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한 조각이 녹는 시간 Le temps où un morceau de sucre fond

2018 창작문화공간여인숙레지던시展   2018_1110 ▶︎ 2018_1125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8_1110_토요일_03:00pm

오프닝_공감 콘서트 작가와의 대화 「소소한 대화」

참여작가 / 김선좌_박세연_이준옥

주관 / 문화공동체 감 주최 / 전라북도_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_문화체육관광부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창작문화공간 여인숙 ART & CULTURE SPACE YEOINSUK 전북 군산시 동국사길 3(월명동 19-13번지) Tel. +82.(0)63.471.1993 www.yeoinsuk.com

기호 같은 것들 ● 군산에 와서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가, 무지개 식당 옆에 놓여있는 오래된 화분 하나를 발견했다. 그 화분은 위아래로 금이 가 있었는데, 그 사이를 누군가가 초록색 철근으로 하나하나 정성껏 꿰매 놓았다. 그 모양새가 마치 "卜" 같기도 하고, DNA 염색체 같기도 하고, 혹은 그사이의 무언가 같기도 하였다. 우리가 기호라고 부르는 것들과 기호라고 부르지 않는 것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건 어떤 형상에 공통의 의미가 부여되었느냐, 아니냐에 달린 것이 아닐까?나는 의미가 부여된 것들, 의미를 알 수 없는 것들, 잊혀진 것들, 의미가 제거된 것들에 마음이 끌린다. 그 기표들은 내게 있어, 마치 길을 잃은 듯 정처 없이 부유하는 유령들 같다, 그 으스스한 것들과 해질 무렵 벽골길 담벼락에 마주 앉아, 말 없는 담소를 나누고 싶다. ■ 김선좌

김선좌_기호 같은 것들 1_인쇄 포스터_20×20cm×9_2018
김선좌_기호 같은 것들 2_인쇄 포스터_51×74cm_2018
김선좌_기호 같은 것들 3_인쇄 포스터_74×51cm_2018

겹, 群山朴氏기행 ● 다양한 공간과 여러 시대가 공존하는 이곳(군산)은 많은 것이 겹쳐있다. 몇십 년 전 지어져 조금씩 수리해온 건물과 오래됨을 짓고 있는 신축건물. 하늘 높이 솟은 고층 아파트와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가게. 폐업한 것 같은 영업 중인 가게. 이전 상호가 슬쩍 보이는 간판. 예전의 흔적을 알아볼 수 없는 새로움과 조금씩 고쳐나간, 하나씩 쌓아 올린 전혀 다른 형태가 공존하는 오랜 시간이 함께 있다. 이곳에서 보낸 하루하루를 쓰고 다시 덮으며 한 겹 더 쌓아본다. ■ 박세연

박세연_겹, 군산박씨기행_화선지에 실크스크린, 잉크, 먹_2018_부분
박세연_겹, 군산박씨기행_화선지에 실크스크린, 잉크, 먹_2018_부분
박세연_겹, 군산박씨기행_화선지에 실크스크린, 잉크, 먹_2018_부분

밤의 온도가 불러온 그림자들 ● 듬성히 놓인 가로등에 의지해 익숙하지 않은 산길을 걷는다는 건, 몸의 세포를 잔뜩 움츠리면서도 바깥을 향해 감각 기관을 열어두어야 하는 긴장의 연속이다. 밤의 낮은 온도가 가슴을 무겁게 누른다. 길을 따라 걸어야만 만나게 되는 가로등 불빛의 따스함도 곧 그것이 사그라질 것임과 내가 아닌 다른 이의 기척에 머리 뒤가 서늘해진다. 가로등, 다음 가로등. 재촉하는 발 구름에 뒷목이 축축해진다. 길은 밤이 내려 둔탁해지는데, 그 안에서 헤매는 나의 몸은 한 없이 가벼워진다. 두어 달 간 군산에서의 생활은 어둠이 내린 '월명산'을 산책하는 경험과 닿아있다. 안에서 본 군산은 밖에서 본 군산보다 더 알 수 없고, 모호하고, 낯선 공간이다. 군산이 내게 보여준 것은 명징하게 사물을 보여주는 낮의 빛이 아니라, 앞을 가리는 안개 낀 밤의 빛이다. 그림은 서늘한 밤의 빛으로 군산의 이미지를 재현한다. ■ 이준옥

이준옥_밤 산책_월명산 3_캔버스에 유채_53×45.5cm_2018
이준옥_안녕하세요. 야옹선생_캔버스에 유채_33.4×24.2cm_2018
이준옥_잠시 멈추다_캔버스에 유채_130.3×97cm_2018

『설탕 한 조각이 녹는 시간』프로그램은 레지던시를 통해 지역의 소소한 문화을 다양한 시각으로 읽어보고 군산의 역사 그리고 사회문화적 의미가 있는 이미지를 통해 지역문화의 다양한 시각과 표현방식을 다룬다. 또한 다양한 시선으로 군산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작품이 동시대 도시에 대해서 깊이 있게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지역문화에 대해 주목하여 한 단계 더 밀도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다양한 담론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프로그램이다. 더불어 『설탕 한 조각이 녹는 시간』프로그램은 레지던시를 통헤 작가의 삶에 확장의 네트워크로서 기능하는가, 혹은 작가는 어떤 방식으로 작업에 의하여 작용하는가. 여기에서 작업이란 작가가 만나는 환경, 사람, 매체 그것들과의 소통과 감각적 감응, 구상, 그리기 혹은 렌즈로 보기, 읽기, 사유하기 등의 총체적 과정으로서의 그것을 의미한다. 어쩌면 우리는 그러한 현실의 다양한 흐름, 시각, 언어들의 혼재 속에서 작가들은 고정적이지 않고 유동적이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관찰하며 경험할 것이다. ■ 서진옥

Vol.20181112c | 설탕 한 조각이 녹는 시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