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들 Splendid Scenery

이재명展 / LEEJAEMYUNG / 李在明 / painting   2018_0711 ▶︎ 2018_0807 / 일,공휴일 휴관

이재명_선명한 모임_캔버스에 유채_65×50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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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서울특별시_서울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7:00pm / 토요일_12:00pm~05:00pm / 일,공휴일 휴관

포스코미술관 POSCO ART MUSEUM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440 (대치4동 892번지) 포스코센터 B1 Tel. +82.(0)2.3457.1665 www.poscoartmuseum.org

이재명-도시 공간 속의 이상한 사물들 ● 도시는 자본과 권력에 의해 촘촘히 관리되고 점유되어 있지만 동시에 그 사이로 예기치 못한 공백, 무수한 틈들이 개입하고 있다. 또한 도시는 다양한 구조물/사물들로 채워져 있고 그것들은 저마다 특정한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그로부터 미끄러져 본래의 맥락에서 빠져나오기도 한다. 이재명은 도시풍경에서 문득 만난 특정 공간(무수한 틈)과 오브제에 매료가 되었고 이를 그림으로 그린다. 도시를 채우고 있는 다양한, 기이한 오브제들이 작가의 눈과 마음을 특별히 자극하는, 영감과 몽상을 호출하는 매개들이자 작품의 소재가 되었다. 작가의 신체가 도시와 반응한 침전물이 그림이 된 것이다. ● 어느 날 일상이 전개되는 삶의 동선에서 우연히 마주친, 이상한 풍경/사물들이 눈에 들어왔고 작가는 그것을 일정한 거리에서 바라보면서 핸드폰 카메라로 '수집'했다고 한다. 이후 이를 프린트한 사진을 오랫동안 바라보면서 당시 그것을 보고 파생되었던 여러 감정, 생각 등을 회화로 옮겼다. 도시 속에서 발견한 공간/사물 등의 소재는 작가 특유의 회화를 선보이기 위한, 자신의 예민한 감성이 투영될 대상으로서 의미를 지니고 설정되었다.

이재명_다섯 번의 인사 (파란 하늘)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_2018

도시 공간의 어느 한쪽 또는 건물의 한 귀퉁이에 놓인 구조물, 혹은 기계부품과 포장된 물품들은 호기심과 함께 그것 자체로 매력적인 오브제로 다가왔다.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 된 상품, 기계들이 심미적인 대상이 되었고 그것이 예술작품이 될 수 있음을 일찌감치 깨달은 이는 뒤샹이다. 이미 인상주의 작가들에 의해 도시풍경과 사물들은 회화적 소재로 적극 다루어졌다. 이후 자연, 땅은 추방되고 자본주의가 만든 도시풍경과 사물들이 그림의 소재가 되었다. 도시는 계절의 변화와 무관한 노동을 행할 수 있게 해주고 계절의 리듬에 종속되었던 농부들과는 다른 생을 강제한다. 더구나 오늘날과 같은 디지털세계에서 현실감, 몸의 느낌은 확연히 소멸되고 있다. 한병철에 의하면 "세상의 디지털화란 완벽한 인간화 및 주체화라는 것이라 땅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든다." (땅의 예찬) ● 따라서 동시대 작가들은 땅과 정원이 사라진 자리에 들어선 도시와 공장, 그리고 차가운 금속성과 플라스틱 사물들에 갇혀 산다. 그것이 만든 인위적이고 기이한 공간을 반성적으로 성찰하거나 낯설게 바라보기도 한다. 이재명의 회화는 바로 그 틈에서 서식한다.

이재명_다섯 번의 인사_캔버스에 유채_194×390.3cm_2018

한갓 비근한 일상의 풍경이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늘 보던 대상이자 수시로 접하던 사물임에도 불구하고 느닷없이, 이유를 알 수 없이 다가와 낯선 감정의 파문을 일으키거나 생각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다. 특정 장면이 기이하게 말을 건네고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는데 그것을 딱히 언어나 문자로 설명하거나 기술할 수는 없다. 어휘가 부재해 절망하는 사이 이미지는 이를 대신하고자 하지만 물론 이것도 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화가들은 그림을 통해 그러한 시도를 감행한다.

이재명_밤의 하얀 탑_캔버스에 유채_145.5×112cm_2018

작가는 그 모습을 자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자신의 시선과 마음을 붙잡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른바 바르트가 사진의 한 요소로 언급한 풍크툼punctum과 유사한데 풍크툼은 정보를 주지 않는다. 말 그대로 그것은 '새겨진 것'의 의미로 관찰자의 마음을 꿰뚫고 흔들어놓은 것을 말한다. 우연히 본 특정 사물이 총체적으로 묘한 분위기를 만들며 자신을 사로잡은 것이다. 비로소 그 대상들과 작가의 교감이 발생한 것이다. 이것이 예술이다. 예술은 한갓 평범한 풍경과 사물이 의미 있는 존재가 되어 다가오는 것을 체험하는 일이다. 이른바 접신이자 사물과의 교감이며 물활론적 상상력이 작동되는 시간이다. 그렇게 해서 사물은 주체가 되어 그것을 바라보는 이와 대등한 존재가 된다.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분명히 감지하는 것을 그리는 일이 회화일 것이다. 이재명이 그린 것 또한 특정한 풍경을 재현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그 공간/사물이 자신에게 주었던 인상, 경험, 기이한 만남의 기억, 그 아우라에 도달하려는 모종의 제스처로 보인다. 사실 모든 그림은 상당히 애매한 것을 그리려는 허망한 시도일 수 있다. 단지 자신을 날카롭게 찔렀던 한 순간의 분위기, 감각을 재현하고자 하는 일인데 사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이재명_세 개의 왕관을 가지고 있습니다.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_2018

이재명이 그리고 있는 것은 먼 거리에서 힐끗 본 낯선 풍경, 사물이다. 그것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잘 알지 못한다. 작가는 그 낯설고 이상한, 그러면서도 어딘지 흥미로운 존재를 대상으로 삼아 그렸다. 일부를 크게 확대하거나 부분적으로 절취 한 구도는 그러한 의도를 드러내는 고안이다. 동시에 그 대상의 존재를 처음 접했을 때의 정서적 느낌, 여러 스치는 생각의 접속을 보여주고자 하듯 속사의 필치로 훑어나간다. 지극히 가볍고 얇은 도시의 속성은 평면적인 붓질을 통해 가시화되고 유동적이며 빠르게 질주하는 도시의 시간과 속도는 그만큼의 흐름을 동반하는 물감을 통해 시각화되기도 한다. 분명 스치듯 포착된 도시의 풍경이다. 이처럼 가볍고 빠른 붓질과 간략한 대상의 처리, 얇은 물감의 도포는 전적으로 사물 자체를 심리적으로 포착하고자 한 의도를 드러낸다. 색채는 밝고 명징하며 납작하게 칠해져 있다. 몇 번의 평면적인 붓질로, 원색의 물감으로 마감되어 있어서 디자인적인 요소가 강한데 이는 그만큼 도시 속의 사물들이 지닌 형식적 요소를 반영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것들은 어딘지 덧없고 공허하며 모호해서 실체가 없어 보인다. 도시에서 사는 이들은 자신을 둘러싼 공간과 사물들의 진정한 내부를 여간해서는 포착하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작가는 여러 사물로 채워진 도시풍경이 뿜어내는 모종의 징후를 읽어내고자 한다. 그 흐름, 기운, 냄새를 맡고자 한다. 모종의 '징후적 풍경'을 형상화하고자 한다.

이재명_여기는 안전합니다._캔버스에 유채_194×390.3cm_2018

작가가 대상으로 삼은 것은 도시 공간에서 우연히 접한 것들이자 또한 도시의 변두리에 자리한 소규모 공장들과 그 주변에 놓인 기계, 사물들이다. 도시의 중심이 아니라 변방, 모서리, 틈과 사이에 주목하고 그곳을 채운 사물들에 시선을 준다. 다양한 시점을 동원해서 도시를 다각도로 보여주는 한편 어딘가에 자리한 사물들을 일상적이고 친숙한 시선에서 잠시 떼어놓기도 한다. 이 그림은 도시에 대한 특별한 주제의식이나 문제적 발언을 의도적으로 지니고 있다기보다는 자신이 늘상 접하고 보고 느끼며 살아가는 일상적 환경인 도시 자체를 응시하는 데서 시작된다. 작가에게 도시는 그 바라봄의 결정적 대상이다. 따라서 이 그림은 작가의 삶의 동선에서 경험된 공간의 재현이며 그 공간은 기억에 의해 축적되어 재생된다. 그러니 이 그림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젊은 현대인이 겪는 내면적이고 심리적인 초상이자 그 도시로부터 형성된 감수성과 감각의 지평 위에서 융기되어 나오는 이미지일 것이다. 이는 도시 공간과 그 안에 채우고 있는 여러 사물들이 오늘날 우리 삶을 규정하는 총체적 시스템임과 동시에 내면의 심리를 규정하는 결정적 기제임을 깨닫게 해준다. 이재명은 그 도시 공간을 질문하고 그것이 생각 거리를 안겨주는 문제적 공간/이미지임을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고독한 산책자가 되어 동시대 한국의 도시 공간을, 자신의 일상을 관찰한다. 이 거대도시가 자신의 내면성에 가한 영향을 탐색하고자 했고 그것이 자연스레 자신의 회화가 되었다. ■ 박영택

이재명_푸른 숨_캔버스에 유채_181.8×227.3cm_2018

LEE Jae-Myung-Strange Objects Inside City Spaces ● Cities are tightly packed and every inch is occupied through power and capital. But at the same time, countless blank spaces and gaps intervene. Cities are filled with various structures/objects that each have a particular function but which also slide away from their designated function and slip out of their original context. LEE Jae-Myung is drawn to the specific spaces (countless gaps) and objects that he meets randomly in the city landscape and recreates them through his paintings. The diverse, strange objects that fill city spaces turn into mediums that stimulate the artist's eyes and mind, invoking inspiration and visions, and thus become the subjects of his art. The residues of the interaction between the artist's physical self and the city are turned into paintings. ● The artist says that the strange landscapes/objects he encounters by chance in the midst of daily life catch his eye and he 'collects' them with the camera on his phone while gazing at them from a certain distance. After the photos are printed, the artist looks over them for a long time before transferring the various thoughts and feelings derived in that moment onto paintings. His subject matters, of the likes of the spaces/objects discovered within the city, take on meaning and are configured as a medium for showing off the artist's unique illustrations, objects onto which the artist's tender emotions can be projected. ● A particular side of the city, a structure in the corner of a building, machine parts, packaged objects - all of these pique the artist's interest as fascinating objects in their own right. Following the Industrial Revolution, machines and objects of mass production became objects of aesthetic interest and Duchamp was among the first to recognize the potential for these objects to become artworks in themselves. But city landscapes and objects had already been popularized as a subject of illustrations by Impressionist artists. Earth and nature was soon cast aside and the landscape and objects of the city created by capitalism became the main subject. The city allows people to work regardless of seasonal changes and compels its residents to live differently from agricultural workers who are ruled by the rhythm of the seasons. Furthermore, in today's digital era, our sense of reality, our sensitivity to physical sensations, is surely deteriorating. According to Byung-Chul HAN, "The digitization of the world, as perfect humanization and subjectivization, is completely eradicating the earth" ('Praise of the Earth'). ● Therefore, contemporary artists live confined by cold metallic and plastic objects and within factories and cities, which have taken the place of gardens and the earth. Some artists reflect on the strange and artificial spaces created by these objects in a regretful manner and while others perceive these objects as something unfamiliar. LEE Jae-Myung's paintings inhabit the gap between the two. ● There are times when a familiar everyday landscape suddenly feels strange. Even though we have set our eyes on it daily or have encountered it on a regular basis, suddenly, without reason, this once familiar sight stirs up ripples of unfamiliar sensations or complicates our thoughts. A particular scene speaks to us in a peculiar way or stirs up strange sensations, but we cannot explain or describe it in words, whether verbally or by text. While we despair over the lack of a sufficient vocabulary, images try to take their place. Of course, even this is not always possible. But painters dare to try through their painted illustrations. ● Artist LEE Jae-Myung realized that even things he saw all the time could in one random moment capture his gaze and mind by appearing in an completely new light. It's a phenomenon similar to the 'Punctum', a term used by Barthes to describe one of the factors in a photographic image, except the 'Punctum' doesn't deliver information. 'Punctum' literally means 'carving' and refers to the penetration and stirring of the viewer's mind; it suggests that an object viewed by chance creates a curious mood and captivates the viewer. An exchange occurs between this object and the artist. This is art. Art is the experience of a relatively normal landscape or object turning into something meaningful. It is a kind of spiritual possession by and communion with the object, and a moment when animistic imagination is stimulated, through which the object becomes a subject equal to the viewer. Painting is the act of illustrating what we do not know for certain but which we surely perceive. LEE Jae-Myung's illustrations are not representations of a specific landscape; his works appear to be an attempt to recreate his initial impression, experience, strange encounter, memory and aura of the pictured space/object. In truth, all pictures can be considered vain attempts to illustrate what is considerably ambiguous, no more than an attempt to recreate the atmosphere and sensations of a single piercing moment without really knowing what they are. ● LEE Jae-Myung's illustrations depict strange landscapes and objects glanced from a far distance. It's hard to know exactly what they are. His focus is on things that are strange and unfamiliar which are in some way intriguing. The composition of his works, where some parts are magnified and others are cut and lifted, reveals this. The artist also swipes through his work with rapid brush strokes as if to depict the points of contact between his numerous thoughts and emotions in the moment he first encountered the subjects depicted. The thin, light character of the city is made more visible by the superficial brushwork while the dynamic and fast scuttling pace and rhythm of the city is visualized through paint that flows in the same manner. The completed image is clearly a city landscape captured in passing. The fast, light brush strokes, concise handling of the subject and the light application of paint reveal the artist's intent to mentally capture the subject in its entirety. The colours are bright and clear and flatly applied. The picture is completed with primary colours painted with a couple of superficial brush strokes, so the 'design' aspect is strong but the formal characteristics of the objects within the city are also just as strongly reflected. However, where the objects are appear formless due to their emptiness and ambiguity. It is difficult to capture the true interior of the spaces and objects that surround those who live in the city. Perhaps for this reason, the artist tries to read the signs contained in the city landscape that is so filled with numerous objects. He tries to sense the flow, the aura, the smell. He tries to give shape to a certain kind of 'symptomatic landscape'. ● The artist's chosen subjects are things he has randomly encountered in the city space: the small factories located on the city outskirts and the machines and objects in their surroundings. He devotes his attention to the things not in the city centre, but on the city outskirts, edges, gaps and the places in between, and offers his gaze to the objects that fill these spaces. He shows us the city from various angles through various points of view while also temporarily removing objects located in a specific location from ordinary and familiar gaze. Rather than consciously conveying a particular thematic consciousness or critical remark about the city, the artist's paintings begin with the artist gazing at the city itself, the environment he encounters and experiences on a day to day basis. The city to the artist is the definitive subject of that gaze. Thus, this painting is a representation of a space the artist experiences in his daily life; this space is regenerated through the accumulation of the artist's memories. Therefore, this picture is an internal, psychological portrait of the experiences of young people living in the city today, and an image heaved up from the sensations and emotions formed by the city. This image makes us realize that the various objects that fill up city spaces are, on the whole, a system that regulates our lives today and the ultimate mechanism that regulates our inner mentality. LEE Jae-Myung questions the city space and shows us through his works that the city space is a questionable space/image that embraces thought avenues. Walking in solitude, the artist observes his daily surroundings, the contemporary Korean city space. He aimed to explore the strong influence of this giant city on his own interiority and this was naturally transformed into his art. ■ PARK Young Taek

Vol.20180711e | 이재명展 / LEEJAEMYUNG / 李在明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