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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재)대전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이안 GALLERY YIAN 대전시 중구 대종로 468(대흥동 153-5번지) 천우빌딩(이안과병원) 1층 Tel. +82.(0)42.220.5959 www.galleryyian.com
지난 몇 년 간 다양한 지역을 돌아다니며 진행했던 '아트택시프로젝트'의 후속 창작물은 기존의 예술가로서 진행한 아트택시운전사가 아닌 동물의 시각으로 바라본, 우상화 된 현대인의 동굴을 탐색하는 것이다. 그 시작을 보여주는 '동굴에서 나온 착한 개' 프로젝트를 통하여 미지의 경험들과 우리를 매개해줄 미디어를 모색해 보고자 한다. ■ 홍원석
홍원석의 '동굴에서 온 착한 개' ● 홍원석은 국립현대미술관의 고양레지던시 (10기, 2014-2015), 서울시창작공간 문래예술공장 MAP 3기『문래일기-새나라 자동차 프로젝트』등에 선정되면서 그동안 '아트택시'를 매개로 한 커뮤니티 베이스의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해왔다. 그에게 '아트택시'는 사적인 공간이자 공적인 공간으로, 사람들과 짧은 시간 동행하면서 일상적인 소소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매체'로 작용하였다. 아트택시 프로젝트 하면 홍원석 작가를 연상할 정도로 그는 지금까지 서울과 지방에서, 그리고 앞으로는 더욱 확장된 아트 택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작가는 공공미술의 장을 마련하면서 사람들에게 때로는 거리낌 없이 말을 걸기도 하고 또 미술을 넘어선 이야기를 하면서 택시 공간을 일종의 공론장으로 전환시켜 왔다.
2018년 12월에 개최되는 홍원석의 개인전은 지금까지 작업한 아트택시 프로젝트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아트택시 작업이 갤러리를 벗어나 작가가 에이전트이자 매개자로 전환되는 공적인 역할을 보여주었다면, 이번에는 갤러리 공간을 새로운 대안적 공간으로 탈바꿈 시킨다. 이번에는 화이트 큐브 공간에서 프레임에 주로 갇혀 있던 회화적 공간을 새로운 매체적 공간, 프레임 밖과 교감하는 사회적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서 그는 새로운 제안을 취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작가가 아트택시 프로젝트를 하면서 수년 동안 서울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많은 지역을 직접 가고 또 사람들을 만나면서 형성되는 공동체의 기억, 조금 더 좁게는 한국인들의 사고를 형성하는 집단적인 정체성 등을 다루고 있다. 이것은 작가 스스로의 시각이 아니라, 작가의 반려견을 매개로 삼아서 동물의 시각에서 우리의 모습을 이미지와 텍스트의 형태로 번역, 시각화하는 작업이다. 이것은 때로는 유머스럽기도 하고, 반회화적이며, 반전통적이어서 우리의 모습을 풍자하는 느낌마저 주기도 한다. 드로잉과 그림을 그리는 행위에 천착하는 이번 작업은 기존의 커뮤니티 프로젝트나 개념적 작업과 달리, 대중문화의 코드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로고, 그리고 그와 함께 자연스럽게 연상될 수 있는 사회의 보편적 인식, 욕망 등이 이미지의 콜라주를 형성하기도 한다.
한국사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이미지들, 그리고 특정 대학의 로고, 특정 국가의 국기, 혹은 아시안하이웨이와 같은 이미지들은 완성도 높은 로고를 그대로 차용하기 보다는 허접하게 모방되거나 진짜가 아닌 가짜 이미지라는 시각을 첫눈에 인식시킨다. 진짜가 아닌 가짜 이미지들에는 그것을 동경하는 사람들의 인식과 욕망이 투영되어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이미지를 모방하는 '그리기'는 불완전해 보인다. 그것들은 자연스러운 색채가 아니라 인공적이고 인위성을 강조한 형광색 테이프로 만들어져 시간이 흐르면서 떨어질 수도 있는 불완전체들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구성하기 위해 화이트 큐브 공간을 '동굴'로 생각하고 이미지를 조합하면서 흰 갤러리 공간을 역이용하고 있다. 벽과 일체화된 드로잉은 장소성과 분리될 수 없었던 미술적 행위로,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 전위그룹이었던 프랑스의 쉬포르 쉬르파스 운동을 연상시킨다. 홍원석 작가는 이러한 역사적, 미술적 참조를 취하면서도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이미지, 로고들을 욕망하는 우리의 모습을 동굴이라는 모티프를 가져와 전복시키고 있다.
특히, 화이트 큐브 공간을 일종의 동굴벽화 개념을 빌려와 공간을 새롭게 전환시키면서, 그는 갤러리 공간 자체에 회화적 프레임이나 그림을 부재하게 만든다. 이러한 연출 공간에서 작가는 종이테이프로 특정 이미지의 상징성을 해체하는 이미지의 부정과 전복, 기존 언어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역전시킨다. 그리고 그 안에는, 작가가 현실에서 경험했던 이미지들이 새롭게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직립 보행의 인간의 눈높이가 아니라 네 발로 기어다니는 동물의 시각에서 구성된 이미지들이다. 또한 상징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문화의 축적물을 통해 만들어지는 의미들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징을 전복시키고 그 안에 내재된 우리의 욕망과 허물을 벗겨보는 행위들이다. 플라톤이 '둥굴의 우화'를 통해 인간들이 동굴 벽에 비친 그림자만을 보고 실체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비유한 것처럼, 이러한 이미지들은 실체가 아닌, 실체 이면에 가려진 허상이자 상상, 그렇지만 이를 욕망하는 사람들의 그림자를 뜻하는 것이 아닐까. ■ 정연심
Vol.20181205a | 홍원석展 / HONGWONSEOK / 洪原錫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