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범돈이다: 나는 나무에게 '조정(調整)'당하고 있다

신범돈展 / SHINBEOMDON / 申範暾 / installation   2018_1002 ▶︎ 2018_1020 / 월,공휴일 휴관

신범돈_2018년 9월21일 20시 25분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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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8_1002_화요일_03:00pm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월,공휴일 휴관

김세중미술관 KIMSECHOONG MUSEUM 서울 용산구 효창원로70길 35 1,2전시실 Tel. +82.(0)2.717.5129 www.joyofarts.org

폐품으로 채워 넣은 원초적 기억의 보존과 변종, 나무에 조정당하는 인간의 종속과정인류의 오만한 침묵이 야기한 나무의 기괴한 묵시록, "나는 나무에게 조정 당하고 있다!" ● 2018년 6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된 3번째 개인전 『나는 신범돈이다』展에서는 '나는 나무에게 조정(調整)당하고 있다'라는 테마에 따라 초현실 전위전치법(데뻬이즈망)처럼 낯선 환경에 피사체를 떨어뜨리는 시도는 물론, 존재와 부재 사이의 이질적인 공간을 '조정'으로 정의하며 탄생과 소멸에 대한 법칙을 뒤집는다. 이번 전시회에서 철과 천, 폴리우레탄 폼과 같은 소재로 조형할 뿐 아니라, 옷과 신발, 커피잔처럼 인간의 숨결과 손길이 닿은 소모성 폐품들과 시간의 흐름을 상징하는 신문 등을 인체조형 속에 내장으로 채운 신 작가의 새로운 변화는 상징 대신 풍자로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이다. 이는 인간을 꽃잎과 불꽃으로 변신시키는 과정이 담긴 블라디미르 쿠쉬의 그림처럼, 기억과 시간을 용해시켜 버린 살바도르 달리의 조형 작품처럼 일상의 피조물을 불가능한 상황에 적용시켜 버린 점에서는 유사할지도 모른다. ● 그렇지만 『나는 나무에게 조정 당하고 있다!』에서는 가장 아늑한 자연과 나무라는 소재로부터 조정당하고 동충하초처럼 빨아 먹히는 그로테스크한 상황으로 자연을 포용과 회귀의 상징으로 이용했던 기존 관념을 깨뜨린다. 더 나아가 신 작가는 속씨식물이 벌꿀에게 꿀을 주고 길들여 종족보존에 이용한 점에 착안해, 옥수수가 단맛으로 인간을 유혹해 섭취하게끔 하여 인간의 모발이 옥수수 털과 닮아 간다는 미래학자들의 음모론처럼 나무의 숙주가 된 인간의 1천 년 후 상황을 이야기한다. 진화론이 아닌 다운증후군과 같은 비진화를 거쳐 나무의 일부가 되어 빨아 먹히는 인간을 다룬 「3018년 9월 21일 20시 25분」이라는 작품은 인류란 의외로 진화가 아닌 퇴화로 돌연변이 할 수도 있다는 신 작가의 정형화를 깬 생각이 담겨 있다. 과거 작품에서 타자기에는 '기억'을, 재봉틀에는 '고단한 모정의 삶'을 반영한 상징물로 삼았던 신 작가는 올해 제작한 입체조형물 「개 짖는 소리는... 혼자 살라는 야기다!」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치는 듯 은밀한 폭로의 쾌락과 반대로 소심하게 싹틔운 꼬리를 단 개로 금기에 대한 풍자를 보여준다. 또한 타자를 향한 오만한 정복 욕구를 보여 준 인간의 말로인 정적인 침묵과 격렬한 내적 전환을 나타낸 이번 작품들은, 자기가 사용한 물건들을 품고 산 채로 박제된 인간 입장에서 자연에의 회귀라는 꿈은 그저 의무적으로 들러붙은 전치사적 망상임을 보여준다. ● 현실에 대한 안티테제, 독특한 묵시록적 발상으로 인간의 일부를 차지해 가면서 탐욕스러움보다는 우월하고 원초적인 힘을 보여주는 나무를 표현한 신 작가는 시간과 생명에 대한 의미를 담은 이번 전시회의 확장판 개념으로, 더욱 구체화된 설치미술로 구상한 전시회를 준비 중이다. 조만간 거대한 조형물로 이동과 소유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준비하는 신 작가에게는 창조물에 대한 엄숙한 환희에 조정당하기 이전에 유머와 시니컬함으로 주저 없이 날카로운 포문을 여는 일면이 있는 것이다. ■ 정재헌

신범돈_잔상(殘像)_2018
신범돈_잔상(殘像)_2018

웃음을 잃은 세계를 위한 헌정시 『나는 신범돈이다: 나는 나무에게 '조정(調整)'당하고 있다』展에 부쳐형상의 기원 ● 폴리우레탄과 천이라는 이질적 소재들을 주요하게 사용한 독특한 조각법을 내 세운 이번 전시는 작가의 2017-2018년 신작들을 발표하는 기회이다. 이번 전시는 애니미즘(Animism)적 세계관을 골자로 인간의 생명은 자연과 모두 하나의 망(Net)으로 치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삶과 죽음, 물질과 정신은 하나의 거대한 순환 체계 안에서 상호반응 한다는 그의 오래된 세계이해에서 비롯되었다. 인간의 삶은 아무리 문명적이고 합리적이라고 해도 결국 나무와 같은 자연의 거름이 되는 것에 불과하기도 한 것이며, 그 순환 안에서 소멸하고 다른 형태의 자연계의 일원으로 재탄생된다는 것이 이번 전시의 핵심 주제이다. 나무와 존재론적으로 연결된 인물, 꿈꾸는 여인의 머리에서 피어나는 빨간 꽃 한 송이, 구름같이 보이는 푹신한 의자이면서 동시에 그것의 부재(不在)인 '나', 형상을 상징과 관념으로 이행시키고자 조각 표면에 새겨진 빗살무늬 등은 모두 자연으로 회복되려는 작가의 의도를 엿보게 해 준다. 『나는 나무에게 '조정' 당하고 있다』展에서 신범돈은 인간의 자만심과 우월감이란 덧없음을 상기하고, 신이나 우주와 같은 '절대적 원리'에 대한 인간의 그릇된 환상과 오판이 주는 위험을 환기하고자 한다. 우리는 자연에 의해 '조종'되고 '조정'되어 존재함으로써 비로소 세계의 진정한 일원이 된다고 작가는 말하는 것이다. '조정(調整)'은 '고르지 못한 것이나 과부족(過不足)이 있는 것 따위를 알맞게 조절함'을 의미한다. 신범돈에게 '조정'의 주체는 자연이며, 조정의 대상은 우리 인간이다. 시간과 공간의 삶을 허락한 '엄마'와 같은 자연으로부터 인간은 어떻게 자신을 소외시켰는지에 관한 작가의 고민은 『나는 나무에게 '조정' 당하고 있다』라는 다소 엉뚱한 전시명의 출발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신범돈은 조각 행위를 통해서 자연으로부터 독립하려 한 것이 아니라, 자연이라는 삶의 시원(始原)에 다가가고자 했다. 그는 시간을 존중하고, 시간 안에 남겨진 것들에 연민을 느끼면서 인간에게 삶을 허락한 자연의 헌신을 예술로 승화해왔다. 그 과정에서 이기적이고 정의롭지 못한 인간의 사건들에 '순수하게' 분노하는 법을 견지해 왔으며, 그 분노를 웃음으로 승화하여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소중한 밑거름으로 삼아 왔다. 순수한 분노와 웃음이 주는 긍정성은 신범돈의 예술과 일상 곳곳에서 발견된다. 장난기와 위트가 가득한 그의 삶은 그래서 늘 솔직하고 해학적이며, 민중적이면서 끝내 미학적이다.

신범돈_나는 나무에게 조정 당하고 있다!_철, 천, 우레탄 폼, 신문, 신발_272×310×165cm_2018

그로테스크 리얼리즘 ● 그의 해학성은 '카니발-그로테스크(Carnivalesque-Grotesque)' 이론을 펼쳤던 미하일 바흐친(Mikhail Bakhtin)도 암시한 것처럼, '우주-자연-생명'의 논리를 지지하면서 웃음을 모든 종류의 억압에 대항하는 무기이자 자유의 강력한 상징으로 다룬다. 민중적 웃음은 '좋은 것'이며, 권력의 폭력에 굴복하지 않는 저항을 위한 가장 오래되고 효과적인 실천이다. 웃음이 없는 삶은 죽음의 권위에 짓눌리게 되고 형식의 억압과 단조로움에 정복당한다. 우스꽝스러운 기괴함과 연결된 그로테스크는 비폭력적 동기에서 출발하며, 폭력을 단숨에 무력화하며, 고립된 이성에 새로운 가능성을 생산해 내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웃음-그로테스크'에서 모든 형식들과 상징들은 변화와 갱신에 대해, 지배적인 진리와 권위에 대해 유쾌한 상대성(相對性)의 의식(意識)에 젖어 있는 것들이다. 이 유쾌한 상대성 안에서 우리는 웃음의 자유가 실현되는 것을 본다. 이로써 우리는 세계에 흥미를 느끼고, 일상의 치밀한 구조 속에 갇히는 숨 막히는 통제에서도 잠시나마 벗어난다. 바흐친이 '그로테스크 리얼리즘(Grotesque Realism)'을 '우주적 원리'로 격상하여 이해한 것도 바로 이러한 점에서였다.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은 자연과 인간이 상생하며 만들어 내는 생성과 변화의 지표로서, 정형화된 우리의 사고(思考)를 자연의 숭고한 논리로 끌어내 현실에 반성의 계기를 창출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신범돈의 예술이 익숙하고 규범적이고 기능적인 것들을 지양하고 웃음과 우매(愚昧)의 자유를 지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에게 '웃을 수 있는 자유'는 허무와 비관의 집요하고 강력한 유혹을 뿌리치게 돕는 것은 물론, 다양성과 의식의 성장을 촉진하게 해주는 삶의 중요한 요소이다. 삶의 권태는 신범돈에게 최대의 적이자 극복의 대상이다. ■ 이재걸

신범돈_그들은 구름을 타고 다녔다_천, 철, 우레탄 폼, 옷, 신문, 고지서_185×110×65cm_2018
신범돈_나는 신범돈이다: 나는 나무에게 '조정(調整)'당하고 있다展_김세중미술관_2018

The preservation and variants of primitive memories filled with wastes, and the subordination processes of human beings controlled by treesThe bizarre apocalypse of trees caused by arrogant silence of mankind, "I am being controlled by trees!" ● In the third solo exhibition 『I am Shin Beom-Don』 at Hangaram Art Museum, Seoul Arts Center in June, 2018, this work overturns the law of birth and extinction by defining the heterogeneous space between existence and absence as 'controlling', as well as the attempt to drop the subject to an unfamiliar environment like the surreal transposition law(depaysement). In this exhibition, the artist delivers a message in the manner of satire instead of symbol by not only molding such materials as iron, cloth, and polyurethane foam, but also making a new attempt to fill human molding with entrails such as consumable wastes, i.e. clothes, shoes, and coffee cups touched by human breath and hands, and newspapers symbolizing the flow of time. It may be similar to Vladimir Kush's painting that embodies the process of transforming humans into petals and flames, and to Salvador Dali's sculpture which melts memory and time in that it applies everyday creatures to impossible situations. ● However, in the 『I am controlled by trees!』, the grotesque situation, which is controlled by the most cozy nature and tree and sucked like Cordyceps, breaks the existing idea of ​​using nature as a symbol of embracement and regression. In addition, artist Shin takes note of the fact that an angiosperm gives honey to honeybees and tame them to preserve the species, and he talks about the situation after one thousand years of human beings as a tree host, like futurologists' conspiracy theory that the corn tempts humans with its sweetness and induce them to eat so that human hair resembles corn hair. The work of 「At 20:25, September 21, 3018」 dealing with a human becoming a part of a tree and sucked after undergoing not evolution theory but non-evolution such as Down's syndrome breaks the idea of ​​Shin's stereotype that mankind can mutate due to atrophy instead of evolution. Artist Shin, who used a typewriter reflecting 'memory' and a sewing machine reflecting 'life of exhausting maternal love' in the past works, shows sarcasm of taboo using a dog with a tail that timidly sprouts, contrary to the pleasures of secret disclosure of crying out 'The King has donkey ears'! in the 3D sculpture 「Dog barking... is the causation to live alone!」. In addition, these works, which show arrogant desire for conquest toward the other, as well as static silence and vigorous internal transformation which is the end of human beings, describe that the dream of returning to nature from the standpoint of a person who is stuffed alive with the things he has used is just the prepositional delusion mandatorily attached. ● Shin, who expresses a tree showing superiority and primal power over greediness while occupying a part of human beings with an antithesis of reality and a unique apocalyptic idea, is preparing for the exhibition of more specified installation art, as an extension concept of this exhibition which means time and life. Artist Shin, who is preparing for a new approach to moving and possessing a giant sculpture sooner or later, has an aspect of unhesitatingly starting in a sharp manner with humor and cynicism before being controlled by solemn joy about creation. ■ CHUNGJAEHEON

Vol.20181004i | 신범돈展 / SHINBEOMDON / 申範暾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