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Love

김성민展 / KIMSUNGMIN / 金性旼 / painting   2018_0905 ▶︎ 2018_1117

김성민_내 안의 아이 (The Child in me)_장지에 채색_95×65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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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8_0907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11:00pm

갤러리 민님 GALLERY MINNIM 서울 성북구 보문로30길 74-1(동선동2가 163번지) Tel. +82.(0)2.921.2694 www.minnim.kr

예술가의 작업들은 어찌 되었건 우리 인간의 반영이다. 그러나 어떤 거울로 어떤 것들을 비추는 가는 예술가의 성향, 의지, 가치관에 따라 많이 다르다. 어떤 이는 피폐하고 조각난 우리의 일상적 현상적 모습을 비추고자 하고, 어떤 이는 우리가 꾸는 꿈을, 어떤 이는 우리의 잠재된 무의식을, 또 다른 이는 초월적인 이상을 바라보며 작업을 해 나간다. 무엇이 진정한 우리의 모습인가를 두고 서로 비판하고 다툴 필요는 없다.

김성민_고향 (Home)_장지에 채색_65×95cm_2018
김성민_나비와 폭포—낮 (Butterflies and A Waterfall—Day)_장지에 채색_125×60cm_2018
김성민_나비와 폭포—밤 (Butterflies and A Waterfall—Night)_장지에 채색_125×60cm_2018

난 무엇을 비추길 원하는가? 이번 작업들을 통해 사랑의 요소를 비추어 보고 싶었다. 사랑의 요소는 우리의 파편화된 모습 속에, 꿈을 꾸는 중에 그리고 무의식 중에, 초월적인 것을 갈구하는 중에 항상 살아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생명'이란 주제에 몰두했었다. 그리고 생명력의 원리로서의 '영원한 여성성 (The Eternal Feminine)'을 탐구했다. 무엇이 대상의 생명력을 결정짓는가, 그리고 무엇이 그림을 살아있게 만드는가 하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그것은'대상과 내가 얼마만큼 연결되어 있는 가'하는 인식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사랑이다. 대상에의 사랑이 대상과 나를 살아있게 만드는 것이다.

김성민_용해 (Dissolution)_장지에 채색_60×125cm_2018
김성민_진혼 (Evocation)_장지에 채색_95×65cm_2018
김성민_안녕! (Good-bye!)_장지에 채색_95×65cm_2018

2016년 오스트리아 포르아를베르그 (Vorarlberg)란 지방의 성 아르보가스트 (St. Arbogast)란 문화교육기관에서 전시를 하게 되었다. 그 곳에서 전시를 한 덕분으로, '유토피아의 날—이상적 미래를 위한 페스티발 (Tage der Utopie—Festival für eine gute Zukunft)'이란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St.Arbogast는 2003년 이래로 이 년에 한 번 한 주에 걸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인간의 현실적인 삶 전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등—에 걸쳐, 현재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그것들의 대안책을 제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유토피아, 이상적인 미래는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에게는 단지 꿈이 아니라 현실인 것이었다. 유토피아는 어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설계해 나가야 하는 것. 이상적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에게서, 그들이 바라보고 있는 유토피아를 현실적인 것이라고 보게 되었고, 그들의 '이상적 미래'란 대상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되었다. 그 대상에의 사랑으로 함께 모인 사람들. 그 사람들의 호흡을 느끼고는 무엇인가 멍한 기분이 들었다. 동시에 길을 잃은 것만 같았다. 내 그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했다. ● 처음 그림을 배우고 내 그림이란 것을 시작했을 때엔 어떤 대상에 대한 사랑으로 가슴 설레이며 그것을 그렸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사이 그림을 그리는 데에 있어서 다른 것이 더 중요해졌던 것 같다. 마치 산이 좋아 산 길에 들어 섰는데, 산이란 대상에 대해 사랑하는 감정은 되새기지 못하고 길 찾기에만 급급했던 것 처럼. 결국엔 다시 돌아왔다: 물아일체 (物我一體). 대상과 내가 하나가 되는 것. 동양예술의 이상이자 최고의 경지라고 여겨지는 것은 나와 대상이 하나가 되는 것이다. 동양화를 처음 배울 때부터 익숙하게 들어왔던 그 개념에 다시 도착하게 되었을 때 "아하!" 라는 탄성이 나왔다. 하지만 전에는 무엇이 나를 대상과 하나가 되게 하는지 미처 묻지 않았었다. 그것은 사랑이다.

김성민_물가에서 (By the Side of Water)_장지에 채색_65×95cm_2018
김성민_두 친구 (Two Friends)_장지에 채색_145×60cm_2018

파편들은 (fragments) 전체에서 동떨어져 나온 조각이다. 자아를 삶의 다른 요소들과 연결시켜 보지못하면, 그리고 한 인간을, 그것이 무엇이건 간, 다른 대상과 묶어주는 사랑이 없다면, 인간은 소외되고 생명이 없는 파편적 조각으로 머문다. 사랑은 하나의 조각인 인간을 유기적 전체 (the organic whole)로 환원시키는 원리이다. 아픔을 견디어 어둠을 뚫고 빛을 볼 수 있게 하는 것도 우리에게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추상적이고 초월적인 원리로서의 사랑도 우리는 어떤 특정한 대상에 대한 사랑을 통해 경험하게 된다. 개체들을 사랑으로 연결하고, 그 안에서 자유로와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내 작업을 의미있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2018년 8월 비인에서) ■ 김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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