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의 균형

한효석展 / HANHYOSEOK / 韓効昔 / installation.painting   2018_1011 ▶ 2018_1118 / 월,공휴일 휴관

한효석_누가 이 아름다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었는가 2_합성수지_170×60×35cm_2016~8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40702c | 한효석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공휴일 휴관

갤러리 아트사이드 GALLERY ARTSIDE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6길 15(통의동 33번지) Tel. +82.(0)2.725.1020 www.artside.org

작가 한효석(1972- )은 그 동안 자본과 권력, 인종, 생명 등에 관한 문제를 다루며 사회 구조적 현상과 모순을 극사실 회화와 설치 조각으로 표현해왔다. 2014년 개인전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입체 시리즈를 통해 인간과 사회 구조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며, 동시에 새로운 회화의 시도를 보여준다.

한효석_아름다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었는가!_합성수지_240×170cm_2016~8

작가는 실제 인물의 신체를 캐스팅하여 일련의 설치 작업들을 진행해오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인간의 본질적 가치보다는 그 외적인 것으로 인해 인간의 존엄이 위협받는 이 시대의 모습을 풀어낸다. 그는 오늘날 마주하게 되는 자본의 지배 권력, 인종 차별 등 전 세계적으로 만연한 사회적 문제들을 첨예하게 다루며 우리가 현실에서 의식 없이 받아들이던 인식과 기준의 틀에 대해 반문한다. ● 작가의 가족은 오랫동안 미군기지가 있는 평택에 거주하며 목축업을 했다. 소와 돼지 등을 키우고 목장이 파산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현실, 혼혈인에 대한 차별적 시각은 그가 인간과 사회 구조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리하여 설치 시리즈는 개인적 서사와 함께 감춰진 힘이 남긴 사회 곳곳의 어긋남과 균열의 흔적을 상징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오늘날의 초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한효석_불평등의 균형_합성수지_174×140cm_2018

「누가 이 아름다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었는가 2」(2016-18)는 높은 목상자 위에 나체의 인물들이 위태롭게 서 있는 설치 작품이다. 이는 한 발짝만 내디디면 그대로 낭떠러지로 떨어져 버릴 극한의 상황에 놓인 불안한 세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자본의 논리로 끊임없이 서로를 견주고 경쟁에 짓눌리며, 선택받은 소수만 살아남고 다수는 어떠한 안전장치 없이 사회의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우리 사회의 구조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백인과 흑인을 모델로 한 「불평등의 균형(누가 이 아름다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었는가!)」(2017-18)는 인물들의 신체를 캐스팅한 후 긴 막대 끝에 밧줄로 이들을 매달아 놓은 작품이다. 작가는 실제로 백인의 신체에는 흑인 피부의 색을, 흑인의 신체에는 백인 피부의 색을 칠함으로써 피부색에 따른 인종 차별의 문제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한효석_완벽한 추상_캔버스에 유채_58.2×91cm_2018
한효석_완벽한 추상_캔버스에 유채_90.2×63cm_2018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회화 「완벽한 추상(Absolute abstraction)」 시리즈는 물성이 강하게 느껴지는 형태를 평면 작업으로 표현한 것이다. 추상적 형태를 만들어내는 행위의 소산을 극사실적 표현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추상과 구상의 모호한 경계를 드러낸다. 그의 회화 시리즈는 2002년 「Trauma의 默示」에 나타난 얼굴의 할퀸 듯한 상처로부터 시작하여, 2004년 인간의 두피를 벗겨낸 평면 작업으로 발전해왔다. 「완벽한 추상」은 그의 초기 작업에 나타난 얼굴의 상처 자국만을 표현한 것으로, 작업하는 과정에서 부조의 물성을 실험하다가 완전한 평면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게 된 것에서 출발한다. 마치 어린 아이가 흙바닥에 나뭇가지로 그린 낙서와 같이 행위 자체의 순수성을 바탕으로 한다. ● 한효석은 자신의 경험과 사회의 일상을 압축하고, 사회 이면에 존재하는 다양한 힘의 존재를 공간에 풀어내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인간과 사회가 만들어내는 현상을 은유하며 인종의 경계를 넘어 공존에 대한 시각을 한데 엮어낸다. 이번 전시는 사회 구조의 문제, 이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동시대를 비평적으로 조명하고, 우리가 이 시대와 주변, 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이정진

Vol.20181016i | 한효석展 / HANHYOSEOK / 韓効昔 / installation.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