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ndary Condition: 공예의 경계에서

김정석_김홍용_이정섭展   2018_1123 ▶︎ 2018_1216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8_1123_금요일_05:00pm

후원 / 서울특별시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월요일 휴관

유리지공예관 YOOLIZZY CRAFT MUSEUM 서울 서초구 중앙로 555(우면동 610-11번지) Tel. +82.(0)2.578.6663 www.yoolizzycraftmuseum.org www.facebook.com/yoolizzymuseum

공예의 경계를 걷다 ● 아침에 눈을 뜨고 잠이 드는 순간까지 우리의 하루에는 수많은 공예가 존재한다. 공예와 함께하는 일상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인류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된 공예는 어떤 모습으로 어느 지점에 와있으며, 우리는 공예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공예는 유구한 인류의 역사 가운데 생존을 위한 결과물로 공예의 역사를 논하는 것은 인류의 생활사를 살펴보는 것과 동일하다. 인류 문명의 발전에는 '손'이라는 위대한 도구가 사용되었고, 우리는 공예를 이해하기 위하여 공예와 예술 개념의 변화를 이해해야 할 것이다. 삶에 있어 공예의 목적과 필요성은 단순명료하지만, 그 속에 내재한 의미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공예에는 함축된 인간의 지혜와 역사가 녹아있기에 우리는 공예를 의미의 집합으로 깨닫고 받아들여야 한다. ● 『Boundary Condition: 공예의 경계에서』展에서는 공예의 오늘을 살펴보기 위하여 금속, 나무, 유리를 사용하는 3인; 김정석, 김홍용, 이정섭의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 제목인 경계 조건Boundary condition은 건축, 기계공학, 수학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경계의 접속 상태, 경계에 대한 외력의 작용 조건, 경계의 주어진 조건 등을 의미한다.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고, 때로는 무너지고, 또 때로는 한 발짝 선을 넘는 발칙함. 경계의 조건을 허물 수 있는 유일한 분야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예술 아닐까. 우리는 3인의 서로 다른 매력의 작품을 감상함으로 공예의 경계를 거닐며 안과 밖을 넘나드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김정석_Glasswall-2012-2_유리_45×120×35cm×2_2012
김정석_Forest of colors-2014-6_유리, LED_60×60cm_2014
김정석_GP-2018-2_유리_5×49×49cm_2018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김정석의 작품은 흥미롭다. 작가의 경계 없는 예술세계를 구현한 유리 조형과 유리 회화 그리고 유리그릇을 만나볼 수 있다. 그는 빛의 패턴화된 유리 내부의 '굴절'과 휘어진 유리 표면을 통한 '반사', 그리고 작품 안에 내장된 LED 조명으로 '분산'을 만듦으로써 빛의 변화를 꾀한다. 특히 그의 유리 조형 작품은 색과 패턴의 상징을 담아 일상의 모습을 투영한다. 대상의 기분, 각도, 빛 등의 조건과 바라보는 시점에 따라 작품이 변이되는 것을 경험하고, 시간성과 공간성을 고루 담은 작품은 작가의 의도를 들려주어 관람자와 소통, 교감하게 한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물성을 초월하여 화려함과 다채로움으로 다면화된 공간의 심리적 확장을 이루어낸다. ● 근래 작가는 여러 점의 유리그릇을 제작하였다. 그의 그릇은 마치 회화가 입체로 전이된 듯 우연과 의도, 구상과 추상을 더해 관조와 실용의 몫을 모두 해내고 있다. 그렇게 작가는 기능과 순수 사이에서 공예와 조각,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빛과 함께 찬란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김홍용_Mania+SM(Home Theater)_스틸, 황동_70×90×110cm_2018_부분
김홍용_Wankel Series-Tape Force_스테인리스 스틸, 황동_6×20×7cm×5_2017
김홍용_sfigure_스테인리스 스틸, 황동_25×40×50cm_2018(2015)

김홍용은 90년대 중후반부터 지금까지 일관된 조형 언어의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자동차의 부품을 차용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10년 전부터는 작품이 마치 자동차의 기계적 요소처럼 보이게끔 작업을 발전시켰다. 자동차 개조업을 병행하는 그는 자동차에 해박한 것은 물론이며, 그 외에도 인테리어, 디자인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대인의 생활환경이 변하며 그에 따른 생리적 필요도 다양해지는 추세에서 김홍용은 빠른 안목으로 흐름에 발맞추어 기능과 미적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진행형 공예가이다. ● 그의 작품은 비밀을 품은 조각 같은 형태로 보는 이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금속의 강직한 선과 면의 견고한 결합에는 그보다 우직한 기능이 숨겨져 있다. 「Mania+SM (Home Theater)」는 스피커와 TV 받침대가 결합된 홈씨어터이다. 작품을 따라 가지런히 보이는 모든 나사는 손수 몇 번의 착색과 가공을 거쳐야 작품의 한 부분으로 제 몫을 해낸다. 작품을 볼수록 감탄을 자아냄은 그가 작가로서의 성실함과 시대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정섭_Flat 2_블랙우드 애쉬_50×32×182cm_2017
이정섭_철물점_금속_가변설치_2017
이정섭_Tab_금속_200×50×50cm_2018_부분

홍천의 자연을 닮은 맑은 가구를 만드는 이정섭은 기존에 쉽게 볼 수 없었던 금속과 나무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나무는 조형적 완성도를 갖춘 미니멀 풍으로 본연의 물질에 더욱 집중하게 한다. 작가의 묵직한 태도와 치밀함이 작품에 고루 반영되어 대상의 근본을 표현함으로써 그 존재 자체로 본질에 다다를 수 있다. 목수인 그는 재료의 범위를 쇠와 콘크리트까지 확장시켰다. 2017년 콘크리트로 제작한 탑이 간결한 형태로 곧게 하늘을 향한다면 철로 만든 이번 신작은 한 층 한 층 그의 손길이 닿아야 형태와 의미를 완성할 수 있다. 이 탑에는 3대가 무탈하길 바라는 소박한 의미가 담겨, 보는 이로 하여금 경건함을 넘어 종교적 심성을 불러일으킨다. ● 내촌목공소의 전시장 벽 한편에 가지런히 진열된 정갈한 철제 선반부터 문고리, 못, 렌치, 체인 등의 쇠붙이가 이곳으로 자리를 옮겨왔다. 「철물점」은 그가 철물점을 열기 위하여 제작한 물건으로 인생의 방향을 고민한 시도에서 청춘이 엷게 묻어난다. 그의 다양한 작품에서 느껴지는 순수함은 작품에 담긴 작가의 마음과 끈기라 생각한다. ● 그들의 작업을 돌아보건대, 복합적인 양상을 보이는 현시점의 경계에서 김정석, 김홍용, 이정섭은 기능성과 조형성의 조화를 끈기 있게 이루어낼 오늘의 '공예가'라고 생각한다. 전시를 통해 관람자들은 공예의 미학적 가치와 기능성, 스스로 존재 의미가 되는 오브제 그리고 자의식의 표현 도구로써의 공예 등 경계를 넘어선 예술을 감상할 수 있다. 공예는 삶 속의 예술이자 삶을 예술로 바꾸어준다. 눈을 감으면 경계는 사라지고 그저 예술이 남을 뿐이다. 삶이 조금 더 아름다워지는 순간이다. ■ 유리지공예관

Vol.20181123b | Boundary Condition: 공예의 경계에서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