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

칡뫼 김구展 / KIMGOO / ?? / painting   2018_0606 ▶ 2018_0619

칡뫼 김구_갈림길_화선지에 수묵담채색_70×138.5cm

초대일시 / 2018_0606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6:30pm

나무화랑 NAMU ARTIST'S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4-1 4층 Tel.+82.(0)2.722.7760

요즘 들어 유달리 생각이 많았습니다.  제 자신을 바로 알아야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생각했죠. 이 땅에 사는 사람들, 내가 처한 현실, 그 삶의 진면목은 과연 뭘까? 늘 묻던 질문입니다. ● 전쟁의 상처인 휴전선을 원죄처럼 품고 태어나서일까요. 우린 언제부터인가 생각이 다르거나 자신과 위치나 지위가 다르면 상대를 적대시 하곤 했습니다. 이런 적대적 단절은 무의식 속에 살아 있으며 그 크기만 다를 뿐 일상화 된지 오랩니다.

칡뫼 김구_갯골_화선지에 수묵채색_122×80cm
칡뫼 김구_세계의 상처_화선지에 수묵채색_55×66cm

지난해 겨울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여하면서 저는 대한문 앞 태극기집회도 목격했습니다. 삶의 기본 가치를 쉽게 무시하고 단순하게 편을 가르는 무서운 단절. 끔찍한 소통의 부재, 그로 인해 왜곡되는 세상이 눈앞에 있었습니다. 전쟁에 버금가는 분단과 단절의 원형질이 먼지처럼 떠돌고 있었죠. ● 남북분단 세월이 70여년이 됐습니다. 그림을 시작하고 생각 날 때마다 한 점 두 점 그려 봤던 분단현실의 형상화 작업. 이제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습니다. 작품전을 열게 된 이유입니다. 분단국가의 화가로서 누군가는 반드시 그려야할 몫이기도 하고요.

칡뫼 김구_오래된 상처_화선지에 수묵채색_80×122cm
칡뫼 김구_자화상_화선지에 수묵담채색_80×122cm

이번 작품전은 우선 분단의 사실 그 자체를 보여주는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굳이 작가 입장에서 간단히 소개드린다면 우리의 가장 큰 상처 분단은 아물지 못한 채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모습을 느낌대로 그린 작품이 '오래된 상처'입니다. 전쟁이후 태어나는 아이들은 원치 않아도 원죄처럼 분단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 굴레를 그린 것이 '분단둥이 한국인의 탄생'이란 작품입니다. 적(동포)을 품은 분단으로 인해 우리의 삶에는 늘 단절과 경계가 독버섯처럼 존재합니다. 그 현상을 '철조망이 자라는 동네' 로 표현해봤네요. 어떤 현상을 두고 큰 고민 없이 쉽게 둘로 갈리는 현상도 전쟁의 상처일 겁니다. '갈림길'이란 모습으로 그려봤습니다. ● 분단국가에 살면서 우린 휴전선의 모습을 잘 알지 못합니다. 굳이 알 필요가 없었죠. 군인들이 지켜주니까요. 38선은 직선인데 휴전선은 곡선인가? 하는 정도죠. 의도적으로 화폭의 선묘는 모두 휴전선 모습을 차용해 그려봤습니다. 산등성이, 탯줄, 벼락, 그리고 상처의 흔적 등이 그 예입니다. 제 얼굴을 그린 '자화상'도 있습니다. 우리 현실에 대한 제 생각을 담아보았습니다.  

칡뫼 김구_철조망이 자라는 마을_화선지에 수묵담채색_134×194cm
칡뫼 김구_한국인의 두개골_화선지에 수묵채색_122×100cm

예전부터 여러 화가들이 시도했던 패러디는 이제 현대미술에선 중요한 작업 중 하나가 됐습니다. 저도 그려봤습니다. 사실주의 화가 쿠르베의 작품 '세계의 기원'을 패러디한 '세계의 상처'란 작품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죠. 세계의 상처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 상처는 누가 치료해 주지 않습니다. 스스로 치유해야할 우리들의 아픔인 것이죠. 설치작업도 준비했습니다.  '웃는 돼지'란 작품인데요. 어쩜 분단현실을 애써 무시한 채 욕망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라 할까요. 목 잘린 돼지가 웃고 있습니다. ● 전 제 그림이 쉽게 공감되기를 바랍니다. 제 이야기는 누구나 품을 수 있는 보통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작가 자신도 잘 모르는 공허한 그림을 반대합니다. 우연히 만들어진 이미지에 목매는 작가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전시는 작가를 성숙시키죠. 수많은 감정의 교류가 일어납니다. 건네지는 칭찬 뒤에 숨어있는 침묵의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갈 길이 멀기만 한 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좀 더 깊고 넓어진 확장된 시선을 획득하고 싶습니다. 특히 단절은 알고 보면 국가와 국가, 개인과 개인, 남과 여, 더군다나 경제적인 문제까지 모든 세상사에 놓여있는 하나의 사실이라는데 주목합니다. 좀 더 깊은 사유로 보다 좋은 그림 열심히 그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칡뫼 김구

Vol.20180609b | 칡뫼 김구展 / KIMGOO / ??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