물성, 몸과 행위가 수없이 침투해 겹쳐놓은 검은 심연, 우연과 필연이 겹치고 겹쳐 시공간을 품은 행위가 만든 흔적, 그것은 무심히 표면을 뚫고 아득한 지평 너머를 응시하는 것이다. ■ 김옥렬

최병소_비우기 그리기 지우기展_현대미술연구소&아트스페이스 펄_2018

Emptying, Drawing, & Erasing1. Exhibition Overview  By inviting three artists who have been steadily producing artworks since the 1970s, I suggest having the time to think about artworks of the past and the future in terms of the present perspective through . For several decades those three artists have introduced their artworks that consist of sensibilities which are similar but dissimilar. The theme of this exhibition, 'Emptying, Drawing, & Erasing' is to emphasize the production methods that represent their attitudes and creating process. ● The artworks of Youngjin Kim, Myungmi Lee, Byungso Choi represent the breaths, friends, and facial expressions stemming from their thoughts as father and mother of the modernization process in Korea. Those facial expressions can be the surface of the blue sea we never know its depth, a blood red Cockscomb flower in the back yard, and the trace that is expressed as blue and white colors that makes life burdens away like a bird flying in the sky and that is manifested as insights and free will. The traces are carved as the colors, forms, and lines as deep and wide as the weight of life. It is the same as the 'Empty, Drawing, & Erasing' that approach the traces, but it contains the heavy texture that is provided by the different embodied hand skills. ● The Special Invitation Exhibition, 'Empty, Drawing, & Erasing' is the time to reflect on the meaning of how each personal thought taken at the turning point of life would melt into each artwork. Above all, you can meet their previous and recent artworks in this 'exhibition of three artists.' Some of Kim's artworks are the engraving work that empties the space in a concave form as if the body part is taken according to the characteristics of the material and other works show the part of the body as relief on which Kim splashed blue paint to make them shine with blue light. Myungmi Lee, for the first time, exhibits the work that was produced in 1992 with the title of . At the stage that her unique wit acts as an orchestra conductor combines lines and colors, forms, and the meanings of language that appear by resonating letters, her work is the place of visual and perceive perception where people look, feel and appreciate. You are able to appreciate the previous and recent artworks of Byungso Choi that are not only applied in newspaper and print-paper but also are silk-screen, pencil works, and instillations. He previously drew the lines with pencil until erase the whole letters on the newspaper and now does silk screen prints on the blank paper which is used to print newspaper. This artwork empties a space between the black silk screens and the two-dimensional flatness created by the action of drawing the lines in the empty space expands into three-dimensional space. ● 2. Erasing, Drawing, & Emptying There is a methodological element that reveals more specifically in one of artists, but the artworks by three artists share the similar but dissimilar parts. The meaning of this show's theme is probably the point where the most basic components of art are dealt, and at the same time the profound philosophical meaning is created. Likewise as 'Emptying, Drawing, and Erasing' fulfills the fundamentals of art and draws out their art worlds deeply, easily, or abundantly and concretely, this show contains the meaning that the forms and colors emerge through their actions. The meaning lies in what visible and invisible, the art and life that seems one and multi, and what interacts in the relation of physical body with spirit. ● The artworks of Kim, Youngjin are based on three-dimensional pieces and installation artworks rather than paper or canvas. "The artworks I produce have intaglio. In some perspectives, this work is my last black hole and final destination where mankind must go. The foundation of my work are about yin(dark) and yang(bright)." Definitely a large number of Kim's artworks are sculptures and installations that clearly attempt intaglio. I visited Kim working hard in his art studio located in Gyeongju. The warehouse-type studio about 330 square meters was closely packed with previous and current artworks. ● The skeletons unfold on the studio floor are shining the lights. The eighty-one gold, silver, red, and blue skeletons are on and off the lights with the name, . The skeletons installed in nine by nine remind eighty-one characters of Cheonbugyeong, a Book of Thousand Symbols. The artworks all over the studio give us the serious questions about life and death. With artist's point of view toward Buddha figure, the full-length sculpture that takes rests by leaning against a Pensive Bodhisattva is what combines the body of contemplation and the body of world. ● There are large and small photo works on the wall of the studio. With the background of nature, there are the long deformed shadows of figures made by light and they also emphasize yin and yang. When sunset, the lights shining on a figure makes a long distorted shadow. It is the photograph capturing the long distorted shadow of human body. This work also contains the artist's perspective aspiring toward the sculptural blank space where the mothernature breathes and the gaze of Kim approaches. The artworks exhibited at this Special Exhibition are the human figure carved sculptures on a cushion-shaped plaster, hands placed on the walls of studio and arms on the floor. It is a work showing the trace made when the part of the body touches the cushion. Through trace made after one uses the cushion, the artwork also premises the way of perceiving existence and intaglio. ● Kim's gaze approaches 'in-between space' that is among substances or the place where the shadows stay in either a sculptural or a pictorial space. Additionally his artworks are produced where this gaze stops.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possesses the photo work and the plaster work, <1978-10-2> that was displayed on the shelf at the latest Busan Biennale. The small three-dimensional object placed on the shelf is the plaster sculpture representing 'in-between space'. It is the artwork built as a sculptural form by filling the space occurring between human figures with plaster and this form is the space made by parts of body and the traces filled to intaglio. The dented space is a space where air and wind breathe and flow through. It is a sight to see empty space where Kim's gaze reaches. ● "I think it is no longer possible to experiment with contemporary art. An artist named Duchamp had already done all the experiment. When I was young, I also wondered if I could make something new. The experiment now I am working on is that I make what has already existed in my ways. However, it is most important to exist in the time and place of 'here and now' and to do my work in such a situation. My artwork starts from the curiosity. Curiosity is like a dream, a rainbow or a magnet that has dragged the evolution. Although the is curiosity followed by the devil's inevitability..."(Interview) ● Like what he has done with his artwork before, Kim, Youngjin has been doing various experiments with recent ones. No matter what material experiments and any genre he tries, his artwork is his own creative works reflecting his creative attitude. Kim's attitude toward art not only stays in a perception but also boldly experiments with the whole body and attempts to discover the new senses. ● Lee, Myungmi's artwork for this show is . The title that is not 'Seated Woman' like usual one but 'Woman placed left' is the part where the artist's wit is revealed. In the course of coordinating the lines and colors, Lee's drawing attempts to expand the meaning by overlapping from looking to reading, which is her unique sensibility effect. With wit and humor in the visual intensity of line and color, the linguistic meaning combined drawing with reading is to lightly release the weight and depth of existence. ● Behind the bright and brilliant colors, there is a pictorial paradox of this artist. This paradox is expressed as bright and intense colors by melting internal agony that life gives and the sadness originated from irrationality of the vain abyss. The resonance which is stemmed from the outlines of the colors, lines consisting of the letters, the colored surface filled with strokes, and the figures where the gaze of this artist reaches, turns hopeless time into life pleasure. In the place where the colors are overlapped and the resonance of canvas continued the space made by colors with lines and shapes, and the richness of lines and colors, there is the rhetoric of the letters. ● In the sentiments of the artist who spent her teenage reading the new novels of the 1960s, Antir Romance (anti-novel) was strongly recognized. It must have been natural for her to spring up the negative emotions in order to escape the traditional forms and customs. Although embracing this sensibility of the times, it is Lee, Myungmi who refuses to stay in the sensibility. As she entered the college in 1968 and worked as an artist in the '70s, she is the one who never 'waited Godot' but 'drew', and it is Lee, Myungmi style. 'Drawing' precedes 'Waiting'. Therefore, 'drawing' by Lee, which melts the absurdity into intense colors, unfolds the scene filled with high Chroma colors. In the harmony of colors and shapes composed by adding pure colors, there is the paradox of liberation from colors through colors. In this paradox, the alchemy of 'drawing' by Lee, which is liberal color expressions through the destruction of colors, is activated. ● The rhetoric that adds 'reading' to drawing fills the absence of colors with forms or the absence of forms with letters and, in the chain of color, form and language, it removes the absurdity and confrontation. With her unique formative language, re-drawing by erasing lines and colors is projected in the series. For example, in the work , which starts with letter H reminding a hat, the strong red brush touch on a pink background and fast stroke of a white line become the lines and colors in array of uppercase and lowercase letters. This artist re-establishes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letters and images, in which by provoking the minimum shaping element beyond the usual shapes, she erases and redraws them. This relationship establishment leads to , , and . In painted in 2014, the colors and shapes are overlapped by letters and then these letters become the images of everyday life. ● In the same way, with play, rhetoric of lines, colors, and letters by Lee erases the confrontation of drawing and speaking, looking and reading. The exquisite pure color elevated through 're-drawing' acquires the existence of line and color on the canvas. Her 'drawing' completed with these work progress leads to the transition by various techniques that is to paint with intense primary color, draw or cut and everyday experience. ● "I do not want my works to resemble someone. I prefer to accomplish my works making my own colors. The way I construct my paintings follows the rhythm of everyday life like when I speak and am silent. Rather than having a consistent philosophy, I draw in my way when I am immersed in drawing. What I try to expand through my works is the unpredictable paintings that develop to the point that I cannot anticipate. And although there are popular contents, the way language continually emerges in my work is the code regarding life and memory. I like a simple and clear poetry." Soon we will encounter Lee, Myungmi's 'drawing' which becomes the simple and clear poetry in the exhibition. ● In the recent works of Choi, Byungso, on the cotton paper and the newspaper paper are the successively overlapped black lines drawn with the pencil in the up and down direction. In addition, at the point where the hand strength that draws lines and the pencil traces overlap as if the lines penetrate the cotton paper, the lines turn into the pale silver melody according to the direction of the eyes and the light. Furthermore, in his recent attempt, silk screen made on paper that is used for printing newspaper, two - dimensional flatness is expanded as three-dimension space by experimenting the space that consists of lines as well as planes. Unlike his repeated pencil line drawing, this extended space is the concept of space that opens the relationship between plane and line, front and back. ● The newspaper work is, by repetition, to draw lines on the thin newspaper and it is the repetition of action rejecting the illusion of the two-dimensional painting. For Choi, the newspaper is a 'ready-made object' linking life and art, as well as reality and art. The process of repeated actions by drawing and erasing lines on newspaper produces the holes torn and ripped while newspapers, body, and mind become unified. Likewise, on the way of the repetition of material and action, three-dimension space inevitably arises. The reason the holes appear as the paper is torn becomes coincidence space concept produced by the artist's actions. ● Silk screening works on newspaper printing paper leave the gap between planes as if a line or a plane and he helps us to recognize the remanent lines and planes as three dimension space. This point is the inevitable space concept containing the intention of the artist. I already expect his new work that attempts the change between coincidence space concept and inevitable space concept through the process of creation. This transition is the point of awakening self-consciousness through the embodied work process. ● "My work starting from the which is the newspaper is focused on integrating the dual structures of and to be . Moreover, in the physical process of absorbing each other, penetrating, erasing, painting, tearing and friction effect, the body(action) is shifted to the along with the resurrection of the sensibilities. The newspaper is completely transformed as ." (Artist's Note) ● Choi's recent silk screen work is the spot to turn coincidence into necessity of the space concept that is the torn holes created by erasing or drawing lines on newspaper with a pencil. This perspective reminds Italian artist Lucio Fontana who newly redefined that two dimension frame, painting, crosses the boundary of a three-dimension sculpture by making holes with drill on canvas and cutting canvas with knife. In the 1950s to '60s, Fontana discovered a new concept of space beyond the frame of painting. The discovery of Fontana is that the canvas for the optical illusion has been recognized as a new material and a space. ● In terms of using newspaper instead of canvas, the artworks of Choi, Byungso started with abandoning the existing framework. "As colliding to the conflicting concepts which are emptiness and fullness, consciousness and unconsciousness, body and mind, pain and joy, silence and screaming, life and death, subject and object, order and disorder, meaning and meaninglessness, I could approach to the place of and soak into the material. As I become the fire of Prometheus, I would like to remain as , the subject of pure awareness." Like what he said, the repetitive action of drawing and erasing lines is that the thin newspaper becomes the black graphite. It is no longer newspaper but new material, the black abyss overlapped by countless actions, and the traces made by actions that embrace overlapped coincidence and necessity. It is to indifferently stare beyond the horizon penetrating the surface. ■ Kim, Okreal

Vol.20180605g | 비우기 그리기 지우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