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나 래展 / Fiona Rae / painting   2018_1123 ▶︎ 2019_0120 / 월요일 휴관

피오나 래_옛날 옛적에 인어의 노래를 듣다, Once upon a time hears the sea-maid’s music_ 캔버스에 유채_129.5×183cm_2018

초대일시 / 2018_1123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8:00pm / 월요일 휴관

학고재 청담 Hakgojae Cheongdam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89길 41 B1 Tel. +82.(0)2.3448.4575~6 www.hakgojae.com

피오나 래: 풀 스윙 ● 훗날 피오나 래의 독자적인 화업을 돌이켜보는 때가 온다면, 2014년부터 2018년이 하이라이트로 기억될 것이다. 피오나 래 작가는 2017-2018년 사이의 최근작에서 보인 붓으로 쓸기, 섞기, 빛과 색의 아름다운 조화와 더불어 2014년부터 2015년 사이에 선보인 뿌연 흑백 작품을 통해 한층 개선된 널찍한 화면구성, 명확도, 그리고 기술적 숙련도를 발휘하고 있다. 피오나 래의 역동적인 추상화는 전위적인 영국의 젊은 예술가 그룹, 영 브리티시 아티스트(Young British Artists)를 세상에 처음으로 선보인 역사적인 전시 『프리즈(Freeze)』(1988, 런던)에 참여한 이래 세간의 이목을 끌어왔다. 몇 년 후, 작가는 터너상(Turner Prize)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며, 2011년 여성 최초로 영국 왕립 아카데미 대학(Royal Academy Schools) 회화과 교수로 임용되었고, 수백년의 역사를 가지고 영국에서 가장 뛰어난 예술가들이 초청되는 협회인 왕립 미술 아카데미(Royal Academy of the Arts) 에도 2002년 이름을 올렸다. ● 독자적인 작업 기술과 무한한 상상력으로 지난 30여 년 동안 '화가들의 화가'라는 칭송을 받아온 피오나 래는 '진지한' 회화의 경계를 확장시키는 데에 헌신해왔다. 작가는 세월에 걸쳐 꽃무늬, 밝은 형광색,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 만화 속 등장인물, 별 등 예술적으로 의심스러운 요소들을 섬세한 필치로 캔버스에 의도적으로 끌어들임으로써 막대한 위험을 무릅쓰는 작업을 해왔다. 래는 우중충한 잭슨 폴록(Jackson Pollock), 무채색의 크리스토퍼 울(Christopher Wool)과 같은 추상화가들이 으레 지닌, 지나칠 정도의 진지함에 대해 무엇이 '훌륭한' 회화에 있어 허용 가능한 것인지 질문함으로써 이의를 제기한다. 만약 래의 많은 작품에서 보여지는, 디즈니에서 볼 법한 색감이나 부드럽게 두들긴 붓자국들이 회화적 요소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 규율은 누가 정하며, 작가가 그것을 깨고 성숙한 회화의 요소와 뒤섞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피오나 래는 능숙한 붓질과 섬세하게 균형 잡힌 구도 등 훌륭한 회화적 요소와 서예적 곡선, 밝은 형광색, 지두화법(指頭畵法), 혹은 점선과 같은 의외의 요소들을 동시에 가진다. 피오나 래의 회화에 대한 손꼽히는 기술과 장기간의 작업기간은 비판을 무력화시킨다. 피오나 래는 테이트(영국), 허쉬혼 박물관(워싱턴 D.C.)의 주요 컬렉션에 포함되어 있으며, 리즈 아트 갤러리(리즈, 영국)에서 주요 회고전을 갖는 등, 낙서에서부터 미술관급의 작품까지 작가의 다양하고 파격적인 작업 스타일을 통해 회화의 경계를 확장하려는 시도를 알아보는 수많은 큐레이터들과 컬렉터들의 눈을 부시게 했다. 이는 피오나 래가 오늘날 영국의 뛰어난 회화가 중 한 사람으로 인정받았음을 반증한다. ● 겹겹이 쌓인 거미줄, 낙서, 캔버스를 가로지르는 무늬, 트위니 카툰 이미지들, 반짝이, 그리고 그래픽 등을 담은 복잡한 회화를 몇 십 년 동안 선보였던 래는 근래에 들어서 화면에 은은한 색상을 대대적으로 흐르게 함으로써 캔버스 내에서 숨쉴 수 있는 공간을 확장시킨다. 이는 피에트 몬드리안(Piet Mondrian)과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Caspar David Friedrich) 등 저명한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이 절정에 이르렀다 믿었을 때 캔버스에서 불필요한 요소들을 배제한 것과 같다. 피오나 래의 최근작들은 거장의 자신감과 대담함을 표출한다. ● 최근에 선보인 대형 회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내 귀에 대고 속삭인다(Sleeping Beauty will hum about mine ears)」(2017) 와 「백설공주는 자신의 세계에서 달을 꺼내 올린다(Snow White lifts the moon out of her sphere)」(2017)에서 작가는 검정색을 철저히 배제하고 자유로운 붓질의 밝은 마젠타, 얇고 화살 같은 선의 주황, 옅은 노랑과 아쿠아와 같은 파스텔톤 색상을 사용함으로써 두 작품 모두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한다. 대형 캔버스에 가로로 작업한 「옛날 옛적에 인어의 노래를 듣다(Once upon a time hears the sea-maid's music)」(2018)은 연보라색, 분홍색, 그리고 흐린 회색으로 물든 조반니 바티스타 티에폴로(Giovanni Battista Tiepolo)풍 하늘에 커다란 회청색 구름이 흐르는 장면이 담긴 것처럼 보인다. 이보다 채도가 높은 「인물 2e(Figure 2e)」(2016)에는 회색의 바다 위에 산호가 부드럽게 파도를 타고 있는 듯하다. 이 작품은 2017년에 보였던 대담한 색상을 사용한 작품과 그에 앞선 「인물 1h(Figure 1h)」(2014)에서 보이는 뿌연 회색조 작품 사이의 과도기적 작품으로 보인다. 「인물 1h(Figure 1h)」에서 작가의 절대적 상상이 검은색, 흰색, 그리고 무한한 회색만으로 표현되어 또 다른 회화적 규율을 보여준다. 그 결과 분필 같은 자국, 눈부실 정도로 흰 폭발, 그리고 사방으로 불똥을 튀기며 피어 오르는 연기 등이 그려졌다. 이를 통해 래는 초기 작업에서 보였던 스텐실, 스티커 채색, 그리고 드리핑(drip) 등을 포함한 독특한 작업방식 중에서 유화 물감을 붓에 찍어 손으로 직접 그리는 방식으로 간소화했다. 그리고 보이는 바와 같이 작가의 유화 구사력은 매우 환상적이다.

피오나 래_인어의 목소리를 듣다, Hears a mermaid_캔버스에 유채_61×49.5cm_2018

유화의 개론 (Oil Painting 101) ● 피오나 래의 회화 작품이 의미하는 바를 알아보기 전에 유화에 대해 짧게 짚고 넘어가려 한다. 유화물감을 사용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 고집스런 매체는 바를 때 불투명하고 균일하게 깔림으로써 마치 뚫을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이는 래가 시사하는 가볍고, 겹겹의 빛나는 층이 쌓인 듯한 표현과는 정반대의 것이다. 제대로 섞지 않으면 보색을 섞었을 때에는 '연못 위에 뜬 해캄'이나 '늪' 이외의 표현으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흙탕물 같은 갈색이 되어 버리고 만다. 이는 작가의 푸른 봄에 새싹이 뻗어 올라가는 듯한 가볍고 부드러운 푸른색, 찬란하게 퍼지는 분홍색, 혹은 길고 깔끔하게 나아가는 밝은 초록색과는 정반대의 느낌이다. 래의 캔버스는 마치 투명하게 여러 겹으로 물든 대형 수채화처럼 보이기에 우리는 이것이 사실 '유화'임을 잊게 된다. 그는 촉촉해 보이는 화면 위에 잉크자국 같은 과감한 붓자국을 남긴다. 예를 들어,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내 귀에 대고 속삭인다(Sleeping Beauty will hum about mine ears)」의 중앙 부근의 붓보다는 펜으로 그어진 것 같은 청록색 지그재그 선은 일종의 '울타리'가 된다. 「인물 1h(Figure 1h)」같은 회색조 작품들을 보는 이들은 몇몇 자국들이 분필이나 파스텔로 만들어지고 또 다른 자국들은 에어브러시나 스프레이 페인트로 터트리듯 뿌린 흰 자국 같다고 할 것이다. 래는 「인물 1h(Figure 1h)」에 대해 얘기할 때, 빅토리아 앤드 알버트 박물관에서 감명 깊게 본 중국 남송 말기 사대부 화가 진용(陳容)의 「구룡도권(九龍圖卷)」을 언급한다. 작가는 오로지 먹과 약간의 붉은 안료만을 이용해 "아홉 마리의 용과 구름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장면을 그려낸 이 작품을 보고 "나도 검은색, 흰색, 그리고 몇 가지의 회색만으로 역동적인 이미지를 구현해낼 수 있을지 알고 싶었다"라고 술회했다. 작가는 이를 「인물 1h(Figure 1h)」에서 충분히 실현하는데,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밤을 채우는 신비로운 소용돌이와 폭죽의 반짝임이 보름달 아래에서 터지는 장면을 오직 회색조를 사용해 그려냈다. ● 우리는 래의 화면에서 주요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독특하고 정교한 채색에 주로 주목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면, 「인물 2e(Figure 2e)」 상단에 다색의 고리와 기둥들이 복잡하게 엉켜있는데 이는 새들이 빨간색, 초록색의 깃털 사이로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붓질이나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내 귀에 대고 속삭인다(Sleeping Beauty will hum about mine ears)」 중앙에 그려진 크고 부드러운 푸른 바다색의 파도가 넓은 붓을 섬세하게 다루는 작가의 숙련된 솜씨만이 그려낼 수 있는 다양한 연보라색 거대한 별 무늬를 맴도는 듯한 모습이다. ● 그런데 피오나 래의 회화에서 눈에 띄는 점은 위에 언급된 모습들 만이 아니다. 그의 작품에서 눈여겨보아야 하는 다른 부분은 캔버스 전체를 채우고 있는 미묘한 색상의 변화다. 래의 붓질은 형상에서 배경으로 부드럽게 녹아 들어간다. 그 예로 「백설공주는 자신의 세계에서 달을 꺼내 올린다(Snow White lifts the moon out of her sphere)」 중심을 미끄러지듯이 가로지르는 선명한 녹색 선을 들어볼 수 있다. 이 녹색 선은 위에서 아래로 뱀이 누비듯 떨어지고 넓어졌다가 문득 나타나는 붉은 사다리 구조물 뒤로 사라지고, 결국 좌측 하단에 이르러서는 가느다란 초록색 선들로 분홍색을 만나 흐려진다. 동시에 번개를 머금은 폭풍 구름이 화면의 아래쪽을 향하고 또렷한 노란색에서 진한 푸른색으로 바뀌어간다. 래는 "모서리가 만나고 미끄러지게끔 붓질을 더하고 섞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작품이 "유동적이고 유려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작가가 갈망하는 이런 연결성(seamlessness)은 작품 전면에서 볼 수 있다. 「Figure 2e」의 중앙에는 조심스럽게 한 개의 붓으로 그려졌지만 섞이지 않은 마젠타와 노란색 획들이 풍성한 에메랄드 빛 물마루를 만나 다시 부서진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내 귀에 대고 속삭인다(Sleeping Beauty will hum about mine ears)」에서는 연보랏빛 안개가 푸른색을 만나 사라졌다가 분홍색으로, 노랑색으로, 그리고 다시 환한 산호색으로 바뀐다. 이러한 곡예 같은 색채 전환은 으레 덜 숙련된 작가가 빠지기 마련인 진흙 웅덩이 같은 색의 혼돈 속으로 넘어지는 법이 없다.

피오나 래_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내 귀에 대고 속삭인다, Sleeping Beauty will hum about mine ears_캔버스에 유채_183×129.5cm_2017

플리커 (Flickr) ●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런 점에 주목해야 하는가? 피오나 래가 이처럼 밝고 아름다운 화면을 만들어냄으로써 성취한 것은 무엇인가? 빛과 부유하는 듯한 다층의 움직임이 존재하는 작가의 캔버스는 자유롭게 부유하고 반투명한 조형요소들이 흐릿하거나 무의식적으로 바뀌어 가는 등 특정한 형태 없이 공존하는 디지털 스크린과 닮아있다. 미술비평가들은 우리가 끝없이 스크롤을 내리며 화면이 바뀌는 디지털 스크린처럼, 21세기 작가들이 색만큼이나 빛을 중요하게 다루기 시작했음을 알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들은 추상표현주의 작가들이 물감의 물성을 두껍고 풍부하게 풀어내는 경향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 미술사가 헬렌 몰스워스(Helen Molesworth)는 뤼크 튀이만(Luc Tuymans)이 작품 속에서 내부로부터 빛을 분출하거나 환영처럼 보이는 형상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논의 한 바 있다. 예를 들어 튀이만은 「거북이(Turtle)」(2007)을 그리기 위해 작은 전구들로 덮여있는 디즈니 퍼레이드용 대형 풍선 이미지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소재로 삼았다. 피오나 래의 회화 또한 설명 할 수 없는 방법으로 내부로부터 빛을 분출한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내 귀에 대고 속삭인다(Sleeping Beauty will hum about mine ears)」 우측 하단에 있는 신성해 보이기 까지 하는 금빛 안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래의 회화는 전원이 연결되어 화면이 빛을 내며 살아있는 것 같다. 여기서 래의 붓질은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때로는 불꽃처럼 튀면서 배경 속에 백열전구가 켜진 것처럼 빛나 게 한다. 미술사가 루크 스미드(Luke Smythe)는 「물감 vs. 픽셀: 디지털 이미지 시대의 회화(Pigment vs. Pixel: Painting in an Era of Light-Based Images)」(2012)에서 오늘날의 작가들은 물감의 풍부한 물성을 이용해 우리의 모든 시각경험을 지배하다시피 하는 가상의 풍경 속 촉각의 부족함을 채우려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스크린을 모방하는 듯한 피오나 래의 화면은 역사와 색채가 풍부한 유화물감의 물성이라는 디지털과는 매우 거리가 멀고 살아 숨쉬는 듯한 재료로 그려진다. ● 꼬여버린 자매들 (Twisted Sister) 1950년대의 추상화가 세대 중 피오나 래의 작품에 스며들어 있는 작가는 아마도 빌럼 데 쿠닝(Willem de Kooning)일 것이다. 피오나 래는 데 쿠닝의 작품 중 「여인(Woman)」시리즈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한 바 있다. 래는 그로부터 "단도직입적인 그리기, 붓을 힘있고 대담하게 놀리고 그것을 반복적으로 지워나가며 정교한 화면을 창조하는 것"을 배웠다고 한 바 있는데, 이는 자신의 작업과정을 상기시키기도 한다. 데 쿠닝의 작품처럼 래의 세로 방향 화면들은 하나의 이미지가 큰 줄기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희미하게 보이는 '인물'은 비틀어지거나 사라지고, 화면을 크게 채웠다가 전체적으로 스며든다. 래의 작품에서 보이는 보일 듯 말 듯한 '인물들'은 작가가 명명한 "왕관이나 구름을 쓰고, 활을 메거나 드레스를 입고, 신발을 신고, 모자를 쓰고, 깃털이나 별을 가진, 오직 물감으로만 존재할 수 있는 나만의 동화 속 인물들"이 된다. ● 래의 회화를 주의 깊게 들여다 보면 위와 같은 동화 속 인물들을 찾아볼 수 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내 귀에 대고 속삭인다(Sleeping Beauty will hum about mine ears)」에서 머리 위로 나풀거리는 파란 날갯짓의 후광 아래 중앙으로부터 양 옆의 초록 넝쿨과 파란색과 보라색 줄기로 이어지는 팔을 가진,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빙글빙글 돌며 무중력 상태의 분홍색 치맛자락을 흩날리는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찾아 볼 수 있다. 데 쿠닝이 말했듯, "그림 속 인물은 기이한 기적처럼 상상력을 동원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라고 생각해 보면, 래의 바람에 휘날리는 듯한 길다란 인물들(큰 그림이 서 있는 인물을 담고 있다면 작은 그림들은 인물의 얼굴을 담고 있을 것이다)은 비슷하게 신비롭고 마술적인, '미묘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데 쿠닝 회화 속 덥수룩한 여인들은 닥터 수스(Dr. Seuss)의 모자 쓴 고양이(Cat in the Hat)가 가지고 있는 곡선들, 디즈니 공주가 입는 야회복의 선명한 윤곽, 프라다(Prada) 실크 스커트에 수 놓여있는 소용돌이 무늬, 그리고 피카소 그림 속 지나치게 차려 입은 한 병사의 전투화 장식과 합쳐진다. 불현듯 떠오르는 또 다른 미술사 속 인물은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Jean-Honoré Fragonard)이다. 그의 「그네(The Swing)」(1767)에는 천상의 빛을 받아 유혹적으로 물결치는 분홍색, 신비한 초록색과 파란색이 가득한 무중력 상태의 비밀 정원이 있다. 나는 프라고나르의 색감과 빛나는 색채의 향연, 그리고 여인의 발에서 벗겨져 공중으로 날아가는 신발처럼 문자 그대로 '벗겨지는' 모습에서 래를 떠올리게 된다.

피오나 래_백설공주는 자신의 세계에서 달을 꺼내 올린다, Snow White lifts the moon out of her sphere_캔버스에 유채_183×129.5cm_2017

프리 폴 (Freefall) ● 그러나 프라고나르는 위험한 먼 친척이다. 그의 추파를 던지는 듯한, 그러나 기술적으로 완벽한 회화들은 오랫동안 금지된 영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무미하고 '말괄량이'스러운 그림 속 장난치는 귀족들이 갈 곳은 단두대뿐이었다. 이러한 작품들은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가 18세기 작가들이 경솔함을 버리고 "스파르타인들이 말하듯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주장한 이래로 지속적으로 비난 받아왔다. 달리 말해 작가들은 규율, 단호함, 그리고 격렬함과 같은 '남성적인' 특징만을 그려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남성답지 못한(effeminate)' 것에 대한 디드로의 두려움은 수 세기 동안 지속되어왔다. 추상표현주의 미술가들은 분명 테스토스테론에 빠져 있었다. 평론가 클레멘트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는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이 캔버스 위에서 '거세하지 않은 그대로의(non-castrated)' 감정표현을 풀어놓는 것에 대해 높은 평가를 했고, 평론가 매니 파버(Manny Farber)는 페인트를 툭툭 떨어뜨리는 폴록의 '정력적인(virile)' 행위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따라서 래에게 있어 분홍색을 비롯한 파스텔톤, 가느다란 선, 섬세하게 겹쳐진 옅은 색들, 부유하며 춤추듯 돌아가는 구성과 같은 명확하다 못해 진부하기 까지 한 '여성적인' 신호들을 마음껏 풀어놓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인물 2e(Figure 2e)」 상단에 있는 반짝거리는 별은 요술봉일까? 디즈니 공주와 셰익스피어의 대사를 한데 합친 작품 제목이나 작가가 인정한 '여자들의 게임'인 캔디 크러쉬 사가(Candy Crush Saga)속 색채에 대한 매료는 말할 것도 없다. (래는 비디오 게임은 하지 않으나 "게임의 시각적 요소들을 매우 좋아한다"라고 했다.) 안타깝게도 훌륭한 그림이나 '배짱이 두둑한' 회화와 남성성의 연결고리는 아직까지도 매우 건재하다. 앞서 언급한 빛을 그린 동시대 작가들에 대한 글에서 루크 스미드(Luke Smythe)는 피오나 래를 비롯한 줄리 머레투(Julie Mehretu), 로라 오웬스(Laura Owens), 에이미 실만(Amy Sillman), 브라차 L. 에팅거(Bracha L. Ettinger) 등 여성작가들은 완전히 배제한 채 오직 뤼크 튀이만(Luc Tuymans), 알베르트 올렌(Albert Oehlen), 파비안 마르카치오(Fabian Marcaccio), 크리스토퍼 울(Christopher Wool)과 웨이드 기튼(Wade Guyton) 등 남성 작가만을 논한다. (유일하게 스미드의 글에 언급된 여성들은 알베르트 올렌(Albert Oehlen)과 조나단 메세(Jonathan Meese)가 2004년에 그린 머리가 없고 웃옷을 벗어 거대한 가슴을 노출한 채 공상 속 상상의 인물로 존재하는 한 쌍의 인물들뿐이다.) '남자처럼' 행동하는 것에 대한 저항과 완전히 반어적이지만은 않은, 분명하다 못해 진부하기까지 한 여성성의 기호들의 사용은 '진중한' 회화에서 배제된 것은 무엇인지, 이로 인한 편견들이 무엇을 나타내는지를 질문하는 작가의 가장 대담한 면모다. ●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는 최근 사이 톰블리(Cy Twombly)에 대한 글을 쓰며 피오나 래 작품의 표층도 묘사할 수 있는 작가의 '흔들리는 오점들, 희미한 배경 위의 미약한 흠'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 바르트는 소크라테스가 말한 "무의미와 죽음의 심연으로 빠져버리는 것"에 대한 지적 두려움에 빗대 톰블리의 회화 속에서 드러나는 연약함을 논하고 있다. 추상화는 이와 같은 무의미, 곧 작가가 채우지 못한 문자 그대로의 공허와 가장 숭고한 시각경험 사이에서 시계추가 왔다갔다하듯 난제에 영원히 빠져있을 것이다. 래는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일"이라며, "하지만 계속해서 해체하고 돌이키며 살아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반영하는 무척 진지한 일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피오나 래의 확장적이고 활기 넘치는 화면들은 시각, 의미 그리고 즐거움이 동시에 도약하는 지점을 열기 위해 말 그대로 작가가 "해체"의 경계가 어디까지 인지 실험하는 듯 하다. ■ 길다 윌리엄스

피오나 래_인물 1h, Figure 1h_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183×129.5cm_2014

Fiona Rae: Full Swing ● When the time comes to look back on Fiona Rae's extraordinary lifetime of paintings, the years 2014-18 will assume special resonance. In her recent sweeping, stirring, heavenly compositions of light and colour (2017-18), as well as her smouldering black-and-white canvases (2014-15), Rae has hit new levels of spaciousness, clarity and technical proficiency. Fiona Rae's dynamic abstract paintings have been widely admired since her participation in the landmark exhibition Freeze in London, 1988, which first introduced the world to the revolutionary Young British Artists. Nominated for the prestigious Turner Prize a few years later, in 2011 Rae was the first woman painter ever appointed Professor of Painting at the Royal Academy Schools, having been elected (in 2002) to the Royal Academy of the Arts, the centuries-old guild which invites only the country's most distinguished artists into its ranks. ● A 'painter's painter', admired by her peers for her exceptional manual skills and seemingly limitless imagination, for thirty years now Rae has been committed to pushing the limits of what 'serious' painting can be. She takes enormous risks by deliberately inserting into her canvases elements of dubious artistic pedigree, adding over the years floral motifs, Day-Glo colours, sunbursts, cartoon characters, stars. Rae calls into question the expected dead-seriousness of abstract painters – morose Jackson Pollock; colourless Christopher Wool – by asking: what is, or isn't, permissible in a 'great' painting? If a Disney-inspired palette or powder-puff brushstrokes (both evident in Rae's exuberant works) seem out of bounds, why? Who writes the rules, and what happens when a painter breaks them, mixing hallmarks of mature painting – such as Rae's magnificently controlled brushstrokes, composed into impossibly balanced compositions – with gate-crashers such as calligraphic swirls, neon colours, finger-painting, or dotted lines? Fiona Rae only gets away with such impertinence owing to her exceptional abilities and longtime commitment to painting. Included in important collections from the Tate, UK, to the Hirshhorn Museum, Washington D.C., and with major retrospectives at Leeds Art Gallery, UK, and elsewhere, Rae's uproarious painting style has dazzled countless curators and collectors who recognize that her journeys to the limits of painting — where does doodling end, and museum-worthiness begin? — confirm Fiona Rae among the most accomplished painters in Britain today. ● After decades of intensely complex paintings – piling countless layers of spidery lines, scribbles, and patterns across the canvas, with interjections of tweeny cartoon images, glitter, graphics, and much more – Rae has now expanded the canvas's breathing space, permitting great stretches of airy colour to flow. Piet Mondrian and Caspar David Friedrich come to mind as other notable painters who, as their work reached a peak, cleared the canvas of the inessential. Fiona Rae's latest works express similar newfound levels of certainty and daring. ● The two large recent paintings Sleeping Beauty will hum about mine ears and Snow White lifts the moon out of her sphere (both 2017) share a lightness evidenced in both the use of pastel colour – shades completely devoid of black – and their sinewy mark-making: looping strokes of bright magenta; thin, arrow-like streaks of orange; hazes of pale yellow and aqua. The whole of the large horizontal canvas Once upon a time hears the sea-maid's music (2018) seems to rest on a large billowing grey-blue cloud, blowing through Tiepolo-like skies bathed in lilac, pink and rainy greys. In the more boldly colourful Figure 2e (2016), feathery interludes and bursts of coral float over seas of grey. This seems a kind of transitional work, introducing the bold colours of 2017 to the earlier blurred, greyscale of Figure 1h (2014). This latter work displays another kind of painterly discipline, testing whether Rae's leaps of imagination can translate purely into black, white and an infinity of greys. The results include chalk-like stabs, blinding white bursts, and rushes of smoke – complete with fiery sparks leaping in every direction. In all these, Rae has streamlined her media by working exclusively in oil, hand-applying every mark with a brush – no extraneous elements now, such as her earlier stencils, painted stickers, or drips. And her command of oil paint, as witnessed here, is mind-blowing. ● Oil Painting 101 Before exploring what Fiona Rae's feats of painting might mean, we'll pause here briefly for a short lesson in oil paint. As anyone who's ever attempted oil can attest, this unforgiving medium tends constantly towards impenetrable solids of hopelessly flat colour – the very opposite of Rae's weightless, layered luminosities. When inexpertly mixed, contrasting shades of oil paint threaten always to lapse into sludgy, undefinable browns – colours best described as 'Pond Scum' or 'Swamp' – the antithesis of Rae's ethereal blues, radiant fields of rose pink, or long crisp blades of bright green, stretching upwards like fresh spring stalks. Rae's canvases almost resemble giant watercolours, with overlapping tints of transparent stains; we almost forget that this is actually oil painting. Dewy expanses are punctuated by decisive mark-making that can resemble coloured ink; for example the zig-zag of blue-green lines forming a brief 'fence' near the centre of Sleeping Beauty… that seems applied more with a pen than a brush. In the greyscale works like Figure 1h one could swear that some marks are made of chalk or pastel, while elsewhere there seem to be airbrushed spotlights or spray-painted blasts of white. With regard to Figure 1h, Rae has spoken admiringly of seeing 13th-century artist Chen Rong's hand-scroll Nine Dragons at the Victoria and Albert Museum, with their 'dragons and clouds appearing and disappearing' (as she describes them), impossibly achieved solely with black ink and occasional touches of red. 'I wanted to see whether I too could conjure up dynamic images using only black, white and several tones of grey', she says, and in this Rae has abundantly succeeded, conjuring in Figure 1h a firefly night populated by mysterious spirals and sparkling firecrackers, exploding across a full-moon sky. ● Our temptation is to lavish attention on the singular, elaborate flourishes of paint on each canvas – the main event, so to speak. Attention-grabbing examples include the cluster of brushstrokes that crown the top of Figure 2e, a complicated nest of multi-hued loops and plumes, like birds swirling into existence alongside feathery strokes of green and bright red. Or, crashing at the centre of Sleeping Beauty…, a large, brushy, curling sea-blue wave hovering over a bizarre giant star pattern only achievable thanks to Rae's virtuoso dexterity in handling a very wide brush, loaded with varying shades of lilac. ● Just as miraculous as these highlights, however, are the subtle transitions of colour swimming across the surface. Brushstrokes transform smoothly from figure into ground – for example, the prominent green road we might follow, sliding down the centre of Snow White… . Starting life towards the top as a kind of garden snake, it drops and widens only to disappear behind an unexpected red ladder-like structure, eventually fading towards the lower left into fine green hairs disappearing into pink. At the same time, lightning-streaked storm clouds seem to gather towards the bottom, shifting effortlessly from yellow to blue, each colour retaining its distinct identity. Rae has described her desire to produce paintings that are 'fluid and fluent' … constructed by 'adding and merging … where all the edges are contiguous and glide from one area to another'. Her desired seamlessness is everywhere apparent. Towards the centre of Figure 2e, orgiastic sweeps of magenta and yellow – carefully loaded, and kept separate, on a single brush – explode into life, riding a brushy crest of opulent aqua blue. In Sleeping Beauty…, a haze of lilac disappears into blues, then impossibly shifts into pink, then yellow, then vivid coral. These acrobatic transitions never collapse into the murky pools of chromatic confusion where any lesser painter would inevitably drown. ● Flickr So, why does this matter? What has Fiona Rae achieved in whipping into existence these bright, gorgeous surfaces? With their luminosity and floating multi-layered movement, we might say that Rae's canvases almost begin to behave like screens: with their free-floating, semi-transparent elements co-existing immaterially, sometimes in soft-focus, sometimes shifting imperceptibly into the adjacent shape. Critics have already explored 21st-century painters' propensity to manipulate light as much as colour – as if mimicking our endlessly scrolling, flickering screens. In this sense painters in the digital age contrast vividly with the Abstract Expressionists' obsession with the thick, opaque materiality of paint. ● Art historian Helen Molesworth has discussed Luc Tuymans' adoption of spectral and internally illuminated imagery, for example in the work Turtle (2007), based on an online image of a lightbulb-clad, Disneyland parade float. Fiona Rae's paintings can also seem, inexplicably, to be lit from within. They are as if plugged in, awake with bursts of fluorescence – such as the golden haze at the bottom right of Sleeping Beauty... that verges on the divine. Brushstrokes scatter in every direction, or dart off like sparks, suggesting a kind of white-hot heat glowing in the background. In "Pigment vs. Pixel: Painting in an Era of Light-Based Images" (2012), art historian Luke Smythe further proposed that today's painters celebrate the lush materiality of paint to counter the lack of tactile sensations in the virtual landscape that threatens to dominate our every visual experience. Rae's canvases may perhaps mimic a screen but they are emphatically created from a very different, almost life-like substance: the history-laden, richly pigmented, fertile materiality of oil paint. ● Twisted Sister Of the long-distant 1950s generation of grandfather abstract painters, it is de Kooning whose spirit is most alive in Rae's art. Fiona Rae has expressed her admiration of de Kooning's Women in particular, which offered her 'a lesson in direct painting, in the energy and aggression of putting on a brush mark and removing all or part of it again and again, in order to create a complex picture surface' – also an evocative self-description of Rae's own process. Like de Kooning's Women, each of Rae's tall canvases seem constructed down the centre following a kind of imaginary spine: a vague 'figure' at once twisted and immolated, monumental and all-pervasive. Rae's barely-there, evaporating 'figures' become what the artist has called "my own fairytale characters ... who exist only in paint but who might be wearing crowns, clouds, arrows, dresses, shoes, hats, feathers, stars." ● If we search carefully for such a fantasy character in Rae's paintings, we can just about make out Sleeping Beauty in Sleeping Beauty will hum about mine ears: crowned by a halo of fluttering blue wings flapping about her head; her arms to the right and left of centre taper into green vines and a blue/purple stalk; and she wears a magnificent swirling skirt with a jagged lilac hem and trailing a thin, weightless pink train. 'The figure is nothing unless you twist it around like a strange miracle', de Kooning claimed, and Rae's tall, windswept beings (and if the large paintings are standing portraits, the smaller paintings are like portrait heads) similarly acquire an impossible, magical, 'miraculous' presence. De Kooning's brushy ladies are hybridized here with the curves of Dr Seuss's Cat in the Hat; the shapely outline of a Disney princess ballgown; the swirls embroidered on a silk Prada skirt; or the boot-trimmings embellishing the lace-up boot of Picasso's overdressed musketeer. Another art-historical precedent who unexpectedly comes to mind is Jean-Honoré Fragonard and his fantasy The Swing (1767), with its gravity-less secret garden overflowing with seductive billowing pinks and unearthly greens and blues, all bathed in heavenly light. I am reminded of Rae in Fragonard's palette and the open swathes of illuminated colour, as well as the picturing of an unbound woman literally 'coming undone' as her shoe flies from her foot, into the air. ● Freefall But Fragonard is a dangerous distant relative. His flirtatious paintings – however skillfully rendered – have long occupied a no-go area: vapid, 'girlish' pictures of frolicking aristocrats, destined for the guillotine. Such artworks have been attacked since the days of Diderot, who recommended that 18th-century artists abandon such frivolity and 'paint as the Spartans spoke': in other words, painters should display unmistakably 'manly' qualities such as discipline, decisiveness, and severity. Diderot's fear of the 'effeminate' persisted for centuries – the Abstract Expressionists were positively drowning in testosterone. Clement Greenberg praised Pollock for his 'non-castrated' on-canvas emotions, while critic Manny Farber admired Dripping Jack's 'virile' action. It takes considerable courage, then, for Rae to grant herself license to play with such unreconstructed signals of the 'feminine' as pinks and other pastels; wispy lines and frail layers of thin colour; floating and twirling compositions. And is that thin glowing star in the top corner of Figure 2e a ... wand? To say nothing of her titles, which combine Disney princesses with Shakespearean lines, or her stated fascination with the colours of Candy Crush Saga, the paragon of 'women's gaming'. (Rae does not herself play video games, but she "loves the look of them.") Sadly, the association of good, 'ballsy' painting with the male sex is hardly a remnant of the past; Smythe's aforementioned article on contemporary light-based painters considers solely male artists Tuymans, Albert Oehlen, Fabian Marcaccio, Christopher Wool and Wade Guyton – where are Fiona Rae, Julie Mehretu, Laura Owens, Amy Sillman, Bracha L. Ettinger? (The only two women who appear in that article are a pair of headless, topless, large-breasted virtual fantasies in a 2004 painting by Oehlen and Jonathan Meese. Honestly.) Rae's refusal to behave like 'one of the boys', and her not-entirely-ironic embrace of extreme and even hackneyed signifiers of the female gender are among her boldest moves to explore what's been excluded from 'serious' painting, and what these biases reveal. ● In his late essay on Cy Twombly, Roland Barthes writes of the artist's 'shaky maculations, tenuous blemishes on a vague background', which could equally describe Rae's surfaces. Barthes compared Twombly's painterly tenuousness with Socrates' intellectual fear of "falling into some abyss of nonsense, and perishing." Abstract painting is forever caught in a similar conundrum: swinging between meaninglessness – a literal void that the artist has failed to fill – and the most sublime of visual experiences. 'Painting is a ridiculous activity', Rae has said, 'but deeply serious at the same time … a reflection of what it's like to be alive: a constant coming apart, a constant undoing'. Fiona Rae's expansive, vibrant canvases seem literally to test how wide she can stretch this "coming apart," to open a place where vision, meaning and pleasure can simultaneously take flight. ■ Dr. Gilda Williams

Vol.20181125c | 피오나 래展 / Fiona Rae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