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10기 입주작가 릴레이展 & 오픈스튜디오 Part1

손영화_홍준호展   2018_1026 ▶︎ 2018_1101

손영화_Bear Fruit_수채_25×25cm_2018

오픈스튜디오 / 2018_1026 ▶︎ 2018_1030

주관 / 영천시

관람시간 / 10:00am~06:00pm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YEONGCHEON ART STUDIO 경북 영천시 왕평길 38 (교촌동 298-9번지) 1,2전시실 Tel. +82.(0)54.330.6062 www.yc.go.kr

손영화展 / bear fruit 자연의 순리를 통해 배우는 생명력과의 조응(照應) ● 작가 손영화는 2011년부터 일관성을 유지하며 제작되어진 그녀의 작품 속에는 '인고'와 '결실'과 같이 자연에서 얻어지는 생명의 소중함과 삶의 원천으로 귀결되어지는 미의식이 『bear fruit』이라는 주제로 관통되어 진다. "인고의 시간 뒤에 얻어지는 아름다운 결실"을 작품으로 인식하는 미의식 속에는 창작을 위한 예술 활동이 주는 고뇌와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으며, 강인한 생명력을 조형언어로 표출하려는 실험과 노력으로 이어져 가고 있다. 마치 우리의 전통회화에서 느낄 수 있는 간결함과 공간감을 고스란히 품고 있어 서양화가 주는 조형성과 구성미와는 사뭇 다른 점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화조화(花鳥畵)에서 볼 수 있는 간결한 사물의 묘사력과 문인화(文人畵)가 주는 공허한 여백의 깊이감은 그녀 작품이 주는 절대적 가치로 여겨진다.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생명이 없는 물건 즉 화초, 과일, 죽은 고기와 새, 악기, 책, 식기 등을 그린 회화(그림)"을 일컫는 정물화의 의미에서 벗어나, 생명의 원천과 결실이라는 자연의 순환적 요소가 깊숙이 내재되어 있음을 직관할 수 있다. 열매가 달린 나뭇가지 이면에는 자연을 이어주는 나무의 몸체가 가려져 있고, 나무뿌리를 통해 생명의 근원이라는 자연적 섭리를 은유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간결하고 소박한 구도와 기름기 빠진 담백한 수채화의 표현은 화려한 장식적 요소에서 벗어나 단아한 절제미를 감각적으로 표출해 내는 세련된 조형미로 종결되어진다.

손영화_Bear Fruit_수채_30×30cm_2018
손영화_Bear Fruit_아크릴채색_30×30cm_2018
손영화_Bear Fruit_수채_30×30cm_2018

작가는 그의 작가노트를 통해 "기나긴 인고의 시간을 이겨내고 결실을 맺는 강인한 생명력의 자연처럼 나도 아름다운 삶을 꿈꾼다. 저마다의 결실은 다를 것이다. 내 결실의 의미는 생명을 잉태하고 키워 가는데서 오는 행복. 그와 동시에 좌절과 인고의 시간이 있었다. 작품은 인고의 시간 후에 얻는 아름다운 결실을 의미한다." 라는 삶의 경험이 내재된 글에서 인고의 아픔을 무릅쓰고 미래와 희망으로 귀결되어 결실을 얻고자 하는 작가의 투철한 직업의식을 느끼게 해준다. 강인한 생명력의 아름다움은 비로소 '결실의 표상(表象)'으로 작품 속에 투영되어 새로운 예술적 조형성과 의미를 부여받게 되며, 아픔을 경험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 속에서 자아의 가치를 찾아가는 것이 예술가의 진정한 직업의식일 것이라는 확신으로 자기 스스로를 무장해 가고 있는지 모른다.

손영화_Bear Fruit_수채_30×30cm_2018
손영화_Bear Fruit_수채_80×117cm_2018
손영화_Bear Fruit_수채_80×117cm_2018

톨스토이는 그의 저서 『예술이란 무엇인가?』를 통해 "자신이 경험한 감정을 자기 자신 속에 불러일으키는 것, 그리고 이것을 자기 속에 불러일으키고 난 다음에는 운동, 선, 색, 소리 또는 말에 의한 표현 양식에 의해서 다른 사람들도 그와 같은 감정을 경험하도록 그 감정을 전달한다. 이것이 예술 활동이다." 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는 예술가의 철학과 사상, 경험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활동을 통해 진정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사고의 틀 속에 갇혀 있던 관념을 새롭게 인식하고 이해하며, 표현하는 행위를 통해 '의식의 확장' 즉 '사고의 다양성'을 추구해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그녀 역시 인고의 시간을 통해 경험했던 절대적 아픔을 화가이기 이전에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자연의 신비와 생명과의 조응(照應)을 통해 경험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인고의 아픔을 이겨내며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풍요롭게 느껴가는 그녀의 감성이 아름다운 예술로 새롭게 승화시킬 기대해 본다. ■ 김태곤

손영화_Bear Fruit_수채_53×65cm_2018
손영화_Bear Fruit_아크릴채색_46×53cm_2018
손영화_Bear Fruit_아크릴채색_46×53cm_2018

홍준호展 / Deconstruction of Idols 현상의 지각으로부터의 자유와 해방 ● 작가 홍준호는 우상, 다시 말해 종교-적 성향의 우상을 다룬다. 아니, 보다 적확히는 종교(-화 된 것들), 그리고 이데올로기, 권력, 신화 등이다. 홍준호가 우상을 주제로 삼게 된 배경엔 2016년 많은 국민들이 삼삼오오 거리로 나와 정상적이지 못한 국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쏟아낸 촛불집회가 놓여 있다. 과거 사진과 회화의 경계 넘기라는 방식을 통해 작가 자신이 경험한 삶과 죽음, 정체성의 문제 1) 에서 살짝 벗어나 동시대 우상을 다루게 된 계기도 해당 집회가 영향을 미쳤다. ● 그러나 홍준호의 시선은 부정한 정치권력에 관한 국민투쟁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우상화(-에 버금가는) 현상에 관한 지각에 무게를 뒀다. 동시에 해체의 전략을 통한 새로운 대안으로 받아들였다. 작가에게 이는 보다 광활한 대지로 나아가는 인식자유 및 해방과 맞닿는 것이었고, 사상과 이념에 관한 리얼리티가 아니라 어떤 원인과 결과의 동일성을 통한 인과관계 자체 2) 에 중점을 두었다고 볼 수 있다.

홍준호_Deconstruction of Idols ; Religion #009_ 구겨진 종이에 빔프로젝트 사진, 피그먼트 프린트_120×93.87cm_2018
홍준호_Deconstruction of Idols ; Religion #019_ 구겨진 종이에 빔프로젝트 사진, 피그먼트 프린트_130×195.28cm_2018
홍준호_Deconstruction of Idols ; Religion #016_ 구겨진 종이에 빔프로젝트 사진, 피그먼트 프린트_120×89.77cm_2018

'우상화라 할 수 있는 현상의 지각과 인식자유 및 해방'은 동일성이라는 인과관계를 매개로 표상화 되지만 조형적으론 찰나의 기록과 저장, 영원이나 불멸의 의미적 동일성 등과 같은 사진내외의 특성을 외면하지 않는다.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모더니즘의 형식주의와 개인성을 이탈한 포괄적 관점에서 우상에 관한 자신만의 시각을 보여준다. ● 재미있는 건 이러한 우상(-화 된 것들)을 조형언어화 하기 위해 작가가 선택한 방법론이 '우연성'이라는 점이다. 그의 옛 작업들이 물질과 물질(종이×잉크)의 만남을 통한 소극적 우연성을 강조했다면 근작은 우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형상의 고정적 이미지를 붕괴시키는 방식(해체)을 사용하고 있다. 3)

홍준호_Deconstruction of Idols ; Religion #014_ 구겨진 종이에 빔프로젝트 사진, 피그먼트 프린트_120×84.68cm_2018
홍준호_Deconstruction of Idols ; Religion #010_ 구겨진 종이에 빔프로젝트 사진, 피그먼트 프린트_120×83.26cm_2018

그는 이러한 붕괴와 흐트러짐을 자유의 개념으로 전치시킨다. 작가에 따르면 그것은 곧 선택을 넘어 스스로 해방되는 인식-지각(깨달음)의 해체-자유와 갈음된다. 4) 심지어 사진매체가 가진 요소와 소재로써 우연성을 활용해 우상을 해체한 자유의 부여가 예술의 '자유의지'에 종속되는 것이라는 개념으로까지 나아간다. ● 홍준호의 작업은 시도와 결과가 어느 정도 예상되는 사진매체의 특성에서 이탈한 등사의 방법론을 새롭게 적용해가고 있다는 사실에서 비교적 흥미롭다. 프린트된 이미지를 구겨 잉크와 종이를 분리한다거나, 보다 적극적으로 우연성을 확장하기 위해 작가적 개입/행위의 축소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 또한 눈에 띄는 부분이다. 특히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명사인 '우상'은 다분히 관념적일 수 있는 주제임에도 나름의 방식으로 시각화-조형화하려는 고된 과정은 인상적이다. ■ 홍경한

* 각주 1) 당시 그의 작업은 의료사진을 아이디와 중첩시키는 방식으로 삶의 의지로써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이 새겨져 있다. 2) 작가는 이 인과관계의 조형적 출발을 사진의 인과성에서 발견한다. 예를 들면 작가는 사진에 대해 "피사체에 빛이 반사되어 필름이나 센서에 상이 맺히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며 "그 다음은 결과물을 보여주기 위한 인화나 프린트를 통해 인화지(프린트용 종이)와 감광유제(잉크)가 만나는 인과성(Kausalität)이 존재한다."고 자신의 작가노트에 적시하고 있다. 3) 우연성을 완성하는 것은 예측 불가능한 종이의 구김과 도포되는 잉크 등으로, 본문 기술처럼 작가는 이러한 과정에 따른 행위자체를 또 다른 자유의지로 판단하는 듯하다. 4) 작가는 "적극적인 인과성을 보여주기 위해 해체(Deconstruction)라는 개념을 차용"했다고 자신의 작가노트에 기술하고 있다. 우연성을 확장해 맹목적으로 우상화된 것들로부터 인식의 자유를 부여하고자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Vol.20181026a |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10기 입주작가 릴레이展 & 오픈스튜디오 Part1-손영화_홍준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