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들 Your Voice Needs You

2018 KCDF 공예·디자인 전시지원 독립큐레이터 부문 선정展   2018_1205 ▶ 2018_1226

초대일시 / 2018_1205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 고사리 레볼루션(김진+백경원)_고태화_김명아 박소현_오세린_윤상희_이광호_이일정_크래프트링크 한정현_포트 리 청소년 위원회(김유안+손규희)

작가와의 대화 / 윤상희_오세린_이일정_한정현 2018_1215_토요일_03:00pm_B2 세미나실

「야근 대신 뜨개질」 상영회 및 박소현 감독과의 대화 2018_1222_토요일_03:00pm_B2 세미나실

기획 / 조새미 주관 /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KCDF갤러리 Korea Craft & Design Foundation 서울 종로구 인사동11길 8 Tel. +82.(0)2.732.9382 www.kcdf.kr/kcdf

공감의 길목에서 선 목소리들 ● 『목소리들』은 인권, 여성, 공예, 노동과 관련된 논의를 포용적으로 다루고자하는 전시이다. 다양한 담론을 생산함으로써 경청과 이타심을 통해 사회적 갈등의 수준을 낮출 수 있는지 모색하고, 과연 우리는 어느 정도 수준의 공감 능력을 가질 수 있는지 감히 질문한다. 미시적 관점에서는 공예와 여성과 관련된 새롭고 다양한 함수 관계를 표면화시키는 일이 중요했다. 그래서 전시 『목소리들』의 참여 작가 열두 명에게 다음 질문을 공통적으로 제시했다. ● 여성 또는 젠더를 주제로 작업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만약 그렇다면 어떤 여성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하셨나요? 작업에 영감을 주는 역사적 시기 또는 사건이 있다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작가께서는 '여성적 공예기법'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작가의 출품작에 관한 간략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동일한 질문에 관한 작가들의 다양한 답변은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할 이유가 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작가들은 그대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화합을 이룰 수 있는 토대라고 말한다. 그래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새로운 제작의 방법론은 어떻게 가능하고 또 어떤 논의를 필요로 하는가'라는 질문은 보다 더 보편적인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새로운 제작의 방법론'을 모색하는 실천'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페미니즘은 젠더 이슈 뿐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의 틀이자 실천의 방법론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 본 전시 『목소리들』에서는 여성의 기법이라고 생각되어졌던 뜨개질 기법을 사용하여 시적 사물을 제작하는 남성작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가구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작가, 그리고 자립적 여성 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디자이너, 미국 뉴저지 주에 위안부 기림비를 건립한 한인 청소년 위원회 등 여성, 공예, 노동, 인권의 관계를 재해석하는 동시대 작가 열한 팀이 작업을 선보인다.

고사리 레볼루션(김진+백경원)_그림자 노동자 Ⅰ_백자소지, 아크릴 거울_가변설치_2018

고사리 레볼루션은 김진, 백경원 두 작가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혁명을 일으켜보고자 의기투합한 팀이다. 이들의 작업 「그림자 노동자 I」은 영국의 대표적 도자 제조업도시였던 스토크 온 트렌 트(Stoke-On-Trent)의, 그리고 「그림자 노동자 II」는 한국의 청주시에 위치한 (주)한국도자기의 여성 노동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재현한다. 작가들은 스토크 온 트렌트에 위치한 대표적 도자 회사 중 하나인 웨지우드 사(社)(Wedgwood Company)의 재스퍼웨어(Jasperware) 도자기 형식을 빌려왔다. 그리고 그 도자 형식의 상품으로서의 견고함 속에 역사적으로 배제되어 왔던 도자제조업의 여성 노동자들을 위한 일종의 기념비를 세웠다. 크로아티아 철학자인 이반 일리치(Ivan Illich, 1926~2002)의 『그림자 노동 Shadow Work』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김진, 그리고 가정이라는 전통적 영역에 있는 여성, 의존적으로 모성만 수행하는 여성, 시키는 대로 일만 하는 불안정한 노동자인 여성의 이미지를 깨뜨리는 서프러제트(Surffrsgette)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백경원은 여성의 노동 환경에 개입해 그들과 연대하는 방법을 실천적으로 보여준다.

고태화_설치를 위한 DIY 조립세트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7

고태화는 드라이포인트, 에칭, 목판 등 전통적 판화 기법을 사용해 한지에 이미지를 찍고, 접고, 자르고, 뒤집어 펼쳐 건축과 조각의 복합적 요소를 가진 설치작업을 진행한다. 줄기, 세포, 씨앗 등 생명체를 연상시키는 형태로 여성의 몸, 피부, 나아가 정신에서 시작된 기억과 감각 속의 미세한 움직임, 에너지의 흐름을 한지에 옮겨놓았다. 이 종이 표면 위의 변화되는 풍경은 플라스틱 파이프, 아크릴 판재와 같은 인공적 산업재와 병치되면서 우리의 삶이 변증법적 운동 원리를 따르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종착지를 갈망하는 것이 아닌지 질문하는 듯하다.

김명아_소통, 관계_우레탄 실, 합성수지, 철_70×95×40cm_2016

김명아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얼굴 없이 소통을 희구한다. 그래서 그들은 나일 수도, 당신일 수도, 또는 우리일 수도 있다.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작가는 청각장애가 유발시키는 의사소통의 난점이 개인적인 수준에 그치지 않고 보다 광범위한 사회문제임을 시사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는 청각장애 아동들을 위한 미술심리치료 교사로도 일하고 있는데, 그들의 삶을 경청하여 소통의 방법론이 무엇인가 고민하는 작업을 보여주었다. 「소통, 관계」는 자신의 학생들이 제기했던 의사소통에 있어서의 문제점을 작가 자신의 경험과 결부시켜 풀어낸 작업이다. 그는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삶을 영위하는 방법을 자신의 작업 안에서 뿐 아니라 일상에서 도 봉사활동과 재능기부 및 장애인들의 인권 증진을 위한 사회적 제도 개선 요구를 통해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박소현_야근 대신 뜨개질_다큐멘터리_01:38:00_2015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인 박소현은 「야근 대신 뜨개질」을 통해 여성의 사회적 자아 찾기의 과정을 보여준다.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는 30대 여성 나나, 주이 등은 야근 대신 뜨개질을 택하면서 자신의 삶과 일, 인권 등에 관해 이야기한다. 주인공들은 실질적으로 삶의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연대하여 이를 실천한다.

오세린_푸톈(福田)을 가로지르며_단채널 영상_00:22:06_2016~8

오세린의 「푸텐을 가로지르며」는 작가가 2016년 중국 저장성 이우를 방문했을 때 탐사 보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찍은 영상작업이다. 말하는 이의 얼굴은 거의 노출되지 않고, 목소리가 변조되지 않은 것이 이상하게 생각될 정도이다. 22분 6초 동안 대화의 대상은 목걸이에서 귀걸이로, 다시 브로치로 이동되지만, 어떻게 이 반짝이는 것을 유통, 판매, 소비할 것인가, 그래서 어떻게 반짝임의 교환가치를 획득해 낼 것인가라는 주제는 일관되게 영상을 관통한다. 하지만 이 대화를 기록하는 카메라, 즉 작가의 시선은 '자본의 시장'에 개입된 적이 없었던 어린아이 같은 순진함으로 가득 차 있다. 마치 놀이동산의 놀이기구를 타고 20여분 동안 환상의 나라로의 여행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오는 여행담을 기록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어쩌면 오히려 관객에게 질문하는 것 같다. '당신이 살고 있는 이 세계가 이 반짝임을 유통시키는 구조에 의해 지탱되고 있는 것을 당신은 알고 있었나요?' 그리고 해소되지 않은 갈등의 불씨를 가지고, 모든 목소리 뿐 아니라 시장의 모든 소음을 다 거두어들이고서 유유히 사라져버린다. 세계의 시장, 인공적 반짝임이 거래되는 그 곳에서 작가는 이 세상이 가짜로 뒤덮여있다고 말하고 싶었을지도, 그렇지 않으면 반짝이는 모든 것이 허망하다고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윤상희_붉은 젖가슴_3D 프린팅, 옻칠, 삼베, 자개, ABS, 황동, 금도금_35×60×22cm_2017

윤상희는 여성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옻칠작업을 진행해왔다.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전통적 관념에 저항하는 작업은 신체에 가하는 공격과 이를 막아내고자 하는, 노동집약적인 전통 옻칠작업이라는 인고의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결혼의 악몽」, 「붉은 젖가슴」, 「그녀의 잠재의식」과 같은 작품의 제목에 드러나듯이 작가의 여성으로서의 삶은 옻칠 작업의 사투처럼 그의 작품 표면에 완벽하게 연마되어 있다.

이광호_오브세션 연작-검은 벤치_나일론_2017

이광호는 물성에 충실한 구축의 원리에 집중해 일상의 사물을 제작한다. 그가 2006년부터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오브세션 시리즈(obsession series)'는 뜨개질과 엮음의 과정을 통해 제작하는 일련의 사물에 붙이는 이름이다. 그는 오브세션 시리즈라는 이름을 붙일 하나의 벤치를 만들기 위해 약 일주일을 작업해야 한다. 그렇지만 그에게 이 노동집약적 '엮음'의 과정은 '여성성'이 제거된 제작 기법으로 인식된다. 어쩌면 산업화와 기술 환경의 비약적 발전은 예전에 특별한 전문 기술이었던 것을 손쉽게 취미 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변화시켰고, 또 반대로 가정의 노동이었던 뜨개질, 자수와 같은 노동을 더욱 전문화된 영역으로 옮겨놓았는지도 모르겠다. 제작의 의미는 노동력의 의미와 기술 환경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요동치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 다만 분명한 것은 그의 작업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합리적 사고와 '한 편의 시'라는 점이다. 유물론에 기반해 여러 재료를 다양하게 실험하여 그 재료의 물성을 이해하고, 가장 적합한 가공 기술과 도구를 찾아내고, 그 안에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한 편의 시를 명료하게 쓰는 것. 재료와의 상호작용 속에 발견되는 짧은 시, 그것이 그의 작업이 하나의 기능적 물적 대상으로 머무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이유이다.

이일정_"펑크시크 악어" 멀티 컬러 초커_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아크릴, 황동, 스틸, 인조가죽_18×20cm_2012

이일정은 자신감 넘치는 개성적인 동시대 여성을 위한 독창적 장신구를 디자인한다. 주로 동식물을 모티프로 하는 장신구는 전 세계의 패션리더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의 장신구의 미덕은 그것을 보는 이들에게 환상을 허락한다는 것이다. 보다 더 멋진 내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할 뿐 아니라 착용자의 수호자 역할도 한다. 악어는 착용자에게 공격을 가하는 그 누구도 용서하지 않겠다는 듯 주인의 목에 스스로를 감고 자신의 꼬리를 강하게 깨문다. 코끼리를 모티프로 한 대칭이 두드러지는 장신구 시리즈에서 코끼리는 신전의 문지기처럼 그 어떤 나쁜 기운도 범접하지 못하도록 스스로의 역할을 다 하겠다고 약속을 하는 것 같다.

크래프트링크_딸의 구두_혼합재료_길이 21cm_2018 (제작_강은미)

크래프트링크의 고귀현 대표는 2013년 말 수공예품을 통해 사람과 세상을 연결한다는 취지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수공예 제품 디자인 및 판매 비즈니스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토착민들 및 선진국의 취약 계층의 경제적 안정을 지원하여 궁극적으로 국제 빈곤 문제 해결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남아메리카 여성들의 가혹한 삶의 현장을 목격하고 그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은 현재 남미 토착민 여성들과 함께 진행하는 라틴 컬렉션, 한국의 미혼모들과 함께 진행하는 코리아 컬렉션, 성매매 취약 계층으로 분류되어 있는 필리핀의 여성들과 함께 진행하는 필리핀 컬렉션의 세 사업으로 확장되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코리아 컬렉션에서 크래프트링크와 함께 일하고 있는 강은미씨에게 특별히 제작을 의뢰했다. 「딸의 구두」 네 켤레와 「엄마의 구두」 한 켤레가 제작되었는데 여기에는 아빠가 없어도 주눅 들지 않고 씩씩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엄마의 애틋한 마음이 녹아있다.

포트 리 청소년 위원회_위안부 기림비_화강암_147×91.5×61cm_2018 (디자인: 김유안 / 시: 손규희)
손규희_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_ 미국 뉴저지 콘스티튜션 파크 위안부 기림비의 시_2018 (번역: 손병희_손은영_조새미)

미국 한인 학생 25명이 주축이 돼 결성된 포트 리 청소년 위원회(Youth Council of Fort Lee, YCFL)는 미국 뉴저지주 포트 리 시 컨스티튜션 팍(Constitution Park)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를 건립한 주체이다. 이 기림비는 YCFL 학생들의 자발적 기획에 의해 건립되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시작부터 2018 년 5월 24일 건립에 이르기까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학생들은 시의회에 출석하여 이 기림비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시의회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높이 147cm의 이 원형 기림비에는 한복을 입은 소녀의 그림자 실루엣을 따라 비워진 공간이 있다. 비워진 공간이 채워질 때 역사적 균형이 완성될 수 있다는 기림비의 디자이너의 말은 피해자의 흐려진 기억 속에서 또렷이 남아있는 것과 사라져버린 것이 무엇인지 우리로 하여금 사유하게 만든다. YCFL의 회원인 김유안이 기림비를 디자인했고, 역시 회원인 손규희(가브리엘라 손)가 기림비에 새겨진 참여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시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Stories My Grand Mother Tells Me)'를 썼다.

한정현_Modern Analogue_no 4_레드오크 나무, 호두나무, 오리지널 싱어_74×169×48.5cm_2012

한정현은 남성 디자이너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가구분야에서 활동하며, "문화에 대한 상상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빈티지 싱어 재봉틀을 활용한 「모던 아나로그」 테이블은 반세기 전 이름 모를 여인이 사용하던 재봉틀에게 새로운 삶을 부여했다. 대표적 여성 노동 도구 중 하나인 재봉틀이 테이블로 재제작되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일상의 문화를 조형의 기준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그의 디자인에서 발견되는 공통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높은 반닫이 High Ban」는 수납의 기능을 하는 전통가구 형식인 반닫이를 입식 생활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재해석하여 디자인한 결과이다. ● 2018년 현재 대한민국은 전에 문제되지 않았던 삶의 방식에 대항하는 문화적 격변을 겪고 있다. #metoo 운동에서 시작된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유아, 교육, 성, 결혼, 예술, 스포츠, 언어, 주거, 종교, 문학, 죽음에 이르기까지 개인 삶의 모든 국면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이유는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사회가 과연 가능한가라는 질문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다 나은 사회는 보다 포용적인 인식의 틀, 정교한 실천의 방법론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 현재에도 수많은 장소에서 수많은 이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다양한 방식으로 생성되고, 지각되고, 인지되며, 확대, 재생산, 재해석되고 있다. 어떤 목소리는 나의 생각을 대변해주고, 다른 어떤 목소리는 나의 생각과 반대된다. 어떤 목소리는 결코 거역할 수 없으며, 다른 목소리는 지나치게 쉽게 묵살된다. 하지만 복종할 수밖에 없는 목소리라 하여 그것이 반드시 정당한 것도, 쉽게 경시되는 목소리라 하여 언제나 중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침묵이 지속된다 하여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이가 없는 것이 아니다. 고요한 순간이 평화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 하나의 목소리로는 그 목소리의 정체를 알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목소리가 필요하다. 여러 목소리가 소음이 될 수도, 불협화음이 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듣는다면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목소리와 목소리의 섬세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바로 그 장소가 공감의 길목이 될 수 있다. 참여 작가들의 목소리는 서로 다르지만 인간의 삶의 조건과 문화를 세밀하게 관찰해서 매우 특별한 사물로 표현해낸다는 점에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각각의 울림은 다른 목소리를 만나 더욱 증폭된다. 작가들의 각기 다양한 작품 세계만큼 각기 다른 목소리는 어느새 인권, 여성, 공예, 노동이라는 매체를 통해 서로 교차된다. 그리고 불규칙적이지만 그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운 아름다운 패턴을 가진 큰 바구니를 만들어냈다. 이제 그 바구니에 무엇을 담을 지는 우리의 몫이다. ■ 조새미

Vol.20181205e | 목소리들 Your Voice Needs You展

Gwangju Bienn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