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ding Sites

성태향展 / SEONGTAEHYANG / 成台香 / installation   2018_1109 ▶︎ 2018_1230

작가와의 만남 / 2018_1116_금요일_06:00pm

봉산문화회관 기획 전시공모 선정작가展 '헬로우! 1974' 『유리상자-아트스타 2018』 Ver.5

관람시간 / 09:00am~10:00pm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 77 2층 아트스페이스 Tel. +82.(0)53.661.3521 www.bongsanart.org

봉산문화회관의 기획, 「유리상자-아트스타2018」전시공모선정 작가展은 동시대 예술의 낯선 태도에 주목합니다. 올해 전시공모의 주제이기도 한 '헬로우! 1974'는 우리시대 예술가들의 실험정신과 열정에 대한 기억과 공감을 비롯하여 '도시'와 '공공성'을 주목하는 예술가의 태도 혹은 역할들을 지지하면서, 동시대 예술의 가치 있는 '스타성'을 지원하려는 의미입니다. ● 4면이 유리 벽면으로 구성되어 내부를 들여다보는 관람방식과 도심 속에 위치해있는 장소 특성으로 잘 알려진 아트스페이스「유리상자」는 어느 시간이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시민의 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는 데 기여하고,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예술가들에게는 특별한 창작지원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공공예술지원센터로서 더 나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전국공모에 의해 선정된 참신하고 역량 있는 작가들의 작품 전시를 지속적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 2018년 유리상자의 다섯 번째 전시, 전시공모 선정작 「유리상자-아트스타 2018」Ver.5展은 회화를 전공한 성태향(1991년생)의 설치작업 'Feeding Sites'입니다. 이 전시는 사회적 지배 구조의 보이지 않는 모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굶주린 독수리에게 독수리가 원하지 않는 먹이를 제공하는 은유적 상황의 설계를 통하여, 우리 삶에서의 불합리한 구조적 모순을 비판하는 인식을 시각화합니다. 또한 작가의 이번 설계와 마주한 관객이 '독수리', 혹은 '먹이제공자', 또는 직접적인 개입 없이 바라만보는 제3의 '방관자' 되기로 관객 자신을 돌이켜보는 뜻밖의 돈오頓悟를 기대하기도합니다.

성태향_Feeding Sites_레진, 스티로폼, 깃털, 스컬피, 젤 왁스, 나무_가변설치_2018

작가는 4면이 유리로 조성된 천장 높이 5.25m 전시 공간에 대형 탁자(3.3×3.3m)를 설치하여, 그 위에 화려한 색상의 탐스런 대형 젤리와 젤리 주위로 검은 날개를 접고 내려앉은 3마리의 거대한 대머리 독수리(0.9×1.1×0.6m)를 배치하고, 2m 높이 공중에 매달린 나뭇가지 위에 앉은 또 다른 1마리의 대머리 독수리를 설치하였습니다. 풍자와 교훈의 뜻을 담은 우화寓話의 한 장면처럼 보이는 이 상황은 '독수리식당Vulture Restaurant'이라고 불리는 먹이 제공터를 연출하여 제시하는 '독수리와 젤리'에 관한 설계입니다. 작가가 선택한 대머리독수리Cinereous Vulture는 날카로운 발톱과 부리, 카리스마 있는 눈빛을 가진 외형적으로 강인한 최고 포식자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소심하고, 주로 썩은 사체만을 먹는 행동 습성 때문에 청소부scavenger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인간들은 멸종 위기에 처한 독수리를 보존하려는 명분을 따라 예전에는 없었던 먹이 제공터를 설치하였고, 이 같은 일방적인 도움은 예상치 못한 또 다른 문제들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이 상황에 착안한 작가는 이번 전시 설계에서 유리상자 공간을 독수리식당으로 설정하고 사체만을 먹는 독수리에게 먹음직스럽고 투명한 젤리Jelly를 먹이로 제공하는 장면을 연출합니다. 먹이 제공자가 나누어주는 젤리는 독수리가 먹을 수 없는 먹이이기도하지만 상황에 전혀 어울리지도 않습니다. 누군가에 의해 제공된 젤리는 제공자의 입장에서만 먹음직스러울 뿐이며, 독수리들은 이 이상한 먹이를 노려보거나 외면하거나 아니면 의심 없이 먹으려하기도 합니다. 현대사회의 축소판처럼 보이는 이 독수리식당의 부조리 상황을 보고 먹이제공자가 누구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사회문제로 자주 거론되는 갑을관계와 수직관계의 구조에 관한 질문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더 나아가 들어갈 수 없어 유리상자 공간 안의 상황을 바라만 봐야하는 관객을 제3의 방관자로 간주하여 현실의 사회적 모순 상황을 회상回想할 수도 있습니다. 온실이나 동물원을 연상시키는 유리상자의 상황 설계는 독수리를 가두어두고 구경하는 듯 보이지만, 이 광경이 우리가 기억해야할 우리 자신의 섬뜩한 모습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성태향_Feeding Sites_레진, 스티로폼, 깃털, 스컬피, 젤 왁스, 나무_가변설치_2018

작가가 제시하는 '독수리식당'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문제를 야기하는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눈에 드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계급과 권력, 자본, 정보의 지배에 관계하는 부조리하고 위태로운 구조의 은유입니다. 제공하는 입장은 제공받는 입장의 필요와 선호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선택하고 결정합니다. 인위적이고 가시적인 편의로 만들어진 '독수리식당'은 굶주린 독수리의 처지와는 아랑곳없이 먹을 수 없는 달콤한 젤리를 바라보게만 합니다. 이들은 독립적으로 일어난 수없는 개인의 경험 사실들 혹은 현재에 이르도록 우리사회에서 존중받지 못하고 희생해왔던 이름 없고 주목받지 못한 자들의 면모를 상기시키기도 합니다. ● 성태향은 자신의 작업, 'Feeding Sites'를 통하여 보이지 않는 근원적인 세계의 균형을 질문합니다. 다시 생각하면, 이 미술 설계의 행위는 폐허 속에서 반성과 이해의 균형을 가늠하려는 작가의 의식적인 어슬렁거리기이며, 세계의 전개에서 자신만의 태도를 발견하려는 창조적인 가능성에 대한 충만감에 다름 아닙니다. 아마도 이번 유리상자에서 관객들은 지금 우리 자신의 상태를 사건화 하는 시각예술가의 어떤 탁월함을 지속적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종구

성태향_Feeding Sites_레진, 스티로폼, 깃털, 스컬피, 젤 왁스, 나무_가변설치_2018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보이지 않는 사회적 모순에 지배를 받는다. 그것은 권력일 수도 있고 돈일 수도 있으며 왜곡된 규범 같은 것일 수도 있다. Feeding Sites(2018)에서 독수리가 원하지 않는 먹이를 제공받듯이 우리도 사회에서 원하지 않는 그 무엇을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닐까? ■ 성태향

성태향_Feeding Sites_레진, 스티로폼, 깃털, 스컬피, 젤 왁스, 나무_가변설치_2018

'먹이 제공터' 앞에 선 우리 ● 먹음직스럽고 귀여운 빨강, 노랑, 초록, 색색의 젤리와 그 젤리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대머리수리(대머리독수리), 익숙하지 않은 풍경에 눈길이 머문다. 유혹적인 색색의 대형 젤리 못지않게 검은빛으로 윤기가 흐르는 깃털을 가진 잘 생긴 대머리수리와의 마주함은 낯설고 기이하다. 이 둘이 어떻게 함께 있게 되었을까? 도심 속 갤러리, 유리창 너머로 먹음직스럽다 못해 귀엽기까지 한 젤리는 분명히 이 시대가 만들어낸 상징적인 먹잇감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 젤리가 대머리수리 앞에 놓임으로써 우리는 무언가 특별한 작가의 의도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운 젤리를 눈앞에 두고 대머리수리는 먹을 것인지, 말 것인지 아니면 먹지도 못하는 것을 받은 것에 대해 화가 나는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는 독수리의 눈빛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자연의 청소부로서 대머리수리에겐 나름의 원리원칙이 있다. 사체 즉, 죽은 동물이나 부패한 짐승만 먹는 것인데, 다시 말해 생태계의 순환원리를 따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의 먹이사슬은 무너진 지 오래다. 인간의 산업화와 농경지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생태계를 파괴했고, 대머리수리들은 쉽게 사체를 발견할 수 없기에 개체 수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힌두교도들은 소를 먹지 않는다. 다만 농사와 같은 일을 하기 위한 노동력 제공으로서 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가축이다. 그래서 인도에서는 나이 들어 죽어가는 소는 자연스럽게 독수리의 먹이가 되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기계화 영농이 가능하고, 소규모의 비육우 생산을 위해 집약적인 방법으로 소를 키우게 되면서 독수리들이 먹이 부족으로 이상한 행동을 보이거나 개체 수가 급속히 낮아진 예도 있었다. 유럽의 광우병과 같은 전염병과 환경오염 또한 소들을 소각 처리하는 바람에 최고 포식자 중의 하나인 독수리는 2차 중독이라는 환경오염으로부터 치명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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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동안 성태향이 보여준 작품들은 타인과의 관계와 대치, 사회 구조 속에서의 억압과 구속 등 분명 관념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이미지와 오브제 설치미술로 작가의 작업 성향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러한 시도는 치열하고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의 고민과 성찰이 반영된 것으로 감성적인 작가적 기질이 작품으로 표출되었다고 보인다. 성태향의 첫 번째 '먹이 제공터' 작품으로 비둘기가 쌀알을 먹는 영상이 있다. 영상은 카메라의 사각 프레임 안에서 펼쳐지는데 사람이 제공한 음식에 대한 조금의 의심도 없이 비둘기들이 쌀알을 열심히 먹고 날아가 버리는 풍경이다. 인간을 제외하고는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동물들은 같은 방식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단, 동물들에게 이 세상의 변화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인간에게 의존적으로 변하기도 하는데 비둘기와 대머리수리의 예가 그러하다. ● 인간은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한 채, 달리 이야기하면 의도치 않게 자신만의 이익이 우선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특히 동물은 배려의 대상에서 많이 물러나 있었고, 자본주의사회의 이기심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 화려함으로 치장된 사사로운 욕망으로 표출되는 예가 허다하다.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음식들은 아주 많은 사람을 거대한 포식자로 만들었다. 어른이나 아이 누구나 쉽게 젤리를 좋아한다. 달콤새콤한 맛으로 씹고 싶은 욕구가 있을 때 더욱 그럴듯한 식품이다. 그러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음식은 아니다. 다시 말해 대머리수리 앞에 놓인 젤리는 현대인의 삶 속에 뿌리내린 패스트푸드와 같고, 색색이 어여쁜 젤리들은 우리를 유혹하는 사치품일 수도 있겠다.

성태향_Feeding Sites_레진, 스티로폼, 깃털, 스컬피, 젤 왁스, 나무_가변설치_2018

성태향의 작품에는 삶의 리얼리티가 담겨있다. 그런 의미에서 키엔홀츠 부부(에드워드 키엔홀츠Edward Kienholz와 낸시 레딘 키엔홀츠Nancy Reddin Kienholz)의 작품들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들 부부의 작품은 물론, 정치적이며 사회 비판적인 요소가 아주 강렬하게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으나 팝적인 요소가 가미된 리얼리티 쇼처럼 현실에 대한 풍자와 해학으로 연결되어 우리를 쓴웃음 짓게 한다. 성태향의 작품도 발견된 오브제(l'objet trouvé)의 사용이나 팝아트적 성향을 가지고 있으면서 상황극을 연출한다는 측면에서 유사하다. 특히 이번 상황극(먹이 제공터)에서 전혀 관계없는 대상인 독수리와 젤리가 한 자리에 위치하면서 우리를 고민하게 만드는 작가의 의도는 매력적이다. 인위적이지만 우리 삶의 풍경을 역설하고 있기에 더욱 사실적이고, 간곡한 메시지를 전달받기 때문이다. 우리 삶 속에 뿌리내린 부조리의 현상은 이미 알고 있음에도 수용되고 있으며, 우리 앞에 놓인 「Feeding Sites」는 대머리수리와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의 삶도 포함하고 있기에 이러한 작가의 시각과 고민에 대해 함께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작품의 이면을 발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만남이길 기대한다. ■ 강효연

- 각주 1) www.k-heritage.tv/brd/board/275/L/menu/256?brdType=R&bbIdx=2528    문화유산채널. 독수리의 밥상을 준비하자! 백운기 2011.12

시민참여 프로그램 - 제목 : Feeding time / 작가와의 대화 - 일정 : 2018. 12. 8(토) 오후 3시 - 장소 : 봉산문화회관 2층 아트스페이스 - 대상 : 성인 - 준비물 : 다른 참가자들에게 제공하고 싶은 스토리가 있는 음식 - 참가문의 : 053-661-3526 - 내용 : 바쁜 현대사회 속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식사라는 개념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먹이-사료-음식-요리-식사 개념을 구분 짓는 사회적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작업과 연계하여 스토리가 있는 음식과 함께 Feeding time을 가진다.

Vol.20181111f | 성태향展 / SEONGTAEHYANG / 成台香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