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과 환원 Occurrence and Reduction

최승욱展 / CHOISEUNGWOOK / 崔承煜 / painting.drawing   2018_0609 ▶︎ 2018_0630 / 일,월요일 휴관

최승욱_무제_캔버스에 목탄, 유채, 오일파스텔_165×174cm_2018

초대일시 / 2018_0609_토요일_05:00pm

기획 / 황혜림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일,월요일 휴관

로우갤러리 RAW gallery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41-3 1층 Tel. +82.(0)10.9697.9731 www.rawgallery.info

RAWgallery의 릴레이 전시 프로젝트의 세 번째 작가 최승욱의 개인전이 6월 9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된다. 앞선 김해성 작가가 현대 사회에 만연한 '욕망'을 주제로 실제 자료-이미지에 근거하여 사실적으로 조합 묘사하여 그림으로써 드러난 이미지가 되려 메타-현실로 비춰졌다면, 최승욱 작가는 철저한 무의식을 기반으로 빠르게 그려내는 작가이다. ● 최승욱의 작업은 스스로의 불안증을 이겨내기 위한 수단으로서 시작되었다 이야기 한다. '그린다'는 행위를 통하여 작가는 깊은 만족감과 안정감을 느꼈지만, 역설적이게도 드러난 이미지는 몹시 거칠고 잔인했다. 그는 자신이 표현한 작품 이미지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망막에 맺힌 세상과 자신의 내면에서 각인된 세계는 너무나도 달랐다. 최승욱은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세계가 자신의 작품 이미지 속에 담겨있다 이야기한다. 그가 바라보는 세상과 그 안에 이해된 세계의 간극. 형용할 수 없는 이미지로 가득찬 세계를 언어로 규범화 하고 정의하는 세상.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그 스스로 적절하지 못한 일이라 생각되었다. 그렇기에 작가는 자신의 무의식에 집중한다. 떠오르는 것. 드러나는 것. 보다 본질적이고 원초적인 자신의 것에 다가기 위하여 끊임없이 무의식에 집중하며 수면 위로 떠오른 이미지를 낚아채 듯 빠르고 거칠게 표현한다. ● 오랜 시간 공들여 무언가를 의미짓는 일. 이미지가 아닌 언어로 표현하는 일. 작가 스스로 의문을 갖고 있는 체계를 이용해 그의 작품에 덧씌우는 것은 무의미한 일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전시 소개는 작가의 작업 노트로 대신한다. ■ 황혜림

최승욱_무제_캔버스에 목탄, 유채_162×130cm_2017

나의 작업은 분출의 목적으로 시작하였고, 다른 한편으로 치료의 목적으로써 나타난다. ● 한 동안 불안증이 심했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린다'는 행위는 내게 엄청난 안정감을 주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완성된 작업의 결과물은 내가 느끼는 안정감과는 몹시 동떨어져 있었다. 거칠고 잔인했다. 나는 드러난 잔인한 이미지들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 불안의 감정은 내게 소리 소문없이 스며 들었다. 지금으로서는 내가 매우 예민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든지, 쓸데없는 걱정거리가 많아서라고 추측할 수 밖에 없다. 내가 불안함을 느끼게 된 시기가 정확히 언제인지, 어떠한 계기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다. 그저 오랜 시간 내 안의 무언가가 공들여 훼손되어 버린 것. 일종의 고장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 이러한 내면의 불명료한 이야기를 언어로 풀어내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수많은 감정이 뒤섞여 각색된 과거와 현재의 기억.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인간의 욕구와 공포. 폭력성, 잔인성 그리고 죽음 등. 이 무수히 많은 것들이 얽혀있는 이야기를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언제나 만족스럽지 못하다. 언어로 내면의 이야기를 온전히 드러내는 것은 가능한 일인가? 나는 내면의 이야기를 표현하기 위해 이성(언어)체계보다 무의식에 집중하길 선택했다. ● 나는 그리는 행위와 배출된 이미지를 통해 스스로 불안의 발생 원인을 진단한다. 현재까지 추측한 바로는 집단이나 사회구조에 의해 억눌린 나의 내면을 작업을 통해 드러내고 있는 듯 하다. 집단을 위한 사고와 교육은 끊임없이 받아왔지만, 한 번도 '나'를 위한 개별적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는 계기는 마련하지 못했다. 운좋게 그림을 통해 스스로를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지만,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물과는 거리가 멀어져 갔다. 이 때문에 불안하지 않다는 것은 거짓이다. 하지만 현실이 요구하는 가치는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부합되지 못한다. ● 이 사회에서 개별성은 존중받지 못한다. 역할과 계급만이 존재할 뿐이며 그저 기계적으로 사고하길 바란다.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이들은 그저 폐기처분된다. 이렇듯 세상은 혼란으로 가득 차 있다. 인간은 이 속에서 스스로의 욕구와 폭력적 정신체계에 압도당하고 있는듯 보인다. 그리고 이 구조를 만든 정치와 종교는 물신주의적 환상을 통해 더욱더 공고해져 간다. 엉망진창이다. ● 태풍이 휩쓸고 간 황무지처럼 진실과 거짓을 구분할 수 없는 수많은 정보와 개념들은 나를 만신창이로 만든다. 언제나 불안에 쫓긴다. 엉망진창 속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예술을 통해 현실에 저항하고 투쟁한다. 현대 문명의 획일성과 사회적 규범에 저항하는 것. 예술적인 문화에 오염되지 않은 사람들이 창조한 날 것. 그대로의 다듬지 않은 예술이야말로 진실한 모습이자 현실보다 더 현실의 것을 대변한다고 믿는다. 나는 내가 믿는 것을 통해 개인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충돌하면서 세상을 배워가는 중이다. ■ 최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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