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보내는 편지

신현주展 / SHINHYUNJOO / 申縣周 / painting   2018_1024 ▶︎ 2018_1029

신현주_꿈 Ⅱ_캔버스에 유채_90.9×60.6cm_2018

초대일시 / 2018_1024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이즈 GALLERY IS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2-1 (관훈동 100-5번지) 1층 Tel. +82.(0)2.736.6669 www.galleryis.com

편지, 나무로부터 ● 고독. 그것은 삶이 가장 험난했던 그 시절에서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말 그대로 혼자다. 외로움은 늘 그렇게 우리가 태어났다는 이유로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해 왔었던 것 같다. 그리고 어찌보면 그 외로움들이 모여서 각각의 삶에 열정을 만들어 주는 지도 모르겠다. 외로움은 극복하기 보다는 그 자체를 즐길 수 있을 때, 내 속에 있던 또 다른 내가 보이기 때문일 듯. 지금까지 나는 고독과 싸웠을 뿐, 그것이 우리에게 전해왔던 길고도 지루한 인간 존재의 진실에 대해서는 한번도 귀 기울이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는 우주의 그런 저런 찰나의 한 부분에 있었을 뿐이라는 것을. 그것이 고독의 진짜 의미였음에 대해 우린 너무나 무심했던 것 같다. 고독의 정 반대에 서서 우리에게 사랑을 하라고 했던, 그 막연한 속삭임들이 오히려 더 혼란스러움을 잊게 만든 사기였던 것은 아닐까. 과연 우리는 같이 살고 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는지, 아니면 오히려 고독이야말로 내가 행복해 질 수 있는 바탕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고 선택해야 할 것 같다.

신현주_동상이몽_캔버스에 유채_33.4×53cm_2018

신현주 작가는 기본적으로 생각의 여행을 근간으로 자신의 조형언어를 쌓는다. 그의 여행은 단순히 장소적인 이동과 변화를 기본으로 하는 여행이 아니라, 삶의 지극한 울림,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들이 더 이상 낯설지 않았었다는 것을 밝히고자 하는 여행이었다. 그 여행에는 너와 내가 없었던 길이었다. 그렇게 작가는 우리에게 그의 여행에 동참하길, 아니 그렇게 혼자서라도 떠나길 바랬는지 모르겠다. ● 가장 먼저, 신현주의 작품에는 늘... 나무가 있다. 나무 위에 그의 삶이 전개된다. 그리고 변형된다. 나무의 근간은 뿌리지만, 보여지는 것은 잎이고 가지다. 하지만, 그의 그림에서 보여지는 나무에는 잎이 없다. 물론, 꽃은 핀다. 작가는 외로움의 상징으로 나무를 말한다. 하지만, 나무는 그의 외로움을 상징하는 것을 너머, 나무 그 자체가 생명을 얻고, 유기적인 존재가 된다는 것, 그에게 나무는 무엇이든 받아 줄 수 있는 그런 믿음인 듯 하다.

신현주_두번째 매듭_캔버스에 유채_40.9×53cm_2018

신현주는 누구나 받을 수 있고 또한, 받을 수 없는 편지를 쓴다. 그의 편지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글로써의 편지가 아니다. 정확히 말해, 그는 편지를 그린다. 이해하기 편한 그림보다 쉽게 읽혀지지 않는 글은 어쩌면 더 난해하다. 작가는 그 둘의 의미를 더 명확하게 가름하길 원하는 것 같다. 나는 그저 그렇게 그렸다라고 하는 것 보다, 나는 지금 그리고 있다라고 하는 내가 더 존재론적으로 확실하다는 것. 그리는 행위를 통해 내가 내 삶에서 가장 무시했던 것들이 다시 중요해 지는 것. 내 삶에 가장 아름다웠던 것들에 대한 기억을 다시 돌아보는 것. 그렇게 신현주의 캔버스는 하나 하나씩 채워진다. ● 작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서 가장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상징적인 소재들을 찾는다. 아니, 그것에 집중한다. 그의 경험과 기억 속에 있는 그들, 혹은 그것들. 작가는 그 소재들을 다시 그의 세계에서 전혀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재배치한다. 예를 들어, 바다가 산이 되고, 산이 강물이 될 수 있듯이.

신현주_시간여행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17

그렇게 재배치된 소재들은, 정확히 말해 신현주의 기억과 경험들은, 나와 너, 같은 강력하고 이분법적인 거름망을 거쳐 오직 대상만 있게 된다. 그의 편지를 받을 수 있는 대상. 만약 우리가 그의 편지를 받을 수 없다면, 우린 이제 더 이상 누군가를 이해하거나 심지어 그들의 삶을 인정할 수 없을 것 같다. ● 한 입 베어먹은 사과에 담겨진 마을, 거칠게 떠올랐던 그 마을의 기억, 나에게 야단을 칠 것 같은 나무들... 의 신현주 작가는 소소하고 담백하게 너를 혹은, 나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 눈이 내렸든, 비가 왔든, 작가는 우리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모든 소재들을 동원하여, 이야기 할 것이다. 나는 외롭지만, 그 외로움들을 당신에게 전하겠다. 너에게 꼭 편지를 보낼 것이다. ● 해서, 그것들이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 임대식

Vol.20181024b | 신현주展 / SHINHYUNJOO / 申縣周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