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질고 넉넉한

김기현展 / KIMKIHYUN / 金奇鉉 / ceramic   2018_0623 ▶︎ 2018_0708

김기현_달항아리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8:00pm / 금요일,주말_10:30am~08:30pm

롯데갤러리 광주점 LOTTE GALLERY GWANGJU STORE 광주광역시 동구 독립로 268 롯데백화점 11층 Tel. +82.(0)62.221.1807~8 blog.naver.com/glotteart

한없이 비우고 한없이 품어내는 김기현 달항아리전 『어질고 넉넉한』 ● 유난히 밝은 만월(滿月) 아래 사물이 칠흑 같은 어둠에도 유난히 빛나는 것처럼 달은 푸근하고 넉넉한 서정을 전달한다. 그러한 인심 좋은 달을 닮은 달항아리는 우리 도자사에서 조형미의 극치로 평가 받고 있는 독창적인 유산이다. 조선시대 정치 이념으로 역할 했던 유교 문화는 화려하지 않지만 단정하고 순박한 미감의 달항아리를 탄생시켰다.

김기현_달항아리
김기현_달항아리

달이 기울면 다시 차오르듯이 온전히 비워내야 이내 가득 채울 수 있을 테다. 비움은 욕심을 덜어내는 과정 뿐 아니라 포용력, 어진 마음과 같은 타인의 삶을 어루만질 수 있는 관용과 여유를 내포하기에, 그 옛날 우리의 선비들은 달항아리를 보며 생의 가치를 상기했을 법하다. 쓰임의 가치를 넘어선 이러한 정신성의 구현은 여전히 달항아리가 한국미의 원형으로서 인문학적, 혹은 예술적 영감의 밑거름이 되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김기현_달항아리
김기현_달항아리
김기현_달항아리

30년 넘게 도예 작업을 지속해온 김기현은 달항아리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전통의 방식 그대로 두 개의 큰 사발을 이어 붙이는 성형 방법을 고집하는 작가는 장작가마 소성을 거쳐 달항아리를 제작한다. 대량생산 할 수 있는 현대식 가마와 달리 하루 이틀 밤낮을 사람이 꼬박 지키고 앉아 불길의 온도를 맞추는 장작가마 소성은, 전기와 가스 가마에 비해 깊은 색을 내며 예술성을 배가시킨다. 오롯이 불과 목재와 바람의 변수로 이뤄지는 탓에 본래의 의도와는 다른 요변 현상을 수반, 그 우연의 효과가 득이 되기도 실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연의 빛이 똑같을 수 없듯이 달항아리의 빛깔은 어리숙하면서 완만한 비정형의 기형과 더불어, 각양각색의 미감을 자아낸다.

김기현_달항아리
김기현_달항아리
김기현_달항아리_작업모습

달항아리가 지니는 빛깔과 선의 오묘함은 이성에 기반을 둔 서구의 미감처럼 딱 떨어지는 정답을 제시하지 않지만, 어느 장소에 놓아도 주변을 하나로 아우르는 힘을 지닌다. 그러한 포용력과 넉넉함이 김기현 작가가 달항아리 작업을 지속하는 이유 중 하나일 테다. 선비의 문갑 위에 여염집 찬장의 한켠에 두둥실 자리했던 달항아리처럼 본 초대전을 통해 우리네 일상을 한없이 품어내고 다독일 수 있다면 좋겠다. ■ 롯데갤러리

Vol.20180623d | 김기현展 / KIMKIHYUN / 金奇鉉 / ceram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