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풍농월을 다시 묻다

양홍수_윤희철_임응섭_임태규_정형준_조환展   2018_0825 ▶︎ 2018_1031 / 월요일 휴관

양홍수_숲2_장지에 수묵채색_71×137cm_2017

초대일시 / 2018_0906_목요일_02:00pm

관람료 / 성인 3,000원(단체 1,000원) 초·중·고생,경기도민,군인 1,000원(단체 500원) 미취학 아동 및 65세 이상,문화가 있는 수요일 무료관람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월요일 휴관

안상철미술관 AHNSANGCHUL MUSEUM 경기도 양주군 백석읍 권율로 905 Tel. +82.(0)31.874.0734 www.ahnsangchul.co.kr

오늘의 방식으로 바람과 달빛을 노래하다 ● 2018년 가을 안상철미술관에서는 바람과 달빛과 더불어 놀기, 즉 음풍농월(吟風弄月)의 현대적 전개방식을 묻는 전시를 기획하였습니다. 한국화가 안상철이 줄기차게 천착했던 한국화의 현대화 작업도 그 바탕에는'바람과 달빛'으로 대변되는 대자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낯선'오브제'전통을 현대화의 키워드로 활용했던 안상철의 「영(靈)」시리즈는 전통적인 수석(樹石)의 영역을 산수(山水)개념으로 확장하고 생애 말에는 바람 소리, 새 소리와 이를 작동하게 하는 모터소리가 어우러진 자연을 제공했습니다. 자연이라는 명제는 우리에게 전해진 조선시대 산수화, 문인화 등과 지필묵의 전통을 현대화하고자 했던 이 시대의 수많은 작가들에게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최후의 보루로 남겨졌습니다. 그리하여 자연을 대하는 수천 수만의 해석과 변주들이 시대정신의 변천에 따라 느리게 혹은 급작스럽게 변화하며 이어져왔습니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이 삶의 모든 국면에서 주요 키워드로 떠오른 오늘이라 하더라도 인간이 우주의 한 요소로 존재하는 한 대자연이 거부할 수 없는 삶의 환경임은 자명합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의 작가들 각자에게'어떠한 자연이 어떠한 방식으로 의미가 있는가'입니다. 어떤 인식 아래 어떠한 자연을 노래하고 그리하여 각자의 세계가 어떻게 구축되는가의 과정에서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장르와 조형의 방식, 기법과 재료들을 흥미롭게 통찰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양홍수_숲9_장지에 수묵채색_71×137cm_2018
윤희철_정방폭포 제주_종이에 0.3mm펜, 색연필_40×55cm_2016
윤희철_포천 아트밸리 천주호_종이에 0.3mm펜, 색연필_40×55cm_2017

본 기획전을 위해 안상철미술관은 주변지역인 경기북부 양주로부터 의정부, 일산, 파주 및 양평에 이르는 지역으로 한정하여 작가조사를 시작하였고 최근 2년 내 도록과 네오룩아카이브 등을 근거로 활발한 전시 활동과 회화성을 갖춘 작가 중에서 한국화, 추상, 오브제 등 미술관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선별하고, 전시 참여 여부 확인과 함께 작업실 방문 및 1차 포트폴리오 점검을 거쳐 최종 6인의 작가를 확정하였습니다. 전시구성은 여섯 사람의 작가가'자연을 노래하며 희롱'하는 여섯 가지 얼핏 매우 달라 보이는 방식들에 초점을 맞추었고, 각 작가 별로 현재의 작업과 이를 이루는 계기가 된 회화적 단서를 함께 전시하여 이를 통해 작가의 작업이 어떤 생각에 따라 전개되었는지 작가가 사물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지의 작업과정을 살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는 작품을 이해하는 데 있어 작가와의 대면점을 그만큼 넓혀 관객들이 작가의 내면을 이해하고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도록 의도한 것입니다. ● 6인 작가의 이력은 다양합니다. 한국화로 경력을 시작한 양홍수와 조환, 서양화 쪽에서 출발한 임태규와 정형준, 서예가인 임응섭, 그리고 윤희철은 세필펜화로 자연과 만나는 작가입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현실의 정치라든가 세상 돌아가는 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으며 오로지 자연을 소재로 자연에서 얻은 감흥을 그림으로 또는 글자로 표현하거나 자연물(물 또는 흙, 나뭇가지, 철)을 작품의 도구나 재료로 삼아 자신의 세계를 실험하고 노래하는 작가들입니다.

임응섭_세심_한지에 먹_260×200cm_2018
임응섭_행인_한지에 먹, 전각_60×60cm_2018

지필묵 전통을 가장 근거리에서 유지하고 있는 양홍수의 물기 머금은 풍경화는 전통 산수화의 형식과 달리 실경을 토대로 그날그날의 지극히 개인적인 감성을 그립니다. 그늘진 물가, 나부끼는 풀과 잡목들, 구름과 하늘, 하얀 물새를 그리는 양홍수, 반면 임태규의 젖은 산과 마른 나뭇가지의 이미지들은 그려진 것이 아니라 종이를 불리거나 나뭇가지를 칼로 가늘게 저미고 광택을 내면서 촉각적이고 실질적인 부조평면으로 제작됩니다. 그런가 하면 정형준은 거대한 화면에 부조처럼 제주도의 기억을 만들며 흙과 더불어 즐깁니다. 거친 마대 천에 도자 흙을 촘촘히 발라 바탕을 만들고 어린 시절과 성장기의 기억들을 선으로 또는 반입체적인 섬세한 이미지로 만들어 냅니다. 한편 한국화와 조각수업의 경력을 거친 조환의 자연은 붓 대신 3차원 성격의 철 재료를 사용하여 산수와 인물, 나무형태를 모방합니다. 일견 조각으로도 보이는 철 작업은 지필묵의 전통에서 가장 멀어 보이지만 실제로 철이라는 재료와 표현되는 나무형태와의 관계는 개념적으로 붓으로 그려지는 나무 이미지에 가깝습니다. 우선 종이에 밑그림을 그리고 이를 토대로 철판을 잘라 용접을 하는 작업과정에서 전통적인 한국화는 거칠게 잘려진 인물이나 나뭇가지 형태의 윤곽선들이 지극히 선적인 상태를 지향한다는 것입니다. 앞의 4인이 평면이든 입체든 조형의 측면에서 자연을 대하고 있다면 전통서예에서 법고창신(法古創新)을 지향함으로써'글자의 회화적인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자 하는' 서예가 임응섭은 서예와 회화의 중간영역에서 작업합니다. 그의 「다닐 행」은 자연을 완전추상의 조형으로 해석하는 또 하나의 변주라 하겠습니다. 여기에 세필펜화로 자연에 섬세하게 다가가는 윤희철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그려보고 싶다'는 소박함에서 출발하여 딜레탕트적 감성으로 나무와 돌, 하늘과 바다 등의 섬세한 차이들에 몰입합니다. 이상은 오늘의 방식으로 바람과 달빛을 노래하는 6인 작가들의 다양한 스펙트럼입니다.

임태규_무제_패널에 한지, 아크릴채색_112×162cm_2016
임태규_무제_패널에 혼합재료_80×180cm_2012
정형준_흙놀이(토평)_캔버스에 마대, 흙, 아크릴채색_97×145.5cm_2018
정형준_흙놀이_마대, 흙, 아크릴채색_80×160cm_2018
조환_무제_한지에 먹_275×150cm_2018
조환_무제_강철, 폴리우레탄_200×310×5cm_2018
조환_무제_철, 폴리우레탄_75×115cm_2012

안상철미술관의 2018년 가을, 지역작가 6인의 기획전은 각자 모두 독자적인 방식으로 전통과 자연을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상철의 '현대화된 자연의 노래'와 궤를 같이 한다고 하겠습니다. 바로 여기에 '음풍농월'을 다시 묻는 본 전시의 의미가 있고 따라서 이것이 본 전시를 기획한 취지입니다. (2018년 가을) ■ 김철효

전시연계 체험교육: 미술관 문화가 있는 날    시서화인: 시와 글씨와 그림 그리고 새김 시! 서! 화! 인!    1회차-8/29: 숲을 담은 에코백과 물결부채    2회차-9/26: 나를 새기는 전각    3회차-10/31: 꽃잎이 스며든 한지조명등    참여신청: 안상철미술관 교육실

Vol.20180825b | 음풍농월을 다시 묻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