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남展 / YUNSUKNAM / 尹錫男 / painting   2018_0904 ▶︎ 2018_1014 / 월요일 휴관

윤석남_핑크룸 V_혼합재료_가변설치_1996~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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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8_0904_화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학고재 HAKGOJAE 서울 종로구 삼청로 50 Tel. +82.(0)2.720.1524~6 www.hakgojae.com

윤석남의 여성주의 미술: 여성 그 중심에 서다 ● 폐재와 빨래판 등으로 만들어진 패널 위에 그려진 윤석남의 「 어머니」는 투박한 나무의 질감을 그대로 살렸다. 이 작품은 회화적이기도 하고 조각적이기도 하며, 나무를 이어붙인 콜라주처럼 보이면서도 입체감과 평면성을 동시에 지닌 기이한 작품이다. 작가는 나무를 갈아내고 또 그 표면을 그을린 뒤 작은 조각들을 서로 이어 형태를 만들어 낸다. 그 패널 위에 윤석남은 어머니의 형상을 만들며, 초상화를 완성시켜 나간다. 사진에서 출발한 작품이지만, 이 작품은 사진에서 느낄 수 없는 어머니의 강한 페르소나를 전달하는 동시에, 한복을 단정하게 차려입고 정면을 응시하는 강한 심리적 자의식을 느끼게 한다. 어머니는 그의 작업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항상 한복을 입고 시선을 정면에 두고 있으며, 선구자적 모습으로 우리의 관심을 모은다. 세월의 흔적을 녹여낸 이러한 「 어머니」라는 제목의 폐목 작업은 1993년부터 시작되었으며, 처음에는 작가 개인의 어머니로 비춰졌지만, 점차 20세기 한국의 역사를 관통하는 상징성과 보편성을 띤 '어머니'로 아이콘화되었다. ● 한국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 미술가인 윤석남은 미술계에 상당히 늦은 나이에 입문했다. 그의 삶은 프랑스 태생의 루이즈 부르주아를 연상시키듯, 40세에 시작했지만,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집 안에 작업실을 만들어 인물 초상을 그리면서 시작하였다. 그는 당시의 모든 여성들이 그러하듯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였고 또 주부 생활을 10년 이상하면서도 예술에 대한 열정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한 열정은 단순한 취미로서 그친 것이 아니라 여성의 삶을 드로잉이나 조각적 설치, 회화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재현하고 고발하며, 이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기를 제안해오고 있다. ● 20세기 초반 한국 근대의 신여성들은 대부분 일본이나 유럽에서 유학을 하면서 신교육을 받았고 엘리트 여성으로서의 사회적 신분을 가졌으나 대부분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불행한 삶을 살았다. 가부장제와 남성 중심의 권위에 도전했던 삶은 사회적으로 환영받지 못했으며, 예술적 평가에 대한 영예와 달리, 그들은 남편에게 버림받거나 이혼을 하거나 혹은 비참한 삶을 영위했다. 한국 전쟁 이후, 한국의 페미니즘은 여전히 집단적인 미술가들의 활동보다는, 개별적 활동에 머물렀다. 또한 여성미술가라고 해서 여성성(femininity)을 미술 내에서 재현하려는 의식적 시도도 많지 않았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산업화와 도시주의가 등장하고 여성들의 패션 또한 상당히 현대적으로 바뀌었지만, 독재주의적인 사회정치적 상황만큼이나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의식과 태도는 보수적이었고 관습적이었다. 윤석남은 여성에 뒤따랐던 관습적 태도를 미술 언어를 이용하여 대항하고 저항한 작가이다. 그의 미술은 극히 개인적이지만, 당시의 시대적 언어를 잉태하고 있으며, 여성의 관점에서 사회를 다시 보고 여성을 다시 보며, 여러 세대에 걸쳐 여성들이 겪었던 삶의 내러티브를 구축한다. ● 윤석남의 작품은 1980년대 당시에는 여성에 대한 관습적 인식에 역행하면서, 여성을 새로운 일상과 역사의 한 중심에 놓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선구적 페미니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1980년대 초 중반부터 여성 미술가들이 처음으로 한국 사회에서 겪는 불평등에 대항한 집단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을 때, 윤석남은 여성의 관점에서 한국 미술의 재현에 뒤따르는 시각성(visuality)을 여성의 관점에서 해체하고,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그는 회화적이고 시적 감수성을 기반으로 이야기가 있는 드로잉을 그리거나 자신의 경험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재현적 이미지로 표현했다. 때때로 선은 투박하고 인체의 비율은 맞지 않지만 섬세한 색감, 표면의 질감은 윤석남 고유의 미술 언어로 자리 잡게 되었다. 강한 생명력을 지닌 연꽃을 통해서는 불교적인 색채를, 수없이 많은 유기견을 통해서는 버려진 생명에 대한 강한 애정을 전달한다. ● 많은 여성미술가들은 여성성과 여성적 공간을 미술 작품을 통해 구현하거나 재현하면서도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 불리는 것에 주저하기도 했다면, 윤석남은 여성미술가라는 타이틀이 아니라, 페미니스트 미술가로서의 의식과 실천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었다. 또한 1980년대부터 한국 여성 미술가들이 페미니즘 미술에 뒤따르는 강한 여성 이미지를 통해 여성성을 전면적으로 드러내거나, 남성 중심의 사회를 고발하기 위해서 여성성을 강력하게 전복시키는 등의 작업들을 전개할 때, 윤석남은 "여성의 시각"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전승되어온 여성들에 대한 억압된 기억을 개인적 서사를 통해 풀어내고 있다. 그 안에선 어머니를 통해 타자화된 공감과 감정이입이 내재하고 있으며, 어머니의 어머니, 시어머니, 친정어머니, 언니들을 통해 기억된 여성에 대한 이야기, 버려진 삶을 다룬 이야기를 재현한다. 그의 목소리를 통해 이야기는 되풀이되고, 기억은 여러 세대를 걸쳐 전승된다.

윤석남_자화상_한지에 분채_137×93cm_2018

윤석남: '나' 그리고 여성에 대한 이야기 ● 윤석남은 40세의 나이로 1980년대 초반부터 한국 화단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는데 시작 당시부터 어머니를 모델로 인물, 초상 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어머니를 모델로 해서 직접 인물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이 이후 「 어머니」 연작으로 이어진 패널 작품들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그는 「 어머니」라는 나무에 채색을 하게 되는데, 사실 채색된 나무 부조, 혹은 조각은 흔히 서구에서는 '폴리크롬' 조각으로 불리기도 했다. 채색 조각은 모노크롬 조각에 비해 주로 포크아트나 민화의 채색을 연상시킨다. 불교 조각의 경우, 사천왕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색채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이전에 마을 어귀에 서 있던 '천하대장군, 천하여장군'처럼 친근하기도 하지만 대신 엄숙한 분위기를 동시에 연상시킨다. 이러한 조각들은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일종의 토템처럼 동네 사람들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 학고재에 이번에 전시된 작품 중에서 민화의 책거리를 배경으로 한 윤석남의 자화상 세 점은 이러한 전통과도 서로 연결되어 있어 보인다. 조선 시대 민화는 양반들이 그렸던 수묵이 추구했던 문인화풍의 엘리트 정신에 대항하여 뛰어난 상상력을 구현하고 있었고, 화려한 색채로 서민들의 눈과 마음에 즉각적으로 호소했다. 윤석남은 민화풍의 자화상을 통해서 이성적으로 지각했던 그림이 아니라, 마음과 감성에 호소하는 민화의 특징을 이용한다. ● 본래, 윤석남은 1985년 김인순과 김진숙과 함께 '시월모임'전을 열었는데,(시월모임전은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져있지 않았으나, 한국의 페미니즘 미술사에서 중요한 전시로 평가받는다. 『시월모임전』, 서울: 관훈미술관, 1985 전시 도록.) 초기의 작업은 노동을 하고 있는 노인의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당시 '시월모임'전은 관훈미술관에서 1985년 개최되었는데, 「 무제」라는 작품은 일을 하고 있는 노인의 얼굴이나 손을 부분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민중미술의 맥락 내에서 읽혀졌다. 당시 윤석남은 일을 하거나 노동을 하는 여성의 이미지와 더불어,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이 당하는 불평등을 그린 그림들도 있었다. 보통 여성들은 사회 내에서 수동적인 존재로서 여성의 주체성은 주로 무시되거나 마치 정물화처럼 아무런 의식 없이 부차적인 이미지로 재현되었다. 윤석남은 일하고 있는 여성의 노동을 재현함으로써, 한국의 미술사에서 별로 다뤄지지 않았던 '노동'의 주제와 더불어 '노동자계층'과 같은 주제를 다루면서 미술계에 등장했다. 물론 근대기 미술가들이 일하는 장면이나 휴식을 취하는 장면을 그렸지만, 이렇게 사회적 의식을 가진 노동의 장면은 많지 않았다. 이러한 초기에 그려진 작업들은 「 L 부인」(1985년 추정)(이 작품의 제작연도에 대해서는 다음 자료 참고: 김현주, 「윤석남 아카이브 구축과 작품의 재평가」, 『현대미술사연구』 43 (10186), p. 71.), 「 얼굴 없는 학살」(1987), 「 청량리 588번지」(1988) 등인데, 여기에는 시장에서 일하는 한국의 '아줌마'뿐 아니라, 당대의 불안한 정치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는 작품, 또한 지금은 사라진 청량리의 사창가 등을 통해 한국 사회 속에서 음성적으로 존재했거나 사회적 치부로 여겨지는 이미지들이 등장한다. ● 당시 민중미술 내에서도 이와 같은 주제는 다뤄졌다. 그러나 남성 미술가들은 남성의 주체성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기 때문에, 윤석남의 여성 이미지는 민중미술과 그 맥을 같이 하지만, 민중미술 내에서도 여성의 목소리를 주체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크게 차이가 있다. 그것은 여성을 미술의 중심부로 전환시키는 액티비즘이었던 동시에, 사회 계층 내에서도 중하층 계급을 주로 다룸으로써 미술의 주제로 인식되지 못한 주제들을 중심부로 이동시키는 주요 역할을 했다. 이러한 작품들은 1986년에 개최된 '제2회 시월모임전, 반에서 하나로', 1988년에 개최된 '여성해방시와 그림의 만남' 등을 통해 여성의 관점에서 새롭게 보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림의 중심 화두로 이끌어낸다.(김현주, 「1980년대 한국의 '여성주의' 미술」, 『현대미술사연구』 23 (2008.6), pp. 111-140 참조.) 윤석남의 "여성"은 남성들을 통해 투영되거나 재현된 '자동기계인형(automaton)' 같은 여성이 아니라, 투박한 자신을 드러내는 자신감있는 여성이다. ● 윤석남은 지금까지도 자화상을 끊임없이 그린다. 그것은 자신과의 대화법이기도 하며, 수많은 자화상은 닮아있지만, 결코 같은 이미지는 아니다. 백발로 변한 머리카락은 작가 자신의 의식만큼 투명하고 생동감 있게 살아 숨 쉰다. 민화를 배경으로 화면의 중앙이 아닌 약간 가장자리 쪽에 위치한 자화상은 책거리와 같은 이미지를 가져옴으로써 여성들은 접근이 불가능했던 책이라든가 지식에 대한 갈망과 소유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오윤과 같은 민중미술가들도 우리의 전통 민화 등에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윤석남에게 민화는 익명의 사람들이 그렸던 무명의 그림이면서 과거의 시간, 전통을 상징한다. ● 이렇듯, 윤석남은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한 서사를 중심으로 한다. 그의 어머니는 39세의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여섯 명의 자식을 키웠는데,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어머니 개인에 대한 기억과 함께 당대를 살았던 다른 어머니의 유사한 기억을 함께 소환해낸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은 마치 세대 간에 이어지거나 이야기를 통해 세대 동안 억압당했던 목소리를 마치 큰 소리로 메아리치게 하는 효과를 만든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영향을 미치면서 윤석남은 그의 그림 속에 드러나는 사회적 의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파급하는 결과를 만든다. 특히, 여성들의 경험과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윤석남은,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여성들을 작품 속에 재현하거나 재구성하는데, 구체적으로는 2002년부터 황진이, 허난설헌, 이매창, 최승희, 나혜석 등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들 여성은 개인적 배경은 다르지만, 시대를 앞서갔던 여성들로 윤석남의 작품에서는 나무에 아크릴로 채색된 이미지로 등장한다. 그들은 미술관에 설치되거나 자연 속에 놓이는데 고상하고 이상화된 여성 이미지가 아니라 나무 조각으로 이어진 패널로 구성된 이미지의 파편들로, 우리가 전통적으로 생각하는 '여성스러움'을 전복시키는 이미지로 보인다. 그것은 억압되었던 것들이 해방된 이미지이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윤석남의 '회화적 조각'은 억압된 여성들의 목소리를 한꺼번에 분출하는 효과를 지니는데, 나무라는 소재는 자연, 대지, 여성의 정체성을 의미하는 또 다른 제유법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윤석남_우리는 모계가족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8

윤석남의 '핑크룸': 여성의 집, 여성=집 ● 윤석남은 1979년 미술계에 입문한 이후 1983년과 1984년에는 뉴욕에서 공부하면서 아트 스튜던트 리그 오브 뉴욕과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드로잉을 배웠다.(윤석남은 이후 1990년-91년 미국으로 가서 다시 체류하게 된다 (김현주 논문 참조, pp. 74-75. 윤석남은 당시 뉴욕의 브롱스미술관에서 전시 중이었던 쿠바 현대미술전에서 알레한드로 아귈레라(Alejandro Aguilera, b. 1964)가 제작한 폐목 조각(En el de mas Americas)/미대륙의 바다 위에서, 1988)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윤석남과의 인터뷰, 화성 작업실, 2018년 7월 12일.) 거의 비슷한 시기에 한국의 박이소 작가도 뉴욕으로 건너가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1985년부터는 마이너 인저리(Minor Injury)라는 대안공간을 뉴욕 브루클린의 그린포인트에서 운영했다.(윤석남은 두 번째 뉴욕 체류기에 '박모'로 활동하던 박이소를 만났었다고 설명한다; 윤석남과의 인터뷰. 김현주의 논문(2018)에 의하면, 윤석남은 "뉴욕의 재미작가들의 모임인 '서로문화연구'의 회원"이었다고 한다. 당시 회원에는 김진숙, 박이소, 최성호, 최인영, 김미혜, 민영순 등이 있다.) 윤석남은 뉴욕에서 박이소를 비롯, 한국 작가들을 만나면서 동시대 뉴욕 화단에서 일어나는 페미니즘 미술, 포스트모더니즘 미술, 설치미술의 새로운 국면들을 한국의 어느 작가보다 가장 가까이서 체화할 수 있었다. ● 그는 1988년 민중미술이 열렸던 아트 스페이스의 전시, 1993년 퀸즈미술관에서 개최된 '태평양을 건너서: 오늘의 한국미술' 전시 등을 모두 기억할 정도로 한국미술이 국제미술과 교감을 이뤘던 시기에, 가장 중심에 서서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시작했다.("Min Joong Art: A New Cultural Movement from Korea," Artists Space, 1988; "Across the Pacific," Queens Museum, 1993; Kumho Museum of Art, 1994.) 1993년 이후의 「 어머니」 연작들 대신, 윤석남은 여성 스스로의 욕망을 드러내는 「 핑크룸」을 제작하기 시작했는데, 핑크는 소녀 시절부터 여아들이 즐겨 입는 상투적인 컬러이다. 핑크 드레스, 핑크빛 환상, 핑크빛 사랑 등 유년 시절부터 길들여지는 '핑크'는 소녀틱한 감수성과 영원한 귀여움을 알레고리적으로 보여주는 색채이다. 온통 모든 공간을 물들어 놓은 '핑크룸'에는 핑크빛 소파가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여있다. 주변을 에워싸는 한지와 거울 등 핑크빛은 익숙하지만, 한편으로는 익숙하지 않은 언캐니한 느낌을 울컥 불러일으킨다. 소파는 누군가가 편안하고 안락하게 앉을 수 있는 의자를 상징하지만, 이 핑크 의자는 누군가가 앉을 수 없을 정도로 심리적으로 불편하게 보이는 의자이며, "불안한 여성들의 자리"를 표상한다.(윤난지, 「윤석남의 또 다른 미학」, 『윤석남 심장』, 서울시립미술관, 2016, p.53.) 핑크색은 누군가에게 반복-강박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우리를 억눌렀던 감정들을 소환한다. 여자아이라면 언제나 핑크빛 아이템 하나 정도는 있는데 이런 유년 시절에 여자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분홍색 드레스, 장난감, 가방 등 모든 소품들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내는 역할을 한다. ● 윤석남은 1996년 처음으로 「 핑크룸」을 제작한 이후, 여러 형태, 여러 형식의 변형을 거쳐 「 핑크룸」, 「 그린룸」 등을 제작하는데 전시와 공간의 성격에 맞게 장소특정적으로 연출하고 새롭게 설치하기도 한다.(윤석남은 핑크 룸 이전에도 「 어머니의 방」 등 '방'과 연관된 주제를 일부 다루었으며, 「 핑크룸」이외에, 「 그린룸」, 「 블랙룸」, 「 블루룸」, 「 화이트룸」 등이 존재한다. 김현주 외, 『핑크 룸 푸른 얼굴: 윤석남의 미술세계』, 서울: 현실문화, 2008 참조.) 같은 주제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지만 한 번도 동일한 패턴의 장식이나 유형이 나오지 않고 오히려 차이와 반복을 여러 번 제시하면서 같은 주제를 다른 양상으로 변화시킨다. 학고재에 이번에 설치되는 「 핑크룸」도 핑크를 강요하는 유년 시절의 기억에 맞서는 일종의 사회적 스테레오타입에 대한 저항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러한 특정 젠더에 가해지는 사회적 고정관념은 여성성을 불변하는 성향으로 고착화시킴으로써 여성의 수동성을 시각적으로 강화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윤석남은 이러한 고착화된 사회적 통념을 해체시키는 예술적 제언을 통해 여성성은 생물학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취향에서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변화하고, 생성될 수 있는 성격을 강조한다. ● 윤석남의 의자들은 서구의 대표적인 가구로 한국의 아파트문화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소파나 의자들이다. 의자는 도상학적으로 사회적 신분이나 권위, 혹은 그 자리에 앉게 되는 사람들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많이 표현된다. 그러나 윤석남의 의자는 쉽게 앉을 수 없도록 불편하게 되어 있으며, 누군가 앉을 경우 상당히 고통스러울 정도로 상처를 입을 수 있는 의자들이다. 여성의 방은 흔히 규방 문화를 상징하는 듯한데, 윤석남은 여성을 실내의 공간, 가정이라는 공간에 가둠으로써 여성을 공공의 장소로, 개방된 공간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던 한국의 현실사회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가한다. ● 전통적으로 여성의 몸은 아이를 잉태할 수 있는 자궁으로 생명과 온기, 사랑의 거처로 상징화되었다. 자궁은 따뜻하고 축축한데 이러한 생물학적인 특징은 전통적으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성을 가정에 가둠으로써 양육하고 요리하는 여성의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현모양처'라는 말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신교육이 형성되던 시기에도 사라지지 않던 덕목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여성에 대한 고등교육이 시작되면서 '현모양처'를 요구하는 덕목은 근대기의 가정과 사회에서 더욱 이데올로기화되어 갔다. ● 여성의 몸은 일종의 집과 같은 공간이며, 여성적 공간은 집과 같다는 인식은 윤석남의 작업에서 페미니즘 주제로 자주 다뤄진다. '핑크룸' 또한 이러한 공간을 여성의 공간으로 설치함으로써, 이러한 공간이 어떤 방식으로 사회적으로, 생물학적으로, 그리고 교육과 양육을 통해서 이데올로기화되었는지 제시해준다. 윤석남의 핑크룸 실험은 '방'이라는 가정 내에서의 공간에 갇혀 있던 여성들을 해방시키는 공간이며, 여성의 몸을 방, 집과 같이 생각해온 우리의 전통에 대한 공격이자 저항이기도 하다. 이러한 윤석남의 궤적은 동시대 서구의 다른 작가들에게도 엿보였는데 그들은 공통적으로 여성에 가해지던 여성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이를 해체하고 문제시하는 데 적극적으로 동참했던 페미니스트 미술가들이다. 예를 들면, 우리는 윤석남의 '핑크룸'과 루이즈 부르주아의 작품을 통해 그들이 어떻게 여성의 몸을 집/방과 같은 공간으로 인식했는지, 스페인 작가인 엘레나 알메이다(Helena Almeida)가 「 집(The House/A Casa)」(1983)을 통해 어떻게 집을 여성으로 인식하는지, 나아가 리지아 클락(Lygia Clark)이 「 집은 몸이다(The House is the Body)」(1968)라는 작품을 통해 여성의 몸은 집과 같은 건축적 공간의 산물로 인식하는지 비교해볼 수 있다.(루이즈 부르주아의 「 여성 집(femme maison)」(1946-47)을 생각해볼 수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각기 다른 도시에서 여성의 방과 여성의 몸에 가해졌던 억압과 분노, 여성의 욕망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사회의 요구로, 가정의 요구로 늘 여성의 욕망은 은폐되었거나 재현대상에서 제외되었다면, 윤석남은 여성의 욕망을 거짓 없이 드러낸다. ● 윤석남의 페미니스트 작품들은 한국의 역사에서 존재했던 여성들을 실제로 초상화로 재현함으로써 역사적으로 잊혀나간 여성들을 한 명씩 동시대의 사회로 소환시킨다. 사실, 여성사를 초상화의 형식으로 재구성하는 문제는 문학적 상상력이나 회화적 상상력을 동시에 작동시킨다. 왜냐하면, 나혜석과 같은 근대기 여성 미술가의 경우 우리는 사진을 통해서 그의 얼굴을 기억할 수 있지만, 많은 여성들은 그들의 초상화가 남아 있지 않아서 어느 정도 비슷한 초상화를 재현하는지 그 누구도 말할 수 없다. 역사적 초상화들과 함께 윤석남이 이번에 학고재에서 보여주는 가족의 초상에는 남성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머니, 언니, 그리고 자신의 가족초상을 통해 세대를 이어나가는 여성의 소서사에 집중하게 한다.

윤석남_우리는 모계가족_한지에 분채_70.5×47.5cm_2018

윤석남의 여성적 글쓰기 ● 2015년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된 「 2015 SeMA Green: 윤석남-심장」 전시는 1980년대부터 제작된 작업을 모두 보여주었던 작가의 대회고전이었다. 당시 상당히 많이 전시되었던 유기견은 미술관 전시장에서 모두 보여주지 못했을 정도로 많았으며, 어느 방을 가득 메운 연꽃은 새로운 생명이 잉태하는 것 같은 생명력을 발산하였다. 폐목 패널에 그려진 여성의 모습, 그것은 마치 아무도 쳐다보지 않던 풀을 사랑으로 쳐다보는 응시와도 같게 느껴진다. 서툴게 그려진 투박한 손, 해부학적으로 다소 이상하게 조합된 신체, 나무 패널에 부유하는 듯이 그려진 여성의 얼굴, 가면처럼 이목구비만 그려진 패널, 이 모든 것은 여성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지 못했던 타자들을 초대하는 거대한 잔치였다. 이러한 투박한 패널과 서로 대리 보충으로 존재하는 윤석남의 드로잉은 여성들을 다시 그 중심에 서게 한다. 작가의 작품처럼 "나의 할머니, 단기 4268, 4.13일에 첫 딸을 낳으셨다. 그 딸이 다시 외할머니가 되셨다 (2001년 2월 23일)"라는 텍스트들은 남성들이 설명할 수 없었던 여성의 글쓰기로 제안된다. 그는 일기를 쓰듯이 그림을 그리며, 그림을 그리듯 텍스트를 써 내려간다. 글과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그에게 자매예술로서 남성 미술가들이 주목해주지 않았던 소소한 이야기, 여성들이 차별당한 이야기, 그냥 피식 웃게 하는 상상력으로 가득한 이야기 등으로 쓰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남의 여성은 귀엽고 사랑스럽다. 아니, 때로는 위협적이며 무뚝뚝하며 동시에 친근하다. 그것은 그냥 우리 주변에 있었던, 그리고 지금도 존재하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 정연심

윤석남_자화상_한지에 분채_137×93cm_2017

Yun Suknam's Feminist Art: Women at the Center ● Painted on panels made up of waste wood and washboards, Yun Suknam's Mother vitalizes the raw texture of coarse wood as it is. This eccentric work has both a pictorial and sculptural quality, appearing as a wooden collage at times while retaining the sense of depth and planarity at the same time. The artist scrapes and blackens the surface of wood and then connects the small pieces to form shapes. On these wooden panels, Yun creates the form of her mother to build up the portrait. Although this work is based on a photograph, it conveys the powerful persona of Yun's mother that cannot be felt in the photograph. At the same time, it generates intense psychological sense of identity of Yun's mother, through the posture of her figure methodically wearing hanbok (traditional Korean attire) and gazing straight ahead. The mother in Yun's works slightly varies in each work, however, always wears hanbok and gazes forward, and attracts our interest as the image of a pioneer. These waste wood works with the title, Mother started in 1993 and embraces the vestige of time. In the beginning, these works reflected the artist's own mother, but gradually became iconized as the symbolic and universal 'mother' bearing the Korean history of the 20th century. ● Yun Suknam, a representative Korean feminist artist, entered the art scene at a considerably late age. She began drawing portraits in her home studio at the age of 40 when she lived with her mother-in-law, leading a life reminiscent of the French artist Louise Bourgeois. Yun kept her passion for art even though she married young and lived as a housewife for over a decade alike many women of those days. This passion did not end up as a plain hobby—she represented and raised questions about the lives of women through various methods such as drawing, sculptural installation, and painting, to eventually propose a new perspective towards women's lives and art. ● In the early 20th century, the majority of Korean 'new women' studied abroad and received modern education in Japan or Europe and were socially acknowledged as elite women, however, led unhappy personal lives. In spite of the honor they acquired as artists, their defiance against patriarchy and androcentric authority was not socially welcomed, and they either wounded up being abandoned by their husbands, divorced, or carried out miserable lives. After the Korean War, Korean feminism remained in the form of individual resistance rather than a collective activity of artists. Moreover, female artists often did not consciously represent femininity in their art. Despite the advent of industrialization and urbanism in the 1960s and 1970s, which coincided with the progress of women's fashion, the social consciousness and attitude towards women was as conservative and traditional as the sociopolitical state of dictatorship. Yun is an artist who utilizes the language of art to resist and withstand the conventional attitude towards women. Though her art is immensely personal, it bears the language of the era, reflects on society and women in the eyes of women, and constructs the narrative of life women experienced in the span of numerous generations. Without exaggeration, Yun is the leading Korean feminist in the way she dissented from the conservative awareness about women in the 1980s, and placed women in the center of the new history and the everyday. When female artists first collectively raised their voice about gender inequality in the early to mid-1980s, Yun started to dismantle and restructure the visuality that ensues from Korean art's representation from a female perspective. She either sketched drawings replete with her pictorial and poetic sensitivity or expressed her personal experiences in representative images that others may sympathize with. Although the lines are crude and the proportions are incorrect at times, her delicate use of color and texture of the surface have been established as her unique language of art. She conveys a Buddhist tone through the usage of the lotus that possesses a strong vitality, and displays a strong affection for life through the numerous abandoned dogs depicted in her works. ● While many female artists hesitated calling themselves feminists despite their realization and representation of femininity and feminine space through their works, Yun has been actively expressing her consciousness and practice as a feminist artist, rather than defining herself with the title of a woman artist. Moreover, Yun focuses on the suppressed memories of women from numerous generations through her personal narrative from a "woman's perspective," while other Korean women artists since the 1980s worked on expressing femininity overall through a strong image of women in the line of feminist art, or primarily created works that overturned conventional femininity to criticize the male-dominated society. Here, the impersonalized empathy that became objective through the mother is internalized, and the story of women and abandoned lives is represented in Yun's memory of her mother's mother, mother-in-law, mother, and her sisters. This story is repeated through her voice, and the memories are "transferred" from generation to generation. Yun Suknam: The Story of 'I' and Women ● In the early 1980s, Yun made her debut in the Korean art scene at the age of 40, making portraits of her mother. These portraits of her mother are what later led to her panel series, Mother. As mentioned above, the Mother series are painted on top of wood, which is analogous to the Western 'polychrome' sculptures or colored wooden reliefs. In comparison with monochrome sculptures, colored sculptures are usually suggestive of folk art. In the case of Buddhist sculptures, they resemble the colors commonly used in the 'Four Heavenly Kings,' and are familiar like the wooden sculptures named 'The Great General Under the Heavens, the Great Female General of the Underground' that were often placed in the entrances of Korean villages in the past. These sculptures protect the villagers as a kind of totem embodying the villager's aspirations. ● It seems that Yun's three self-portraits with Chaekgeori (paintings that depict books and stationary) of Minhwa (Korean folk painting) as the background in this exhibition at Hakgojae Gallery are connected to this tradition. Minhwa from the Joseon Dynasty realized the exceptional imagination of those who defied the elite literati style of the 'yangban' ink-wash paintings and promptly appealed to the eyes and minds of ordinary people through their brilliant colors. Through the Minhwa style self-portraits, Yun utilizes the characteristics of folk paintings to appeal to the mind and sensitivity rather than to be perceived rationally. ● Yun participated in a group exhibition along with fellow 'Siwol-Moim' members, Kim In-sun and Kim Jinsook in 1985. In this exhibition, Yun presented her early work depicting an old laborer at work. The 1st Siwol-Moim Exhibition opened at Kwanhoon Museum in 1985, and Yun's work, Untitled, which depicted the old laborer's face and hands while at work, was interpreted in the context of Minjung art. At the time, along with the images of working women, Yun's paintings also depicted the inequality women faced within the patriarchal society. Ordinary women were often read as passive beings of society, either deprived of independence or represented as secondary images as if they were objects in still-life paintings. While making her debut in the art world, Yun represented female laborers at work, thus introducing the theme, 'labor' as well as 'the working class' that were often ignored in the Korean art history. Of course, certain modern artists depicted scenes of labor and laborers resting in their works, but there were not as many scenes of labor with social "consciousness" as Yun's. The artist's early works include Madam L (ca.1985), Faceless Genocide (1987), and Cheongnyang-ri 588 Street (1988), which portray not only the Korean 'Ahjumma (mid-aged women)' working in the marketplace, but the images that covertly existed or were considered as the shame of Korean society through depicting the now vanished venues like the Cheongnyang-ri brothels as well. ● At the time, there were Minjung artists who addressed similar topics. However, male artists solely focused on expressing the male independence, but Yun concentrated on the female voice inside the context of Minjung art. This is why Yun's image of women resonates with Minjung art but has a significant discrepancy. While this operated as a sort of activism that moved women to the center of the art world, it also played a role in transferring the then unrecognized subjects of art to the core by dealing with the lower-middle classes of society. These artworks drew the story of women to the center of painting through exhibitions such as The 2nd Siwol-Moim Exhibition, From Half to One (1986) and Cross Encounter of Women Liberated Poets and Paintings (1988). Yun's "women" are not like the 'automaton' women projected or represented by men, but rather a confident being who exposes her true self. ● Yun still endlessly paints self-portraits to this day. It is her way of communicating with herself, and however much the numerous self-portraits may resemble each other; they are never the same image. Yun's now grey hair lives and breathes as transparently and vividly as her own consciousness. Her self-portrait is placed on the edge of the frame with the folk painting as the background. By placing the image of Chaekgeori in the painting, it seems to symbolize the desire and ownership towards books or knowledge, which women did not have access to in the past. Thus, although Minjung artists such as Oh Yun were also influenced by traditional folk paintings, it is clear that they are special to Yun in how they are unknown works by anonymous artists while they represent the times of the past and tradition. ● In this way, Yun centers her works on the narrative that begins from her own experiences. She summons the memory of her mother who lost her husband at the young age of 39 and raised six children on her own, alongside similar memories of mothers who lived in that era. These stories seem to loudly echo the voices connected among generations or compressed over decades. This extends to and influences people, resulting in spreading the social consciousness expressed in Yun's works. Particularly, Yun represents and reconstructs historical female figures to recall the experiences and memories of women. Specifically, she started depicting women such as Hwang Jin-Yi, Heo Nanseolheon, Lee Mae-chang, Choi Seung-hee, Na Hye-suk, etc. in her works since 2002. These women may vary in their individual background but they all appear as women ahead of their time, taking the form of acrylic images painted on wood. Their images are either installed in exhibition spaces in art museums or placed within nature, subverting the conventional concept of 'femininity' by existing in the form of image fragments constituted by connected wooden panels rather than as elegant and idealized images of women. This image is the emancipation of the oppressed. In this respect, Yun's 'painterly sculpture' possesses the effect of venting the oppressed voices of women all at once, and the wooden material may be interpreted as another synecdoche alluding to nature, soil, and female identity as well. Yun Suknam's 'Pink Room': The House of Women, Women=House ● From 1983 to 1984, Yun studied at the Art Students League of New York and Pratt Institute after she made her debut in 1979. At a similar time, Korean artist Bahc Yiso also studied painting at Pratt Institute and managed an alternative space called Minor Injury in Greenpoint, New York since 1985. Along with Bahc Yiso, Yun met other Korean artists in New York and embodied the cutting edge state of the contemporary New York art scene ranging from feminism, postmodernism, to installation art. ● Yun Suknam started representing the female voice at the heart of the moment when Korean art was in communion with international art, at the time when the exhibition on Minjung art held in Art Space (1988) and Across the Pacific: Contemporary Korean and Korean American Art (1993) held in Queens Museum were remembered by many. Since 1993, instead of the Mother series, Yun began creating Pink Room that reveals women's own desires by using the color pink; the conventional color girls like to wear since childhood. Pink allegorically displays the stereotypical "girly" sensitivity and eternal dearness which one is trained to accommodate through the embracement of pink dresses, pinkish fantasies, and pinkish love. The entire space of Pink Room is tinted pink, and a pink sofa is placed in the center. The surrounding pinkness of the hanji (traditional Korean paper) and the mirror is somewhat familiar yet simultaneously unfamiliar, arousing an abrupt sense of uncanny. The sofa symbolizes a chair which one may comfortably sit at ease, but this pink chair is psychologically discomforting to the extent that no one takes the seat, thus representing the "unsteady place of women." The color pink stirs up our suppressed emotions to the point that one may experience repetition-compulsion. It plays the role of bringing up memories of pink items any girls might have owned in her life, whether it is a pink dress, toy, or bag. ● After she made the first Pink Room in 1996, Yun has been experimenting with various shapes and forms to direct and install the Pink Room and the Green Room in a site-specific installation with the nature of the exhibition and the space as its criteria. Though she has repetitively dealt with the same subject, she never uses the same pattern of decoration or category twice and rather presents the variations and "différance" several times to alter the same subject into a different aspect. The Pink Room in this exhibition also connotes a resistant voice against the childhood memories where society stereotypically pressured pink towards girls. This social stereotype forced on a specific gender functioned as a visual reinforcement of the female passivity by fixating femininity as an immutable inclination. Yun deconstructs the fixated social norms by artistically suggesting and emphasizing that the issue of femininity and gender is not permanent; rather, the artist biologically, socially, and sexually questions and problematizes the given gender. Yun's chairs are the representative furniture of the West, the common sofas and chairs one may easily witness in the Korean apartment culture. The chair is often expressed as an object iconologically representing the social status, authority, or the identity of its user. However, Yun's chairs are designed inconveniently to the point that they are unusable, and may cause excruciating injury to the user. Whereas a woman's room commonly represents the 'Gyubang', a domestic woman's culture, Yun directly criticizes the reality of Korean society which confined women in internal, domestic spaces and barricaded them away from public spaces. ● Traditionally, the female body has been emblematized as the sanctuary of life, warmth, and love stemming from the fertile womb. Throughout the world, the warm and damp attributes of the womb imprisoned women inside domestic borders and laid stress on the ability to nurture and cook. Even when modern education was open to women, the phrase 'good wife and wise mother' was persistently an important virtue for women. Ironically, this virtue of the 'good wife and wise mother' became further ideologized in the household and society of the modern period even as women received higher education. ● In the vein of feminism, Yun's works often address the perception that the female body is a space like a house, and a feminine space is the home. Pink Room also installs this space as a woman's space, proposing how this space has been socially and biologically idealized through education and nurture. Yun's Pink Room experiment is a space that emancipates women from the confinement within the domestic sphere. It also attacks and resists against our tradition that conceives the female body as a room or house. Other Western artists of the time shared this inclination with Yun, commonly raising questions about the femininity women were forced to embrace and actively participated in deconstructing and problematizing this polemical issue. We can compare how Louise Bourgeois perceived the female body as a house/room through Yun's Pink Room and Louise Bourgeois' works, how the Portuguese artist Helena Almeida interprets the house as a woman through The House/A Casa (1983), and how Lygia Clark perceives the woman's body as a product of architectural space through The House is the Body (1968). In their works, we can scrutinize the women's room, the suppression and wrath imposed on the female body, and women's own self-consciousness towards their bodies in different cultural contexts. If society and the family have always demanded the concealment or exclusion of the female awareness from representation, Yun reveals the female objective without any pretense. ● Yun's feminist portraits actually summons the women forgotten in history by representing women who indeed existed in history. When it comes to reconstituting women's history through the portrait form, both literary and pictorial imagination operate at once, because we cannot verify the accuracy of the many portraits of women whose portraits never existed, unlike certain modern women artists such as Na Hye Seok, whose image is remembered through photographs. Men do not appear in the family portraits Yun present next to her historical portraits in this exhibition at Hakgojae Gallery. This allows the viewer to focus on the specific narratives of women over generations through her family portraits of her mother, sister, and herself. Yun Suknam's Feminine Writing ● 2015 SeMA Green: YUN SUKNAM-HEART (2015, Seoul Museum of Art) was Yun Suknam's grand retrospective, displaying her entire oeuvre since the 1980s. The number of abandoned dogs in her works was overwhelming to the extent that the museum could not exhibit the entirety, and the lotus flowers filling an entire room radiated vitality as if they were about to conceive life. The image of women painted on the waste wood panels felt like an affectionate gaze facing a weed that no one cared for. It was like a grand festival for the most unwelcomed group of minority of women, through the clumsily painted rough hand, the anatomically disproportionate body, the woman's face painted as if it is floating upon the wooden panel, and the panel with only facial features painted like a mask. These coarse wooden panel works that exist as reciprocal supplements to each other grants the limelight to women once again. Alike the artist's works, her texts such as "My grandmother gave birth to her first daughter in April 13th, Tan-kun 4268. Her daughter once again became a grandmother (2.23.2001)" may be interpreted as a female's text that men cannot fully explain. She drew as if writing in her diary, and wrote her texts as if she was drawing. For Yun, the act of writing and drawing is 'sister art,' and takes the form of ordinary stories the male artists never took notice of, the story of inequality women have suffered, and the humorous and imaginative stories, etc. Nevertheless, the women in Yun's works are cute and lovely. They are threatening and curt but friendly at the same time. This is a story about ordinary women that were always around us, and still exist today. ■ Yeon Shim, Chung

Vol.20180904g | 윤석남展 / YUNSUKNAM / 尹錫男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