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의 조각

이완숙展 / LEEWANSUK / 李完淑 / sculpture   2018_1204 ▶︎ 2018_1214

이완숙_거울을보는소녀_합성수지_62×23×27cm_2018

초대일시 / 2018_1205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한옥 GALLERY HANOK 서울 종로구 북촌로11길 4(가회동 30-10번지) Tel. +82.(0)2.3673.3426 galleryhanok.blog.me www.facebook.com/galleryHANOK

중년의 그녀가 꾸는 꿈 ● 이완숙 작가의 2018년 신작들은 풍만한 신체와 자연스러운 양감 표현에 있어서 기존 작업들과의 연결성을 지니고 있으나, 인체에 옷을 입히고 색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극명한 전환점을 갖는다. 이전 청동 단색조의 나신(裸身)으로 이루어진 인체들이 현실과는 일정정도 거리를 갖는 어떤 추상적인 상징성을 지녔다면, 옷을 입힌 인물들은 각자의 개별성을 지니는 일상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Loving으로 시작되는 일련번호를 지녔던 과거 작품제목들과는 달리, 「꽃을 든 여인」, 「쇼파 위의 두 여자」 등 구체적인 명제를 달고 있는 것에서도 확인이 된다. ● 작가의 작업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치 보테로와 마이욜의 인물들이 연상되는 짧은 다리에 동글동글한 몸집을 지닌 푸근하고 정겨운 인상들이다. 그러나, 친근한 인물들의 일상적 소재에도 불구하고 묘한 의문점을 불러일으키는 지점들 또한 존재한다. 머리카락이 없는 민머리의 중년의 여인(꽃을 든 여인)이라든지, 하반신 없이 팔짱을 끼고 있는 「모자를 쓴 소녀」, 「포옹」에서 부둥켜안은 남녀의 상반된 자세 등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상상의 나래를 펴도록 한다.

이완숙_모자쓴여인_합성수지_45×32×25cm_2018
이완숙_꽃을든여인_합성수지_60×25×21cm_2018
이완숙_우산을든여인_합성수지_60×25×24cm_2018
이완숙_母子_합성수지_52×26×21cm_2018
이완숙_빨간지붕_합성수지_36×22×10cm_2018
이완숙_꽃을든남자_합성수지_58×24×15cm_2018
이완숙_친구_합성수지_30×35×28cm_2018
이완숙_가족_합성수지_38×37×30cm_2018
이완숙_포옹_합성수지_35×38×35cm_2018

이번 작품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옷을 입은 현실적인 인물들이 묘사되고는 있으나 이목구비의 일부가 생략되고 표정이 거의 삭제되어 있는 등 단순화된 조형표현이 함께하고 있다. 이처럼 작가는 관념적으로 흐르거나 키치스런 통속적인 표현으로 빠지지 않으면서도, 사실성과 양식화된 단순함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한다. 그리고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고 많은 이들의 공감과 미감을 불러일으키는 지점에 잘 안착하고 있다. ● 인체조각이 아닌 작품으로는 집과 나무를 표현한 부조작업이 거의 유일하다. 이 작업은 30대부터 지속적으로 표현해왔던 도상으로서, 마치 작가 자신의 심성을 드러내고 있는 듯하다. "가족, 안식"을 의미하는 집이라는 모티브에 휘몰아치는 잎 물결의 높은 나무가 붙어있다. 그 둘은 서로를 지탱하며 상생한다. 마치 고흐의 그림 속에서 뛰쳐나온 사이프러스를 연상시키는 나무의 자유로운 영혼과 사랑과 안식의 표상인 집이라는 정적인 소재의 결합은 서로 다른 것 같지만, 절묘하게도 이완숙 작가의 모습과 닮아있다. ● "꽃을 든 중년의 여인" 도상 역시 작가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배불뚝이 어린왕자(「꽃을 든 남자」)의 꽃과 무표정의 중년여인이 꼬옥 품은 꽃은 "꿈과 이상"이라는 주제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이는 울룩불룩한 몸집의 인체에 대한 부정을 의미하는 꿈이 아니라, 그 자체의 넉넉한 존재감과 사랑스러움을 품은 꿈이다. 풍만한 중년의 여자가 꾸는 꿈이 이토록 아름답고, 모두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다니, 그 존재감이 전시장을 가득 채울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정현경

Vol.20181204d | 이완숙展 / LEEWANSUK / 李完淑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