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을 바라보는 동안 While Looking at the Place

이겨레展 / LEEGYEORE / 李겨레 / painting   2018_1204 ▶︎ 2018_1215

이겨레_슈피너라이의 한 작업실_캔버스에 유채_180×220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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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레 홈페이지_www.rehlee.net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모하창작스튜디오 MOHA ART STUDIO 울산시 울주군 두동면 반구대안길 50-7 www.mohastudio.com

나는 실제 대상을, 특히 사람을 물리적으로 지각하는 방식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리고 이 대상을 회화라는 매체가 갖는 물질적인 특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재현하는 방법에 관해 탐구해왔다. 선천적 시각장애로 인해, 뚜렷하지 않은 대상을 정확히 보고, 알기 위해 다른 감각을 동원하는 동안 사람을 물리적으로 지각하는 일은 내게 필연적 탐구대상이 되었다. 인물을 흐릿한 색을 조합하고 가벼운 터치를 사용하여 그려냄으로써 물감 안료의 속성을 드러내고, 이를 통해 관객이 그림의 환영과 실제 안료 사이를 교차하며 물리적 실재를 지각하는 것에 관해 한 번 더 생각하도록 유도하고자 한다.

이겨레_해 질 녘_캔버스에 유채_193.9×259.1cm_2018

이번 전시에서는 인물이라는 대상에서 관심의 범위를 확장하여 한 장소에서 오랜 시간의 축적에 따라 만들어진 변화를 회화작가로서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그림들은 라이프치히와 울산에서의 레지던시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다. 레지던시 소속 작가로 생활하는 동안 내가 속한 지역을 관찰하고 그 역사를 공부하게 되었다. 이런 경험은, 시간에 따른 장소의 변화-이주 또는 세대의 변화와 같은-, 그리고 그러한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기억되고 이어지는 것들에 관심을 두는 계기로 작용했다. 그러나 나의 작업의 주된 목적이 지역의 숨겨진 사건과 역사를 밝히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회화의 방법을 통해 하나의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지 탐구하는 데 주안점이 있다. 따라서 구체적인 장소를 지시하기보다는 주목의 대상이 되는 장소를 배경의 은유적인 소재로 등장시켰으며, 캔버스 배치 방식과 안료의 흘러내림 등을 이용하여 장소가 가진 특성을 조정하고 등장인물의 상황과 결합시키려 했다.

이겨레_아버지와 아들_캔버스에 유채_2개의 패널_각 60×40cm_2017 이겨레_아버지와 아들_캔버스에 유채_2개의 패널_각 200×130cm_2017~8
이겨레_암각화 (페인팅의 방법)_캔버스에 유채_4개의 패널_각 97×130.3cm_2018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 중 「암각화 (페인팅의 방법)」(2018)는 신석기시대에 그려진 반구대암각화가 위치한 암벽을 그리고, 캔버스의 배치를 통해 상류와 하류의 수위(water level)를 조절해 본 그림이다. 반구대암각화는 1965년 사연댐 건설 후 범람 때마다 잠겨왔다. 암각화의 수몰에 대처하기 위해 댐의 수위를 낮추는 일은 하류에 있는 울산시의 물 부족 문제를 야기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다. 반구대암각화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을 지켜보며 현대를 살아가는 회화작가로서 나의 역할과 가능성은 무엇인가에 관해 생각했다. 그 고민을 아직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한 것 같지만 세상을 더욱 관찰하고 깊이 이해하려는 시도를 당분간 더 이어가 보고 싶다. ■ 이겨레

Vol.20181207j | 이겨레展 / LEEGYEORE / 李겨레 / painting