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김지연展 / KIMJEEYOUN / 金池蓮 / photography   2018_0911 ▶︎ 2018_1030 / 일,공휴일 휴관

김지연_뉴명보석_전주_사진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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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블로그_blog.naver.com/jungmiso77

작가와의 대화 / 2018_0911_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5:00pm / 토요일_10:00am~01:00pm 10월 13일_01:00pm~05:00pm / 일,공휴일 휴관

서울시 NPO 지원센터 SEOUL NPO CENTER 서울 중구 남대문로9길 39 부림빌딩 1층 품다 Tel. +82.(0)2.734.1109 www.seoulnpocenter.kr www.facebook.com/npostory.seoul

김지연의 시선 ● 김지연의 시선이 이번엔 자영업자들에게 꽂혔다. 3000원 짜리 밥집들을 지나 멈춘 가게에는 무엇이 있는지,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가 작가의 관심이다. 김지연 자신이 하는 사진도 갤러리도 일종의 자영업인데 이번에 그녀가 찍으려는 것은 무엇일까? ●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는 이렇게 말했었다. "크루프(Krupp)사의 공장들이나 A.E.G사의 사진은 그 기업체들에 관해 거의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본래의 현실은 기능적인 것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버린 것이다. 예컨대 공장처럼 인간관계들이 물화된 형태는 인간관계들을 더 이상 내보여주지 않는다. 따라서 '뭔가를 구성하는 일', 뭔가 '인위적인 것', '인공적인 것'을 구성하는 일이 필요하다." ● 널리 알려진 이 말의 요지는 현실의 단순한 재현이 이제 현실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못하기 때문에 예술작품이 현실에 관해 말하려면 그 어떤 인공적 구성같은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 김지연의 자영업자들 역시 그들이 서 있는 배경과 삶의 과정에 관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사진이란 이럴 때 냉정한 것이어서 프레임에 들어오는 것을 담을 뿐이다. 대신에 사진가는 바쁘다. 자신이 아는 것,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많으면 많을 수록 바쁘다. 꼭 브레히트의 말 때문은 아니겠지만 김지연은 이번에는 두개의 매체를 활용한다. ● 하나는 사진이고 하나는 동영상이다. 사진 속에 자신들이 운영하는 가게를 배경으로 못 박힌 듯이 서 있던 사람들은 동영상 속에서 말을 하기 시작한다. 그 말들은 사진이 할 수 없는 것들이다. 자신들이 어떻게 살아 왔는지, 가게는 언제 부터 시작했는지, 지금은 어떤지 등등... 개인과 가게의 작은 역사에 관해 말할 때 사진은 무엇을 하는 것일까? 혹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 텍스트로서의 사진은 의미가 제한적이다. 그 이유는 모두 아는 사실이지만 우리가 사진을 읽는다기 보다는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나간다. 이 지나침을 붙잡기 위해 사진가들은 낯선 이미지를 만들고, 새로운 구성을 하고, 디테일을 엄청나게 살리고, 크기를 키우고.. 등등 온갖 작전을 구사한다. 그러나 보는 사람이 눈을 떼고 나면 사진은 그냥 물건이다. 즉 사람과 마주치지 않으면 사진은 무의미하다. 물론 사진 뿐만 아니지만.

김지연_도향다방_전주_사진_2016

수없이 되풀이 되는 이야기지만 국내 자영업의 숫자는 너무 많고 상황은 심각하다. 2017년 어느 통계는 국내 자영업자 수는 564만2000명이며 하루 평균 3000명 가량이 새롭게 자영업체를 차렸다고 한다. 세계 모든 나라를 통틀어 4위라는 자영업자의 수는 줄지 않고, 반면 2016년 기준 폐업한 개인사업자는 73만9000명으로 하루 평균 2000명이 사업을 접었다. 1년을 버틴 자영업자 3명중 1명에 불과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2017년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자영업자의 수는 405만6000명으로 전년도보다 4만7000명 늘었다. 살기가 갈 수록 어려워진 것이다. 아마도 최저임금이 꽤 오른 2018년의 경우 그 비율이 더 높아졌을지도 모른다. ● 이런 사실들에 대한 해석은 식상할 정도로 뻔하다.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 늘어나는 비정규직과 강제 퇴출 당한 사람들이 할 수 없이 자영업이라는 레드 오션에 들어왔다 결국 장사를 접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김지연이 대상으로 한 자영업자들 가운데서도 '철스 짜글이'와 '제광 비디오'는 촬영 얼마 뒤 폐업을 했다고 한다. 식당과 노동이라는 투잡을 뛰던 사장님과 이제는 사람들이 찾지 않는 비디오 가계는 경쟁에서 밀려난 것이다. 물론 둘 다 예정되어 있던 것인지도 모른다. ● 김지연의 동영상은 스틸 사진 장면에서 시작한다. 자신이 운영하는 영업점을 배경으로 주인들은 딱딱한 자세로 서 있거나 앉아 있다. 카메라를 응시하면서 스스로도 모르게 자기 연출을 하고 있다. 자기 연출은 가게의 배경과 마주치면서 기묘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리고 화면이 움직이면서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물론 전문적인 인터뷰가 아니고 툭툭 던지는 질문과 답변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과정에서 굳어 있던 분위기가 풀리면서 자연스레 가게를 둘러 싼 여러 사연들이 드러나게 된다. ● 이러한 역할은 사진이 할 수 없는 일이다. 사진은 단지 가게의 주인들이 포즈를 잡고, 스스로를 연출하고 보는 사람들이 전체와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 보게 할 뿐이다. ● 김지연이 찍은 가게 주인들과 가게의 사물, 풍경들은 약간 애매한 위상에 있다. 애매하다는 것은 그 사진들이 비록 독일식 유형학적 사진을 본받은 듯이 보이지만 겉보기만 그럴 뿐 전혀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 예를 들어 '도향다방'의 경우를 보자. 표범 무늬 옷을 입은 다방 주인은 정면으로 플래시를 받아 하얀 얼굴로 무표정하게 서 있다. 뒤로는 손님들이 어정쩡한 자세로 서있거나 앉아 있다. 앞의 의자들은 빛을 받아 빛나고 나머지 사물들은 촛점 밖에 있다. 전체적인 구성, 피사체를 바라보는 시선, 여타 조건등은 유형학 사진 비슷해 보이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조명, 프레임, 화면 구성 등에서 유형학적 자세를 빌어왔을 뿐이다. 물론 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다만 그러한 포즈, 프레임, 구성 등이 가게의 주인들과 가게의 분위기를 드러내는 데 유리했을 뿐인 것이다. 때문에 굳은 듯이 서있는 인물들 대신에 가게의 물건들, 인테리어, 색채, 글씨와 가격등에 더 주목하게 한다. 사진에는 어떤 엄격함과 규칙이 없다. 그럼으로써 우리의 시선은 자유로와 진다.

김지연_물고기 세마리_전주_사진_2016

김지연은 자영업 연작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작업노트에는 하고 싶었던 말이 정확하게 씌여 있다. ● 열심히 일하면서 남의 눈치 안보고 살고자하는 소박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이것이 시민 개개인의 최소한의 행복이 보장되는 복지사회의 꿈이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안정된 현실의 꿈이 벼랑 끝에서 무너지고 있다. 동네 주변 상가는 평생을 모아둔 돈으로 비싼 인테리어 비를 지불하고 차린 가게가 2,3년이 멀다하고 무너지고 있다. 또한 열심히 터를 닦아 놓은 가게가 갑자기 뜨는 동네가 되어 땅값이 부르는 게 값이 되고 그 터를 닦아온 영세 상가는 대책 없이 쫓겨나게 된다. 이런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고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사라지는 대상을 찍었지만 이번에는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고 싶어서 주로 동영상에 치중했다. ● 즉 자영업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박한 사람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행복이 보장되지 못하고, 장사 좀 되나 싶으면 월세 오르고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는 현재의 상황에 관해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사진이 아닌 동영상에 치중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동영상들은( 아직 전시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는) 부분적인 기록들이지 완결된 형태는 아니다. 즉 일종의 파편이다. 사진과 비교하면 좀 더 긴 파편이라고나 할까. ● 사진과 병치된 동영상의 흥미로운 지점은 첫 대목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사진처럼 굳어 있던 사람들이 움직이며 말하는 순간들이다. 그것은 연극성에서 일상성으로 넘어가는 순간이기도 하다. 굳어 있는 표정, 시선, 자세 등이 말해주는 연극성은 허물어지고 이야기와 동작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동영상 밖에 있는 전후의 이야기를 모두를 알지는 못한다. 결국 동영상도 길이가 긴 파편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 일반적인 극영화와 달리 동영상, 비디오 작업은 그 자체로 늘 미완성이다. 왜나면 서사적 구조의 종결이 목표가 되어 이야기를 깔끔해게 시작해서 끝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에 이야기는 토막이 잘려져서 펼쳐져 있을 뿐이다. ● 사진은 얇게 썰린 무우의 한장이고 동영상은 그 무우 한 토막이다. 무우 전체를 보여주는 것은 늘 불가능하다. 한장의 사진 이미지는 서사적인 발언을 할 수 없다. 서사가 불가능한 지점에서 어정쩡하게 서 있는 것이 사진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이다. 동영상 역시 완결된 서사는 불가능하지만 사진 보다는 그 범위가 넓다. 즉 사진과 동영상은 상호 보완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사가 완결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우리가 사는 세계에 완결된 서사란 없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허구적일 때 뿐이며 현실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김지연_상덕카레_전주_사진_2016

요즘 널리 쓰이는 말로 워 라벨이라는 말이 있다. Work and Life Balance, 즉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며 살아야 한다는 의미의 신조어이다. 이 말은 역설적으로 우리의 삶이 노동과 여가의 균형이 철저히 무너져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때문에 신조어를 만들어 그를 강조해야할 지경인 것이다. 자영업자 또한 다르지 않다. 어느 측면에서는 자영업자들이야 말로 철저하게 워라벨이 무너져 있는지도 모른다. 특히 종업원을 고용할 수 없는 경우라면 더 할 것이다. ● 근대 이후 우리의 삶은 높은 생산성, 부의 축적과 소비, 경쟁과 실패와 파멸, 긴장과 불안으로 점철 되어 있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으므로 지금의 확실한 작은 행복을 즐기자는 소확행, 결혼을 비롯한 전통적 삶의 관습을 포기하는 자세등으로 나타난다. 즉 불안과 고통을 치유하고, 그로 부터 해방되기 위한 기제로서 사소한, 그러나 확실한 것을 가지고 그에 만족하자는 태도인 것이다. 이를 비난 할 수는 전혀 없다. 자영업자들의 삶도 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월세를 걱정하지 않고, 큰 수입이 아니더라도 밥은 먹고 살며, 조금씩 미래를 위해 뭔가를 준비할 수 있는 삶이 그들이 바라는 일종의 소확행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 김지연이 찍고 기록한 자영업자들의 삶은 앞서도 말했듯이 장편 다큐멘터리가 아니고 극히 작은 부분과 파편들이다. 그리고 그 파편들을 보기만 해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영업이라는 세계의 단면을 금방 알아챌 수 있다. 물론 이런 사실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짐작하는 것이지만 그런 사실들을 이미지와 육성으로 만날 때는 전혀 다르다. ● 다시 브레히트로 되돌아 가면 김지연의 사진과 동영상이 현실에 관해 말하는 범위는 제한적이다. 하지만 그 제한성은 사진, 동영상, 예술 따위의 매체가 가지는 한계이다. 그리고 김지연은 그 한계를 돌파하려는 게 아니라 그 한계 속에서 자신이 할 일을 한다. 어쩌면 이것도 일종의 소확행일 것이다. 아니 소확예- 소소하지만 확실한 예술-로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는 지금 우리 시대 모든 예술, 아니면 인간들의 운명일 것이다. 김지연의 사진들이 말하는 것은 이미지를 넘어 삶에 관해 낮은 목소리를 질문한다. 마치 동영상 속에서 다방 주인에게 조곤조곤 묻듯이. 그리고 그 질문에 답은 이제 우리 차례일 것이다. 모두 다 스스로의 삶을 어렵사리 꾸려나가는 한 사람의 자영업자로서 말이다. ■ 강홍구

김지연_호수이발소_전주_사진_2016

나는 많은 시간을 오래된 낡은 건물이나 사라지는 대상에 시선을 두고 그소멸의 과정을 찍어 왔는데 이들이 사라지는 것이 단지 안타깝다는 생각만은 아니다. 그것은 세상의 이치고 시작이 있는 모든 것들은 끝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존재하고 경쟁하며 살아야 할 대상이 타의에 의해서 사라져야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 세상은 개체가 튼튼해야 안정된 사회라고 본다. 현란한 이상, GNP의 증가, 화려한 빌딩, 몇몇 재벌 상품의 세계화 등이 우리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열심히 일하면서 남의 눈치 안 보고 살고자 하는 소박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이것이 시민 개개인의 최소한의 행복이 보장되는 복지사회의 꿈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안정된 현실의 꿈이 벼랑 끝에서 무너지고 있다. 동네 주변 상가는 평생을 모아둔 돈으로 비싼 인테리어비를 지불하고 차린 가게가 2, 3년이 멀다고 무너지고 있다. 또한 열심히 터를 닦아 놓은 가게가 갑자기 뜨는 동네가 되어 땅값이 부르는 게 값이 되고 그 터를 닦아온 영세 상가는 대책 없이 쫓겨나게 된다. ● 이런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고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사라지는 대상을 찍었지만, 이번에는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고 싶어서 사진과 함께 동영상(44명 참여)으로 만들어보게 되었다. 이들의 진솔한 목소리는 격앙되거나 흥분하지는 않았지만, 현실의 모습을 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 식당업자가 낮에 건설 현장에 가서 일해야 하고, 수십 년 짜장면 집을 운영하는 부부는 딸까지 동원해서 열다섯 시간 이상을 일해야 겨우 밥을 먹고 살고, 금은방과 시계점을 운영하는 부부는 지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몇 안 남은 기술 덕분에 밥을 먹고 산다고 한다. 청과 집 젊은이는 재고와 높은 임대료 걱정을 하더니 인터뷰 후에 문을 닫고 떠나버렸다. ● 임대차계약 기간인 5년 동안 장사가 잘되고 사람이 모여들면 땅값이 오르고 그러면 집주인이 집을 판다고 나가라고 하고, 손님이 없어서 장사가 안 되면 그 비싼 인테리어비용과 권리금을 까먹고 파산을 하게 된다고 하는 서울 경리단길 우동집 상인의 말에서 자영업자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그러면서도 낮 10시부터 나와서 새벽 1시에 들어가는 일을 노동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장사를 한다고 했다. ● 프랜차이즈 빵집을 운영하던 한 자영업자 부부는 8년 동안 본점 배를 불려주면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쉬는 날 없이 일해도 손해를 보는 실정이어서 본전이라도 찾고 빠져나오려고 버텨보다가 마음의 병을 얻고 빚을 진 채 나앉아있는 실정이다. ● 한때는 작은 가게라도 차려서 당당히 사장님 소리를 듣는 것이 작은 성공이라고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장사를 안 하는 것이 남는다는 생각을 가질 만큼 열악한 상황에서 오늘도 문을 닫지도 못하고 손해를 보면서 장사를 계속해야 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있는가 하면,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 처지에서 그래도 희망을 품고 자영업에 뛰어들어 실패를 보는 서민들을 우리 주위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자영업자 개인의 노력이나 운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줄어드는 인구와 함께 우리나라 경제의 자본주의적 모순이며 그동안 위정자들의 안일한 대처와 대기업의 동네 상권침투 등 수 많은 경영 횡포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 이 작업은 단순히 힘든 삶의 현장 기록이기에 앞서 함께 생각하는 사회적 고민이고자 한다. ■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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