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나는 새 Flight of dead birds

황예랑展 / HWANGYERANG / 黃睿朗 / painting   2018_0727 ▶ 2018_0810

황예랑_나비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3.7×135.7cm_2018

초대일시 / 2018_0727_금요일_06:00pm

후원 /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01:00pm~08:00pm

탈영역 우정국 POST TERRITORY UJEONGGUK 서울 마포구 독막로20길 42(구 창전동 우체국) Tel. +82.(0)2.336.8553 www.ujeongguk.com www.facebook.com/ujeongguk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던 날, 모든 구멍에 솜을 틀어막고 누워있는 딱딱해진 할머니와 울고 있는 늙은 형제들, 그 옆에서 흘러나오는 찬송가, 조문객의 신발을 웃으며 정리하는 사촌 동생들을 바라보던 기억.

황예랑_작은 아기의 강_장지에 아크릴채색_130×162cm_2015
황예랑_아버지가 빠져 죽은 바다, 그 바다에 빠져 돌아가신 어머니_장지에 아크릴채색_130×162cm_2016
황예랑_고기의 숲과 사랑이 가득 찬 호수_장지에 아크릴채색_130×193.5cm_2017

죽음을 앞두고 기를 쓰고 신에게 구원받으려는 사람들과 천진하고 어린 것들. 내가 사는 세상에는 그런 것이 너무나도 많아서 눈을 돌리려 해도 자꾸만 마주치게 된다. 욕을 하고 비꼬며 여기는 그만큼의 가치가 없는 곳이라고 단정 짓다가도 일부러 눈을 돌리고 있던 아주 연약하고 부드러운 부분을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나온다. 내가 살아가는 여기는 그런 곳이라고 생각한다.

황예랑_용의 구슬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cm_2018
황예랑_용 해부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81×69cm_2017
황예랑_호랑이 새끼(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7.5×36.5cm_2018

'죽어서도 나는 새'는 내가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그해에 생각했던 전시 제목이다. 박물관 천장에 달린 몇백 마리의 박제화된 새와 그 새들의 알을 보았다. 유리박스 안에 방부 처리된 알과 한 방향으로 부리를 들고 날개 죽지를 활짝 핀 정지된 새들. 딱딱한 날개와 플라스틱으로 되어있는 눈알을 보며 이미 죽어버린 몸이 편히 땅에 묻히지 못하고 허공에 달려 날갯짓하게 만든 어떤 이의 손을 생각했다. 나는 그곳에서 나와 내 가족과 모든 사람을 보게 됐다.

황예랑_호랑이 새끼(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2×112.3cm_2018
황예랑_혼을 모으는 여자_캔버스에 먹, 아크릴채색_103.5×145cm_2017
황예랑_참새와 홍옥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26×165cm_2017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다 닳아 너덜너덜해진 종이 위에 쓰인 반듯하고 애쓴 글자처럼 화면 위를 새겨내듯 꾹꾹 눌러 담은 힘은 실소를 터트리는 힘 일수도, 눈물을 흘리는 힘일 수도 있다. 행복하고 불쌍한 사람과 그 사람이 앉아있는 차가운 바닥을 생각해 본다. 이 작업들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 황예랑

Vol.20180727c | 황예랑展 / HWANGYERANG / 黃睿朗 / painting

@ 우민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