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雪霜, 說想) - 눈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

이호욱展 / LEEHOWOOK / 李鎬旭 / painting   2018_1113 ▶︎ 2018_1217 / 일,공휴일 휴관

이호욱_설택(雪宅)2_장지에 수묵분색_137×70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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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서울문화재단 2018 예술작품지원사업 선정展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서울특별시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 일,공휴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루 ART SPACE LOO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44길 5 (한강로2가 110번지) Park110 빌딩 B1 Tel. +82.(0)2.790.3888 www.artspaceloo.com

이호욱 작가는 새로운 형태의 진경(眞景)을 그렸다. 기존의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畫)와는 달리 2차원적인 여백(餘白)의 공간을 몽환(夢幻)적인 3차원 공간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3차원의 시공간은 일상과 풍경을 현실 세계와 분리하며 현실을 다시 인식하도록 한다. 작가는 일상의 교차점에서 보이는 시각적 공간과 일상 너머의 공간에 관해 탐구한다. 작품에 드러나는 하늘을 구겨서 생기는 중첩된 이미지와 흑백의 2차원적 풍경은 두 가지의 색으로 세계를 분리하는 데 이것은 묘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겹겹의 레이어(Layer)를 가진 하늘 그리고 흑백의 풍경, 이것은 일상의 단선율(單旋律)적 풍경 너머에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의 세상을 인식시킨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가능성이나 아니면 지금의 풍경 이상의 사건이나 의미를 생각하도록 한다. 기존의 산수화가 가지는 공간, 여백의 시각적 표현과 다르고 화폭(畫幅) 공간의 해석도 다르다. ● 작품에서 하늘 이미지는 일상의 건조한 흑백의 풍경들을 의미가 있는 것으로 만든다. 인간에게 오늘 일어난 일은 단지 기억 속에 박제(剝製)되어 무채색의 이미지로만 남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억하되 의미가 매우 축소된 사실 이러한 현실의 풍경은 무미건조한 현대의 사회상을 보여준다. 즐거운 일상이지만 잠깐의 시간이 지나면 기억 속에 단편적으로 남겨지는 흑백의 풍경은 어떻게 보면 현대 사회의 인간이 가지는 일상의 단면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의 풍경에 작가는 여백의 공간인 하늘에 의미를 부여함으로 노스탤지어(Nostalgia)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작품의 화폭 전체에서 레이어(Layer)를 가진 하늘의 의미는 단순한 풍경을 사건이 있는 풍경으로 변화시킨다. 이것은 작가의 회화적 관점이 동양화의 여백과 자연의 관계(關係)라는 관점에서도 설명 될 수 있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여백으로 처리하는 하늘을 다차원(Multidimensional)적 공간으로 바꾼 것은 전통 산수화가 가지는 의미 너머의 것을 표현한다.

이호욱_설교(雪橋)_장지에 수묵분색_192×260cm_2018
이호욱_설상(雪霜)1_장지에 수묵분색_137×70cm_2018
이호욱_설상(雪霜)2_장지에 수묵분색_145×82cm_2018

일반적으로 동양의 산수화는 유불선(儒佛仙) 사상을 토대로 유토피아(Utopia)적 이상향을 지향한다. 작가는 이러한 동양화의 전통적인 시각을 다른 방향으로 재해석한다. 이전까지 전통적인 여백의 공간을 다차원적인 공간으로 가공한다. 흔히 말하는 전통적인 여백의 미를 배제하였다. 또한 이것을 통해 보편적인 회화에서의 공간을 동양화에 끌어들여 왔다. 작가의 작품은 동양화의 여백과 서양화의 공간을 동시에 가지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리고 전통적인 산수화의 형태를 제안하므로 기본적 동양화가 가지는 정체성(正體性)을 해치지 않았다. 작가는 현실의 풍경을 통찰(洞察)하여 무채색의 풍경을 잡아내고 여백의 공간을 다시 해석하므로 새로운 형식의 산수를 제안하였다. 여백 뒤에 보이지 않았던 공간과 시간성을 단순히 상상이 아니라 작품에서 돌출시켜 놓았다. ● 이러한 시도는 한국적 전통의 진경산수(眞景山水)에 맥(脈)이 닿아있다. 진경(眞景)이란 본시 도교적인 선경(仙景)의 경지를 말하는 것으로, 도교에서 말하는 무위자연의 신비하고 오묘한 경치를 일컫는 말이다. 따라서 진경산수화란 도교의 철학적인 이념이 들어있는 자연의 풍경화를 음미(吟味)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경(眞景)은 실경(實景)이 들어있는 산수화만을 칭하는 것이 아니라, 선경(仙景)의 의미까지 내포한다. 진경산수화는 현장감 넘치는 기운을 체득(體得)하게 되는 정체성 있는 회화 사조를 확립하였고 의식적으로 우리의 자연을 보다 사실적으로 그렸다.

이호욱_설상(雪霜)5_장지에 수묵분색_120×240cm_2018
이호욱_설상(雪霜)6_장지에 수묵분색_137×280cm_2018
이호욱_설지(雪枝)1_장지에 수묵분색_63×46cm_2018
이호욱_설택(雪宅)1_장지에 수묵분색_130×192cm_2018

그리고 이호욱 작품의 또 하나의 특징은 표현에 있어 준법(皴法)이 보이지 않는다. 흔히 동양화에서 산이나 돌 등의 입체감·양감을 표현하기 위한 일종의 음영법(陰影法)이다. 동양화에서 피마준(披麻皴), 부벽준(斧劈皴) 등의 준법은 사물을 사실적으로 그리고자 고안된 관념적인 표현법이다. 관념적인 표현법이라는 말은 잘 생각해보면 준법을 사용하여 사물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지 사실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바꾸어 말하면 사진을 보면 준법은 없고 그저 사실적이다.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은 준법과는 다른 것이다. 진경(眞景)이라 함은 사실적인 것과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사실적 개념을 말한다. 그렇다면 이호욱의 작품은 더욱 진경(眞景)에 닿아있는 게 아닐까 싶다. ● 작가의 시각적 시도는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의 도전과 시도에 중첩되어 보인다. 진경산수에서 사실적 풍경과 한국적 표현 그리고 중요한 풍경의 비례를 과장하여 강조하는 것은 사실적 현실 풍경의 표현, 여백의 입체적 표현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호욱 작가의 작품은 진경산수(眞景山水)의 사유 안에서 새로운 의미의 세계를 찾아내었으며 눈에 보이는 평면적 현실의 이미지 너머 새로운 사고의 영역을 그려내었다. ■ 이상은

Vol.20181113b | 이호욱展 / LEEHOWOOK / 李鎬旭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