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행복! 아프리카!

김정자展 / KIMJUNGJA / 金貞子 / painting   2018_0718 ▶︎ 2018_0731

김정자_두 여인과 두 아기_캔버스에 유채_80.3×100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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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디아트플랜트 요 갤러리 THE ART PLANT Jo Gallery 서울 중구 명동길 74 (명동2가 1-1번지 명동성당) 명동 1898광장 B117호 Tel. +82.(0)2.318.0131

원색으로 수놓은 삶의 환희와 찬미 ● 김 정자의 아프리카 풍경화, 즉 가봉의 수도 리브르빌을 중심으로 한 아프리카의 풍경을 보면서 그는 아프리카인보다도 더 아프리카를 사랑하고 있는 화가임을 느낄 수 있었다. ● 작품 하나 하나 마다 어쩌면 그렇게 사랑으로 넘치는지 마음이 아릴 지경이었다. 그처럼 사랑하는 아프리카를 남겨둔 채 남은 시간을 고국에서 보내고자 리브르빌 생활을 접고 돌아왔다는 선입견 때문이었을까. 아름답고도 순정한 아프리카의 자연과 일체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보면서 당장이라도 여행가방을 꾸리고 싶다는, 조금은 감상적인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 그처럼 아름다운 아프리카를 서술하는 데는 아름다운 색채와 아프리카인 특유의 모습(형태)을 외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기에 그의 시선은 온통 원색적인 색채이미지와 자연과 일체가 되어 살아가는 아프리카인의 생생한 삶의 현장 및 정서를 포착한다. 각종 열대과일과 생선, 그리고 곡류를 파는 시장풍경은 물론이요, 결혼식 축하연, 한가하게 나무 그늘 아래서 수다 떠는 아낙네들, 어머니와 아기, 그리고 천진난만하게 뛰어 노는 아이들, 에메랄드빛 리브르빌 해안 정경이 선명한 원색으로 묘사된다.

김정자_망고나무와 여인들_수채화_50×64cm_2003

무엇보다도 아프리카인들의 화려한 원색의상은 상하의 푸른 숲과 청청의 에메랄드빛 바다와 청명한 하늘과 어쩌면 그리도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싶으리 만치 기막힌 조화를 이룬다. 그는 아프리카를 통해 순색의 아름다움이 어디에 있는지를 깨달았던 듯싶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은 흡사 색채의 보색과 같다. 검은 색 피부의 아프리카인과 순색의 오일컬러는 절묘한 보완관계를 이루면서 아프리카인의 열정적인 기절을 명쾌하게 드러낸다. 보색적인 색채대비를 즐기는 낙천적인 아프리카인의 색채개념을 그는 정확히 파악한 것이다. ● 그는 가봉의 수도 리브르빌에서 20년을 넘게 살았다. 적도에 걸쳐 있는 리브르빌은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기후, 그리고 안정된 사회, 수준 높은 문화를 가지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의식주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유전으로 국부를 이룬 탓에 안정적인 생활기반을 갖추고 있다. 그는 가봉 국립예술전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진을 양성하는 한편, 권위 있는 가봉 BICIG은행 주최 문화재 미술부문 대상 수상이 말해주듯이 창작활동에도 열정적이었다.

김정자_바나니에와 두여인(숲속)_100×80cm_2007

그의 그림을 보면 아프리카야말로 삶의 낙원이 아닐까 싶은 환상을 불러 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를 여행했거나 살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결코 지울수 없는 향수를 자극한다. 어디 그뿐이랴, 지상의 낙원을 마주하고 있는 듯한 낭만적인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이국적인 풍경과 정서를 묘사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리라, 그것은 아마도 이방인이라는 그자신의 입장에서 언젠가는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러기에 주어진 시간 안에서 조금이라도 더 아름다운 아프리카에 대한 추억을 만들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 그가 스스로를 위해 만들 수 있는 추억이란 오직 그림이었다. 그가 사랑한 리브르빌 풍경과 많은 친구들, 제자들, 이웃들, 또한 아프리카의 자연을 빠짐없이 추억의 창고에 불러들여 차곡차곡 쌓아두었다. 그림은 그 자신의 일생생활에 대한 거짓 없는 진술이다. 그가 화실작업을 거부한 채 현장 작업을 고수한 것도 그 자신이 직접 보고 느끼는 현실적인 감정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이는 그 자신이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만을 좇는 그런 화가가 아니란 사실을 말해준다. 그는 그림을 통해 아프리카에 대한 리브르빌에 대한 자신의 애정을 말하고 싶어 한 것이다. ● 아프리카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이 듬뿍 배어 있는 그의 그림을 보고 있는 동안은 물론이요, 지금 이 순간에도 리브르빌로 떠나고 싶다는 열망을 누그러뜨릴 수 없다. 그의 그림에는 아프리카 그리고 리브르빌에 대한 그런 유혹의 손짓이 있다. ■ 신항섭

김정자_빠빠예_캔버스에 유채_130×162cm_2011

밝고 화사한, 그러나 소박한 아름다움을 담다작가 김정자 작품에 대한 소론 아프리카는 탐험가뿐 아니라 예술가들에게조차 미지의 땅이자 신비의 세계였다. 그들의 오래된 문화와 뿌리 깊은 토착예술은 외부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타국의 작가들은 기묘하면서도 독특한 아프리카 미술에 큰 호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작가인 피카소의 작품 「아비뇽의 처녀들」이 파리의 트로카데로 박물관에서 접한 아프리카 미술에 매료되어 나온 것임은 익히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고 자코메티의 비쩍 마른 조각들, 마티스의 화려하기 짝이 없는 컬러플한 그림들 모두 그 검은 대륙의 영향을 받았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현재도 이들의 미술은 관심의 대상이다. 아프리카 미술은 최근 동시대미술에서 무시 할 수 없는 한 축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빠른 유속을 앞서 짚어내는 탁월한 감각의 소유자인 콜렉터들 역시 인도,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브릭스(brice) 국가 외 아프리카 작가들에게도 깊은 호흥을 나타내고 있다. 작가들의 활동도 두드러진다. 쇼나조각의 시작으로 잘 알려져 있는 짐바브웨, 콜린마담 몸베, 무콤 베란와 는 세계 미술시장을 리드하는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고 있으며 얼마전 국내에서도 작품을 발표했던 탄자니아의 조지 릴랑가, 가나의 글로벌, 브르키나 파소의 크리스토프, 콩고의 보템 베, 세네갈의 마마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리아 등도 급박하게 변화하는 현대미술 속에서 특유의 풍부한 정서와 영감으로 독창적인 화풍을 만들어 가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들이랄 수 있다. 그리고 그 리스트에는 특이하게 김정자 라는 우리나라 작가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정자_아두두와 아나나스_캔버스에 유채_91×72.7cm_2005

젊음을 바친 25년 적도 가봉과의 사랑 ● 2. 1978년, 작가 김정자는 아프리카 중서부 적도선상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가봉(gabon)으로 떠난다, 국내 모 기업에 근무하던 남편이 먼저 가 있던 리브르빌(libreville)로 두 아들을 데리고 향할 때 만 해도 그녀는 2년 정도만 머물다가 오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서른 중반 검은 대륙과 조우한 그는 국립사범학교 교사, 가봉 예술전문대학교 미술과 교수직을 역임하다 환갑 즈음해서야 고국으로 돌아왔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10배가 넘는 세월을 가봉과 함께한 시간이었고, 젊은 날의 대부분을 밀림과 태양, 바다에 머문 셈이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대체 가봉의 어떤 점이 매력이었기에 그를 그토록 뜨거운 적도에 머물게 했을까. 필자는 여러 궁금증이 몰려왔지만 그리 길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 해답을 바로 그의 그림들이 말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들은 한마디로 정의하면 ' 아름다움을 담는 그릇' 또는 행복을 전하는 매개, 사람의 아름다움을 거두는 매체라는 것이다. ● 작가의 대표작들 중 하나인 「바나나 나무」 시리즈는 여느 작품들처럼 현실성을 기반으로 한 향토성과 소박함, 인간적 체질에서 우러나오는 체취가 흠뻑 묻어 있는 수작으로 평가 받는다. 원근법이라든가 구성을 단정 짓는 틀이 무시된 채, 심한 색조의 변주와, 과감하게 생략된 형태에 의해 지극히 평면에 머물게 하는 시지각적 요소를 두루 갖고 있으면서도 세련된 감각을 놓치지 않고 있다. 이 작품에는 인물들이 등장해 도란도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굳이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만큼 살가움이 묻어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자세히 보면 듣는 이와 말하는 그들의 표정에서 행복한 여운이 밀려오고 풋풋한 사람냄새가 진동한다. 그뿐이랴, 그림 속 주인공들이 내뱉는 무언의 대화와 미소 속에는 삶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금 일깨운다. 물론 「바나나 나무」나 「망고나무」 「파파야 나무」 「시장에서」를 비롯해 구름 걷힌 맑고 푸른 하늘과 밀림, 마을의 정경을 그때그때 순간의 시각으로 잡아낸 그의 또 다른 작품들도 같은 맥락에 놓인다. 이중 「시장에서」시리즈는 작가가 자주 그린 소재이기도 하지만 그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 아름다운 자연과 그곳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의 욕심 없는 희망, 자유롭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와 아름다운 풍경만이 부유하는 가운데 천진난만한 현지인들의 여유가 넘치는 이 그림에는 평온함과 안락함이 진하게 배어나온다. 물건을 사든지 말든지, 누가 보든지 말든지, 작품 속 상인들은 흠잡을 곳 없는 풍광에 묻혀 웃음꽃 활짝 핀 행복하고 즐거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야말로 사람이 자연이고 자연이 사람이며 어딜 봐도 때 묻지 않은 심성과 천혜의 자연을 벗 삼아 펼쳐지는 활기의 체감을 흡사 작은 낙원의 한 장면을 포착한 것처럼 보는 이들을 포근하게 물들인다. ● 이처럼 그의 그림들이 지닌 특징은 어디에서나 있을 법한 일상을 그리고 있지만 도시민들의 그것과는 달리 여유와 낭만, 삶의 따뜻한 온기만이 넘실댄다는 점이다. 소박한 구도와 단순 명쾌한 묘사, 다양한 의복에서 엿보이는 밝고 화사한 보색과, 진하거나 엷은 녹색과 노랑, 붉음, 강렬하면서도 산뜻한 색감이 전경을 지배하고, 격정 대신 브드러움이 자리잡은 여백들이다. 바쁜 일상을 당연한 듯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심미적 만족은 물론, 우리들의 영혼을 적시는 만족까지 정신적으로도 작은 안식의 단비가 되기에 충분한 작품들이다.

김정자_해 변(순교당한 야자나무들)_캔버스에 유채_97×130.3cm_2012

영혼을 촉촉하게 적시는 밝고 아름다움 ● 색의 언어를 통해 소통하고 사물과 사물을 규정짓는 선을 이용해 회화 양식으로부터 리얼리즘의 기본인 픽션 적 서술을 훌륭하게 하고 있는 그의 작품들은 내용면에서도 외피적 단상과 일치하는 정겨움을 선사한다. 화면에서 보이는 사람들과 정경은 언제나 온화함을 기초로 정스러운 단면을 엿보게 하며, 비록 가난하거나 소박한 사람들이지만 그의 화폭에 앉히는 순간부터 서정적이고 전설적인 인물로 분장되는 묘한 상황을 전개된다. 항상 미소를 짓고 있으며 그 누구도 울상이거나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지 않는 사람들, 이원 색 내지 원색에서 우러나는 생명과 환희, 순수와 애정이 교차하는 시선, 그리고 지울 수 없는 문신처럼 남아 있는 작가의 그림에 대한 열정이 뒤섞이면서 어둡고 가난한 생활 속 그늘을 감지 할 것이라는 타자들의 흔한 편견을 일순간에 무너뜨리는 매력을 분출한다. 이를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그의 그림엔 우리네 영혼을 촉촉하게 적시는 밝고 아름다움이 가득 부유한다는 것이다. ● 그의 그림이 이입되어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을 찾으라면 존재론적 사실주의에 입각해 표현되곤 하는 흔한 대상들을 구태의연한 구체적 사실주의적 형상화로 나타내는 것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으로 재창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이야말로 작가의 진정성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가능하게 하는 주요 힌트이다. 하지만 작가가 정작 자신의 그림에 담고 싶어 하는 궁극성은 이러한 조형적 해석(어렵기만)이 아니라 예술의 본질인 삶을 풍요롭게 하는 자연과 그곳에 내지 한 미감을 찾으려는 작가의 진실한 시선에 있다. ● 실제로 그는 작가 자신의 삶은 물론 지난 25년간 마주했던 가봉 사람 들의 생을 밝고 화사하게 물들이는데 주력한다. 그림을 그릴 땐 하나의 화자이지만 그것이 완성되었을 땐 타자가 되어 동일하게 호흡하고 혼연일체가 되어 독자적인 컬러를 생성한다. 사람과 사람이라는 '휴머니즘' 즉 인간애가 투영된 그의 작품에 따라서 원초적이랄 수 있는 인간 본연의 욕망도 모두 덧없듯 녹아버리고 없으며 대신 채움으로 비우는 화면만이 공존한다. 그리고 그 내부에는 오로지 아름다운 자연과 그곳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의 욕심 없는 희망, 자유롭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와 아름다운 풍경만이 부유하도록 만든다. ● 김 정자의 그림을 접하면 필자는 과거만 해도 단지 서구미술에 원시적인 영감을 주던 아프리카 미술이 이젠 세계무대에서 당당히 인정받는 공간을 확보해 나가고 있음을 느낀다. 또한 독자적 시감을 갖춘 김 정자와 같은 작가들이 어떻게 자리매김하며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유추하곤 한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아프리카 미술을 단지 원시적인, 미개한, 혹은 아직 개화되어야할 시각으로 바라볼 수는 없으며 작가 김 정자가 창조하는 예술세계, 소급해 미술세계가 독창적인 미적 감각을 바탕으로 하는 진실한 담론이 되어 화면은 물론 우리네 가슴 깊이 침하되길 기대하게 된다. ● 그는 어쩌면 그림을 통해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다듬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을 하게 된다. ■ 홍경한

Vol.20180708d | 김정자展 / KIMJUNGJA / 金貞子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