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틈새

동덕여자대학교 큐레이터학과 제18회 졸업기획展   2018_0606 ▶ 2018_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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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8_0606_수요일_03:00pm

참여작가 전리해_이은새_조민아_전지인_정아람_무진형제

주최,기획 / 동덕여자대학교 큐레이터학과

관람시간 / 10:00am~06:00pm

동덕아트갤러리 DONGDUK ART GALLERY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68 B1 C관 Tel. +82.(0)2.732.6458 www.gallerydongduk.com

이 전시는 우리 사회 곳곳에 오랜 세월 동안 자리한 부조리와 차별의 틈새를 들여다보려는 시도입니다. 가부장적 남성 권력에 의해 억압받고 소비되는 여성들의 모습, 숨 막힌 비인간적 노동 속에서 고통받는 수많은 '을'의 몸짓이 하얀색 주류의 벽에 흡수되지 못한 채 균열의 흔적으로 남아있음을 압니다. ● 전시에 참여한 작가 무진형제는 삶의 무게를 회피하지 않으며 그로 인한 괴로움을 직시하려는 인간의 도전을 이야기합니다. 이은새는 관음의 대상으로 소비되던 여성을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주체로 세웁니다. 전리해는 여성들의 인권유린이 자행되는 성매매 집결지를 둘러싼 모순을 고발합니다. 전지인은 다양한 문화권의 속담을 변형해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시각화합니다. 정아람은 행복이라는 가치를 환상의 화두로 생산한 사회에서의 안녕을 묻습니다. 조민아는 사회의 요구와 스스로의 노하우 사이에서 버텨야 하는 모순적인 현대인의 모습을 그립니다. ● 여섯 명의 참여 작가들이 동시대의 틈새에서 포착해 낸 것은 결국, 삶의 균열을 안고 묵묵히 살아가야 하는 우리 자신들의 초상과 다름없습니다. 녹록지 않은 삶이지만, 이제 그토록 오래된 수많은 틈새에 주목한 '우리'의 힘은 거대 권력과의 대결에서 이겼던 아라크네 (Arachne)처럼 새로운 시작과 변화의 의지를 일으키리라 희망합니다.

무진형제_적막의 시대_단채널 영상, 컬러, 스트레오 사운드_00:16:48_2012

무진형제 ● 소음으로 가득한 영상에서, 적막한 것은 오로지 1902호 여자뿐이다. 여자는 닫힌 문 안의 어두컴컴한 방에서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있다. 때때로 여자는 소음의 근원을 찾아 밖으로 나가지만, 소리의 진원지는 외부에 있지 않다. 여자는 결국 일상으로 돌아가 바느질 작업을 하며 계속해서 형상을 만들어 나간다. 그 형상은 그녀가 짊어지고 있는 벌레 껍질 같은 형체와 닮았다. 커다란 껍데기는 거동에 방해가 될 만큼 그녀를 고통과 고립감 속에서 살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자는 타고난 외형을 묵묵히 받아들인 채 그 몸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한다. 이처럼, 무진형제는 매 순간 거대한 시간에 잡아먹히고 있으면서도 어떻게든 자기만의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힘에 대해서 말한다. 일상으로부터 도망치기보다 각자의 고통과 괴로움을 직시하며, 거대한 시간 속에서 꿈틀대려고 하는 자들에 대해서 말이다.

조민아_숙련과 노하우_장지에 혼합재료_59×530cm_2016

조민아 ● 조민아의 「숙련과 노하우」에서 '숙련'은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갈고 닦은 결과물을 의미한다. '노하우'는 숙련과는 달리 개인이 숙련의 과정에서 스스로 터득해야 하는 편법, 요령, 기술 등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사회는 개인에게 사회가 알려주는 것을 체득하여 숙련된 사람이 되라고 요구하지만, 결과적으로 숙련되기만 한 사람을 선택하지 않는다. 표면적으로는 숙련을 요구하지만, 암묵적으로는 자신만의 편법, 노하우를 지닐 것을 강요한다. 이처럼 작가는 숙련과 노하우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개인의 모습과 정직해 보이지만 적당히 요령을 피워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리해+김경호_유리방 인터뷰_종이에 텍스트 프린트_70×50cm×6_2015_부분
전리해_자갈마당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21×30cm_2016~7
전리해_태연한 기울기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21×30cm_2015~6

전리해 ● 전리해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대구의 오래된 성매매 집결지, 이른바 '자갈마당'을 기록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녀는 대구여성인권센터와 협력하여 성매매 집결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고, 이를 「자갈마당」, 「태연한 기울기」라는 사진작품으로 나타냈다. 「자갈마당」에서는 성매매 집결지의 조악한 모습 뒤에 성매매 여성들이 생활하는 열악한 공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태연한 기울기」에서는 자갈마당 맞은편에서 성매매 집결지의 병폐에 무뎌진 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조망한다. 또한, 전리해는 성매매 집결지의 여성과 관련된 자료를 바탕으로, 김경호 소설가와 협업한 「유리방 인터뷰」라는 소설을 선보였다. 그녀는 성매매 여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성매매 집결지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하고, 소외된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은새_밤의 괴물들 1_캔버스에 유채_162.1×130.3cm_2017
이은새_밤의 괴물들 2_캔버스에 유채_162.1×130.3cm_2017

이은새 ● 이은새는 미지의 대상으로 소비되는 피사체들에 집중한다. 또,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실제 대상과의 관계를 그림으로 다루고, 이미지가 생산되는 과정에 균열을 주기 위한 작업을 진행한다. 「밤의 괴물들」에서는 술에 취한 여성이 등장한다. 술에 취해 정신을 놓은 여성들은 특정 은어로 불리며 성적으로 소비되곤 한다. 심지어 술 취한 여성은 범죄의 표적이 되고 살해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은새는 이들이 피해자의 위치에만 머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관음의 대상이 되었던 여성의 신체가 작가의 그림 속에서는 공격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정아람_행복하십니까_HD 영상, 사운드 설치

정아람 ● 정아람의 「행복하십니까」는 2000년대의 행복강연 열풍과 2010년대의 대자보 붙이기 운동을 모티브로 삼았다. 작가는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사회의 문제점과 사회 내부에서 발생하는 개인의 목소리를 조망하기 위한 작업을 했다. 「행복하십니까」는 전문 행복강사의 강연 영상과 그 강연을 구성하는 스크립트 영상으로 이루어진다. 강연의 바탕이 되는 스크립트는 유명한 행복강사였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윤희 씨의 어록과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에 적힌 문구를 중첩하여 구성했다. 영상에서 스크립트를 읽는 강사는 대중에게 행복을 전파하면서도 한 명의 개인으로서 스스로에게 안녕함을 질문한다. 동시에 이 질문은 관객에게 던지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관객은 강사의 강연을 통해 2000년대와 2010년대, 그리고 현재 상황을 교차해 바라보게 된다.

전지인_자연은 너를 자기 걸작으로 만들고자 했다_은경아크릴_가변크기_2017

전지인 ● 전지인은 사회에서 대상화된 존재로서의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전시 출품작 「자연은 너를 자기 걸작으로 만들고자 했다」는 날씨와 시간, 장소 배경이 바뀌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 유리와 은경 아크릴을 이용하여 속담 텍스트들을 배치했다. 제목에서의 "자연"은 장소로, "너"는 여성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자연은 물리적인 공간에 그치지 않고 사회 혹은 자본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너'도 충분히 '여성'이 아닌 다른 의미로 대체 될 수 있다. 작가는 속담의 대상자를 모두 '너'라는 호칭으로 바꾸었다. 물론 속담 속 '너'는 노인, 어린아이, 외국인노동자 같은 다양한 이 시대의 약자들도 포함한다. 이는 여성뿐만 아니라 모든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속담은 우리나라와 다른 문화권까지 포괄하여, 속담 속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이 모종의 관습에 의해 규정되어 있음을 깨우치게 한다. 즉, 한 가정에 여성을 가두기 위한 문화적 제약이 이데올로기적임을, 그리고 가부장적 사회가 그러한 폭력적 차별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음을 밝힌다. ■ 동덕여자대학교 큐레이터학과

The exhibition attempts to observe the gap between irrationality and discrimination that has been existed in our society for many years. The vestige of women oppressed and consumed by the patriarchal power, and the traces of numerous 'inferiors' suffering in the breathtaking inhuman labor are to be remained as a blemish impenetrable by the walls of the mainstream. ● Moojin Brothers, one of the participants in the exhibition, illustrate the challenge of a mankind to confront the weight of life and face the consequent agonies. Eunsae Lee establishes the aggressive and active pictorial of women who are once consumed by the voyeurism. Rihae Jeon criticizes the discrepancy surrounding the site of sex trafficking in violation of women's human rights. Juen Jiin transforms the proverbs of various cultures to visualize patriarchal ideologies. Ahram Jeong asks after the value of happiness in a society where it has become the subject of fantasy. Min-ah Cho portrays the contradiction contemporaries are placed between the societal demands and their own know-how. ● In the end, what the six artists in the exhibition have found through the gap of contemporary is no different from the portrait of ourselves, living with the life's imperfection. Although life has not been docile, the power of 'we' through examining the various gaps is hoped to initiate the will to change and create a new beginning, like Arachne who has won against the mighty power. ■ Dongduk Women's University Dept. of Curatorial Studies(Translated by Ha-lee Ban)

개막식&오프닝 낭독 퍼포먼스: 틈새에서 퍼지는 우리 모두의 목소리 - 일시: 2018.6.6.(수) 15:00 - 장소: 동덕아트갤러리 C홀 - 낭독자: 정효영(작가, '무진형제' 멤버),          홍희진(연합동아리 '모두의 페미니즘' 회장), 유경민(학생)

작가와의 대화 - 일시: 2018.6.9(토) 15:00 - 장소: 동덕아트갤러리 C홀 - 참여방법: 사전신청 및 현장참여(사전신청시 의자 제공) - 참가신청: 동덕여대 큐레이터학과 제18회 졸업기획전 공식 페이스북             www.facebook.com/ddcurators

예술로 세상의 틈새를 보다: 고등학생을 위한 도슨트 프로그램 - 일시   6월 09일(토) 12:00(담당 도슨트: 조근란)   6월 10일(일) 14:00(담당 도슨트: 김이레) - 대상: 고등학생 - 참여방법: 사전참여 - 인원: 회별 10명 - 소요시간: 60분

일반인 대상 도슨트 프로그램 - 일시   6월 09일(토) 14:00(담당 도슨트: 조근란)   6월 10일(일) 16:00(담당 도슨트: 김이레) - 대상: 일반인 - 참여방법: 현장참여 - 인원: 회별 15명 - 소요시간: 30분

Vol.20180606a | 아주 오래된 틈새-동덕여자대학교 큐레이터학과 제18회 졸업기획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