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 진주문 들어갈까

최혜련展 / CHOIHYELYEON / 崔惠蓮 / video.performance   2018_1027 ▶ 2018_1028

최혜련_누가 그 진주문 들어갈까_퍼포먼스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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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8_1027_토요일_06:00pm

오프닝 퍼포먼스 「누가 그 진주문 들어갈까」 2018_1027_토요일_06:30pm

총괄기획 / 최혜련 움직임 / 고경민_이유민_이태린 음악 / 장일호 영상연출 / 한승훈 촬영 / 한승훈_박영훈

2018 문래창작촌 지원사업 MEET 후원 / 서울문화재단_서울시창작공간 문래예술공장_GS SHOP

관람시간 / 27일_06:00pm~09:00pm / 28일_11:00am~05:00pm

문래예술공장 박스씨어터 SEOUL ART SPACE MULLAE BOX THEATRE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88길 5-4(문래동1가 30번지) 2,3층 Tel. +82.(0)2.2676.4300 cafe.naver.com/mullaeartspace www.facebook.com/mullaeartspace www.sfac.or.kr

어렸을 때 사소하지만 특별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추석에 생선을 먹고 가시가 목에 걸린 것이다. 나는 평소처럼 맨밥을 몇 번이나 꿀꺽 삼켰다. 보통의 경우 한두번 삼키면 괜찮아졌는데, 그날 따라 가시는 내려가지 않는 것 같아 걱정이 되어 잠을 잘 못자고 계속 켁켁 거렸다. 그런 날 위해서 할머니가 붉은 양파 망을 내 목에 두르고 '물고기야 여기 그물이 있으니 빨리 바다로 도망가라' 해주시며 내 목을 쓰다듬은 적이 있다. 내내 목이 아프고 가시가 점점 깊게 박힌 것 같아 불안했던 내 마음은 할머니의 웃기지만 소소한 주문과 행동으로 안정을 찾아 점점 잠이 왔던 것 같다.

최혜련_누가 그 진주문 들어갈까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8
최혜련_누가 그 진주문 들어갈까_퍼포먼스_2018

다음날이 되니 목이 아프지 않았고 정말 가시가 내려간 것 같은 신기한 경험을 했다. 그물대신 사용한 양파망은 여전히 내 목에 스카프처럼 감겨 있었다. 아마도 가시는 밥을 삼켰을 때 이미 넘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불안한 내 마음 때문에 아픔을 느끼며 혼자 고생을 했었고, 그런 나를 진정시켜주기 위해 할머니가 작은 퍼포먼스를 하신 것 같다. 그 이후로 나는 생선을 먹고 가시에 걸린 것 같으면 붉은 색 양파 망을 목에 직접 두르지는 않아도 속으로 '물고기야 도망가라' 하고 속으로 외친다.

최혜련_누가 그 진주문 들어갈까_퍼포먼스_2018

할머니가 외운 특별한 주문과 양파망이 무서워 물고기의 가시가 정말 바다로 도망을 간 것일까? 내가 그 양파망을 정말로 그물이라고 믿어서 아픔을 느끼지 않게 된 것이 사실이었을까? 그렇다면 어린 나의 이 믿음의 정체는 무엇일까? 나는 종교는 없지만 집 안은 기독교인 탓에 명절마다 추도 예배를 드려, 적어도 일 년에 2번 정도는 의무적으로 기도를 해야 했고 그때마다 무슨 기도를 해야 하나 고민하곤 했다. 예수를 믿지 않으니 내가 바라는 바가 이루어 질 것이라는 간절한 마음 따위는 생기지 않았고 그때마다 형식적으로 '가족이 건강하게 해 주세요' 하고 끝냈다. 그리고 누군가가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실눈을 뜨며 지켜봤다. 정말로 이루어질까라는 기대는 애초에 하지 않았고 그냥 우리가, 내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늘 그렇게 생각하곤 했다. 가족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늘 그렇게 의심했다. 정말 믿어서 기도를 하는 것일까. 종교 대한 믿음은 나에게 그런 것이다. 확신 할 수 없는 것.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그런 존재를 향한 허무한 외침 같은 것.

최혜련_누가 그 진주문 들어갈까_퍼포먼스_2018
최혜련_누가 그 진주문 들어갈까_퍼포먼스_2018

이런 내가 기억하는 가장 확고했던 믿음과 그것이 이루어진 순간은 바로 '양파망에 대한 믿음' 이었던 것 같다. 믿음이란 도대체 무엇 일까. 종교를 가지고 어떤 신에게 기도를 하는 것이 믿음인 걸까? 내가 양파 망이 그물이라 믿었던 것은 그들의 믿음과 무엇이 다른 걸까 라는 고민에서부터 이 작업이 시작이 된다. 그 이후로 나는 종교 속에 존재하는 신이 아닌 가시를 도망가게 했던 양파망이나 집 앞에 터 짓고 살던 참새나 내 공상 속에 존재하는 어떤 것들에게 주로 기도를 했던 것 같다. 내가 혹은 나의 상상 속 누군가가 편안해 졌으면 하고 말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기도가 작업을 통해 좀 더 힘을 가졌으면 한다. 더 특별해 졌으면 한다.

최혜련_누가 그 진주문 들어갈까_퍼포먼스_2018
최혜련_누가 그 진주문 들어갈까_퍼포먼스_2018

나의 작업 「누가 그 진주문 들어갈까」는 불안과 공포를 달래고, 바라는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삶이 안정되기를 위로하는 의식 즉 일종의 유형화된 프로그램으로 삶에서 특별한 경우에 치르는 행사 '제의'로 규정한다. 따라서 '제의' 안 에서 미적, 종교적, 마법적 만족을 주기 위해 세 명의 꼭두각시 여자, 그물, 가시는 '보다 높은 탑'을 만들 예정이다. ■ 최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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