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밑의 바람 Wind Beneath My Wings

윤종석展 / YOONJONGSEOK / 尹鍾錫 / painting   2018_1025 ▶︎ 2018_1129 / 일요일 휴관

윤종석_같은 날의 잔상(1018)_플렉시글라스에 아크릴채색_45×45cm_2018_앞 윤종석_같은 날의 잔상(1018)_플렉시글라스에 아크릴채색_45×45cm_2018_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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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토요일_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소피스갤러리 SOPHIS GALLERY 서울 강남구 역삼로 218(역삼동 770-6번지) 재승빌딩 B1 Tel. +82.(0)2.555.7706 www.sophisgallery.com

소피스 갤러리는 윤종석 작가의 개인전 『날개 밑의 바람(Wind Beneath My Wings)』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소피스 갤러리에서 열리는 작가의 첫 개인전으로 그동안 사용해 왔던 주사기로 물감을 주입하는 작업 방식을 통한 작품뿐만 아니라, 작품의 앞뒤를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신작 40여 점을 선보인다. 날개 밑의 바람이라는 이번 전시 제목은 새가 날아오르려면 바람을 일으켜야 하듯이 현재가 있기 위해서는 과거가 미래가 있기 위해서 현재를 필요로한다는 맥락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기억과 잔상 간의 연관성을 나타내고 있다.

윤종석_날개 밑의 바람 Wind Beneath My Wings展_소피스갤러리_2018
윤종석_날개 밑의 바람 Wind Beneath My Wings展_소피스갤러리_2018

윤종석은 그동안 일상에서 발견한 소소한 장면들과 주변의 인물들을 주제로 붓이라는 일반적인 도구가 아닌 주사기라는 독특한 매개체를 사용하여 이미지들을 구현해왔다. 이전의 작품들은 반복적으로 무수하게 점을 찍어 멀리서 보았을 때 치밀하게 집적된 형태를 구현해냈고, 반복적인 물감의 주입과 흩뿌림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여러 겹의 마티에르를 쌓아 올리면서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의 본질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이어 그는 이번 신작에서 주사기를 사용한 선 그리기라는 동일한 조형 방식의 맥락을 유지하면서도작품의 화면을 위아래로 분할하고 양면을 모두 사용했다. 반면 평면 작품이되 작품을 다각도에서 볼 수 있도록 설치함으로써 평면성을 획득함과 동시에 그것을 극복하는 새로운 방향성을 선보일 예정이다.

윤종석_같은 날의 잔상(0514)_플렉시글라스에 아크릴채색_100×100cm_2018_앞 윤종석_같은 날의 잔상(0514)_플렉시글라스에 아크릴채색_100×100cm_2018_뒤
윤종석_같은 날의 잔상(0317)_플렉시글라스에 아크릴채색_100×100cm_2018_앞 윤종석_같은 날의 잔상(0317)_플렉시글라스에 아크릴채색_100×100cm_2018_뒤

작품을 살펴보면 작품 뒷면의 '잔상'은 우리가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이미지지만, 앞면은 추상성을 지닌 색면으로 이루어진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가 잘 파악할 수 있는 이미지인 잔상, 즉 전면이라고 착각할 수 있는 면은 지워진 밑그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작가는 작품의 뒷면에 밑그림을 그린 후 그것을 지워내는 작업을 통해 작품을 완성시키는 아이러니한 방법을 택했다. 이처럼 밑그림을 지워내며 그림을 완성해가는 것은, 마치 선명했던 기억이 점차 희미해져 가며 잊혀지거나 다른 기억에 덧씌워지는 것에 대한 시각적이며 은유적인 구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방법을 통해 물감이라는 은유의 물성이 쌓이면서 작품의 잔상들은 사라지며 현재의 반대편에 남게 된다. 이런 방식은 기억의 소멸성, 나아가서는 인간 존재의 유한성이라는 문제에 관해서 생각하게 한다.

윤종석_같은 날의 잔상(0123)_플렉시글라스에 아크릴채색_48×48cm_2018_앞 윤종석_같은 날의 잔상(0123)_플렉시글라스에 아크릴채색_48×48cm_2018_뒤
윤종석_순간의 의미-시진핑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97cm_2017

'기억의 잔상'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의 뒷면을 살펴보면 「같은 날의 잔상」이라는 작품의 제목처럼 작가가 경험한 어떤 날과, 어느 해의 같은 날 일어났던 과거의 잔상들이 위아래로 나누어져 있다. 예를 들어, 작가가 발목이 묶여 자유롭게 날지 못하던 가녀린 새 한 마리를 카메라에 담은 날과 같은 과거의 동일한 '그 날'에는, 수감으로 인해 노벨평화상의 수상자로 선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상식에 참여하지 못하고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난 중국의 인권운동가 류샤오보를 기리는 촛불이 타올랐다. 이렇듯 작가가 개인적인 경험과 선택된 에피소드가 화면에 위아래로 병존하는 식의 구성이다. 작가는 '같은 날' 일어났던 개인적이면서 역사적이거나 사회적인 두 장면의 이미지 위에 조형성과 색감을 더해 화면을 통합시키며 '잔상'들을 그림과 동시에 지워냈다.

윤종석_날개 밑의 바람 Wind Beneath My Wings展_소피스갤러리_2018
윤종석_날개 밑의 바람 Wind Beneath My Wings展_소피스갤러리_2018

이처럼 잔상들을 지워가며 그림을 완성시키는 방식은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작품 변화의 맥락 속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런 작업의 맥락은 작가에 의하면 인생의 덧없음에 대한 바니타스화(Vanitas painting)의 현대적 변용(變容)으로써의 표현이다. 스러져 가는 기억들을 작품 위에 붙잡아 놓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흐트러짐과 사라짐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작가는 뇌리에 남아 있는 잔상과 희미해지는 기억들을 주사기라는 특수한 재료를 사용한 작품의 텍스쳐로 구현해냈다. 특히 이번 신작에서 작품의 앞을 채워나가며 밑그림이 덮이는 과정들은 바니타스화적 측면이 더 강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자는 시각적이면서도 형태를 가질 수 없는 기억이라는 주제를 표현한 작품을 바라보며, 이 무형의 기억을 평면에 시각화한 작가만의 시선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소피스갤러리

Vol.20181029g | 윤종석展 / YOONJONGSEOK / 尹鍾錫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