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그리 멀리 있지 않다

도저킴展 / Dozer Kim / photography   2018_1005 ▶︎ 2018_1017 / 월요일 휴관

도저킴_The universe is not far away1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35×35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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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킴 홈페이지_www.dozerkim.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그리다 GALLERY GRIDA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2길 21(창성동 108-12번지) B1 Tel. +82.(0)2.720.6167 www.gallerygrida.com

내 안의 우주, 현상 속의 싱귤래러티 ● 휴대폰으로도 다양한 기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오늘의 현실 속에서 사진이 예술의 주된 재료라면, 찍는 이도 보는 이도 '잘 찍은' 사진들보다 '창의성 있는 해석 사진'에 관심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 "똑같은 카메라로 찍었는데 나는 왜 저렇게 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사진들이 그것이다. 이제 관심은 정당하게도 카메라에서 사진 자체로 이동하게 되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비범한 순간의 포착이 결정적 순간 미학의 체득하라는 명제가 가슴에 새겨지게 된다. 마치 김소월, 윤동주에 매혹된 우리들의 눈처럼, 이상의 시 세계를 접하고 느끼는 낯선 당혹감의 문턱처럼 도저킴의 사진미학은 일반인의 눈으로는 발견되지 않는 개념 미학의 근저로부터 시작된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표현양식도 바꿨다. 오랜 시간 관찰해온 주변부를 촬영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늘 밟고 지나가는 아스팔트 바닥을 관찰함으로써 사진계의 준칙이었던 결정적 순간(위를 향한 시선)의 미학에서 지속적 순간(아래를 향한 시선)의 미학으로 시선의 이행을 이룬 것이다. 도저킴의 작품이 보여주는 세계는 극사실적인 적나라함이다.

도저킴_The universe is not far away2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35×35cm_2018

도저킴은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1913~1960)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우리는 늘 시시포스(Sisyphus)와 같은 의심하지 않는 반복적인 삶을 산다는데 주목한 결과다. 작가는 왜 현재의 삶을 의심하지 않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길바닥 만을 제재로 삼은 작업들은, 우리가 보지 않는 아래의 삶을 주시함으로써 '보지 않은 것들에 대한 시각'을 재해석하려는 것이다. 앞만 보고 살아야 한다는 여유 없는 삶에 대한 자전적 회의가 반영된 것이다. 우리 모두 돌아 보아야 한다. 이른바 회의(回議) 미학의 세계관은 플라톤이 『국가론』 제7권에서 논의한 "동굴에의 비유(Allegory of the Cave)와도 맞닿아 있다. 사회 속 하위 범주일 수도 있는 작가 자신에 대한 표상성은 욕망은 우주를 향해 있지만 땅을 보며 살아야 하는 이율배반적 모순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우리의 오늘은 지나친 왜곡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진정성 있는 자유의 영역을 갈망만 할 뿐 발견하려조차 하지 않는다. 주입된 편견들을 비집고 내 안의 우주를 발견해야 하지않을까. 작가의 작품 속 세계, 뒤집고 섞고 흔들고 찢음으로써 발견된 레이어의 다변화는 마치 블랙홀에 자리한 혼재된 자아를 보여주는 듯하다. 그러나 복잡계 속 질서는 어느 곳에서나 존재하며, 지금-여기서 발견된 작업들은 "오늘 안에 있는 (바닥 위를 걷고 있는) 현재적 상황들"의 본질을 발견함으로써 탄생한 것들이다.

도저킴_The universe is not far away3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35×35cm_2018
도저킴_The universe is not far away4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35×35cm_2018

형식에 대한 논의, 조금은 과도한 디지털 콜라주 등은 오늘에 반영된 진정성 있는 작업 의지이자 脫규범성(사회적·문화적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보자. 우리는 평범한 오늘을 어떻게 새롭게 볼 수 있을 것인가. 미하일 바흐친(Mikhail Bakhtin, 1895~1975)의 이론 속에서 '혼재성 속의 질서(Polifonia)'를 발견해 온 도저킴은 평범한 삶 속에서 나답게 살고자 하나는 의지(언케니적 시각)를 발견할 것을 요청한다. 미술사진(fine-art photography)으로 창출된 작가의 예리함은 그가 쓰는 언어, 시대를 관통하는 보편적 탁월함을 통해 발견된 것이다.

도저킴_The universe is not far away5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35×35cm_2018
도저킴_The universe is not far away6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35×35cm_2018

그의 최근작들을 보면 현상 속 일신(日新)에서 발견한 우리 안의 우주와 만나게 된다. 스스로 밝히듯 "새로운 것이 없는 세상 속에서 발견은 우리의 삶 그 자체에 있다."는 반성으로부터 얻은 결론인 것이다. 대량생산·대량소비 사회에 온몸을 담근 채 아무런 반성도 변화도 없이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이 그의 작품 이면에 적나라하게 내재된 것이다. ■ 안현정

Vol.20181005b | 도저킴展 / Dozer Kim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