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畵歌 협력의 진화 The evolution of collaboration

김태형_서인혜_소미정_조원득展   2018_0913 ▶︎ 2018_1130 / 일,월,공휴일 휴관

초대일시 / 2018_0913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월,공휴일 휴관

(재)한원미술관 HANWON MUSEUM OF ART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23 (서초동 1449-12번지) 한원빌딩 B1 Tel. +82.(0)2.588.5642 www.hanwon.org

큐레이터와 작가의 협업을 통해 인간의 삶과 그 공간의 관계를 재구성하다. ● 제9회 화가(畵歌)전 『협력의 진화 The evolution of collaboration』는 2017년 화가(畵歌)전 연계프로그램인 「Young Artist Project 꿈 드림 워크숍」을 기반으로 기획한 전시이다. 워크숍의 목적인 '한국화 작가 발굴과 지원'이라는 큰 틀 아래, 지난 해 워크숍에 참여한 17명의 작가 중 4인(김태형, 서인혜, 소미정, 조원득)을 선정하였다. 워크숍 중 「포트폴리오 크리틱」은 2015년부터 기획된 프로그램으로써 비평가 및 전시기획자를 초대하여 신진작가들에게 자신의 작업을 1:1로 심도 깊게 진단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 『협력의 진화 The evolution of collaboration』전은 일회성의 워크숍으로 끝나지 않고 수 차례의 피드백(feedback)을 바탕으로 큐레이터와 작가가 협업(collaboration)하여 1년여의 작업과정을 담아 향후 작업의 방향성에 대해 가늠해 보고자 하였다. 이 전시의 완성은 창작과 비평의 교류 과정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시각과 생각의 나눔에서 이루어진다. 한국화가 동시대 예술로서 소통 가능한 지점은 무엇이며, 관람객과 어떤 공감대를 이루어낼 것인가에 대해 함께 고민하였다. 이에 작업의 결과물뿐 아니라 준비 과정까지 전시의 주제이자 내용으로 포함시켰다. ●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 주제의 공통점은 흥미롭게도 '장소'였다. 작가들은 '인간의 삶과 공간의 관계'에 대해 관찰하고 자신만의 해석으로 그 공간을 재구성하였다. 우리의 일상은 집, 거리, 일터 등 다양한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공간이 없는 우리는 상상할 수 없으며, 늘 접하는 일상의 공간에는 우리의 삶이 담겨져 있다. 이런 인간과 공간의 관계는 우리의 삶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동시에 삶의 미래를 탐색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안숙영(2012), "젠더, 공간 그리고 공간의 정치화: 시론 차원의 스케치" 여성학논집 제 29집 1호 p.158)

김태형_욕심먹은 뱀_장지에 아크릴과슈_145×112cm_2018

김태형은 심리적 의미의 축적을 반영한다는 장소의 상징적인 가치(진 로버트슨, 크레이그 맥다니엘 지음, 문혜진 옮김, "테마 현대미술 노트:1980년 이후 동시대미술 읽기-무엇을, 왜, 어떻게" (두성북스, 2011), p.226-228)에 주목하였다. 그는 다른 작가와는 달리 거주공간과 작업공간을 분리시키지 않고 '집'이라는 공간 안에서 모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지나치게 단조로운 일상이지만 작가는 '집'안에서 발생되는 소소한 감정과 사건들을 주목하고 이를 작업의 주제로 삼고 있다. 자신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아이의 장난감과 집에서 흔히 보여지는 오브제들은 자신의 상상력과 현실이 어우러져 작품 속에 혼재되어 있다. 게다가 그의 세밀한 먹선과 화려한 색감들은 상상 속 김태형의 집이라는 공간을 더욱 강렬함을 드러내고 있다.

김태형_가벼운 보금자리_장지에 아크릴과슈_120×360cm_2018

신작 「가벼운 보금자리」는 현재 살고 있는 전셋집을 대상으로 집이 주는 안정감, 애착과 함께 육아나 집안일과 같은 일상적 상활에서 탈피하고 싶은 작가의 욕구를 표현하였다. 「예견된 일상」에서는 현재 육아와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작가가 자신에게 발생되는 수많은 예견된 상황에 대해 주변인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표현된 작업이다. 그는 이미 알고 있지만 바꿀 수 없고 홀로 감내해야하는 자신의 현재 상황을 화면 속에 담아내었다. 그의 작품 속 그의 집은 자신의 내적 고해소이자 긍정적 생각이 분출되는 '이상향(理想鄕)' 이며 '도원경(桃源境)'인 것이다. 진 로버트슨과 크레이그 맥다니엘이 "장소는 어떤 사람의 정체성을 구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하였듯(같은 책, p.224) 작가에게 집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적 공간이자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기억과 역사 등 그에게 있어 상징적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서인혜_버무려진 방_장지에 채색_68×199cm_2017

서인혜는 역사적으로 여성들의 주된 일들이 공간을 다룬다는 점을 발견하고 여성 노동력의 불완전함과 성스러움을 개념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여성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작가는 자신 주변의 여성들의 삶을 관찰하면서 늘 일을 하고 있지만 남성에 비해 사회적 혹은 경제적 가치로 보상받지 못한 채 당연시 되는 사람들의 인식에 부조리를 느껴왔다. 이러한 부조리한 인식이 여성만이 느끼고 있는 막연한 신체적, 사회적 불안감과 갈등을 초래했다고 생각했고 이러한 자각에서부터 작가의 작품 스토리가 시작된다. ● 그의 초기 작업의 테마는 김치이다. 김치를 담그는 과정이 여성의 노동경험의 결정체라고 정의하였고 김치를 버무리는 동안 흘러나오는 붉은 색이 작가로 하여금 이유 없는 희열을 느꼈다고 회상하였다. 그녀에게 있어 붉은 색은 달마다 반복되는 월경과 같이 죽음을 향하여 가는 늘 반복하는 여성의 노동력과 생산적 에너지를 나타낸다고 말한다. 이렇듯 작가의 붉은 색은 마치 몸 밖으로 배출되는 피와 동시에 여성의 희생, 고통, 부활, 삶과 죽음과 같은 다양한 문화적, 심리학적인 의미를 담아내기도 한다(Danielle Knafo, In her own image: women's self-representation in twentieth century art, Madison, NJ: Fairleigh Dickinson University Press, 2009. p.125 참고.).

서인혜_버무려진_광목천에 채색, 대나무 봉에 설치_가변크기_2018

이번 전시에서 서인혜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라는 에세이에서 영감을 얻어 여성의 노동력이 잘 드러나는 방을 구현하고자 한다. 작가는 순지에 채색하던 기존의 작업과 달리 콩즙과 붉은 안료로 염색한 천을 이용한 설치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간 안에 놓여진 자유롭고 비정형적 형태를 가진 천들을 통해 관객들은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여성의 불완전한 위치와 유연함을 보게 될 것이다. 또한 천이라는 연성재료의 전환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번짐과 얼룩과 같은 추상적 흔적을 통하여 기존의 가사노동의 개념과 재료적인 의식으로부터 해방된(정형호, 배수정(2010), "현대미술에 나타난 패브릭에 대한 고찰", Journal of Fashion Business vol.14, No. 4, p.75 참고.) 거대한 여성의 에너지를 작가가 구현하는 붉은 방에서 느끼게 될 것이다.

소미정_무엇이 무엇으로_종이에 가루로 만든 돌 채색 및 오브제 설치_100×100cm_2015

소미정은 「무엇이 무엇으로」라는 주제로 돌을 이용하여 서로 다르게 보이는 두 대상의 생성과 소멸의 순환적 연결 관계에 대해서 집중하고 있다. 작가는 작고 고요한 돌멩이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였다. 작가에게 있어 돌이란 수많은 사람의 발에 채이면서도 자신의 위치를 지켜내는 존재이자 억겁의 시간과 공간을 한데 응집한 변하지 않는 사물(the thing)이라고 생각하였다. 작업 속에서 돌은 가루가 되어 형태가 소멸되었다가 다시 그림으로 생성되어 이어지는 하나의 순환의 기록이며, 이것은 장자(莊子)에서 언급되는 존재 상의성(相存性)의 개념 사상(죽음이 있으면 삶이 있으며, 가능이 있으면 불가능이 있고, 옮음을 좇아 그름을 따르고, 그름을 좇아 옳음이 따른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따르는 것이 없고 자연에 비추어보는 것이다. 장자, 기세춘 옮김, "莊子", (바이북스, 2007), p.84.)과 연관이 있다. 소미정의 작업은 '이건 뭐고, 나는 뭐고, 이 무엇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에 대한 끊임없는 자기 관찰과 성찰로써 마치 하나의 선(禪)의 행위와 같은 숭고미가 느껴진다.

소미정_무엇이 무엇으로_DMZ 근방의 돌을 활용한 회화 및 설치_182×122cm_2018

작가는 작업을 시작할 때 돌이 속해있던 맥락과 장소성에 집중한다. 돌을 수집하고 그것을 가지고 회화로 이어지는 작가의 퍼포먼스적 행위는 수묵 중심의 남종 문인화에서 그림을 시작하기 전에 먹을 갈며 마음을 정비하는 행위, 즉 내적 준비와도 같다(김병종, "中國繪畵硏究", (서울대학교 출판부, 1997), pp.245-252 참고.)고 작가는 말한다. 작업은 돌의 선정부터 부피, 두께, 질감과 양적인 접근 방법에서의 상관관계를 도입하여 돌에서 사라진 부분이 돌가루를 통해 사라지기 이전의 돌 모양을 상상하도록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화면 위에 생긴 돌가루의 흔적은 자동기술법(automatism)과 같이 우연성의 결과물(박용숙, "한국화 감상법_현대 한국화의 전개와 이해" (대원사, 2010), p.55 참고.) 같이 느껴지지만 이 모든 것이 작가의 치밀한 계산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 소미정의 신작은 사찰, DMZ, 작업실과 같이 복합적인 의미를 지닌 장소에서 시작한다. 특히 작가는 북한에 자유롭게 갈 수 없는 분단국가의 현실 속에서 우리가 북쪽으로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곳이 DMZ임을 자각하고 자신의 작업 주제인 순환성과 상대성의 개념으로 이러한 상황을 바라보게 되었다. 화폭 속에서 두 개의 돌을 마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모습은 하나의 돌이 두 개의 속성을 지닌 것인지 아니면 하나의 돌인데 두 개로 나뉘었는지를 알 수 없으며 이것은 마치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를 가진 현재 남북한의 모습을 은유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조원득_지독한 숲_한지에 채색_91×91cm_2017

조원득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폭력으로 일어난 갈등, 아픔의 경험 그리고 기억이 작업의 키워드로 꼽을 수 있다. 작가는 폭력으로부터 약자를 보호해주지 못하는 사회적 시스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러한 사회와 공동체에 내재된 폭력성에 대해 표현하고자 한다. ● 2017년부터 그는 '지독한 숲'이라는 주제로 가상의 숲을 만들어 작업하고 있다. 숲은 일반적으로 많은 생명을 품고 있는 포용적이자 누구에게나 접근이 허락된 열려있는 공간(장미연, 송주은, 임재택 (2011), "한국 전래동화에서 보여지는 '숲'의 공간적 의미에 대한 연구", 어린이미디어 연구, 제 10권 2호 pp.145-156. 참고)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하지만, 숲은 누군가에게는 「헨젤과 그레텔」(J.Grimm, "헨젤과 그레텔" (월드컴, 2008)) 동화의 두 남매가 계모에 의해 숲 속에 버려지고 그 곳에서 과자로 만들어진 마녀의 집에 들어가 탈출해 다시 집으로 들어간다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이야기에서와 같이 낯선 공간이자 두려운 곳(강태호 (2009), "「헨젤과 그레텔」 다시 읽기-영화 우유숲에 나타난 현대 가족의 소통 위기", 독어교육 vol. 45, 2009.9 p.343 참고)이며 깊은 곳 어디선가 우리가 모르는 사건들이 일어나는 폐쇄적이고 다양한 '잔혹동화'와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조원득_~의 희미한 흔적_한지에 채색_206×580cm_2018

이번 신작에서 작가는 관찰자(observer)의 시점으로 강원도 원주에 있는 폐허가 된 드림랜드에 주목한다. 실제로 존재하지만 현재 누구에게도 존재감 없는 공간이라는 것에 작가는 '드림랜드는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우리는 진짜처럼 만들어진 가짜의 화려한 과거의 모습을 희망한다. 하지만, 작가는 화려했던 과거의 모습이 아닌 폐허가 된 지금의 공간이 훨씬 아름답고 진짜라고 말한다. 동시에 자신의 해석 뿐 아니라 관객들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주고자 한다. 각자의 드림랜드는 어떤 것일까? 어쩌면 우리는 주변에 가까이 있는 드림랜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못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이렇듯, 4인의 작가들은 자신만의 시선으로 장소를 바라보고 재현(再現)하거나 은유를 통해 각자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었다. 장소는 그들에게 개인적인 기억이나 감정을 상기시켜주고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작가와 장소의 상호작용은 작가와 큐레이터의 '협업(collaboration)'이라는 이번 전시의 주제와 공통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협업(collaboration)'은 서로에게 새로운 상황과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신선한 기회이기도 하지만, 서로에게 자신의 의견을 마음껏 표현하기 쉽지 않은 행위이기도 하다. 이러한 협업과정을 통해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객관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큐레이터 역시 젊은 미술가들의 작품론에 대해 깊이 이해하며 '새로운 사고의 지점의 전시'라는 결과물로 도출되었다. 이러한 예술 행위는 서로에게 특별한 '예술 창작-담론 환경'을 조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와 큐레이터의 협업 과정에서 이루어진 한국화의 다양성과 현대미술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그들을 통해 경험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 이종은

전시연계프로그램

1. 2018 Young Artist Project 꿈 드림 워크숍 포트폴리오 크리틱 ×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강의 일시 : 10월 13일(토) 14:00 – 18:30 신청마감 : 9월 26일(수) 24:00까지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조 www.hanwon.org 프로그램 내용 포트폴리오 크리틱 (한국화 작가 대상, 신청자 중 16명 심사 후 선정) 박영택, 유진상, 이선영, 하계훈 4인의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1:1 포트폴리오 크리틱 아티스트매니지먼트 강의 (전 장르 작가 대상, 선착순 50명) 강의주제 : 미술시장의 구조와 작품 가격 산정 강연자 : 최두수 Dusu Choi 現 작가, 유니온아트페어 총감독, Art+plus X 대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교육프로그램 「미팅 앤 스터디 : 미술품 유통과 보존」 강의 참여

2. 도심 속 예술놀이터 내용 : 큐레이터가 직접 들려주는 전시해설 및 김태형, 서인혜, 소미정, 조원득 작가의 작품과 연계한 창의체험 프로그램 (전시해설(30분)+체험학습(60분), 총 90분 동안 이루어지는 예술창작체험) 대상 : 초등학생 3-6학년 정원 : 10인 이상 단체(체험프로그램은 20명으로 제한) 기간 : 2018년 9월 13일(목) – 11월 30(금) 참가비 : 무료 신청방법 : 전화를 통한 사전예약 예약 · 문의 : 02.588.5642 / hanwonmuseum@naver.com * 상기 프로그램 일정 및 내용은 미술관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

Vol.20180913c | 제9회 畵歌 협력의 진화 The evolution of collaboration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