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사 Mimosa–Sensitive plant

김이박展 / KIMLEEPARK / 金李朴 / mixed media   2018_0707 ▶︎ 2018_0805 / 월~금요일 휴관

김이박_미모사_캔버스에 혼합재료_35×27.5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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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8_0707_토요일_05:00pm

관람시간 / 토,일요일_01:00pm~06:00pm / 월~금요일 휴관

위켄드 WEEKEND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 823-2 weekend-seoul.com

식물은 기분 좋은 존재다. 초록색 잎사귀가 무성한 공원에서 크게 숨을 들이마시면 몸속까지 깨끗해지는 느낌을 받고, 나무가 우거진 길을 걸으면 향긋한 피톤치드 냄새에 머리도 맑아지는 것 같다. 식물의 가진 이처럼 뛰어난 정화 능력은 미세먼지, 중국발 황사 등 깨끗한 공기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근 몇 년 사이에 더욱 빛을 발했다. 덕분에 스투키나 다육식물과 같은 작은 식물들은 아예 '반려식물'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귀여운 인테리어 소품으로 SNS 상에서 큰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식물은 그렇게 사람의 주변에서 일종의 도움을 주고, 대신 그 대가로 우리의 보살핌을 받으며 인공적으로 다듬어진 환경 속에 갇혀 살아가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굳혀왔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 식물의 의지가 개입할 틈은 없었지만, 식물은 그렇게 (철저하게 타의적으로) 우리를 '힐링'해주는 더없이 '착한' 이미지로 소비되어 왔다. ● 그런데 여기 조금은 예민한 "미모사"라는 식물이 있다. 촘촘한 이파리들이 언뜻 보면 얇은 줄기를 중심에 두고 대칭을 이루는 것 같지만 자세히 관찰해보면 살짝 어긋나며 돋아있는 구조다. 외형상으로는 딱히 특이한 점은 없어 보이지만, 어쩌다 실수로 이파리 하나라도 건드렸다 하면 바깥쪽부터 재빠르게 하나하나 잎을 접으며 이내 줄기 전체를 꽁꽁 싸맨다. 마치 원하지 않은 접촉에 대한 불쾌함을 대놓고 표현하듯이, 바로 성질을 부리며 움츠려드는 것이다.

김이박_돕기위해 죽은 나무_캔버스에 연필_22.3×28.3cm_2018

위켄드에서의 개인전 "미모사-Sensitive plant"에서 김이박은 이러한 미모사의 불편한 성격을 기반으로 사람-식물 간의 새로운 대화법을 시도한다. 드로잉, 페인팅,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들은 이전의 작업들과는 사뭇 결이 다르다. 단적인 예로 과거 전시에서 LED 식물재배등과 선풍기를 직접 조립해 만든 「식물 요양소」(2017)가 시든 식물이 전시기간 동안 다시 살아나고 푸른 싹을 틔워내는 과정을 보여주었던 반면, 위켄드에 설치된 철장 속 채집된 씨앗에서 자라난 각종 식물들은 어떤 보살핌도 거부한다. 대신에 그가 원래 가지고 있는 끈질긴 생명력과 공격적인 번식력으로, 오로지 자력으로 그 존재를 증명하는, 혹은 증명하지 못하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 그간 작가가 부지런히 그려온 수많은 드로잉들은 우리들 일상의 시공간을 구축하고 있는 여러 사건들을 그대로 캔버스나 종이에 옮겨온 것이다. 담배꽁초가 가득한 길바닥의 풍경이나 보기 거북한 타인의 손짓 등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장면들은 작가의 의도에 따라 나열되고, 전시장에 데려다 놓은 미모사와 '불편함'이라는 감정을 중심으로 밀접하게 관계하며 새로운 내러티브를 구축한다. TV 드라마와 영화, SNS에서 수집한 푸티지로 작업한 영상설치작업 「무초를 위한 노래」(2018) 역시 사회라는 프레임 안에서 발생하는 여러 순간들을 거울처럼 비추고 있다. '무초'는 미모사와 마찬가지로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는 식물로, 영상에서 날카로운 높은 음이 재생될 때마다 움찔하는 모습으로 전시장의 공기에 불편함을 더한다.

김이박_무초를 위한 노래_무초, 혼합재료_가변크기_2018

김이박은 그간 주로 식물을 중심으로 사람-식물, 사람-사람 간에 형성되는 다양한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작업을 전개해왔다. 대표적인 「이사하는 정원」(2015~)은 작가가 자주 가는 미용실의 아주머니 등 작가의 주변 지인들에게 의뢰를 받아 병든 식물을 치료하고 보살펴주는 프로젝트다. 의뢰인과 식물의 관계는 곧 식물과 작가, 나아가 의뢰인과 작가로 연결되었고, 이러한 상호 관계에서 도출되는 정서적 유대는 그간 작업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로 작용했다. 식물이 치료되고 다시 생명을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에는 차가운 사회 속에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어가는 작가의 모습이 투영되어 나타났다. 또한 지난 개인전 "노심초사"(반쥴 루프탑 갤러리, 서울, 2016)와 "자라나는 모습"(갤러리 밈, 서울, 2017)에서는 식물이 자라나는 모습을 자식의 성장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과 연결 지어 나타냈다. 그동안 많은 그의 작업들에서 식물은 대부분 돌봐줘야 하는 대상으로 비쳤으며, 식물을 보살펴 온 작가 또한 자연스레 그러한 특정한 역할 속으로 굳어져왔다. ● 이번 개인전은 그간 지루하게 축적되어 온 고정된 이미지에 새로운 색을 입히려는 일종의 시도이다. 불편하면 마음껏 티를 내며 움츠리는 여기 있는 작은 식물을 시작으로, 이제부터는 미약하게나마 조금씩 해방감을 느껴보고자 한다. 익숙한 이미지들로 인해 데자뷰와 함께 스스로를 움추려 들게했던 수많은 기억들이 떠올라 기분이 불쾌해진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점으로 대상을 풀어내고자 한 작가의 낯선 어법이 조금은 통했다는 신호가 아닐까 싶다. ■ 김연우

김이박_접목_캔버스에 혼합재료_27.5×22cm_2018

2017년 늦여름, 전시를 위해 가게 된 제주에서 심장이 빨리 뛰고 숨이 가빠지는 증세를 겪다가 서울의 병원에 와서 공황 장애라는 판정을 받았다. 아마 가족 내에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과 작업 활동을 위해 동분서주하다 불합리한 일들을 겪게 되면서 온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이 병증을 겪으며 문득문득 "이러다 그냥 저기서 xx하면 죽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 공황 장애 판정을 받기 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상황들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공공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라든지, 무신경하고 상처받을법한 이야기를 하는 지인들부터 남의 옷에 묻은 티끌 하나까지도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었고 그런 상황들을 겪는 순간엔 여지없이 속에 있던 말들이 그냥 튀어나와서 당황한 경우들이 빈번해졌다. 심지어는 아프지 않은 사람들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김이박_옹졸한 마음_캔버스에 혼합재료_24.1×33.3cm_2018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작품", "작가", "예술"... 등과 같은 예술 언어들조차 불편해서 배제시키고 싶었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 시키거나 단순한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았고, 그냥 내가 느끼는 불편한 상황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물론 이러한 생각이 옳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내가 불편하다는 상황을 알리는 것이 불편하고 불쾌한 상황들에 대한 감정을 추스르고 새로운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 김이박

김이박_미모사 프로젝트_각자에게 나누어준 미모사 모종, 시트지 출력물_가변크기_2018

Plants are pleasant. Deep breathing in a park full of green leaves gives you the feelings of clearing your body. The smell of phytoncide in the wooden road makes one feel like all the cobwebs are blown away from your brain. Its outstanding ability of purification has become more visible in the past few years, as the need for clean air has become more urgent due to fine and yellow dust from China. Small plants like Stuckyi and Succulent plant have become very popular on the SNS as cute interior props under the name of 'Companion plants.' As such, plants benefit the humans, and in return they receive human's care while establishing their friendly presence around us co-residing in artificially refined environments. Of course, there is no room for the plant's will to intervene in this process, though. Plants, although thoroughly against their will, have been consumed as 'the absolute good' that heals human beings. ● However, this plant here, "Mimosa," seems a little sensitive. The dense leaves grown from the thin center stem appear to be symmetrical at a first glance, but if you look more closely, they have grown in a slightly distorted and slanting way. There is nothing particularly unusual in such appearance; however, if one accidentally touches one of the leaves, it quickly folds the leaves one by one and eventually wraps the entire stem with them. It seems like Mimosa is crouching in order to righteously outspeak the displeasure of unwanted touch. ● In his solo exhibition Mimosa-sensitive plant at Weekend, KIM LEE-PARK attempts to show a new way of conversation between plants and people, based on such sensitive nature of Mimosa. The new works presented in the exhibition, which comprises the wide range of media such as drawing, painting, installation, to video, are quite different from his previous works. For instance, "Sick Plant Clinic"(2017), one of his previous installation works made of LED plant cultivation lighting and the electric fan, showed the reviving process of dead plants throughout the exhibition period, while the plants in the metal cage in current exhibition reject any caring from people. Instead, it chose to demonstrate its presence only by its own tenacious vitality and aggressive fertility, whether proving or not proving the process of self-sustaining. ● Numerous drawings on canvas and paper, which Kim has worked on diligently for the exhibition, are literal representations of daily events in our lives. The images which do not seem to be related to each other, such as a street full of cigarette butts, and uncomfortable gestures of other people, are re-arranged according to the artist's intention to construct a new distinctive narrative in regard to Mimosa, through the feelings of discomfort. The video work, composed of video clips from Kim has collected from TV dramas, movies, and social networking sites, also reflects a variety of realistic moments within the frame of our society. Being installed next to a plant that reacts to high tones, the installation together adds discomfort to the air in the space. ● Kim has been observing and developing diverse relationships among people and plants. Through his long term project "Moving Gardening" (2015~), he has taken care of sick plants of his acquaintances, such as a lady at the hair salon he frequently visits.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client and his/her plant soon evolved into the kinship of the plant and the artist; and the emotional bond between client and the artist built from the interaction served the basis of his work. In the series of processes in which plants are cured and brought back to life also reflects on how the artist develops relationship with other people in a society of austerity. Additionally, in Kim's past solo exhibitions such as Heavy cares (Art Space Banjul, Seoul, 2016) and The report card (Gallery Meme, Seoul, 2017), he relates the artist observing the growing plants with the parents looking after the growing children. In his previous works, plants have often seen as a subject to be taken care of, and therefore, the artist as a "Caregiver." ● Mimosa-sensitive plant is a new attempt to put fresh color on a fixed image of the artist's past work. With this small plant here, which does not hesitate to outright express the feelings of discomfort by shrinking its leaves, we hope to take this as a momentum to feel a little freedom. If such familiar images at the site make someone feel uneasy by bringing up the discomforting memories like Deja Vu, it would be the sign that the artist's effort of unraveling the subject of 'plant' with a slightly different point of view from his past perspective might have worked well. ■ Edie Yonwoo Kim

When I visited Jeju for an exhibition in the late summer of 2017, I was suffering from symptoms such as rapid heartbeat and breathless anxiety, which later diagnosed as panic disorder. It was most likely caused by stress from a series of unreasonable situations at work as well as family matters at that time. As I went through this illness, I felt like "I could die if I keep going on like this." ● I started to feel extremely uncomfortable even by petty things since I got diagnosed with panic disorder. Ranging from the people who do not keep the public order, acquaintances who talk hurtful things insensitively, to a tiny dirt on other people's jacket… many things that I would have ignored before were getting on my nerves. I totally lost my patience in most of the situations, and many instances of embarrassment followed whenever the words in my mind just bursted out in public. I even got upset with those who are not sick. ● While preparing this exhibition, I even felt uneasy using artistic languages such as "artwork," "artist," and "art," and wanted to not use them. Neither simplifying complex problems nor complicating simple problems, I would simply like to tell others about the story of my current uncomfortable situations. Of course, this idea may not be right. However, I do believe that letting people know about my discomfort will be an inflection point for me to pick myself up and move on. ■ KIM LEE-PARK

Vol.20180707d | 김이박展 / KIMLEEPARK / 金李朴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