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사물 – 두 공간 이야기

Light and Object – The Story of Two Spaces展   2018_0630 ▶ 2018_0915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8_0712_목요일

오프닝 시간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1부 / 박상화 『일상과 자연, 명멸하는 서정적 환상』展 2부 / 정운학 『빛으로 비춰내는 세상풍경』展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입장마감_05:00pm / 월요일 휴관

무안군오승우미술관 MUAN SEUNGWOO OH MUSEUM OF ART 전남 무안군 삼향읍 초의길 7 Tel. +82.(0)61.450.5481~3 museum.muan.go.kr

일상과 자연, 명멸하는 서정적 환상 ● 박상화 작가의 주제 의식은 거시적인 문명의 문제에서 소소한 일상의 풍경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다시 문명과 일상의 이야기까지 녹아든 인간과 자연이라는 보편적인 철학적 사유로 확대되고 있다. 이런 주제 의식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면서 주로 서정적인 환상이라는 어법으로 표현되어 왔다. 물론 그만의 어법은 아직 제대로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평자로서 나는 그의 작품들이 서정적인 환상성을 유지하되 더욱 정제되고 함축적인 시처럼 되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박상화 작가는 명멸하는 영상을 재료로 자신의 언어를 숙성시키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계속 나아가고 있다. 탁 트인 풍경을 보기 위해 높은 산을 오르는 사람처럼. ● 일상과 자연이라는 주제 의식은 그의 작품 세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두 축이다. 물론 그가 다루는 일상과 자연은 삶의 체험이라는 사실성에서 출발하지만 환상성을 통해 재구성된다. 특히 작가의 환상은 꽃, 물, 반딧불이 같은 서정적인 이미지들로 표현된다. 그래서 박상화 작가의 예술 어법을 '서정적인 환상'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는 박상화 작가를 동시대 다른 미디어아티스트들과 구별 짓게 하는 조건이다.

박상화_이너드림서산동_단채널 영상설치, 수제필름스크린_2013
박상화_이너드림아파트_LED모니터, 혼합재료_240×130×40cm_2010

아파트 모형 속에는 엘이디(LED) 모니터가 들어 있어서 단조롭게 반복되는 베란다 창문들이 구름, 폭포, 꽃잎들로 인해 시시각각 환상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상 속에서 흔히 마주치는 무미건조하고 평범하기 짝이 없는 아파트의 외관이 갑자기 초현실적인 풍경화로 비약할 수 있는 것은 순전히 박상화 작가의 참신한 상상력 덕분이다.

박상화_무등판타지아-사유의가상정원_단채널 영상설치, 수제메시스크린_430×800×400cm_2017
박상화_겨울꿈_단채널 영상_00:05:13_2018

이 작품들에서는 그가 채집한 무등산의 사계절과 역사적인 장소 그리고 자연 속을 거니는 인간의 이미지들이 서정적이면서도 몽환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무등산이라는 대자연은 박상화 작가의 작품에서 신성한 생명의 터전이자 병적인 문명의 삶에 찌든 인간들이 궁극적으로 귀의해야 할 이상향으로서 암시된다. 한편 「 무등판타지아-사유의 가상정원」에서는 더욱 실험적인 설치 방식을 선보였다. 그것은 반투명 메시천이나 필름으로 제작된 스크린 수십 개를 공중에서 수직으로 길게 늘어뜨린 다음 영상을 투사하는 방식이다. 이런 설치 방식은 마치 울창한 숲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관객들은 이 가상의 숲 속을 거닐며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다. 박상화 작가는 앞으로 무등판타지아를 더 깊이 연구하려고 한다. 그것은 인문학과 첨단기술이 예술로 융합되는 과정을 포함한다. ■ 백종옥

정운학_날과 날들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8

빛으로 비춰내는 세상풍경 ● 최근 몇 년 사이 정운학은 '입체회화'에 LED 빛을 곁들이는 매체미술 작업에 더 적극적이다. 회화와 입체조형을 합한 작업에 디지털 빛을 내장시켜 의도하는 메시지의 전달력과 시각적 효과를 높이려는 것이다. '책 이야기' '신문' 'Flying Shoes' '춤' 연작이 그런 작업들이다. 겉으로 보여지는 세계보다는 내적인 실체에 관심을 기울이는 그에게 이들 빛은 내면으로부터 드러나는 존재의 의미나 가치를 밝히는 수단인 셈이다. 이는 외부로부터 주어진 절대광선과 그로 인한 명암으로 세상 존재가 드러나고 가려지는 서구의 물리적 빛의 개념보다는 자기 내부로부터 빛을 발하여 존재의 제 모습과 살아있는 생명력을 온전히 드러내는 동양회화에서 빛의 개념과 더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다. ● "정운학이 시도하는 내조명에 의해 시선은 표면이 아니라 내면으로, 존재의 이미지가 아니라 핵심으로 향한다… 빛은 내부로부터 발해 대상을 밝히는 것을 넘어, 그 자체가 물성의 일환으로 스스로 포섭되기도 한다. 이로서 작가의 조각은 빛에 형상을 제공하고, 형상이 빛의 연장이 되게 하는, 비물질과 물질, 빛과 사물 사이를 잇는 하나의 연결고리로 작용하게 된다" (심상용) ● 허물을 벗어놓은 듯한 하나하나 작품에는 그 안에 담겨있지만 현상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 또는 요즘 세상의 개별존재들의 상실감을 상징적 조형작업으로 대변해낸 것들이다. 이들 '옷'이나 '자루'들은 심하게 굴곡지거나 바람에 너풀거리면서 각각의 개별존재들을 둘러싼 외적 세상이나 세파, 삶의 환경과의 관계를 무언의 조형언어로 보여준다.

정운학_날으는신발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0

다들 땀에 찌들고 헤진 작업화들이지만 LED가 내장된 금빛 투명수지를 통해 날개달린 신발로 바뀌어져 있다. 삶의 무게와 노동으로 고통스럽고 빈한한 사람들의 작업화들을 천사의 신발처럼 승화시킴으로써 저마다의 꿈과 소망을 향해 자유롭게 날아오를 수 있도록 하늘을 나는 헤르메스의 신발을 선물한 셈이다.

정운학_춤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1
정운학_신문_혼합재료_114×87cm_2010
정운학_도시풍경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정운학_책이야기_합성수지, LED_62×50×21cm_2013

정신과 생각과 지식을 담아내는 무수한 단어와 문장들, 세상의 희비애락을 담은 숱한 얘기꺼리와 이미지들을 조명이 내장된 책으로 비춰 내거나, 노동의 수고와 땀내가 배인 작업신발에도 날개와 빛을 담아주기도 하고, 몸의 표정과 색깔들로 생명의 흥과 춤을 담아내는 여성 토루소들까지, 정운학의 작품에서 빛은 물리적 오브제 이상으로 매우 긴요한 표현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 조인호

Vol.20180630d | 빛과 사물 – 두 공간 이야기-박상화_정운학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