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사이

Between time and time展   2018_1201_토요일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강수진(연극, 공연예술) 김보미(회화 및 설치, 시각예술) 김정배(음악, 공연예술) 박혜진(무용, 공연예술) 양유진(연극, 공연예술) 이준식(사진, 시각예술) 임대호(영상, 시각예술) 정연진(기획, 시각예술)

후원 / 대구광역시_문화체육관광부관 주최,주관 / 대구문화재단관

관람시간 전시_10:00am~06:00pm 연극&무용_01:00pm, 03:00pm(2회) 음악 공연_05:00pm(1회)

대구예술발전소 DAEGU ART FACTORY 대구시 중구 달성로22길 31-12(수창동 58-2번지) 수창홀 Tel. +82.(0)53.430.1225~8 www.daeguartfactory.kr

시간의 사이_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Between time and time_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 ● 물리적으로 시간을 멈추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인간은 이러한 시간의 불가항력적인 변화 속에서 한 순간을 고정하고자 '과거'라는 명칭을 부여한다. 하지만 이는 개념적인 것에 불과하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으며 흐르고 흘러 과거를 변화시키고, 퇴색시키며, 심지어 미화되게까지 만들면서 본질조차 변모하게 한다. 게다가 인간의 기억력은 한정적이어서 우리는 이를 망각하기도 한다. 그렇게 시간과 시간의 사이에는 우리가 인지하는 혹은 인지하지 못하는 수 많은 것들이 켜켜이 쌓여 '나'를 존재하게 하며 역사를 만들어 간다. ●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마르셀 프루스트 (Marcel Proust, 1871~1922)의『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는 끊임없이 발생하는 시간의 상실 속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기억'에서 찾고자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프루스트가 이야기하는 기억은 우리가 원한다고 해서 의도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단순한 의식의 과정이 아니다. 이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우연하게 발생하고 갑작스럽게 떠오른다. 그리고 맛과 냄새 등과 같은 감각의 자극 또한 함께 유발한다. 소설의 주인공인 작가 마르셀은 홍차에 마들렌을 곁들여 먹다가 어린 시절 일요일 아침에 먹던 홍차의 맛과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자신이 알고 있는 기억이라는 것은 지성의 의지에의해서만 기억되는 것이라고 일갈했던 그가 홍차 한 모금에 몸 안에서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감각을 통해 느끼는 일련의 연상작용이 그가 예측 할 수 없었던 내면을 확장시킨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러한 비논리적인 현상은 그에게 행복감과 아름다움 그리고 예술적 영감까지 가져다 준다. ● 전시이자 공연인 『시간의 사이』는 우리가 인지하는 시간과 시간 사이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고자 한다. 각각의 아티스트들은 프루스트가 이야기 한 자의적이지 않은 기억의 극적인 등장을 통해 다가온 영감을 예술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들의 예술은 잃어버린 혹은 사라진 기억을 환기시킴으로써 진정한 사유에 대해 논의하며, 시각, 연극 및 무용, 음악이라는 다양한 예술적 표현 방법을 통해 그들 내면의 깊은 부분을 관객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김보미_Soundwave map_8nations_아이디어 스케치_2018
김보미_Soundwave map_8nations_2018

작가 김보미는 시간의 '틈' 속에서 관계를 찾고자 했다. 그녀는 인간의 관계 형성을 위한 가장 단순한 방법인 대화 속에서 우리가 지나치기 쉬운 침묵에 집중한다. 대화 사이에 발생하는 여백 속에서 어쩌면 대화보다도 더욱 다양하고 복잡한 관계가 얽혀있는 그 시간의 사이를 그녀는 시각적인 설치 작업을 통해 나타냈다.

이준식_시간의 사이_180035-180101_2018
이준식_시간의 사이_180035-180101_대구예술발전소_2018

작가 이준식이 찾은 시간의 사이는 '버려진 시간'이다. 그는 사진을 통해 우리가 놓친 혹은 무관심했던 시간을 수집하고 이를 조명한다. 그가 선택한 사진 속 시간과 시간이 겹쳐지면서 그 사이에 있던 무수한 시간들은 버려지게 된다. 관람객은 선택 받지 못한 사진, 즉 버려진 시간을 상기시킬 수는 있지만 '기억'을 찾아내고 공감하는 것은 오롯이 관람객의 몫이다.

임대호_Between time and time_프로젝션 맵핑_2018
임대호_Between time and time_대구예술발전소_2018

작가 임대호의 영상 작업과 공연 예술가 강수진, 박혜진, 양유진의 연극 및 무용 공연은 우리가 '인지하는 시간과 인지하지 못하는 시간의 공존'을 보여주고자 한다. 분리되어 있는 듯 하면서도 함께하는 듯한 시간의 공존은 임대호 작가의 영상 작업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공연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현실인지 상상인지 알 수 없게 만든다. 또한 공연 속 시간을 공유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개개인의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 배우들의 모습은 시간의 개별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보여 줌으로써 시간과 시간의 사이에 관객을 놓아둔다.

시간의 사이 연극 및 무용 공연_2018
시간의 사이 연극 및 무용 공연_2018
시간의 사이 연극 및 무용 공연_2018
시간의 사이 연극 및 무용 공연_2018

피아니스트 김정배의 공연에서도 시간에 대한 사유는 계속된다. 특히, 사후세계에 대한 묘사가 두드러진 까미유 생상스 (Camille Saint-Saëns, 1835-1921)의 '죽음의 무도'는 예전부터 전래되어 내려오던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삼아 만들어 진 곡이다. 이 곡에는 해골의 모습을 하고는 있는 황제, 왕, 젊은이, 아름다운 아가씨 등이 전형적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이들을 중심으로 무덤가에서 유령과 악마가 함께 춤을 춘다. 이렇게 현실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습 역시 그의 기억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시간이다. 또 다른 곡인 '동심초'는 풀잎이라는 소재를 통하여 기억을 어루만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곡의 바탕이 된 설도의 시에서 작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풀잎을 통해 그의 기억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 곡의 작사가인 김성태 또한 이 시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한 그의 영감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시간의 사이 음악 공연_2018

어쩌면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 예술 분야들의 조합이지만, 관객 또한 충분히 경험하고 기억할 수 있는 소재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결과물을 즐기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시간이 존재하지만 함께 공존하듯 만들어 낸 시간의 사이 공간 속에서 아티스트들의 예술적 영감에 대한 경험은 관객들로 하여금 또 다른 '기억'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영감을 부여할 것이다. ■ 정연진

Vol.20181202d | 시간의 사이 Between time and tim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