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철展 / CHOISANGCHUL / 崔相哲 / painting   2018_0928 ▶︎ 2018_1031 / 일,월요일 휴관

최상철_無物 18-8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27.3×181.8cm_2018

초대일시 /2018_0928_금요일_06:00pm

후원 / 갤러리3 기획 / 김미교(독립큐레이터)

관람시간 / 10:30am~06:00pm / 금,토요일_10:30am~07:30pm / 일,월요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3 ARTSPACE 3 종로구 효자로7길 23 B1 Tel. +82.(0)2.730.5322

무물(無物)의 과정(Process of Mumool) ● 오는 월 28일부터 10월 31일까지 '아트스페이스 3'는 개관전이자 최상철 작가의 13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최상철 작가의 실험들 중 최신작들로 구성되며_관계의 시간과 흔적을 겹겹이 1000개의 레이어로 쌓아올리는 제작 프로세스로부터 만들어진 새로운 화면을 선보인다.

최상철_無物 18-7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30.3cm_2018

한국 현대미술 안에서 위치와 차별성 ● 70-80년대 한국현대미술의 한 주류로서 추상이미지의 전개는 '그린다'는 미술의 원초적인 행위와 회화의 평면화(平面化)를 지향하며 국제적 경향으로서는 후기 미니멀리즘과 그 방향성을 같이 하게되었다. 이러한 평가 아래_2010년 이후 한국 추상회화가 국제적으로 주목받고있는 현 시점에서 작가 최상철이 발전시켜온 고유의 예술관과 작가적 태도는 한국추상화의 흐름 안에서도 자생적인 차별성을 가진다. 그의 예술은 전통적인 자연주의와 연계되어 '무목적적인 행위'와 '나를 비우는 그림'을 함께 고민해왔고_특히 2004년 이후 검은 '무물'시리즈는 컬러를 배제함으로써 겹겹이 중첩되는 행위의 시간들을 한눈에 화면 위에 드러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사람과 사물의 관계 ● 최상철은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서양모더니즘의 산물로 이해되는 '작가(The Artist)' 의 지위를 멀리하며_그리는 행위 그 자체에 집중한다. 그 과정에서 그리는 도구인 사물과 그리는 사람은 하나의 평등한 관계를 형성한다. 작가는 고무패킹을 던저 캔버스 위에 물감에 담궜던 돌을 올릴 위치를 잡고_돌을 올린 놀이판처럼 캔버스를 기울여 굴러다니는 돌의 움직임에 집중한다. 사람과 사물이 서로 어우러진 시간의 흔적들은 캔버스 위에 1000개의 레이어로 중첩되어 이미지로 드러낸다. 이미지의 목표는 일반적인 '완성'의 개념이 아닌 사람과 사물 사이에 1000번의 우연적이고 물리적인 관계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의 회화로부터 읽을 수 있는 것_무물(無物) ● 우리는 이제 화면 안에서 '무물(無物)'을 바라본다. 이것은 무언가를 형상화 하기 위한 그림이라기보다 작품이 어떤 삶의 태도를 담고 있느냐에 대한 작가의 화두와 연결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는 그의 작품을 바라보며 우리의 삶을 이어가도록 하는 원초적 에너지_다양한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에너지에 대하여 감각적인 동시에 이성적으로 사유해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무물(無物)시리즈의 신작들을 통해_이미지에 대한 추상적인 인상과 함께 그 너머에 작가가 간직하고 발전시켜온 '무물(無物)'의 개념을 우리의 삶의 태도와 연결해서 생각해볼 수 있기를 기대 한다. ■ 김미교

최상철_無物 18-9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62.2cm_2018

자연처럼 자리하고 있는 그림 ● 1. 최상철이 그림을 이루는 매개로 돌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대략 2005년 이후 부터다. 이전 작업들은 대나무 막대나 스퀴즈 등을 사용했었다. 손/붓을 떠나 그림을 만든 그의 이력이 꽤나 깊다. 작가가 사용하는 다양한 크기의 돌들은 우선 원형이라는 형태상의 공유성을 지닌다는 것 말고는 저마다 조금씩 다르다. 그 돌의 신체성_물성은 자연이 만든 것이기에 그렇다. 돌은 이미 그 자체로 충분하다. 모든 자연이 그렇다. 자연미는 흡사 무미(無味)로 느껴지지만 독특한 맛이 나는 미다. 그는 자연미가 내재된 돌과 그 돌의 구르는 탄성을 이용해 그림을 그렸다. 까만 물감을 머금은 돌들이 굴러다니면서 바닥에 알 수 없는 흔적을 남겼는데 그 결과물이 추상화로 귀결된 것이다. 천과 돌의 부딪침 사이에서 기이한 율동(선)과 깊이 있는 색이 생겨나고 천과 돌_물감 이렇게 이질적인 세 가지가 하나로 통일된다. 한편 그림을 보고 있으면 돌멩이 구르는 소리가 환청으로 떠도는 듯도 하다. 시각과 함께 음향 효과도 뒤따라오는 것이다. 자연이 만든 돌이 이처럼 자연스러운 흔적을_더없이 자연스러운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 2. 작가는 좁고 긴 띠 모양의 베니어 조각으로 캔버스 옆면에 울타리를 두르고 특정 방향을 지시하는 표식이 있는 원형의 작은 고리를 마련했다. 이후 바인더만을 칠해 색상_질감을 그대로 살려놓은 천위에 검은 물감을 흠뻑 머금은 돌멩이를 굴린다. 캔버스의 네 면에 울타리를 둘러 놓아 돌멩이는 화면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고 주어진 화면 안에서만 존재한다. 이는 그림의 조건인 주어진 사각형의 화면을 지속적으로 인식시키면서 그 한계 내에서 변화무쌍한 가변적인 생애를 개별적으로 만들어나가는 회화의 존재 방식_돌의 생애를 노정 한다. 한편 돌의 궤적은 밖으로 확산해가는 힘이 아니라_뿌리로_자기 자신으로 끝없이 응집해 들어오는 모종의 힘을 시각화한다. 검은색 일변도의 화면은 극도로 형태와 색채를 절제하고 있다. 원형의 돌이 가볍게 구르면서 찍어낸 검은 물감의 자취가 부드러운 캔버스 표면을 엄격한 검은 빛으로 물들이거나 스쳤기 때문이다. 돌멩이를 굴리는 일 역시 작가의 의도가 아니라 방향 표시를 해둔 원형의 작은 고리를 화면에 무작위로 던져 떨어진 자리에 돌멩이를 올려놓고 표시된 방향대로 굴린다. 여기에는 일정한 숫자가 작동하는데 그는 천 번씩 이 행위를 반복한다. 그것은 작가가 임의로 설정한 숫자이자 천 배를 올리는 식의 정성스런 마음과 극진한 성실함을 상징하는 숫자이다.

최상철_無物 18-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30.3cm_2018

3. 천 번을 굴려 이룬 그 결과물은 지속적으로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는 원형의 고리 모양으로도 나타나고 수직의 막대선과 X선_또는 중심에서 바깥으로 확산되는 방사형의 선으로도 나타난다. 화면은 짙은 검정색 점들과 그 주변에 흩어진 자잘한 선들로 자욱하다. 작가는 유사하지만 다른 크기의 돌을 작업에 사용하기에 비슷하면서도 분명 조금은 다른 돌의 경로_흔적이 화면에 남겨질 것이다. 둥근 돌멩이는 자신의 생김새대로 굴러 움직임을 인위적으로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속도_낙차_시간과 중력의 법칙 등 여러 가지 외부적인 조건도 관여하기에 그렇다. 그는 그러한 자연적_외부적 요인들이 작업에 들어올 수 있도록 최대한 열어놓는 역할을 자임했다. 그러므로 그림은 작가의 선험적인 의도_주체라는 것과 훈련된 손 등을 지우고_우발성과 과정 자체를 적극 끌어들이는 한편 우연성과 자연의 법칙에 조응하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남겨진 것을 포용하려는 의지가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밖으로 나타나는 표현이 의도에 의해 미리 이끌려 나오는 게 아니라_매 순간 자기 외부의 것과 공존하면서'생성의 형국'으로 그림을 만들어나가는 것이고_그 결과물 또한 작가의 의도나 애초의 기획과 결코 일치할 수 없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회화의 매체라는 것이 작가의 메시지를 담아서 전하는 투명한 수단이나 온전한 도구라기보다 매체 자체의 작용과 그 사용으로 인한 결과가 곧 내용이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예술의 형식이자 구조야말로 곧 예술의 실재성이라는 것이다. ● 이처럼 그는 가능한 한 작업의 과정 중에 자신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대신 외부 상황이 개입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놓았다. 그림 그리는 과정 자체가 그림을 만들고 우연 내지는 우발성이 그림을 완성하는 형국이다. 결과로서 남겨진 것들은 목적으로서의 흔적이 아니라 불가피함으로서의 흔적일 뿐이다. 여기서 작가는 창작 주체이기보다는 그림이 그려지게끔 상황을 제안하고 유도하는_그리고 그 상황이 남긴 흔적을 기록하는 사람으로 자리한다. 이는 다분히 작가의 정체성이나 주관_독창성 등을 의도적으로 지우려는 시도로 읽힌다. 여기서 최상철의 주체 비우기는 '그 자체로서 가치'를 지니며 작가의 작업이 우연에 의한다기보다 가능하면 그리지 않고 자신을 화면에서 빼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인위적인 흔적보다는 가능한 한 자신이 빠진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의도하고 혹여 결과가 나빠진다고 해도 그 나름의 질서는 분명 남겨진다고 본다. 자연의 질서가 바로 그렇지 않은가? 자연의 모든 것은 인위적인 솜씨로_의도적인 배치에 의해 안치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놓여진 것들인데도 불구하고 그 어느 것 하나 눈에 거슬리거나 불편하지 않고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바로 그러한 자연의 조화가 궁극적으로 그의 그림이 지향하는 바일 것이다.

최상철_無物 17-7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93.9cm_2017

4. 회화는 일정한 평면에 눈속임을 불러일으키는 장치라고 말할 수 있다. 회화는 주어진 사각형의 틀 안에서 이루어진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주어진 사각형의 화면에 자신의 신체를 이용해 무언가를 표현하거나 또 다른 어떤 것을 환생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림은 주어진 사각형을 벗어날 수 없으며 작가의 신체를 떠나서 그림은 이루어질 수 없다. 최상철은 이 두 가지 회화의 전제를 와해시킨다. 그의 「무물無物」시리즈가 그런 작업이다. 무물은 형상 이전의 상태를 말한다. 인위성에 저항하는 용어이자 지극히 자연스러운 그림의 상태를 환기시키는 것이며 무엇을 이루려고만 하는 시각적인 욕망의 행태를 반성케 하는 차원에 놓여있다. 사실 오래전부터 그의 작업은 평면성_탈일루전_그리고 인위성과 무위성_자연스러운 그림 등을 화두로 삼아왔다. 그런데 여기에는 서구 현대미술의 논리와 함께 그 논리성과는 분명 다른 우리의 정서랄까_체질 혹은 미의식의 일단을 시각화하려는 시도가 스며들어 있다. 이는 물론 지난 한국 현대미술이 서구 현대미술과의 변별성을 찾기 위한 모색의 차원에서 여러 작가들이 공유하고 있었던 것이기도 하다. ● 최상철은 오랜 시간 동안 정의할 수 없고 규명할 수 없으며 형상화할 수 없는 것을 그리려고 했으며 자연과 같은 세계를 그리고자 했다. 자연처럼 그 자리에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는 것_늘 보아도 '물리지 않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지 모른다. 우리 정서에 부합하는 그림이자 자연에 가장 가까운 그림_그리고 적어도 서구의 미술과는 다른 모양의 한국 현대미술 말이다. 그런 맥락에서 최상철은 이른바 근원적인 것을 추구하고자 한다. 그래서 인간이 최초로 그렸을 것 같은 그림을 꿈꾼다. 마치 자연처럼 자리하고 있는 것_아니면 처음 그림을 그렸을 때 사용한 선과 같은 자취 말이다. 그것은 분명 특별한 의도 없이 그저 막대기로 죽죽 그은 단색의 선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무심하고 자연스러운 몸짓이었을 것이다. 작가가 지금 돌멩이를 굴려 이룬 선과 같은 자취였을 것이 틀림없다. ■ 박영택

최상철展_아트스페이스3_2018
최상철展_아트스페이스3_2018

Painting the Present Like Nature ● 1. It was some time after 2005 when Choi Sang-chul began using stone as the medium of his works. Before then_he had used bamboo sticks and squeegees. The stones of various sizes that he employs vary slightly save for their morphological sameness—heir round shape. This is because both their physical and material properties were made by nature. Each stone has its own beauty just as each element of nature does. Natural beauty feels insipid yet has a unique zest to it. He has produced images with pebbles laden with natural beauty by tapping into their elasticity which arises when they roll. A stone covered in black ink rolls around on the surface of a canvas and leaves marks_resulting in an abstract painting. Strange_rhythmical lines and deep hues derive from a collision between the canvas cloth and the stone. Three heterogeneous factors—loth_stone_and ink—re united. It is almost as if we can hear auditory hallucinations like the sound of a rolling stone when viewing his works. A visual effect seems to go along with a sound effect. Stones made by nature bring about elements or images that are mostly natural. ● 2. After edging a canvas with veneer strips_Choi prepares a small ring with an indicator. Next_he rolls a pebble soaked in ink on a cloth surface with the original color and texture vivid and lively. The pebble exists in a given space as the four sides of the canvas are enclosed by a rim. This discloses the way of painting' ● 3. The products that result from rolling a stone 1,000 times appear in the shapes of constantly linked yet meandering circular rings_vertical sticks_x-shapes_and radial shapes that spread out from the center. His scenes are crammed with deep black points and short lines scattered around them. As he uses stones that are similar in shape but different in size_traces of such stones are able to be left behind on the surface of the canvas. It is not easy to artificially regulate their movements because they roll depending on the way in which they are shaped. Their movements are also influenced by a variety of external factors such as speed_height_time_and gravity. He incorporates such natural and external factors in his works as much as possible. His works can thus be thought of as something that incorporates randomness and happenstance_reacts to the laws of nature_and embraces things left behind in an extremely natural state. This eliminates his intention_his subjective will_and his trained hand. That is to say_his externally manifested expression is not drawn from his intent but_rather_forges images as "" the product that results from its work and use is the content of the work itself. That which is real and substantial in art is its form and structure. ● As such_he has minimized his involvement in the process of his work_instead leaving some chance for external elements to intervene. The process of painting itself forms a painting and is completed by happenstance or incidentality. Resultant things are not traces as purposes but traces as inevitability. The artist here is not the creator but the one who suggests a situation to be painted and documents the traces left behind by the situation. This can be thought of as an attempt to intentionally delete his identity_subjectivity_or originality. Choi'lthough everything in nature is not forged by any artificial skill or set by any intentional arrangement but is placed by themselves_they are not incongruous and offensive to our eyes and are beautifully harmonious. This harmony of nature is ultimately sought after by his paintings. ● 4. Painting can be said to be a device for trickery. It is achieved in a given square. Dong painting means expressing something in a given square using one''n example is his series Nothingness of Things (Mumool_무물_無物). "umool"' ● hoi has long tried to portray what cannot be defined_identified_or clarified and is thus like nature. He has wanted to depict something that is always placed naturally or to produce ""work can be a painting reacting to our emotions and closest to nature as another form of contemporary Korean art different from that of Western art. He tries to pursue something elemental in this context. Therefore_he dreams of creating a painting that is likely to be painted first by humans with lines or traces used when a picture is begun. That is obviously a one-color line drawn audaciously without any special intent. That is like a disinterested_natural gesture. That is also like the trajectory of lines he made by rolling a stone. ■ PARKYOUNGTAEK

Vol.20180928e | 최상철展 / CHOISANGCHUL / 崔相哲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