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8_0727_금요일_06:00pm
후원 /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01:00pm~08:00pm
탈영역 우정국 POST TERRITORY UJEONGGUK 서울 마포구 독막로20길 42(구 창전동 우체국) Tel. +82.(0)2.336.8553 www.ujeongguk.com www.facebook.com/ujeongguk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던 날, 모든 구멍에 솜을 틀어막고 누워있는 딱딱해진 할머니와 울고 있는 늙은 형제들, 그 옆에서 흘러나오는 찬송가, 조문객의 신발을 웃으며 정리하는 사촌 동생들을 바라보던 기억.
죽음을 앞두고 기를 쓰고 신에게 구원받으려는 사람들과 천진하고 어린 것들. 내가 사는 세상에는 그런 것이 너무나도 많아서 눈을 돌리려 해도 자꾸만 마주치게 된다. 욕을 하고 비꼬며 여기는 그만큼의 가치가 없는 곳이라고 단정 짓다가도 일부러 눈을 돌리고 있던 아주 연약하고 부드러운 부분을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나온다. 내가 살아가는 여기는 그런 곳이라고 생각한다.
'죽어서도 나는 새'는 내가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그해에 생각했던 전시 제목이다. 박물관 천장에 달린 몇백 마리의 박제화된 새와 그 새들의 알을 보았다. 유리박스 안에 방부 처리된 알과 한 방향으로 부리를 들고 날개 죽지를 활짝 핀 정지된 새들. 딱딱한 날개와 플라스틱으로 되어있는 눈알을 보며 이미 죽어버린 몸이 편히 땅에 묻히지 못하고 허공에 달려 날갯짓하게 만든 어떤 이의 손을 생각했다. 나는 그곳에서 나와 내 가족과 모든 사람을 보게 됐다.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다 닳아 너덜너덜해진 종이 위에 쓰인 반듯하고 애쓴 글자처럼 화면 위를 새겨내듯 꾹꾹 눌러 담은 힘은 실소를 터트리는 힘 일수도, 눈물을 흘리는 힘일 수도 있다. 행복하고 불쌍한 사람과 그 사람이 앉아있는 차가운 바닥을 생각해 본다. 이 작업들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 황예랑
Vol.20180727c | 황예랑展 / HWANGYERANG / 黃睿朗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