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iration, about its Brutality 영감, 그 야만성에 대하여

벨리나 리展 / Bellina Lee / mixed media   2018_0613 ▶︎ 2018_0619

벨리나 리_Woman in Grief : Prototype of Self Portrait (깊은 슬픔에 빠진 여인 : 자화상 원형)_ 캔버스에 혼합재료_53×45.5cm_2014~6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H GALLERY H 서울 종로구 인사동9길 10 Tel. +82.(0)2.735.3367 blog.naver.com/gallh

작가 개인으로서의 내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모든 인간에게 찾아오고, 스치고, 또 떠나가는 것들 그러니까 이 보편적인 것들을 개인인 내가 '어떻게 보고, 받아들이고, 소화시키고, 표현하여 다시 사회에 예술의 형태로 돌려줄 수 있는가' 에 나는 관심이 있다.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설의 성격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 영감의 본질, 예술가로서의 삶과 한 명의 시민으로서의 삶에 대한 통찰과 그 보편성에 대해 동시대적으로 이야기하고자하는, 철학 에세이 성격의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런 것에 나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기에 세상을 알고 싶은 호기심에 나는 늘 바쁘고, 어떻게 하면 이 생각을 가장 적합한 뉘앙스로 매력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어떻게 감상자에게 지식 없이도 직관적으로 이 아이디어가 전달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조사하고 연구한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태도는 창작자가 아닌, 감상자로서의 입장과 태도를 잃지 않는 것이다. 바로 딜레탕트의 입장이 되는 것. 작업의 초기 단계 이후로는 나의 모든 작업들에서 창작자의 위치는 내려놓고, 감상자로서 관찰하는 시간이 가장 중요한 단계로 여겨진다. 실제로 관찰은 작업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부분이다. 내게는 관찰과 선택이 중요한 노동이다. 그렇게 진행해 놓다가 완결하지 않고 또 다른 새로운 아이디어에 사로잡히곤 하는데, 사실 이런 산만한 작업 방식을 나는 선호한다. 진행의 시기나 형식에 내가 개입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다. 나의 작업 방식에서 중요한 원칙은, '즐기고 있는가? 재미있는가? 흥미로운가?' 이다. 이것은 결코 가벼운 주제를 다루겠다는 뜻이 아니라, 화자일지언정 청자의 입장을 놓지 않겠다는, 그러니까 감상자로서 누릴 권리를 잃지 않고 싶다는 나의 욕심이다. 결국 나는 나의 작품에 있어서도 제작자이자 감상자 비율을 나름 공평하게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버리지 못한다. 내게 있어 딜레탕트라는 역할은 예술가로서 흠이 아니라 필수적 성격이라고 나는 믿는다. 이번 첫 개인전의 작업들과 현재 하고 있는 작업 사이에는 여러 단계의 그리고 서로 다른 매체 사용이라는, 차이와 변화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본질을 잘 전달하기 위한 표현 뉘앙스의 차이일 뿐, 출발은 한 명의 시민이자 예술가라는 두 삶의 경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고뇌하는 '나'로부터 나온다. 이런 이유로 나는 작업을 쉴 수가 없으니 이번 첫 개인전을 기점으로 앞으로 하나의 맥락을 가진 여러 주제의 전시들로 매체 경계 없이 자주 선보일 예정이다.

Woman in Grief : Prototype of Self Portrait ● 자화상 제작과정 중 나타났던 초기단계의 모습이다. 완성을 향해 묘사를 덧입히던 중 어느새 사라졌다. 이 순간 이 단계에 본래 제작 동기였던 Grief가 가장 강렬하게 담겨있어 다시 재현해야만 했다. 여기서의 Grief는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잃었을 때의 깊은 상심에서 온 것인데, 다른 작품 「 In & Out : Body of an Artist 」에서와 가장 대조적인 상태라 말할 수 있다. 바로 영감을 모른 척, 혹은 무기한 보류하며 외면해버린 그 시기에 작업을 그만두라는 외부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였다. 너무 소중하여 아끼느라 미루고 미루던 그 가치. 그것을 곧 잃는다는 현실에 나를 엄습한 상실감. 그러나 그것은 내게 작가로서의 정체성이 출발하는 기점이 되었다.

벨리나 리_Bellina Lee_Blue Jasmine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_캔버스에 혼합재료_60.6×90.9cm_2016

Bellina Lee_Blue Jasmine ● 이.스라엘 Tel Aviv-Yafo의 Carmel Market으로 가는 길에 단숨에 시선을 빼앗긴 벽이다. 그 땅이 가지고 있는 분쟁의 긴 역사 때문인지 블루가 주는 여러 가지 의미와 그린의 안정감은 우울감에 무게를 더하는 듯하다. 유일하게 문고리에 매달린 비닐봉지만이 가변성을 가진 존재로서 삶에 가벼움을 허용한다. 삶의 무거움 혹은 진지함과 가벼움을 대조시켜 재조명해 봄으로서 그 아이러니를 말하고자 했다.

벨리나 리_In and Out : Body of an Artist (들어오고 나가고 : 어느 예술가의 몸)_ 캔버스에 혼합재료_53×72.7cm_2016

In and Out : Body of an Artist ● 작은 불씨로 시작한 작업에 불이 붙기 시작하니 이전의 내 게으른 몸뚱이는 갑자기 잠을 자지 아니하고 음식을 사랑하던 나의 뇌는 하루 종일 음식생각을 하지 아니한다. 터져 나오는 영감의 문을 열었더니 어느 순간 그 열정은 나를 조종하기 시작하더니 이제 완전히 나를 지배하여 시간도 공간도 잊은 채 몇 주간 아니 몇 달간 미친 듯이 어떤 때는 돌진하는 폭주 기관차로, 어떤 때는 부유하는 나비로 내 몸을 숙주 삼아 자신을 기어이 표현해 내고야 만다. 끊이지 않는 기침으로 가슴이 타는 듯 아파오고 목에서는 작은 소리조차 나오지 않는, 숙주된 몸뚱이를 이끌고 응급실 행 결국 링겔 신세. 갑작스레 주어진 자유와 해방의 이 세 시간. 바로 누워 천장을 한 번 링겔병을 한 번 보는데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들어오는 것이 수액인가 영감인가. 누운 채 과거의 나는 현재의 나를 본다. 누운 채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나를 본다. 그리고 누운 채 나는 이미 죽었지만 살아있는 이 세상 모든 예술가를 생각한다.

벨리나 리_The Way How I See The World 세상을 보는 시선_캔버스에 유채_53×40.9cm_2014

The Way How I See The World ● 자화상을 냉소적이고 풍자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작가 자신이 세상을 보는 시각을 표현하고자 했다. 나의 몸은 이 곳 저 곳을 자유롭게 여행하는데 이렇게 다양한 여행 경험에 또 쌓여가는 지식들은, 나 자신이 사람들과 세계를 대함에 보호막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는 자연스레 어떤 고립감에 익숙해지게 된다. 눈동자는 본래의 시선 위치 등을 고려한 형태로 거울지로 제작하여, 세상과 두려움 없이 교감하는 나이지만 그러기에 더욱 필요할 보호와 안전을 위해 숨겨둘 목적으로 그 위에 두 겹의 철망을 덧입혔다. 한편, 두 겹의 철망은 나의 경험과 세계관의 결합으로 현대 사회에서 적응해 살아나가는 각 개인의 초능력 같이 점점 강해져 가는 "직관"의 표현이다. 실물 그림에서 두 겹 철망 안의 눈동자는 전시장 조명(빛)의 위치나 세기, 광원의 종류에 따라 다른 정도의 빛을 반사한다. 조명은 작품 안에 나타나지는 않으나 작품이 다르게 보이도록 영향을 준다. 바로 조명은 타인의 시선 역할로 작품 밖에 둠으로써 작품과 환경, 자아와 타인, 작가와 감상자와의 상호 영향도 생각해 보았다. 이 작품은 뒤늦게 미술을 시작하고 첫 작품이자 첫 유화이기도 하다.

벨리나 리_食口 : Community of Righteousness (식구 : 의의 공동체)_캔버스에 혼합재료_72.7×60.6cm_2016

食口 : Community of Righteousness ● 감당할 수 없는 가까운 거리와 잦은 접촉 등 매일 한 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는 "식구"는 혼자 있기 좋아하고 예민한 성격의 나에게, 오랜 시간 굴레였다.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어가며 가족 개개인을 각각 진심을 기울여 알아가고 이해하려는 노력의 시간과 수고를 통하여 다시 관계 맺는 가족이자 예전의 내 食口들. 이렇게 가족을 점점 더 사랑하며 사는 것은 희생과 성화의 길. 다시 맺은 관계를 통해 들여다 보는 내 가족. 작업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삶을 떠올리게 되는데, 많은 면에서 갈수록 개인의 욕구를 희생하고 절제하며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그들의 자족하는 삶과, 타인의 근심을 덜어주고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삶을 추구하고 노력하는 한 명 한 명이었음을 깨달으며 "의의 공동체"가 떠올랐다. 태어나는 순간 주어지는 食口를 비롯해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내가 속한 크고 작은 곳들이 의의 공동체로 변모될 것을 꿈꾸어 본다. 대학 졸업 이후 이탈리아로 유학을 간 이후 20년째 그 곳에서 살고 있는 언니와 조카가 서울을 방문한 짧은 기간에, 공모전 입선으로 경희궁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입선작 전시 기간이 우연히 맞아 식구들이 모두 이 옛 궁 한 자리에 모여 찍은 2015년 6월의 사진을 가지고 쌀알 ,파스타, 로프 등을 사용하여 2016년 제작하였다.

벨리나 리_Inspiration, about its Brutality 영감, 그 야만성에 대하여_캔버스에 혼합재료_130.3×162.2cm_2017

Inspiration, about its Brutality ● 언제나처럼 초기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영감에 이끌려 작업을 진행하던 과정에서 캔버스가 갑자기 커지면서 우연히 영감의 야만성을 목격하고 경험하게 되었다. 처음의 그 아이디어조차 삼켜버리는 어마어마한 영감의 야만성에 나는 압도되어 양 손바닥이 칼날 같은 톱밥에 내내 갈리고 있는 줄도 모른 채 자연스럽게 작업에 빠져 있었다. 쓰라린 고통이 준 우연한 환기로, 나를 매혹하고 삼키는 야만적인 영감의 정체를 실감한 그 순간 경기하는 어린 아이처럼 나는 숨이 넘어가도록 서럽게 울어 재꼈다. 그것은 단순히 고통이나 놀람에서만 기인한 것이 아니라 어떤 희열과 안도 같은 것이 몰래 섞여 있었다.

벨리나 리_Travel to the Earth_캔버스에 혼합재료_53×72.7cm_2016

Travel to the Earth ● Earth는 우리가 살고 있는 대지(Land) 곧 삶(life)이자, 우리가 돌아갈 흙(Earth), 곧 죽음(Death)이기도 하다. 흙에서 나와 흙으로 돌아갈 몸을 가지고 나는 이 곳과 저 곳을 배회한다. 미지를 여행하지만 그 곳에서 나는 늘 확실한 것을 찾아 헤맨다. 이방인을 만나 가족이라 느끼고, 미지에서는 여기가 그간 내가 그리워 해 온 고향이라 믿는다. 가족을 만나 미지를 함께 여행하며 그들이 내게 이방인임을 깨닫는다. 지금 이 시간에도 미지와 이방인을 향해 여행하는 누군가는, 죽음으로의 여행을 삶을 누리는 여행으로 바꾸고 있다.

벨리나 리_Fantasia - Moment of Joy 환상곡 - 환희의 순간_캔버스에 혼합재료_90.9×60.6cm_2016

Fantasia - Moment of Joy ● 일상에서 만난 환희의 순간. ■ 벨리나 리

Woman in Grief : Prototype of Self Portrait ● It is the form of the initial stage that appeared during the self-portrait production. It was disappeared unnoticed in the middle of describing and adding depiction toward completion. At this stage, Grief, which was originally motivated to produce at this stage, was most intense and had to be reproduced again. Grief here comes from a deep heartache when something important is lost, which be the most contrasting situation in my another work, 「 In & Out : Body of an Artist 」. It was when I heard a call to stop my work, it was time to postpone it without time limits pretending not to recognize my inspiration. The value that I put off postponing because I cherish so much dearly. Sudden feeling of loss struck me from the reality that I could lose it soon. But that fear has become a starting point for me as an artist's identity. In & Out : Body of an Artist ● Beginning for small flames to catch fire, my ordinary lazy body suddenly does not sleep, and the brain that loves food does not think about food all day. I opened the door of inspiration that bursts out, and at some moment that enthusiasm began to steer me, and now I am completely in control of it, forgetting time and space, for a few weeks or a few months as crazy as a rushing locomotive, it has to express itself in my body as a host. Eventually my posture in the injection of Ringer solution bringing the hosted body to the emergency room with never stop coughing, chest burning scars, unable to make even a small sound thru the throat. These sudden given freedom and liberation of three hours. Laying down, I see the ceiling once, Ringer dripping once and hot tears flow. Is it(the drip) the sap or inspiration that is coming into my body? Lying down, the past I see me of the present. Lying down, the future I see me of the present. And lying down, I think of all the artists of this world who are dead but alive. Travel to the Earth ● Earth is the Ground we ​​live in, the Life and Earth is the Soil we will return to, the Death. I wander here and there with my body which came out of and going back to the earth. I travel to places I do not know, but I always seek something obvious. I meet strangers and feel intimacy with them. I think the place of this unknown is my hometown I missed. Traveling with my family to an unknown place, I realize they are a stranger to me. Even now those who travel to unknown place and stranger is turning their journey to death into a journey of appreciating life. Fantasia : Moment of Joy ● The moment of joy that I encounter in everyday life. ■ Bellina Lee

Vol.20180613b | 벨리나 리展 / Bellina Lee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