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우화-잃어버린 산책

조민영展 / JOMINYOUNG / 曺玟映 / painting   2018_1002 ▶ 2018_1009 / 월요일 휴관

조민영_개의 우화-잃어버린 산책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오일파스텔_53×45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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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김정연

관람시간 / 11:00am~08:00pm / 월요일 휴관

경의선 책거리 문화산책 GYEONGUI LINE BOOK STREET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35길 50-4 Tel. +82(0)2.324.6200 gbookst.or.kr cafe.naver.com/gbookstreet

"우리는 살고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살아남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꽃들, 가축들, 우리의 부모들을 잃고도 살아남는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잃고도 살아남는다. 생존하는 동안 육신의 여러 부분들이 우리에게서 벗어나지만 그래도 우리는 살아남는 것이다. 훗날 우리는 미래에 대한 꿈과 추억들을 잃고도 살아남는다. 그러고서도 우리는 '산다'고 말한다." (장 그르니에의 『어느 개의 죽음』에서)

조민영_개의 우화-잃어버린 산책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오일파스텔_100×80cm_2017

조민영은 2016년 『잃어버린 산책』 전시에서 '버려진' 개 그림을 선보였다. 개들은 버려졌고 인간은 버렸다. 버려지고 버리는 관계는 권력 관계이다. 포유류 새끼들은 수렵과 채집 시대부터 인간의 손쉬운 먹잇감이었고, 농경 시대부터 가축으로 키워져 음식의 대상이 된 후 권력 관계는 굳건해 진 듯하다. ● 인간의 수렵과 채집, 먹잇감을 향한 이런 공격적 욕망은 문명화의 과정을 거쳐(먹거리의 팽창과 더불어) '귀여움'이라는 감정으로 변형되어 수용되었다. 이제 개는 들판에서 뛰어다니다 마당으로 슬쩍 들어오더니 오늘날엔 방과 욕실에서 인간들과 노닌다. 인간과 같이 자고 목욕도 주기적으로 하며 애완 미용실에서 '이쁘게' 털도 깎고 귀지도 후빈다. 병원 치료비는 인간의 치료비보다 비싼데 아직 보험 혜택이 없기 때문이다. 개는 귀여움으로써 '애완견'이 된 것이다. 개들은 인간의 슬하에서 재롱을 떨기 시작했다. 이제 개는 적대적 관계의 먹잇감에서 상하 관계의 큐티, 프리티의 대상이 된 것이다.

조민영_개의 우화-잃어버린 산책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오일파스텔_60×72cm_2015

어떤 학자는 개를 동물계의 수치라고도 말한다. 동물들은 원래 잘 짓지 않는데 강한 동물은 짖으면 '나 여기 있다'고 알리는 꼴이 되니 먹잇감이 쉬이 달아나고, 반대로 약한 동물이 짖으면 포식자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는 꼴이니 살아나기 힘들다. 그런데 유독 개만이 짖는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점, 동물성이 흐릿한 개의 이런 특징이 여러 동물을 제치고 인간의 최고 애완 대상이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 오늘날 개는 방에서 돼지는 축사에서 닭은 양계장에서 인간을 위해 충실히 복무하고 있다. 돼지는 고기를 닭은 달걀을 개는 재롱을 통해 말이다. 그나마 개는 소나 돼지보다 팔자가 낫다. 먹이, 물, 쉴 곳을 제공받고 포식자로부터 보호받기 때문이다.

조민영_개의 우화-잃어버린 산책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오일파스텔_90×80cm_2015

그러니 조민영의 작품을 통해 어떤 연민이나 가련함, 불쌍함 같은 감정은 갖지 않길 바란다. 다시 말하지만 귀엽고 예쁘다는 감정은 지배되고 사육된 대상에게 가지는 인간의 권력 감정일 뿐 이들은 권력 아래서 재롱으로 생존을 유지하는 존재들이다. ● 오늘날 사회는 기르고 감싸고 귀엽게 만드는 부드러운 듯 보이는 권력이 사회를 유지케 한다. 이는 키덜트 문화, 엔터테인먼트 속에서 확인되고 국가와 기업, 인간관계에서도 나타난다. 우리는 '해맑고 온순하고 무해하고 앙증맞고 사랑스럽게 귀여운 동물+속물들'인 것이다.

조민영_개의 우화-잃어버린 산책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오일파스텔_80×90cm_2016
조민영_개의 우화-잃어버린 산책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오일파스텔_80×90cm_2016

과거의 권력 관계나 정치가 힘으로 죽이거나 해치는 다소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아버지 권력이었다면 오늘날엔 기본적으로 살아남게 만들어두면서 관리하고 사육하는 소프트한 권력이다. 개만 그런 게 아니다. 당신도 나도 이종격투기 선수도 육상 선수도 군인도 모두 귀엽고 또 귀엽게 보이게끔 하라고 요구하는 사회다. 우리는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스스로 귀여움의 대상으로 살고 있다.

조민영_개의 우화-잃어버린 산책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오일파스텔_100×80cm_2017

'인간은 못 돼도 괴물은 되지 말자'던 영화 대사처럼 인간이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과 투쟁의 공간 속에 조민영의 개 그림을 놓아 보자. 개를 객체화시키지 말고 상호주체의 대상으로 말이다. 그러면 조민영의 개는 촉촉한 눈망울로 말을 건넨다. '넌 나처럼 살지 말라고 적어도 나보다 난 존재가 되라고, 아니 그렇게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라고' ■ 정형탁

조민영 작가와 함께하는 시민참여프로젝트1    「Canis lupus familiaris」 / 총 2회    2018년 10월 3일 수요일 오후 3시 / 선착순 10명    2018년 10월 6일 토요일 오후 3시 / 선착순 10명    - 반려견과 에피소드가 있는 경우 또는 접수 순서로 선정 1. 잘 찍은 애완견 사진 2컷을 찍고 반려견과의 에피소드를 30자 내외로 작성해    참여하고자하는 날짜와 이름을 작성하여 gbookstreet@naver.com으로    보낸다. (2컷으로 한정) 2. 참여신청이 확정된 분은 참여하고자 하는 날짜에 조민영 작가와 함께 그림을 완성한다. 3. 문의: 02 324 6200 / gbookst.or.kr

Vol.20181002f | 조민영展 / JOMINYOUNG / 曺玟映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