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통로

imaginary passage展   2018_0908 ▶︎ 2018_1220 / 화요일, 9월 24일 휴관

초대일시 / 2018_0908_토요일_02:00pm

참여작가 고창선_김보민_김지평_노충현 서혜영_조소희_홍혜인

주최 / 연천군 주관 / 경기문화재단_경기창작센터

관람시간 / 10:00am~05:00pm / 화요일, 9월 24일 휴관 민통선 출입가능시간_09:00am~05:00pm / 민통선 통과 시 신분증 필요

연강갤러리 YEONGANG GALLERY 경기도 연천군 중면 군중로 885 Tel. +82.(0)31.834.4100

연강갤러리는 민통선 안에 위치한 유일한 전시 공간이다. 남북한의 관계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역사적인 시기에 북한과 가장 가까운 문화적 장소에서 전시를 기획하게 된 것이 무척 의미 있게 느껴진다. 변화되고 있는 남북한의 관계를 생각하면 다시 이어질 길을 따라 어디까지 가볼 수 있을까에 대해 전율에 가까운 설렘을 느끼게 된다. 끊어짐 없는 도보가 가능한, 그래서 어디건 길이 열릴 수 있는 또 다른 세계에 대한 상상력. 물리적으로 가로막힌 장벽과 금단의 땅에 대한 편견은 이러한 지리적 상상력을 끊임없이 유보시키고 거세해왔다. '상상의 통로'는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상상이 가능해진 이 시점에 우리가 만들어 갈 수 있는 새로운 길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제목이다. 이러한 기대가 자칫 천진난만한 환상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 현실 속에 있는 정치적 조건들을 다시 생각해본다. 이 전시에 남과 북이 분단된 현실을 주지시키는 다큐멘터리적인 장면들을 활용한 작품들이 포함된 것은 '상상의 통로'라는 것이 환상이 아니라 현실 바로 옆에 있었던 멀지 않은 세계를 향한 것임을 말하고 싶어서였다.

상상의 통로展_연강갤러리 1층_2018
상상의 통로展_연강갤러리 2층_2018
고창선_두 개의 푸른 달, 이동식 라디오방송국_ 빔프로젝트 스틸 이미지, 반사경, 모터, 혼합재료, 라디오송신기, 배터리, 안테나, 무선마이크, 스탠드, 책상_가변설치_2018
고창선_이동식 라디오방송국_라디오송신기, 배터리, 안테나, 무선마이크, 스탠드, 책상_가변설치_2018
김보민_렬차_벽면에 테이핑, 드로잉_가변설치_2018
김보민_금강_벽면에 테이핑, 드로잉_가변설치_2018

이 전시에 참여한 7명의 작가들은 여전히 위태롭게 존재하는 두 세계의 긴장을 넘어서 이어질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상상한다. 김보민은 서울과 평양에 대한 역사적 자료와 사실적 정보의 파편들을 수집하고, 여기에 자신의 상상과 심리적 현실을 덧붙여서 두 장소를 연결한다. 이러한 상상력은 직접 경험할 수 없음으로써 거대한 관념의 일부가 되어버렸던 풍경을 우리와 관련된 장소로 느끼게 만든다. 김지평은 근작들에서 어머니의 고향이기에 어릴 적부터 늘 가깝게 느꼈었던 평안도의 풍경을 그려왔다. 그는 옛 그림과 시, 구전 설화, 고지도, 선조들의 기행문과 같은 자료들을 토대로 가볼 수 없기에 개인적인 이상향이 된 평안도를 탐색하고 있다. 노충현은 한국전쟁 이전 착공되었지만 전쟁 이후에 완성되어 사실상 남북합작으로 완성된 다리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분단의 상징물이라 할 수 있는 승일교, 그리고 조선노동당의 건물이었으나 현재는 남한의 문화재가 된 노동당사 등 분단 상황을 주지시키는 장소들을 그렸다. 그는 여전히 긴장이 해소되지 않은 현실적 장소에 스며들기 시작한, 희망이라는 정서적 변화의 지점을 포착한다. 서혜영은 팽팽한 철선 드로잉으로 접경지대의 긴장된 상황을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동시에, 투명한 벽돌의 이미지를 통해서 이쪽과 저쪽 간의 장벽이 소통의 관문으로 변화되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김지평_묘-향 妙-香_아마포 캔버스에 먹, 경면주사, 분채_150×300cm_2015
김지평_와유(臥遊) 트래킹-'박제가(1750-1805)'의 여행 경로를 따라서, 평안도(平安道) 자료_한지에 먹, 스티커, 고지도, 구슬 등 혼합재료_2015~8
노충현_선을 넘어서_캔버스에 유채_162×224cm_2018
노충현_경계선_캔버스에 유채_72.5×53cm_2018
서혜영_이동의 경계_철, 분채도장_가변설치_2018
서혜영_이동의 경계_철, 분채도장_가변설치_2018_부분

한편 태양에 키스하는 행위를 매일 지속하여 기록한 홍혜인의 사진연작은 남한과 북한처럼 서로 일치할 수 없는 세계들 간의 절대적인 간극을 해소하려는 무모하지만 아름다운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조소희는 동서고금의 민속놀이인 실뜨기 놀이에서 착안한 실 조형물과 관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놀이 작업을 통해서, 이질적인 세계 간의 갈등이 해소되고 화해되는 의례의 장을 전시장에 구현한다. 또한 고창선은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좁히기 어려운 심리적 거리가 존재하는 북한이라는 또 다른 행성을 향한 가상의 라디오 방송국을 만든다. 그곳을 향한 실제적인 전파 송출이 불가능할지라도, 관객들은 우리와 똑 같은 언어를 쓰는 그 행성 속의 누군가를 향한 메시지를 남기면서 자유로운 송수신이 가능한 미래의 세계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 전시 준비를 위해 남한의 마지막 군사 통제구역을 넘어 들어가는 민통선 지역에서 느껴진 것은 의외로 아름다운 자연에 감도는 고요한 평화로움이었다. 실상 그 평화야말로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낸 군사적 긴장 너머의 더 근본적 저변에 언제나 존재하고 있던 것이 아닐까한다. 제도적 규율에서 자유로운 예술적 상상력이야말로 정치적 현실의 장벽이 만들어놓은 완고한 심리적 거리들을 소멸시키고, 우리 안에 있었던 소통에 대한 오랜 열망에 실체감을 부여하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전시가 이제부터 우리에게 필요할 새로운 지리적 상상력에 대한 단초가 되었으면 한다. ■ 이은주

조소희_실뜨기_실, 책상, 의자_가변크기_2018
조소희_실뜨기_실, 책상, 의자_가변크기_2018_부분
홍혜인_태양에 키스_2014년 10월부터 12월까지의 기록사진 63장 중 일부_가변크기_2014
홍혜인_태양에 키스_2014년 10월부터 12월까지의 기록사진 63장 중 일부_가변크기_2014

Yeongang Gallery is the only exhibition space of contemporary art located inside the Civilian Control Zone. It seems very meaningful to have curated the exhibition in the cultural place nearest to North Korea at this historical time when the relationship between North and South Korea is undergoing rapid changes. In the midst of these changes, I feel thrilled at the thought of how far we could go along this path of reconnection. Imagine another world where we could walk constantly, where we could open a new corridor leading us everywhere. Prejudices against the physically blocked barriers and the forbidden land have kept this geographical imagination constantly contained and castrated. 'Imaginary Passage' is a title that reflects our expectation of a new path that can be built only at a time when we can imagine a different dimension than before. Hoping this expectation will not end up as just another naïve illusion, this exhibition revisits the reality of political conditions. By using documentary scenes as a reminder of Koreas' divided reality, 'Imaginary Passage' is not heading for a far-off fantasy world, but for a place that is bordering on reality. ● Seven participating artists in this exhibition imagine a new passage which can be connected beyond the tension of two worlds still in peril. BoMin Kim collects fragments of historical data and factual information about Seoul and Pyongyang, and connects them with her own imagination and psychological reality. This imagery transforms a once-ideological landscape--never before experienced--into a place we can relate to. In her recent works, Jipyeong Kim has drawn sceneries of Pyeongando, which she had always felt close to since it was her mother's hometown. Through old paintings, poetry, oral tales, aged maps, and ancestors' travelogues, she is studying Pyeongando, a place she cannot visit, so it has become her personal ideal. Choong-hyun Roh depicts places that call attention to the Korean division, such as Seung-il Bridge and the Labor Party Office. Although its construction began in the North before the Korean War, Seung-il Bridge was completed from the South side after the War. Thus, in effect, this North-South joint venture is also a symbol of a divided Korea. The Labor Party Office building was originally home to the North's Chosun Labor Party, but has now become a cultural asset of the South. Roh captures moments of hope--emotional shifts--which are beginning to permeate the realistic places of unresolved tension. Haiyoung Suh abstractly expresses the intense state of the borderland via drawings of taut wires. In the meantime, through images of transparent bricks, she suggests the possibility that the barrier between this side and the other will be transformed into a gateway of communication. ● On the other hand, Hyein Hong's photographic series, which records her kissing the sun every day, shows a foolhardy but beautiful attempt to resolve the absolute estrangement between two worlds that cannot meet, such as the North and South. In addition, Sohee Cho's exhibition work embodies the stage of a ceremony, where conflicts between different worlds are settled and reconciled through a threaded art piece inspired by the all-time favorite folk play, cat's cradle, and a game project the audience can participate in. Changsun Koh sets up a virtual radio broadcasting station for a whole new planet, North Korea, which is geographically close, but psychologically too distant to narrow down. Though it is impossible to steer an actual radio wave there, the audience will be able to imagine a future world where they can transmit freely, leaving a message for someone on that planet who speaks the same language. ● While preparing for the exhibition, I remember feeling a serene peace wrapping around surprisingly beautiful nature as I entered the Civilian Control Zone--passing through the last military control line in South Korea. I wonder if the peace itself has always existed on a deeper level, beyond the ideological military tensions. Artistic imagination, free from institutional disciplines, can be a force to close the stubborn psychological distances created by the obstacles of political reality. This imagination can give a sense of reality to the longing aspirations of communication within us. I hope this exhibition will provide a starting point for a new geographical imagination as we move toward a unified future. ■ Eunju Lee

Vol.20180911j | 상상의 통로 imaginary passag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