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between

고혜숙展 / KOHAESOOK / 高彗塾 / sculpture.installation   2018_1017 ▶︎ 2018_1023

고혜숙_In between 2017_고목, 테라코타_42×37×7cm_2017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일요일_12:00pm~06:30pm

갤러리 그림손 GALLERY GRIMSON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22(경운동 64-17번지) Tel. +82.(0)2.733.1045 www.grimson.co.kr

우리나라 전통 조각보에서 영감을 받아 'In between' 전시를 준비하게 된 고혜숙 작가는 그 동안 일관성 있게 작업했던 잊혀졌지만 가치 있는 그 무엇을 발견하는 시선을 가지고 조용하게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관객에게 선물하려고 한다. ● '바쁜 일상 속에 우리가 잊고 지냈던 가치 있는 것은 또 무엇이었을까?' 라는 자문과 함께 그녀가 들려 줄 이야기가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고혜숙_In between 2017_세라믹_20×80×7cm_2017
고혜숙_In between 2017_고목_45×50cm_2017

원래 전통 조각보의 유래는 조선의 정신을 지배했던 유교적 이념이 만든 부계 사회에서 구분한 남녀의 역할로부터 기인한다. 그래서 전통 조각보는 서민들의 검소한 생활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시에 여성들의 내적 감정과 예술적 재능을 분출하는 슬프고 아름다운 출구였다. 제작 과정에서 한 땀 한 땀 정성 어린 바느질로 가정의 복을 기원하기도 했고, 오늘의 미술심리치료에서 얻는 효과처럼 조각보는 여인들의 일상 속에서 견뎌 내야 할 정신적·육체적 곤궁에서 벗어나 '몰입'과 '초월'의 경지를 경험할 수 있는 기제가 되기도 했다.

고혜숙_In between 2018_청동_70×70×7cm_2018

전통 조각보의 뛰어난 배색 감각과 현대적 면 구성에서 느껴지는 조형미 그리고 자유로운 사고와 독창적인 정신의 반영은 현대미술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다는 의견에 동의하면서 작가는 버려질 운명이었던 가지각색의 보잘것없는 조각들을 모아 하나의 작업으로 재창조한 선조들의 '지혜'와 '예술성'에서 정신적 공감대를 갖게 되어 조각보를 주제로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고혜숙_In between展_갤러리 그림손_2018

남은 천이나 낡은 옷 혹은 오랜 된 이불의 성한 부분을 잘라 모아 두었던 자투리로 만든 자유롭고 대담한 민보(民褓)에 작가는 시선을 멈추었다. 그리고 늘했던 작업 방식대로 그런 조각보가 존재한 의미에서부터 출발했을 것이다. 조각보의 색채보다는 면 구성에 그 다음에는 면과 면이 맞닿은 작은 공간에 그리고 입체를 다루는 사람답게 평면 조각보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공간 속으로 끌어내 해체하고, 재배치하여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려 한다.

고혜숙_In between展_갤러리 그림손_2018
고혜숙_In between展_갤러리 그림손_2018

이번 전시의 작품은 작업실 귀퉁이에 오래 머물렀던 나무 조각, 브론즈 그리고 가마와 유약과 점토의 결합체를 재료로 사용했다. 전통 조각보 안 최소 단위의 구획을 선택하고, 단위의 각 구성 요소 하나 하나를 확대하여 공간 안에 배치하면 그 동안 보이지 않았던 그녀가 준비한 풍경이 보인다. 작품과 작품 사이의 여백과 각 작품 형태의 자연성과 비정형성, 그 표면에 오래된 시간의 흐름에서 발견하는 또 다른 풍경들의 중복... 자연과 도시, 그 안의 나와 타인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나열하고 끊임없이 대화를 요청하는 여정에서 작가의 미의식은 구축되었다.

고혜숙_In between展_갤러리 그림손_2018
고혜숙_In between展_갤러리 그림손_2018

오늘날은 첨단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진짜 나'가 아닌 '변주된 나'로서 소통하는 각박한 현실에서 눈을 맞추고 온기를 나누면서 오래된 가치를 주장하는 고혜숙의 시점은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 그러나 그 역행의 여정에서 '거꾸로 보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고, 이제는 사족이 된 고도로 숙련된 기교를 버리는 행위를 통해 좀 더 '가치의 핵심'에 접근하게 된 그녀의 외로웠던 여행서가 2018년 10월에 찾아 온 고혜숙 작가의 In Between 전시이다. (2018. 10.) ■ Danie LEE

Vol.20181020h | 고혜숙展 / KOHAESOOK / 高彗塾 / sculpture.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