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트-포인트 state-point

강신대_김익현_최윤展   2018_1115 ▶︎ 2018_1209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8_1115_목요일_05:00pm

후원 / 서울시_서울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01:00pm~07:00pm / 월요일 휴관

산수문화 SANSUMUNHWA 서울 관악구 조원로 154 (신림동 481-5번지) 대성빌딩 1층 Tel. +82.010.5171.7861 sansumunhwa.com www.facebook.com/sansumunhwa

『스테이트-포인트 state-point』는 오늘날 시간을 체험하는 방식을 다룬다. 현재를 이루는 과거의 유산과 너무 근접해서 인지하지 못하는 현재, 체험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현재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근과거에 혁명과 유토피아적 이상을 상상했던 미래는 이제는 불가능해 보인다. 미래를 상상하던 집단적 주체는 사라졌고, 미래는 자본과 기술의 팽창된 상상력으로 대체되었다. 집단적인 주체가 기억하던 시간성은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시간대로 인식되는 것이었다. 반면, 동시대의 시간은 분절되고 파편화된 순간들로 이루어졌으며, 때로 이러한 분절로 인해 지금의 과거라는 시간대는 언제든지 취사 선택하여 꺼내 볼 수 있는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또한 이러한 시간대 안에서 과거는 기술 매체에 의해 눈앞에 생생하게 재생되기도 하며, 시간 없는 시간성이 현재를 촘촘히 채우기도 한다. 오늘의 현재가 이러한 분절된 시간의 연속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이러한 질문을 해봄직하다. 집단적인 주체의 경험이 사라진 시대, 그리고 개인의 경험으로 체화되는 시간으로 분절된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은 어떻게 감지할 수 있을까? 순간적인 만족에 충실한 현재라는 시간성 속에서 현재 이후를 꿈꿀 수 있을까?

최윤_공포(국)가도 恐怖(國)家圖_ 원형 형광등, 포인트 벽지, 체리색 몰딩, 노란 장판, 극세사 이불, 야광별_180×240cm_2018
김익현_Phase-retrieval_4k 단채널 영상, 루프_가변크기_2018

'스테이트(state)'에는 국민국가, 민족국가를 의미하는 '네이션 스테이트(nation state)'와 개인의 '상태'라는 이중의 의미가 담긴다. 두 가지 의미의 스테이트가 드러내는 것은 거대사와 미시사가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 근접하여 서로를 지지하고 구성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개인이라는 주체가 겪는 경험은 그것이 비록 사적인 사건일지라도 한국사회의 서사를 비출 수 있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주체의 위상 전환이 일어난 때는 1987년 이후로 보인다. 1980년대에는 국가 이데올로기에 대항하는 민중, 민족과 같은 집단적 주체의 공동의 기억이 개인을 구성했던 시기였다. 1987년, 표면적인 민주화 이후 집단으로 호명된 주체는 거대서사의 종료와 함께 흩어진다. 1992년 문민 정권과 함께 '보통사람', 문화적으로는 '세대'라고 불리는 주체가 등장하고, 거대서사는 파편화되어 개인의 문제로 환원된다. 이처럼 1990년대는 주체의 위상과 그 시점이 크게 변화된 때이다. 집단화된 주체의 사라짐은 미래를 상상하는 주체의 사라짐을 의미하는 것이었으며, 오로지 개인이 경험하는 개별의 시간대로, 그러므로 개인의 투쟁이 되는 시대로 진입함을 드러냈다. 아울러 1990년대 발생한 일련의 징후적 사건은 한국사회의 잃어버린 시간을 삭제하고 청산하려는 움직임과도 맞물리며, 결코 오지 않을 미래를 지속적으로 지연시키며 현재까지 당도하였다. 전시는 이렇게 시공간이 변화된 1990년대를 시간 없는 시간성이 시작된 '특이점'으로 전제한다.

강신대_As You Know_사물, 쇼케이스, LED, 카펫_가변설치_2018
스테이트-포인트 state-point展_산수문화_2018

'스테이트'와 함께 하이픈으로 연결된 '포인트(point)'는 개별 주체의 상태를 말하는 상태점이기도 하고, 그 주체가 바라보는 시선이기도 하며, 시간성 위에 위치한 지금이라는 점이기도 하다. 현재는 과거의 연속과 유산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과거는 현재에 재발굴되고, 현재적 순간들로 채워져야 할 것이다. 어디선가 목격한 사건이 도돌이표처럼 다시 반복되고, 공회전하는 시간 없는 시간성 속에서 과거는 어떻게 현재화될 수 있는가. 이에 '포인트'는 시간의 관성을 정지시키고, 현재라는 시간을 재조직하도록 중지를 요청하는 발화점이 될 수 있다. 『스테이트-포인트state-point』는 1990년대 이후의 이러한 시간성을 유영하며 너무 근접하게 현재와 연결되어 있어 인지할 수 없었던 현재, 혹은 폐허가 되어 묻어 두었던 과거, 물성화되어 상품처럼 기억되는 과거 등과 같은 시간을 지금의 시간 안에서 떼어내려 시도한다. 강신대, 김익현, 최윤은 현재 옆에 잔존하는 인식 불가능한 시간대를 지금의 시간성 안에 이어붙이며 현재라는 시점에 다시 기입하고자 한다. 이들이 제시하는 시선은 시간의 형상을 보는 방식을 제안한다. 그리고 그렇게 이어붙이고 중단시킨 현재 속에서 시간의 틈을 볼 수 있게 한다. 우리는 어쩌면 이러한 틈, 공백을 응시하고자 할 때 미래라는 형상을 불현듯 보게 될지 모른다. ■ 노해나

Vol.20181113j | 스테이트-포인트 state-point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