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토끼 The Hare in Exile

손광주展 / SONKWANGJU / 孫光珠 / video   2018_0614 ▶︎ 2018_0705 / 주말 휴관

손광주_토끼굴 속으로_3채널 영상 설치, 혼합재료_가변크기_2018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재)재능문화

관람시간 / 12:30pm~05:30pm / 주말 휴관

JCC 미술관 JCC MUSEUM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35길 29 JEI아트센터 Tel. +82.(0)2.2138.7373 jnart.jeicf.org

『망명토끼』전은 극, 실험, 다큐멘터리, 설치 등, 다양한 형식을 아우르며 영화와 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하는 손광주의 첫 개인전이다. 어째서 '망명'인가, 아마도 작가는 영화와 시각예술분야(영상)의 유사성과 차이 안에서 타협하지 않는 자기만의 방식을 지키는 과정과 그에서 발생하는 감각을 이 타이틀에서 말하고 있을 것이다. 이는 전시에 대한 작가노트의 한 문단을 통해 짐작 가능하여 소개한다.

손광주_삼자동거_3채널 영상 설치, 혼합재료_가변크기_2018

"『망명토끼』전에서는 즉물적인 유용성만을 고집하는 물질주의자들과의 끊임없는 갈등으로 에워싸인 현실에서 떠나올 수밖에 없었던 배경, 망명지에서의 허망한 희망, 그리고 도주의 권태에 사로잡힌 망명자의 정신세계를 파고든다. 언뜻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영상들이 네트워크의 형태로 구성된 『망명토끼』전은, 특정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맥락에서 표류하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의미를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는 과정을 통해 의도적으로 모호함을 불러일으키고 그렇게 추상화된 시간 이미지로부터 우리에게 인식되는 존재 자체와 마주하게 한다."

손광주_삼자동거_3채널 영상 설치, 혼합재료_가변크기_2018

작가의 작품을 관통하는 형식적 특징은 이미지와 사운드에 있고 편집과 소리를 입히는 방식에 따라 작품은 다양한 얼굴로 관람자와 만난다. 이야기의 완결 혹은 일부 에피소드의 쉼표를 마침표로 찍어주는 일반적인 극영화와 달리 이미지는 한 번에 이해할 수 없지만 느낄 수 있는 맥락 안에서 분절과 명멸을 반복하고 사운드는 작품이 주는 감각을 더욱 명확히 한다.

손광주_토끼와 거북이_4채널 영상 설치, 혼합재료_가변크기_2017

이런 성향은 실험영화의 주된 특징으로 느껴지지만 작가는 결론적으로는 읽어낼 수 있는 이야기가 있는 영화에서도 (강도는 약하지만) 이러한 방식을 드러낸다. 이것을 어쩌면 '손광주 작업의 문법'이라 할 수도 있겠다. 어느 인터뷰에서 작가는 "감상자의 입장에서 제 영화가 극영화냐, 실험영화냐, 다큐멘터리냐 구분하기 모호하다는 점 이해합니다. ……(중략)…… 처음부터 이야기가 배제된다면 저는 실험영화라고 칭합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작업은 의식에 기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야기가 있건 없건 내러티브는 유령처럼 스며 나온다는 홀리스 프램튼의 지론을 믿습니다. ……(중략)…… 영화를 통해 남자가 아닌 여자, 서구인이 아닌 동양인, 특히 한국인, 다른 누군가도 아니고 손광주라는 저의 주체를 저만의 언어로 바로 세우고 싶어 하는 투쟁이죠. 결국 요소의 차이라기보다는 의식의 차이라고 봅니다."라고 말했는데, 영화든 사진이든 혹은 이야기가 드러나든 숨어있든 그것이 작가의 언어로 표현되는 것을 추구한다는 점은 장르와 분야를 불문하고 창작자로서 치열한 전진의 과정 그 자체이다.

손광주_제3언어_16mm, 실험, 흑백, 사운드_00:14:00_ 2003

앞서 '문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는데, 이것이 보통 언어를 구사하는 데 필요한 모든 규칙과 일정한 질서를 가리킨다는 점에서 '자기표현'을 '언어구사'로 상정할 때 모든 작가가 자신의 언어를 구사한다면 혼란하고 규칙을 찾는 것이 불가능 할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그 수많은 언어들에도 문법이라는 말이 붙을 수 있는 것은 부단하고 집요하게 자신을 드러낼 때는 작가 자신이 규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본 전시는 각 작품에서 손광주 작가의 규칙을 발견할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손광주_캐릭터 Revisited_HD, 실험/다큐, 컬러, 사운드_00:18:14_ 2016

자녀에서 사회인이 되고 이후 선택에 따라 엄마/아빠가 되거나 다양한 역할을 해 나가는 모두는 비록 박해는 아니지만 떠밀리듯 연령에 따라 시기에 따라 새로운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망명자의 입장이 될 수 있다. 편안과 안정을 바라지만 언제나 새로운 불안과 공포 앞에 서게 되는 것이 인생이라면 우리 모두는 이 『망명토끼』전에 공감하거나 스스로 하나의 망명토끼가 되어볼 수 있을 것이다.

손광주_요요기공원_DV, 실험/다큐멘터리, 컬러, 사운드_00:11:00_2006

작가는 2003년 『제3언어』를 시작으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IDFA, 오버하우젠국제단편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주요 영화제를 비롯해, 아르코미술관, swatch Faces, SMBA, 쾰른쇼 등의 전시공간에서 상영과 전시를 이어나가고 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를 거쳐 현재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해 활동 중이다. ■ JCC미술관

Vol.20180614f | 손광주展 / SONKWANGJU / 孫光珠 / 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